다음의 W를 찾아서 2탄.
통찰과 통섭. 새로운 시대의 통찰과 통섭.
시골의사 박경철의 <다음의 W를 찾아서 1탄. 통찰력과 직관을 갖춘 0.9%의 투자자가 되길> 뉴스레터를 통해서 W가 무엇인지 알았다. 제레미 리프킨의 말을 빌려 다시 설명하자면 인류 문명 발전을 이끈 이들은 고작해봐야 전체 인류의 1%의 사람들인데, 그중에서 먼저 문명의 변화를 발견하고 주도하는 0.1%를 우린 W라고 볼 수 있다. 비록 W가 되진 못하지만 이들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는 나머지 0.9%는 W 버스에 올라탈 수 있다. 나머지 99%는 그런 변화에 무관심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잉여인간'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잉여인간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뉴스레터의 경험을 토대로 박경철은 다음의 W를 찾고자 병원을 잠시 내려두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W를 찾고자 한 것이다. W들은 2000년이 되면 사회는 패러다임 쉬프트를 맞이할 것이라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기계 중심의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사회로의 변화가 그 중심에 있다.
기계 중심의 사회는 사람이 기계를 닦고 조여야 한다. 기계가 잘 돌아가도록 사람이 보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되는 물품을 통해 세상이 돌아갔다. 필연적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비가역적인 생산물(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생산물)이 증가한다.
이를 막기 위해선 사람 중심의 웰빙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아래의 분야에 대해서 W들은 이야기를 한다.
- 인간이 안 아프고 오래 살아야 하니 => 의학, 약학은 기본
- 건강 증진을 위하 => 헬스케어, 바이오
- 지금까진 인간이 괴로웠지만 앞으로 인간은 즐겁고 싶을 것이니 => 엔터테인먼트, 레져
- 엔트로피 증가와 비가역적 생산물 생기는 것 막아야 하니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 대체 에너지
- 이미 늘어난 쓰레기 줄이고, 엔트로피 낮춰야 하니 => 환경, 에코
- 기계 사용 않고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람 머리로 하는 => 지식 산업
이런 이야기에 99%의 잉여인간은 "웰빙 좋지~ 무공해 식품 먹고 살고 하는거잖아?"하고 웃고 만다. 박경철의 아주대 강연이 2008년 강연이니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에서 돌이켜 보아도 틀린 말이 없다. 모두 성장, 성장, 성장하였다. 이때 그의 말을 듣고 '아하!'하면서 0.9%의 마인드로 W의 등에 올라탔다면 지금은 이미 부를 이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그가 예로 든 2000년 이전의 시대와 2000년 이후의 시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이 불러 일으키는 부가가치에 있다.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와 현대차 울산공장을 비교한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왜?' 라는 질문의 유무다. 반복되는 기계 공정에서 다른 생각을 했다가 기계에 손이 끼일 지 모를 노릇이다. 하지만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직원들은 왜라는 질문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다. (글쎄,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 바로 옆의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왜?'라는 질문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일방향적인, 수직적인 기계 문명의 시대에서는 '왜?'라는 질문은 금지시 되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을 하는 순간 OUTPUT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서 성실히 일만 해내는 인간이 적합했다. 지시하면 따르면 그만이다. GE의 잭 웰치. 그가 주창한 6 시그마는 사실 인간을 쥐어짜고 통제하는 방법론이다. 당시 GE의 부활은 6 시그마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후에 사람의 머리로 일을 하는 GE파이낸스 등에서 성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계문명의 시대에선 잘 안 되면 사람을 짜르는 것이고, 잘 되면 기계를 더 잘 돌리기 위해서 2교대, 3교대로 사람을 늘릴 뿐이다.
이렇게 2000년을 기점으로 변화할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박경철도 2008년엔 또 두렵다. 10년 뒤의 W가 당장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불과 1년만 지나면 본인도 유기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W를 돈키호테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다. 우리 생각 이상의 무엇인가가 튀어나올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내가 몰랐던 세상에도 뛰어들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99%의 잉영인간, 유기물로 지낼 뿐이다.
그러면서 20대에게 조언한다. 훨씬 많은 고민에 빠져 있어야 한다고. 20대는 무언가 하기 위한 준비단계이고, 30대는 준비된 걸 실행하는 단계, 40대는 실행한 것을 지키는 단계라고. 30대에 실행하지 못하면 40대는 존재하지 못한다. 문제는 20대에 준비되지 않으면 30대에 실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20대의 하루하루는 너무 소중하다.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진저리가 날 정도임을 자각해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음 W는요, ~~" 자기만의 논리로 2시간을 떠들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각과 자기애. 철저하게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필수다.
역사에 있어서 쓸모없는 것은 없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직관과 통찰을 키우려면 예술을 알아야 한다. 오감을 통해 느끼고 사유 할 줄 알아야 한다. 줄에 매달린 개가 있다고 하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개는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자신이 주인을 끌고 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개는 그저 주인 앞뒤로 왔다리 갔다리 했을 뿐, 결국 주인이 이끄는 목적지에 도착했을 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목적지를 향해서 가다가 돈과 명예가 뒤따라 왔다면 주인처럼 살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돈이나 명예를 쫓아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꾼다면 줄에 매달린 개 신세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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