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상점가의 유산을 잇다 #LOCUL, 어느 복합 시설 5층에서 태어난 '부동산✕리테일 업계의 혁신

구독자님, 지난 주 금요일 레터를 한 템포 쉬고, 잘 있나요. 바로 이전 레터에서는 근래 늘어나는 초고층 복합 빌딩의, 알고보면 달라지고 있는 새로운 '복합의 공식'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요, 사실 건축이란 쿠마 켄고 씨의 '100년 단위로 본다'는 말이 아니더라도, 아마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근미래의 청사진일 것 같아요. 콘크리트가 아니어도 한 번 지은 집 다시 고쳐 지을 수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욱 주목하게 되는 요즘 도쿄의 복합 상업 시설들인데요, 그런데 사실 지난 레터에서 우에하라의 'CABO'를 이야기하며 함께 전하고 싶었지만 빼놓은 게 있어요. CABO가 그야말로 골목에 뿌리깊게 살아온 작은 가게들이 앞장서 만들어낸 '네오 코로나 시대 콤플렉스'라 한다면, 그 바로 지근거리에 '도큐 부동산'이 오랜 도쿄 거리의 역사를 계승 동시에 업데이트하며 새로 시도해 출발한 복합 시설도 있거든요. 바로 이전 레터에서 이야기했던 진구마에(神宮前) 교차로, '라포레' 맞은 편의 '도큐 플라자' 이야기인데요. 이곳은 지난 8월 개관한 대각선 맞은 편 '하라카도(ハラカド)'와 맞물려 대대적 리뉴얼을 하며 이름도 '오모카도(オモカド)'라고 이름도 새로 썼어요. 쇼핑에 집중된 단일적 공간의 구성이 아닌, 변화하는 도심 라이프를 반영해 움직이는, 비교적 러프하고 유동적인 생활 기반 시설로서의 쇼핑몰을 그려요.

그리고 무엇보다 돋보이는 게 5층 한 층을 통털어 실험하고 있는 '서브스크식式 쇼핑몰', LOCUL'이에요. 이곳은 장르 구분 없이 최소 하루 그리고 1평 단위로 임대를 주며 시시각각 변화하며 내일에 대응하는 시스템의 구조를 갖는데요. 보통이라면 2년 혹은 3년의 계약 기간을 단위로 움직이는 임대차 시장이지만, 점점 빈번해지는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단기간 중심 서브스크 방식을 채택했어요. 그래서 상점은 현재 패션부터 뷰티, 푸드와 컬쳐, 그리고 갤러리와 영화관까지 17곳 정도가 영업을 시작했는데요. 그야말로 가지각색 ,서로 달라 무어라 정의, 구분지을 수도 없을 정도에요. 하지만 그래도 일단 정리를 해보면 '다양한 개성, 문화를 가진 사람 물건 경험이 자연스레 모이고 이어지는 '셰어형 리테일 커뮤니티'를, LOCUL은 지향해요. LOCUL이란 명칭은 Lo-Fi Culture Collective(언더그라운드 컬쳐 공동체)와 마을과 연결되는 커뮤니티를 의미하는 LOCAL에서 유래한 이름이기도 한데요, 어딘가 하라쥬쿠 지역의 DNA를 느끼게 하는 명칭 같기도 하죠. 그에 더해 무엇보다 이 공간을 꾸려가는 인물들의 면면도 색다르거든요,

먼저 전체 디렉션과 운영 및 관리는 셰어 오피스 비즈니스 스타트업 '리얼 게이트'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은 D2C를 중심으로 부동산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Project O(시모키타자와의 '보너스 트랙'을 만들었던 '오무스비 부동산'과 비슷한 성격으로 보여요), 더불어 플로어 전체의 인테리어 설계는 모토키 다이스케 씨의 디자인 사무소 DDAA가 담당했어요. 건물주는 '도큐'이지만, 실제 그를 만들어가는 건 하라쥬쿠발 지역 주민이라는 하나의 메시지. 하라쥬쿠, 이제야 정말 다시 시작하나요?

