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코로나 비밀'을 풀다, 코로나라는 '자연체'에 대하여

*본래 '멤버쉽 레터'를 발행하는 주이지만, 내용 특성상 '모두 공개' 레터로 발송해요. 다음 주(본래 '모두 공개' 레터 발행 주)엔, '멤버쉽 레터'를 발송합니다. 그러니까 3주차와 4주차의 순서를 바꿔서 발행해요.양해, 부탁드릴게요.🙇‍♂️

🌤 코로나와 함께하는 또 한 번의 '새해.' 구독자님의 지난 코로나와의 1년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조금은 익숙해 덜 당황하기도, 그만큼 지치기도 해 힘들어지기도, 와중에 내일을 모색하며, 전과는 다른 하루를 만들어가기도 했던 시간이라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찾았을까요. 영화도, 공연도 이젠 끝인가 싶었지만, 그 가운데에 사람이란...어떻게든 '내일을 헤쳐가는 동물.' 크고 작은 아이디어로 이전과는 다른, 전에 없던 방식의 문화 생활을 하기도 했어요.

지난 레터에서 이와이 슌지 감독이 촬영 현장 한 번 펴지 않고 완성한 '8일만에 죽어버린 괴수와의 12일간의 이야기'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분명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도착하지 않았을 '형태의 영화'가 우리에게 다가온 '한 해' 이기도 해요.

그리고, 늘 '작은 축제'와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뮤지션 토쿠마루 슈고 씨는 자신이 개최하는 '토노폰 페스티벌'을 사이타마의 자연이 아닌,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위의 영상은 그의 노래 'Rum Hee'를 리모트 형식의 협주로 구현해낸 버젼이에요. 기타와 아코디언, 트럼펫, 베이스, 첼로, 호른, 바이올린 등 각각의 악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연주, 온라인(스크린)에 함께 모여 하나의 음악을 노래하고 있어요. 중지된 공연의 대체 영상이라 하기에, 호사...롭지 않나요. 분명 전에 없던, 새로운 감각의 체험이에요.

이런 예는 크고 작게 토쿠마루 씨 외에도 여럿 있었고(가장 유명한 건 호시노 겐의 '집에서 춤추자'겠지요?), 그렇게 우린 코로나 안에서도 또 하나의 하루를 살아왔어요. 인간의 잠재력, 숨어있던 '가능성의 하루'랄까요. 한해가 저무는 겨울녘, 좋았던 일만 기억하고 싶어지는 시간이에요.🌔 그런데 요즘, 일본은 확진자가 급감...했다죠?🤔

 🍏 '미스테리'인가, 크리스마스 '선물의 암시'인가? 

코로나와 1000일, 늘어나는 확진자와 백신 관련 잡음, 와중에 조금의 회복을 보이며 희망을 갖게 하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듯 반복되는 '팬데믹 루프.' 이젠 정말 '할 만큼 했다'는 기분이 드는 코로나인데요, '코로나와 나', 이 시절은 지금 어디까지 와있는 걸까요. 대부분 유행병이란 3년, 길면 5년 안에 잦아드는 게 '그 쪽' 세계, 바이러스에 작동하는 법칙'이란 말도 있던데요, 여전히 우린 코로나에 대해 모르는 게 더 많다고 느껴요. 그래서 아마, 더 불안 그리고 초조해지는 거겠죠.

그리고 근래엔 자꾸만 보도되는 '일본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미스테리.' 올림픽이 진행될 때만 해도 '만' 단위를 찍던 확진자가 어느새 급감, 일본 내 확진자 수는 최근 1백 명 안밖을 오가고 있다는 수수께끼. 이런 미궁 속 이야기. 무슨 영문일까요. 매일같이 뉴스를 확인하는 저의 느낌으로도, 참 신기하다 생각되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 미스테리, 아니 확진자 급감이라는 일본의 뉴스. 이에 대한 반응...좀 이상하지 않나요?'일본인에겐 (코로나에 강한) 특정 백혈구가 있다?! 확진자 통계에 오류가 잦다. 또는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는다...' 오늘도 포털 뉴스엔 이런 말들이 난무하는데요, 어느새 코로나는 보이지 않고 일본이란 특정 국가, 반일 감정이 따라붙기 마련인 애증의 일본, 그에 초첨이 맞쳐졌다는...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요.  가령 이런 물음들이죠.

