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3월 3주차 #87

🍊 귤과 오렌지로는 모자라 한라봉과 천혜양, 레드향까지. 그냥 포도로는 어딘가 아쉬어 샤인머스킷과 루비로망까지, 전에 없던 과일들이 입맛을 장악하고 있는 요즘 시절인데요. 구독자님, 도너츠 좋아하나요? 물론 이 품종 개량 과일들은 유전자 실험이나 보다 당도가 높은 과일을 만들기 위한 연구-농사-재배가 어우러져 완성된 결실이겠지만, 만약 모두가 귤을 먹는 시절에 울퉁불퉁 한라봉...폐기되진 않았을까요. 아직 이름도 갖지 못한 그저 노랗고 못생긴 귤이라며,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판단, 제주도에서 바다를 넘지 못했을지 몰라요. 좀 비유갸 엉성하기는 했는데요 새삼 규격에 맞고 맞지 않고의 차이는, 정말 무엇을 위해 필요할까요. 쓰레기, 먹지 않고 벌어지는 음식 쓰레기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한 요즘, 얼마 전 일본의 '미사용 자원 활용'을 목표로 움직이는 '주식회사 오카랏(OKARAT) 테크놀로지즈(オカラテクノロジズ)'가 기존 규격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사용되지 않고 폐기 처분에 있는 야채, 그에 더해 두부나 두유를 만들 때 부산물로 발생하는 콩찌꺼기를 재료로, 도너츠를 개발, 판매를 시작했어요. 못생겼다고 버려지는 것, 야채 입장에선 좀 억울하고,

생각해보면 생산자 소비자 할 것 없이 손해에요. 더구나 과일은 못나야 더 달다는 말도 있잖아요. 더불어 콩찌꺼기는 오히려 완성품 두유나 두부보다 영양소가 더 풍부함에도 수분 함유량이 많다는 이유로, 즉 부폐하기 쉽다는, 그래서 유통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폐기되곤 하거든요. 그래서 '오카라'는 여기에 '업사이클'을 적용, 그를 활용해 아스파라거스, 호박, 그리고 고구마 맛의 도넛을 완성했어요. 더구나 이들의 도너츠는 기존의 것보다 당은 45% 칼로리 역시 24% OFF의 효과를 낳기도 해요. 글루텐, 착색료, 감미료, 보존료, 트랜스 지방 프리는 기본인데요. 못생겼다고 버렸다면, 보관 힘들다고 폐기해버렸다면 아까워 어쩄을까요. 지난 3월 3일부터 4월 2일까지, 이노베이션을 응원하는 크라운드 펀딩 사이트 'Makuake'에서 판매하고, 유전자 사고가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한라봉처럼, 우리의 작은 실수는, 혹은 신중함은 부가의 가치를 만들어내요. 그럼 오늘도 시작해볼까요.

아무리 힘들고 아픈 하루라 해도 세상에 쓸모없는 날이란 아마, 어느 하나 없을 거에요. 참고로 OKARAT은, 가치가 없는 것(0Karat)으로 가치가 있는 것(다이아몬드)을 만들다는 뜻. 도너츠 좋아하나요?🍩 참고로 제가 처음 혼자 만든 책의 제목이 '도너츠홀'이었어요.

👨‍🚀 다시 한 번 AI가 그림도 그리고 논문도 쓰고 심지어 소설까지 탈고, 책을 내는 시절. 지난 레터에선 AI의 가장 非AI 적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레터 중 소개했던 율리시즈 씨의 베게 피라미드에서 활용한 화상 생성 AI 툴 'Midjourney'가 얼마 전 설마설마 종이 잡지의 발간을 공표했어요. 이름하여 그대로 Midjourney라는 월간지인데요. Midjourney라면 AI 기술 중에서도 아티스틱한 이미지 생성술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터라, 자체 커뮤니티 페이지 Community Showcase에선 그렇게 만들어진 화상에 대한 공유, 토론이 이뤄지기도 해요. 그리고 이번 잡지는 그를 활용한 미디어의 확장이자, 온라인 기반의, 철저히 가상 세계에 의존하는 AI의 지형을 왜인지 종이,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좀 이상한 시도이기도 해요. 하지만 올해 들어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ChatGPT가 아무렇지 않게 글, 소설이든 단순한 작문이든 글 쓰는 사람의 자리를 치고 들어온 것처럼, 최근 AI의 미디어化는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의 테크놀로지 웹진 'Gizmodo'는 'ChatGPT가 드디어 보아서는 안될 그 '문'을 열어버렸다'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월간지 Midjourney에 대해 '설마ChatGPT로 쓴 건 아니겠지'라는 왜인지 뜨끔하는 농담도 나와요. 뭐라 답을 하든, 어떻게 누가 믿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 그래서 'Midjourney' 1호에선 자사 기술로 생성된 이미지 약 1만 점 중 커뮤니티 멤버의 평가가 놓은 것들을 순위로 매겨 소개하고, 그에 더해 생성자의 인터뷰를 더해요. 참 별 거 아니지만 잡지스러움 그대로죠. 구독료 월 4달러로 현재 구독자를 모집중이고, 지금 신청자에 한해 1호가 무료로 배포돼요. 잡지는 대중 미디어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전 오히려 AI가 얼추 오프라인 비슷하게 미디어 시장을 갖춘 뒤, 지금 논쟁이 되는 저작권이랄지 도작에 대해 보다 토론이 가능할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애초 온/오프 '경기장'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계란 게 있잖아요.