그런데 이곳은,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다른 복합 시설일까요. 겉으로는 고작 '구旧 도큐 플라자'의 1개 층을 사용하고 있지만 LOCUL의 시작은 활기를 잃어버린 하라쥬쿠를 다시 살려 낼 수 있을까요. LOCUL을 압축해 설명하면 곧 '새로운 커뮤니티의 상점가' 정도일 것 같기도 한데요, 그의 주역 3인의 인터뷰를 조금 정리해봤어요. '상점가'라면 일드의 주요 배경이기도 한데, 도시의 시작은 어쩌면 바로 '그 곳'이었을까요. 참고로 #로 각각의 키워드를 별도 표기해 두었어요.📝

 🗼 동네 #상점가의 역사를 잇는 '도심의 상업 빌딩' 

Q '셰어형 리테일 커뮤니티'라는 건 결국 무엇을 의미하나요.

리얼 게이트 와타나베 마나부 저희는 셰어 오피스 비즈니스를 계속 해오면서 리테일에도 '셰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싶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판매 스페이스에서 시작해 잡기(什器)나 노하우, 그리고 각각의 커뮤니티까지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장(場)을 이미지화했습니다. 셰어 오피스의 경우 그곳에 입주한 사람들이 추후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리테일에서도 먼저 콘셉트에 공감해주는 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며 주저없이 변화해가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Q 사업 모델에 참고가 된 건 무엇이었을까요.

와타나베 저 개인적으로는 '상점가'의 이미지가 있었어요. 상점가란 생선 가게 옆에 야채 가게가 있거나 하잖아요. 예를 들어 생선 가게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야채 가게에 대신 가게를 봐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것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생겨나요. 손님 또한 무를 살 땨에 '저 아저씨네서 살까'와 같이 서로 응원하는 듯한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느껴,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영업 스타일을 고안했어요. 이미 토치자와 카츠지 씨(Project O 대표)가 만들어 놓은 콘셉트라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춰 내용을 부풀려갔습니다.

Project O 토치자와 카츠지 3년 정도 전에 '도큐'로부터 5층 뿐 아니라 '상업 시설의 사엄 보델을 바꾸고 싶다'는 상담 요청을 받았어요. 그래서 당시 '어떤 상업 시설이라면 출점하고 싶습니까'라고, 1년에 걸쳐 D2C브랜드부터 대기업까지 여러 직책의 사람들에게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알게된 건 소규모 브랜드라도 출점하기 쉬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브랜드는 늘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내려 하지만, 임대료나 대출 조건, 초기 비용같은 것들이 발목을 잡게되고, 결국 표현하는 이들은 늘어나도 출점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점점 줄어드는 결과를 낳아요. 그런 상황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Q 공간 디자인은 모토키 씨의 담당이었어요. 이미지의 소스가 된 것이 있나요.

DDAA 모토키 다이스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상점가같은'이라는 공통 관심사는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저희 사무실이 위치한 나카메구로(中目黒)의 몇몇 점포들을 모델로 한 부분이 있습니다. 가령 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거리를 활용하고 있냐고 하면, '9시부터 5시까지 일을 하고 귀가'와 같이 온/오프 구분된 방식이 아니에요. 예를 들면 점심 시간에 아이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어딘가 외출을 한달지, 상품이 진열된 바로 옆에서 저녁 무렵부터 화로를 내놓고 식사를 해결해 버린달지(웃음). 보통은 여기는 오피스, 여기부터는 주거 공간과 같은 기능을 구분 지어 디자인 하는 겨우가 많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보다 '뭉뚝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경계가 각각의 공간 내에서 녹아 스며들도록 할 수 없을까를 주로 생각했습니다.

 🤦🏻‍♂️  처음부터 #뒤죽박죽, 애당초 '실패할 이유'를 제거하다 

Q LOCUL은 여러모로 새로 시작하는 상점가의 포지션에 매칭이 된다고 느껴요.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상점가'적 요소를 궁리해 도입했나요.