대만의 사례처럼 왜 일본의 사례를 바라보지 못할까. 코로나 문제에 반일 감정이 왜 개입하고, 국가 간 관계가 작용하고 마는 걸까. 그리고 올림픽 당시 쏟아지던 '우려의 보도'는 왜 이후 입을 닫았을까. 올림픽으로 인한 '집단 감염'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거든요(이후 이야기해요). 도쿄 2020은 '감염 스플래터'가 되지 않았어요. 이 미스테리는, 누가 풀어줄 수 있을까요.

하지만 관점을 돌려, 바로 '지근거리'의 이웃 국가에서 만 단위의 확진자가 쏟아지던 상황을 불과 1~2개월 만에 1/100 수준으로 돌려놓은 사례란, '적용 가능한 샘플'이란 점에서 득이 되는 스토리가 아닐까요. 올림픽이란 지구촌 축제를 치뤄내고도 대량 확산의 위험을 피했던 사례란, 분명 적용 가능한 전례는 아닐지요. 감염에 떨며 모두가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지금, 필요한 건 그럼에도 내가 아닌 너의 이야기, 서로 다른 상황을 견뎌낸 서로의 '사정'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고민하고 고민하고, 조심스레 망설이고 망설이다 이제야 이야기해보는 이야기. 일본에 확진자가 급감한 이유?! '일본 코로나 미스테리를 둘러싼 '절대 진실과 몇 가지 불안한 가설. 그런데 그건, 정말 미스테리일까요? 

*p.s 지극히 주관적 의견, 생각에 의한 이야기이지만, 국가나 정치, 기타 편견과 선입견은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습니다. 

 🍙 '특정 백혈구'가 아닌,  'A형' 국민성? 

백신의 관한 유・무효용에 관한 논란이 아직 시끄러운 가운데, 코로나 이후 우리가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전염병에 대한 서구와 동양 국가의 비교적 명료하게 나뉘는 인식, 그리고 태도의 차이에요. 일본을 비롯 동양 국가에선 마스크 사용이 비교적 캐쥬얼, 자연스럽게 이뤄졌지만, 서구에선 그렇지 못했고, 백신에 대한 신뢰도 역시 '자유주의', 민주주의의 시작이라 불리는 서구에선 '개인의 자유' 앞에 자꾸 가로 막히는 분위기인데요. 일본의 경우를 이야기하면, 본래 일본은 백신 기피 경향이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고 해요.

지난 1월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던 즈음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일본 국민 과반수 이상이 '회의적'이란 답을 했거든요. 그를 반영하는지, 단지 일본 정부의 무능 탓인지 일본의 접종률은 코로나 초기 밑바닥을 기는 수준이었어요. 올림픽이 개최되기 직전, 접종률은 고작 3.5%. 하지만 그 무렵 아베 총리의 하차가 있었고, 새로 기시다 정부가 들어섰고, 올림픽이란 중차대한 지구촌 축제를 앞두고 혹시나 '재난'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를 팽배했어요. 백신 접종을 위해 자위대가 긴급 투입될 정도였거든요.

그렇게 접종률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그보다 전문가들은 당시의 국민들 내의 불안감, 당장 내일에 대한 '사회 공통의 공포'가 이후 상황을 호전케 한 동기가 되었다고 말해요. 그리고, 지난 해 3월 국민 코미디언 시무라 켄 씨의 코로나로 사망 또한 경각심을 놓였다고 이야기돼요.

그리고 BBC 도쿄 지국의 루퍼트 윙그필드 기자는 '올림픽'이 가장 큰 기폭제였다는 말도 했는데요. 자국에서 열리는 빅 이벤트를 물거품으로 만들면 안된다는 자각, 그리고 공포심이 정치가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크게 작용, 적극적인 접종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에요. 사실 올 초만 해도 일본에선 '백신은 커녕 주사기 바늘은 구경할 수 있을까'란 말이 돌기도 했고, 올림픽 자체에 반대하는 데모 행렬도 자주 보였거든요. 하지만 코로나라는 불확실성의 최대 요소가 정계, 일반 시민 관계없이 일본 사회를 똘똘 뭉치게 했다는 분석이 나와요.