🏗️ 이제는 전과 다른, 보다 지속 가능의 개발을 이야기하면서 여전히 우리 동네에 생기는 고층 빌딩은 왜 궁금할까요. 어느 백화점이 문을 연달지, 대형 창고형 마트가 건설 예정이랄지, 이와 같은 뉴스는 여지없이 나의 일상과 관계하는 터라, 관심을 갖게돼요. 얼마 전 도쿄에선 또 하나의 '미드 타운',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東京ミッドタウン八重洲)'가 최고층부 불가리 호텔을 제외, 빌딩 내 전 상점의 문을 열고, 상세에 대해 발표했어요. '야에스 센트럴 타워', '야에스 센트럴 스퀘어' 이렇게 모두 2개 동으로 이뤄진 빌딩은 각각 지상 45층, 높이 238.2m, 지상 7층에 높이 40.74m로 만들어졌는데요 이 둘이 좀 미묘하게 다른 역할을 해요. 먼저 '야에스 센트럴 파크'는 오피스가의 빌딩임에도 생활 동선을 중심으로 설계가 됐어요. 도심의 이동 인프라로서 '센트럴 타워' 지하 3층에 주차장과 지하 1-2층에 '버스 터미널 도쿄 야에스'가 있고 주변엔 도쿄역이 '야에스 지하도'와 직결되고,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 수도고속도로를 타면 바로 '하네다 공항'까지 15분이면 도착해요. 즉, 빌딩으로부터의 이동, 회유성의 확장을 노린 설계에요.

사실 도쿄역 인근은 교통의 요충지이면서도 정작 공항과의 연결이 간편치 못해 이전부터 지적은 받았어요. 그리고 이번에 '미드타운 야에스'가 그를 만회하려는 느낌이에요. '주변과 시설 전체에 사람의 흐름을 만들다', 빌딩을 개발한 '미츠이 부동산' 코모다 마사노부 대표는 이를 기존에 없던 '믹스드 유즈형' 개발이라 말해요. 사실 도쿄의 '미드타운'은 록뽄기와 히비야(日比谷), 각각 만들어질 때마다 새로운 트렌드와 일상의 패턴을 제시하기도 했거든요. 애초 단순히 효율 집약의 초고층 빌딩을 만들어왔던 거 아니에요. 달리 말하면 시대의 변화, 니즈에 응답해온 결과가 곧 '미드타운'이란 이야기인데요. 토모다 대표 사장은 '경년유화(経年優化), 그리고 '놀다·일하다·살다와 같은 '사람이 주역'이란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마을 만들기'의 테마를 정했습니다'라고, 말해요. 경년유화란, '미츠이부동산'이 도시 개발에 있어 이념으로 제시하는 키워드인데요, 한자 그대로 시간이 흐르며 성숙(成熟)하고, 가치를 높여간다'는 의미를 가져요. 코모다 씨 말하길 '부동산업은 10~20년 스팬으로 봐야한다'거든요. 즉, 앞으로의 10~20년 후, 그 날의 일상이 지금 그곳에 시작하고 있나요.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센트럴 타워'의 플로어 설계가 좀 흥미로운데요,

지하에 버스터미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가 상업 시설, 그리고 4-5층엔 '이노베이션 필드 야에스'와 7층부터 38층까지는 본래 이 부지에 있었던 '스이토모 생명()' 본사를 비롯 오피스층으로 꾸려졌고, 40층부터 45층까지가 '불가리 호텔'이에요. 일과 일상, 휴식과 비즈니스가 별 다른 경계없이 어우러짐을 추구해요. 그에 더해 나머지 '센트럴 스퀘어'엔 이 역시 본래 이 곳에 있었던 '츄오구립 죠토우 초등학교(中央区立城東小学校)' 1층부터 4층까지가 개교했고, 2-3층엔 어린이집 '쇼와 어린이원(昭和こども園)'이 입점해있어요. 사실, 상업시설, 특히나 숙박시설은 학교 인근 Om 내 금지와 같이 지정을 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같은 지붕을 쓰는 호텔과 소학교. 세상은 어떤 하늘을 꿈꾸며 자라나나요. 다만, 이는 애초 '복합 시설', 초고층 빌딩에 대한 선입견이 그어놓은 Om, 룰은 아니었을까요. 빌딩 저층부에 문을 연 모두 50여 개의 상업 시설은, 하나하나 크리에이티브, 혁신, 오늘과 내일의 비젼이 가득해보이거든요. 그저 이건,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위한 '씨뿌리기'에 보다 더 가까운 그림일까요. 도쿄의 중심이 점점 재밌어져요.