모토키 기존의 상점가에 입점된 가게들은 입구 쪽이 장사하는 자리고, 안쪽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되어있어요. 그와 마찬가지로 오피스 입구 근처에는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할 수 있도록 '처마 밑(軒先) 에리어'를 설계했습니다. 가령, 오피스에 입주한 게임 제작 회사의 경우, 입구 앞에서 다른 누군가와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스페이스를 만든달지, 가구 브랜드라면 실제 가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재현해본달지, 현장 판매(物販)를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즉, '여기는 오피스, 여기부터는 사업 시설'이라고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오피스와 상업 공간이 그라데이션으로 서로에게 스며드는 상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오피스 에리어 중앙에 코타츠를 설치하고 그 주변에는 벤치가 둘러 싸는 듯한 레이아웃 취하는 것으로 입주자끼리 단란하게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Q 코로나 이후 재택 근무가 늘어나고 탈 오피스 현상이 확장하면서, 5층의 오피스를 오피스같지 않은 공간으로 만든 게 신선해요. 본래 5층엔 무엇이 있었나요.

토치자와 이전엔 '빌리지 뱅가드(Village Vanguard)'나 잡화, 화장품 가게가 늘어서 있었어요. '도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하라쥬쿠는 개업하고 10년 이상이 지났는데, 상업 시설은 개업 당시에 층 별로 콘셉트를 설정 그에 맞춰 설계했었고, 하지만 이후 점포가 들고 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콘셉트라 무너져버린 부분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시 만든다면, 애초 처음부터 '뒤죽박죽'인 상태가 곧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상업 시설을 만든다'라고 하면, 결국은 프로타잎이 결정되어 버리기 때문에, 별로 재미가 없다고 느껴요. 일례로 종래의 대출 정책을 채용한다면, 유치하게 되는 브랜드는 대부분 유명 브랜드나 새로운 브랜드, 해외의 일본 첫 진출 브랜드와 같이 화제성이 있는 브랜드 만으로 구성되기 쉬워요. 한편 D2C 브랜드는 이벤트나 팝업 스토어를 열어도 '돈이 되지 않는다', '손님이 오지 않는다'와 같은 현상이 생기기 마련이죠. 그래서 저희는 그와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1일 1평'이라는 초단기간 동시에 소규모 스페이스로도, 필요한 만큼 투자해 출점할 수 있는, 즉 비즈니스를 스타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모토키 키워드 중 하나로 강조하고 싶은 건, '젊은 세대가 드나들기 쉽도록(어려움 없이 임치할 수 있다) 하다'는 걸 특별히 의식했어요. 처음엔 바닥에 1미터짜리 그리드를 그리고 1평 단위로 임대할 수 있는 방식도 생각했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른 결론은 '정말 임대차 기준이 필요할까'라는 것이었죠. 작은 규모라도 좋으니까, 어찌됐든 틀에 얽매이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출점할 수 있는 상태(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이에요. 하다 못해 벽 한 쪽을 빌릴 수 있는 갤러리랄지, 행거 랙 하나에 출점하는 팝업 스토어도 가능한 일이에요. 나아가 잡기(什器) 별로 임대차하는 아이디어도 도입해 놓았습니다.

 🏡 #네이버후드 비즈니스의 '가장 쉽게 시작하다' 

Q 현재 입점한 테넌트를 보면, 모두 6개 「PROCESS」 「FREEDOM」 「LO-FI」「CREATION」 「ORGANIC」 「DICOVERY」란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어요.

토치자와 그건 사실 생각난 대로 나열했을 뿐이기도 해요.(웃음) 하나의 파워 워드를 정한 다음 그에 어울리지 않는, 적합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들은 전부 배제해가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즉 그 단어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나 이거 좋아'랄지, '왠지 좋네'와 같이 느낌만으로 관계해갈 수 있는 느슨한 방식으로 정했어요. 그래서 위의 키워드는 앞으로 발신해가는 과정에서 계속 변화할 거라고도 생각해요. 진짜 의미가 있는 건, 계속 변화해 간다는 부분에 있거든요. 。

Q 그건 즉, 항상 리뉴얼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란 이야기인가요.