그에 더해, 일본에선 백신이 정치화되거나 개인의 자유나 권리란 프레임에 갖히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 시부야 켄지 연구원은 '서구와 달리 코로나, 그리고 백신 관련 음모론이 일본 사회 내에선 퍼지지 않았다는 것' 또한 최근 회복세의 유효한 요소라 지적해요. 일본은 이후 백신 접종률이 급증하기 시작해, 올림픽 직전 7월 초에는 하루 100만회 까지 기록하며 고령자 95%, 전체 80%의 접종률을 달성하게 되는데요. 근래 보도되고 있는 '일본인 특유의 백혈구'랄지, 데이터 누락에 관한 가설, 그리고 각종 음모론 보다, 이와 같은 일본 사회 전체의 무드, A형 성격에 가까운 일본 특유의 기질, '안전을 지향'하는 국민성이 보다 크게 작용한 게 아닐까 생각돼요. 참고로 일본의 A형 비율은 40%, A-O-B-AB 순으로 가장 많아요.😐

 👵🏻 '느림'의 이점, 고령화 선진국의 비밀, 그리고 '날씬함'의 비결? 

먼저, 일본의 초기 백신 접종률이 낮았던 이유. 일본 내 화이자 백신이 접종을 시작한 건 21년 2월 17일, 모더나는 5월 21일, 아스트라제네카는 8월 3일. 이는 확보를 하고도 접종까지 대략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2~5개월 늦은 페이스에요. 이건 일본 내 자체 승인 심사의 기간인데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대부분의 나라가 '긴급사용허가'라는 입시 특책을 마련, 재빠른 접종에 나선 것과 달리 일본은 유효성보다 안전성을 중시하며 자체 심사 기준을 지켜왔어요.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백신은 쌓아두고 승인만 기다리던 시간이 무려 서너달이 넘었다는 이야기에요. 물론 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지난 11월 18일 일본의 '노동후생성'은 그제야 긴급 회의를 열어 '긴급사용 허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어요. 참 답답해 보이기만 하는데, 어쩌면 그게 '득'이 되었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잔인하고 비정하지만 '너의 어제가 나에게 힌트가 되어주는 팬데믹.' 세계 공통의 코로나이지만 거기엔 '시차'가 있어 나라마다 거의 동일한 상황을 시기를 달리해 겪고 있기도 한데요. 일본의 경우 백신 접종의 늦은 스타트, 올림픽으로 인해 다소 미진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던 입출국 제한, 그리고 고령층 인구가 세계 1위 수준이라는 특이점 덕에, 코로나 확산이 주춤할 수 있는 '동기'를 얻어다는 분석이 있어요. 여전히 많은 행정을 아날로그, 수기로 처리하는 탓에 백신 관련 업무는 더딜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확보?'된 시간 동안 "젊은 세대는 타국의 부작용 사례, 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도, 그에 반해 안전성에 대해 일정 정도 안심감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게 5차 유행을 막고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시부야 씨는 말해요. 말하자면 '너를 보며 배웠다'인데요. 이 시절 참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아마 가장 중요한 위기 대응의 필수 조건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비만과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에 관한 가설이에요. 얼마 전 코로나가 시작되고 2020년 일본의 평균 수명이 오히려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세계 2차 대전보다 많은 사망자를 내며 전세계 인구를 바짝 얼어붙게 한 코로나, 미국과 영국,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의 평균 수명이 전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일본은 도리어 늘어났어요. 그리고 일본의 사회학자, '복지미래연구소'의  후카가와 테츠오 씨는 일본의 (늘어난) 평균 수명에 대해 극히 낮은 비만율이란 요인을 지목했어요. 