🚛 요즘 마을에선 서점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건 그곳에 찾아온 '이사철'일까요. 일본의 가장 오래된 서점, 2027년 창업 100주년을 맞는 '키노쿠니야 서점(紀伊国屋書店)'가 지난 2월 신쥬쿠 본점의 2층을 360도 그대로 재현한 버츄얼 공간의 서점을 인터넷 상에 공개했어요. 말하자먼 '버츄얼 신쥬쿠 본점'의 시작인데요, XR 기반 기업의 DX를 지원하는 '주식회사 X'의 고정밀 360도 가상 공간 서비스 'apotto'를 도입, 실제 서점을 방문해 책을 구경하는 듯한 리얼한 체험의 시간을 제공해요. 책장에 진열된 책들은 리얼 점포와 마찬가지로 클릭 후, 버츄얼 공간과 연결된 웹스토어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키노쿠니야'는 북페어나 이벤트 등도 꾸릴 예정인데요,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의식했다고 말해요. 그리고 얼마 전 2층에 오픈한 'BOOK SALON'도 그대로 재현되는데요, 이는 본래 창업자 타나베 모이치 씨가 작가와 문화인들의 교류를 목적으로 본 건물 9층에 꾸렸던 '살롱'을 보다 오픈되고 캐쥬얼한 느낌으로 되살린, '책 좋아하는 사람(本好き)'이 모이는 장소로서의 재생이었어요.

앞으로 출판사나 서점 스태프의 아이디어를 통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될 계획인데요, 이번 2층의 버츄얼 오픈은 일종의 선공개, 추후 1층부터 9층까지 전층을 차차 제작, 운영할 예정이에요. 책방의 2층은 하나가 아닌 여기와 저기 두 곳, 역시나 수상한 공간일까요. 세상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고, 책방은 지금 입체적 시간을 탐험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어요.

🏘️ 마을에서 서점이 없어지기도 버츄얼 공간으로 확대 오픈하기도, 온/오프를 오가며 다종다양한 변화를 체험하는 지금, 새로 시작하는 리얼의 책방이란 의식주, 일상 그대로를 품어내는 숲과 같은 곳일까요. 일본 책방 트렌드를 늘 견인해오는 츠타야 그룹, CCC가 지난 3월 나가노현(長野県) 카루이자와(軽井沢) 자연 한복판에 책방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 시설 'Karuizawa Commongrounds'의 문을 열었어요. CCC는 이미 코로나를 기점으로 도심형 책방 TSUTAYA BOOKS랄지, 코워킹 스페이스를 겸하는 SHARE LOUNGE 등 보다 세분화된 책방의 설계를 시작했는데요, 2018년엔 지역 밀착형 서점으로 카루이자와에 '카루이자와 서점(軽井沢書店)'을 오픈, 이번엔 그 2호점(카루이자와 서점 나카가루이자와(中軽井沢) 지점)으로 보다 생활로 시야를 넓힌 책과 일상의 공간을 제공해요. 무엇보다 커뮤니티 허브로서의 역할을 갖는다는 게 1호점과의 큰 차이점. 카페 문화의 트렌드를 만들어낸다 평가받는 토치기현(栃木県)発 SHOZO COFFEE와 와인바(aVin bio wine shop), 그리고 바(OSOBAR)를 겸설하고, 2층엔 코워킹 스페이스도 갖추고 있어요. 그리고 본래 이 건물은 아오야마 학원(青か山学園)의 기숙사로 쓰였다고 하거든요, 그런 덕인지 당시의 계단이나 기둥이나 들보를 그대로 살려 학습의 공간으로 쓰였던 자리의 유산을 이어가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의 특성에 맞춰 아이와 함께 머물수 있는 공간도 의식하는데요, '어린이 책과 양서'로 구분된 에리어엔 스테디 셀러 그림책과 아동문학, 어른도 볼 수 있는 그림책과 그에 더해 영문판 양서도 갖추고 있어요. 그 뿐 아니라 요리, 식食, 건축, 아트, 디자인, 자연과학과 비즈니스, 일과 업무에 관한 서적이 모두 1만 2천 여권. 이쯤되면 이 서점의 꿈, 목표가 느껴지죠. 서점의 매니저는 '마을의 양식과 교류가 자라는 곳을 지향한다'고 말했어요. 서점이 수상하다는 시절, 그건 어느새 우리 일상이 되어버렸나요. '우리 서점'에 놀러가는 내일이 시작되고 있어요.