토치자와 그렇네요. 전형적인 상업 시설은 오픈할 때가 피크이고, 이후 조금씩 계속 풍화되어 가는 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에요. 하지만 스타트가 피크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계속 성장해서 좀 더 재밌는 상태가 되고, 변화해가는 것 자체에 가치를 느끼며 모여주는 커뮤니케이션이 그로부터 태어난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Q 오픈 당시 출점 브랜드를 보면, 패션부터 뷰티, 잡화 그리고 푸드와 컬쳐 등 장르가 다양해요.

와타나베 쟝르나 카테고리로 제한을 두지 않아요. 여러 다양한 것들이 들어와 있는 것이 좋다고 느낍니다. 매장도 일반적인 MD라면 모드계면 모드계 만으로 구성되겠지만, 그냥 뒤죽박죽이어도 돼요(웃음). 다만, 추후 멤버 간 세계관을 통일하고 싶다거나, 의견이 있다면 대화를 통해 좀 더 플렉서블하게 대응해갈 계획입니다. 플로어 디자인도 지금은 이런 모습이지만, 주말이 되면 변했네...와 같이, 그런 공간이 될 거라 생각해요. 

Q 무엇보다 상업 시설로는 혁신적으로 서브스크 멤버십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요.

와타나베 월 정액 요금이 3만엔에, 1개 당 잡기의 대출 요금이 1일 1천엔 정도에요. 그래서 1주일 출점할 경우 약 3만 7천 엔이 소요됩니다. 종래의 팝업이라면 사전에 그 기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장기 출점이 힘들어지지만, LOCUL은 자리만 있다면 장기 출점이 무한 가능해요. 그래서 이 플로어를 어떻게 활발하게 만들어갈까에 대해 고민해주는 분들께 회원이 되워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두의 그리고 저희들의 브랜드도 포함해 모두 함께 성장해가기 위한 제도가 바로 서브스크인 셈이에요.

 🧾 평생 미완성의 상점가 #서브스크' 드디어 관계를 만들다 

토치자와 거리감이 가까운 만큼, '이웃간의 정(隣人感)'이 있어 좋아요. 같은 맨션이나 공동 주택의 경우 새로운 입주자가 오면 북적북적 해지잖아요.(웃음)

Q 오픈 이후, '이 층 만큼은 '완성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이번 프로젝트의 단기적, 또는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와타나베 목표라면 저희가 시작하는 이 '셰어형 리테일 커뮤니티'란 포맷이 인정받는 일이랄까요. 그를 위해서 일단은 멤버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현재 등록된 멤버 수가 15개 브랜드 정도인데, 장기적으로는 등록 대기 상태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토치자와 와타나베 씨가 말한 것처럼, 멤버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LOCUL에 출점한 이후 자신들의 회사, 표현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게된다면 매우 기쁠 거에요. 그리고 이런 게 아마, 지금까지의 디벨로퍼가 해오던 것과 좀 다른 가치의 제안이 아닐까 싶어요.

Q 기대되는 고객상(像), 어떤 손님이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인가요.

모토키 굳이 이야기한다면 '목적을 갖고 오는 것'이 아니라, '잠시 들르는 길을 즐기는' 사람들이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우유를 사러 왔는데, 우유는 사지 않고 다른 것을 보다 결국 또 다른 걸 사버리는 것처럼요.(웃음)

토치자와 온라인이라면 목적을 갖는 쇼핑이 많죠. 하지만, LOCUL에는 지금까지 몰랐던 브랜드나 아이템을 발견하는 기쁨, 온라인 쇼핑에는 없는 즐거움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의 소중함. 이런 것들이 이후 지식이나 배움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내가 아닌 타인의 경험을 배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것이라 생각해요. 하라쥬쿠는 문화 역사적으로 늘 뒷골목, 언더 그라운드의 이미지가 있어 왔지만, 그건 그대로 유지하면서 표면에서는 앞으로 부드럽게 외부와 소통하며 침습해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래요.