실제로 일본의 비만률은 3.6%,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후카가와 씨는 세계 9개 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균 수명과 비만률, 그리고 코로나 사망률이 비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말해요. 말하자면 비만률이 낮을수록 코로나 관련 사망이 적어진다...믿을만 한가요. 물론 후카가와 씨는 "비만은 위험 인자임에 분명하지만, 인구 차원에서 봤을 때 가장 중대한 요인이라 하기 힘들고, 애프터X(X인자)는 되지 못한다"라 덧붙이기도 했어요. 좀 싱거워지는데요,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다만, 평균 수명이 도리어 늘어났다는 사실은...무엇 때문일까요. 정말... 일본인 60%가 갖고있다는 백혈구, 그게 애프터 X일까요.🤔

 🌓 '같은 백신'의 다른 효과? '애프터 X'는 어디에! 

개인적으로 미궁 속의 그 '애프터 X'는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수칙, 일본인들의 위생, 그리고 청결 관념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지난 여름 길 가에 마스크가 버려진 일이 무슨 큰 사건처럼 보도가 되기도 했거든요. 사실 여기선 밖에 나가 거리를 걸으며 쓰고 버린 마스크를 보는 일이...인정하고 싶지만, 다반사이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일본에선,

쓰레기는 버리지 않는다, 침을 뱉지 않는다, 흡연은 정해진 자리. '걸어다니며 피는 담배'를 '아루키 타바코(歩きタバコ)'라 칭하며 자제 캠페인을 벌일 정도록, 공중 도덕에 참 예민해요. 물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문화의 연장이지만, 국민 전체의 그 '남을 배려하는 천성'이 현재의 코로나 상황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혹시 그런 '애프터 X'는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돼요. BBC의 루퍼트 윙그필드 씨도 "지금의 감염자수 급감의 원인은 '시민의 행동'에 있다"는 말을 했는데요. 그는 바로 그 지점이 영국과 일본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지적해요.

이 정도는...우리도 하고 있(던?)는 것 아닌가요? 물론 일본 내에서도 팬데믹이 장기화 되면서 방역 수칙이 다소 해이해졌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 소셜 디스턴스가 무엇보다 중요한 코로나 국면에서, 타인에 대한 거리감은 방역의 제1조건인지  모르겠어요. 더불어 매년 화분(꽃가루)에 몸살을 앓는 기후 탓에 일본에선 마스크 착용이 이미 일상이었고, 그만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에 대한 저항이 가장 덜했다고도 느끼는데요. 그렇게 방역 수칙도 보다 잘, 지킬 수 있었겠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작은 생활 수칙 하나가 1~2개월 만에 확진자 수를 급감하게 한 원인이라 하기엔, 여전히 미진한 구석이 있어요.

그런데...어느 정도 차이는 있어도 지금의 일본 같은, '일상이 회복될 듯한', '이제 곧 끝이 다'라 생각되던, 나름의 '미라클'은 우리도 몇 번쯤 있지 않았나요? 한국에선 4차 유행, 일본에선 제4파가 오기까지 매번 대유행과 대유행의 사이, 왜인지 유행이 잦아들었던 '봄날'같은 시절은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있었어요. 그저 금방 잊어버렸을 뿐. 그래서 '국립감염연구소 감염병역학 센터'의 스즈키 모토 센터장은 "답은 심플. 모두 백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 일본에선 2만 명 넘게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던 8월 말을 피크로, 접종률이 늘어나며 확진자가 차차 감소, 8월 후반엔 감염 재생산 지수 1.5에서 1 미만을 기록하게 돼요.

즉, 언젠가 다시 5파, 5차 대유행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경고. 어쩌면 태풍 전야. 백신이 가장 '열일'을 하는 건 3~4개월이란 말이 있던데요, 그 안에... 우린 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 일본이 '특수'한 게 아니고, '자연'이 미스테리일 뿐, '자연으로서의 코로나'를 생각하다 