와타나베 커뮤니케이션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에, 점원 간, 그리고 고객과 점원 사이의 편안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내면 좋을지, 앞으로 계속 고민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라쥬쿠를 비롯 근래 재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거리에서 '개인의 개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하라쥬쿠라면, 그리고 LOCUL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모토키 마을이란 애초 역앞에서부터 재밌어지는 예는 거의 없어요. 사람이 모이면서 결과적으로 집값이 뛰고 비싼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기업들만이 남게되죠. 결과적으로 모두 균등해되어 버리는 게 도시 개발의 현재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와 다르게 새롭거나 젊은 조직이 좀 더 가볍고 이용하기 쉬운 상태를 만들어 낸다면 희망은 있다고 느끼고, 그 부분이 바로 저희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토치자와 본래 마을이란 '개인이나 끼리끼리 활약할 수 있는 무대'였어요. 하지만 거리가 주역이 되면 개인은 묻히고 거리에 스포트 라이트가 향하게 돼죠. 사실 어느 거리도 문화, 재밌는 사람들은 늘 있어 왔거든요. 다만, 마을이 멋대로 점점 거대화되면서 그 안의 문화, 재밌는 사람들의 존재가 보이지 않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해요. '마을 만들기'는 기본적으로 상업 시설이 깊게 관계하기 마련이지만, 결과적으로 거리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상업 시설 안에 들어오지 않아요. 그건 정말 씁쓸한 일이라 생각하고, 그럼에도 모두가 상업 시설을 싫어하는 건 결코 아니거든요. 단지 그 안에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없다는 게 문제랄까요. 무심코 들어가 윗층까지 올라가며 도중에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추고 매장을 탐색하게 하는, 그와 같은 흐름이 자연스레 실현된다면 우리가 알고 경험하고 기억하는 마을의 진짜 가치는 분명 다시 돌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 희망의 문을 열어주는 the ART of '새벽녘'

구독자님, 오늘은 도쿄의 새로 시작하는 복합 상업 시설, 알고보니 '서브스크'에 자라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안에 관계는 과연, 정말 자라날까요. 오래 전 저는 정말 오랜만에 도쿄에 갔다 나리타 공항에서 좀 반가운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가볍게 1식 할 수 있어 종종 들르곤 하는 '도쿄 수프 스톡' 매장에서 스탬프 카드를 내밀자, 점원이 '오랜만이에요'라 말해주었거든요. 지금은 대부분 핸드폰 어플로 대체하고 있지만 애당초 그런 거 대부분 스탬프 카드에 하나둘 찍어주는 도장이었잖아요. 그리고 그 결과, 바로 직전의 찍힌 날짜가 상당히 오래 전이라 점원의 인사는 단순한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오랜만이에요'가 되었던 셈인데요. 이런 거, 프랜차이즈에서 태어난 관계라 말해볼 수 있을까요. 요즘은 많은 것들이 인터넷, EC로 대체되는지라 아마 제가 겪은 그 에피소드는 SNS의 관계를 믿나요 혹은 서브스크에 지속되는 시간을 실감하나요와 같이 바꿔 말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도시가 세월과 함께 나이를 먹으면서 때때로 우리는 돌연 고개를 불쑥 내미는 타인의 얼굴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특히나 요즘처럼 코로나 대 혼란의 시절을 지나며 결국 믿고 의지할 건 '사람', 오직 사람 뿐이라는 생각을 여실없이 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아마, 괜찮지 않을까요. 사람이란 아마도 유일하게 우리가 아직도 잘 모르는, 어디가 끝이고 가능성의 무게와 질량은 얼마만큼인지 여전히 개발중인 존재일 테니까요. 지난 10월 1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도쿄 긴자의 '츠타야 서점'에서는 호주의 그림작가 션 턴(Shaun Tan) 씨의 전시 'The Art of Shaun Tan'가 열려요. 그는 익숙한, 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생명체를 캐릭터로 등장시키며 우리 일상에 숨어있는 기이한 장면을 포착하는 데 일가견이 있거든요. 가령, 위의 사진처럼 단순한 물고기도 우리 품 안에서 쌍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있어요. 무엇보다 세상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희망찬 사실, 많은 게 사라지고 시들어가는 가을이 저물기 전에 다시 한 번 말해보고 싶었어요. 그럼, 오늘부터는 제 시간에 찾아오는 레터가 되어볼게요. 구독자님, 하반기의 사춘기-가을 잘 보내고 있나요.

📫 오는 금요일, 10월 20일에는 한 주 쉬었던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15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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