코로나의 '불확실성'을 입증하기에 이 만한 문장이 있을까요. 근래 급감하기 시작한 일본 내 확진자 수에 대한 '일본의사회' 상임 이사 카마야치 사토시 씨의 이야기인데요. 일본 내 확진자수의 급감은, 분명 코로나 국면에서 마주친 최대의 난제에요. 일본 내에서 지금껏 꾸준히 쓴소리를 해오던 '감염대책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 회장 조차 이 물음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거든요. 다만, 지난 시사 주간지 '주간 신쵸(週間新潮)' 12월 19일자에 게재된 하나의 기고문이 주목을 모았어요. '일본총연'의 주석 연구원인 모타니 코우스케 씨는 유행이 확산되고 정점을 지나 잦아들고, 그리고 다시 반복되고. 이런 일련의 흐름이 전세계, 공통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확실히 일본의 3차 유행(두번째 산, 5월 11일)과 4차(세 번째 산, 8월 22일) 유행에 걸친 그래프의 움직임이, 그 시기 전세계 감염자 수의 추이와 거의 일치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갑작스런 급증과 그에 반하는 급감이란 '공통항.' 물론 이는 감염에 잇따른 각국의 '행동 제한' 조치가 작용한 결과라 생각되기도 한데요. 모타니 씨는 '프로 야구가 성황이던 10월과 4차 유행이 격심해지던 7월, 행동에 변화가 있었나요?'라는 물음을 제기해요.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실시한 'GoTo' 캠페인 기간 중, 추석 연휴로부터 두 달간(두 번째 산이 하양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부분), 일본에서 신규 감염자는 서서히, 계속 줄어들고 있었거든요.

그에 더해 모타 씨는 세계의 각국 상황이 일본 내 사정과 동일했던 것도 아니고, 일본이 '자숙'에 들어갔을 때 영국에선 마스크도 벗고 축구장에서 함성을 지르며 응원을 했고, 그럼에도 감염자수 그래프는 왜인지 동일한 '산'을 그리고 있음에 의미가 있다고 말해요. 그러니까 몇 번의 확산세가 주춤했던 건, 행동의 변화,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그 보다 다른 이유가 더 있다는 이야기에요. 

정리하면, 백신 접종도, 이동을 포함 행동 양상의 변화도 코로나가 확산하고 다시 주춤하는...근 3년의 흐름을 정확히,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에요. 물론 영향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 '인력과 장력'과도 같은 어떤 사이클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게, 모타니 씨의 생각이에요. 그런데 애초, 기억나나요? 코로나가 확산되며 일상이 일상이지 못하게 된 첫 해, 우리는 일상의 원점을 돌아보며 새삼 반성을 하고 자연, 지구를 생각했어요. 나비가 몇 백 번은 날개짓을 해야 가능한 일일텐데 기후 위기가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고, 각종 쓰레기 문제, 자원의 낭비와 무분별한 소비 행태에 대한 자숙의 움직임이 생겼났어요. 그리고 그건 곧 '자연 속의 나', '나라는 자연'을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느끼는데요. 모타니 씨는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 아픔을 공유할 때, 나의 실패를 너에게 편지하다 

구독자님,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주제가 주제인만큼 여느 때보다 조심스럽고 걱정스런 기분도 있는데요. 근래의 일본을 말하면서, 올림픽을 지나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시절의 일본을 이야기하며, 왜인지 조금은 비뚤어진, 먼지 낀 안경 너머 바라본 듯, 핵심은 빠져있고, 감정 소모 만을 유발하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고도 느껴요. 저 역시 일본의 나쁜 구석은 나쁘다,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 분명 말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생각하지만요, 지금의 코로나와 일본. 우리에게 하고있는 이야기가 정말, 그렇게 탁하고 뿌연 가설, 그리고 음모 뿐일까요. 

세상 공통의, 세상 모든 이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는 건, 곧 '나눌 수 있는 아픔'이란 의미. 타인의 실패란, 함께하고 고민할 때 나에게 약이 되고, '적용 가능 모델'이 있다는 건, 분명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이야기에요. 지금은 서로에게 너가 아닌 나, 나를 발견해 가야 할 시기가 아닐까요. 정답이 없는 질문에 '대안의 경우의 수'는 많을 수록 좋아요. 그럼, 우리 또 보아요.🍎 

📫 오는 금요일, 12월 17일엔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23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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