🎰 일본의 조금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한 장면, 파친코 시장이 요즘 수상해요. 지난 1일 일본 파친코 메이커 니시진(西陣)은 1951년 설립 이후 70년 넘게 지속해온 대중의 오락 비즈니스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어요. 사실 파친코라 하면 놀이 감각이기는 해도 엄밀히 도박의 개념이라라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되는데요, 하지만 일본에선 의외로 그 인식이 양호한 편이라 가볍게 시간 때우기 용으로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요. 바닥에서 구슬을 튕겨 특정 입상구()에 들어가면 득점을 하게되는 기술은 일본 오리지널, 자동구유기(自動球遊器)라 불리기도 하거든요. 실례로 '일본생산본부'가 발행한 '레져 백서 2022'에 의하면 일본 내 파친코·피치슬롯의 시장 규모는 14조엔으로 여가 산업 전체 중 26.2%를 차지, 무려 음식(23.7%)과 게임·갬블(18.8%)보다도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어요. 일본이라면 애니메이션, 게임의 강국인데 그보다 더 많은 여가 시간을 소비하는 게 바로 파친코였다는 것. 물론 여기엔 퇴직 후 연봉 생활을 하는 고령층 인구의 소비가 크게 작용해요. 하지만 근래 코로나 상황이 시작되면서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한 산업 특성상,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흡연이 비교적 자유인 편이라 친환경, 건강을 찾는 시대 흐름을 고려하면 실내 환경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아요. '니시진'이 폐업을 발표한 것도 '파친코 시장의 축소, 신형 코로나 감염 확대로 인한 업계 경영 환경의 악화'를 들었거든요. 실제 일본 내 파친코 시장은 코로나 이전 대비 20% 정도 줄어있기도 해요. 역앞 파친코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서는 줄, 그도 이젠 안녕을 고하는 시절일까요.

🚬☕🌪️ 건강과 친환경을 이야기하는 도시에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 파치코 외에 아마도 담배일 것 같아요. 20년 전 즈음부터 간접 흡연이란 말이 나오며 공공 장소에서의 흡연에 대한 인식이 전환했는데요, 그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내 흡연, 음식점 등에서의 흡연을 원칙 금지하는 경향으로 돌아섰죠. 그리고 일본 역시 그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 2020년 4월부터는 '개정건강조치법'에 의해 음식점 내에서의 흡연이 원칙 금지됐어요. 즉, 이제는 맘 편히 한 대 피우는 휴식이란 옛말이 되어가는데요. 그런데 이건, 어쩌면 건강 쫓느라 담배와의 일상은 포기하는 게 아닐까요. 물론 '담배에 일상이 어디있나'라 할 수도 있지만, 애연가들 사이에서 담배란 곧 마음을 정리하고 기분을 리셋, 복잡한 감정을 추스리는 계기의 시간이기도 하거든요. 일본의 담배인삼공사격인 JT의 변하지 않는 모토는 '사람의 시간을 생각하다'이기도 해요. 아무튼, 그런 가운데 일본엔 다시 흡연을 할 수 있는, 그것도 맘편히 다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카페가 생겨나요. 이름부터가 담배 연기 풍길 것 같은 THE SMOKIST COFFEE이고, 본래 커피 체 'Cafe Veloce'를 운영하는 C-United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벨로체의 흡연목적점(喫煙目的店)'으로 개수하며

지난 2020년 11월부터 도쿄 신바시(新橋)를 시작으로 칸다(神田), 그리고 히가시신쥬쿠와 신쥬쿠교엔 앞(新宿御苑前) 등 현재까지 모두 5개의 점포를 오픈했어요. 요즘같은 시절에 이 무슨 욕 얻어먹을 일일까 싶지만, 그러고보면 언제부턴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선 길 구석이나 골목 가장자리, 흡연소의 충분치 못한 여건으로 결코 편한 한모금이 되지 못해온 게 사실이에요. C-United의 토모나리 유우키 사장도 "길에 흡연소가 있다고 해도 모두 담배를 피우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을 보면 본래 마음의 여유로 이어져야 할 '한 모금 할 수 있는 장소'가 중독성을 조장하는 듯한 자리로 되어있는 건 아닐까, 의문이 들었어요'라 말해요. 사실 담배를 판매하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환경을 조장하는 건, 누구일까요. 실제로 흡연율이 전체적으로 줄었다고는 해도, 그 하락폭은 이제 어느 정도 정체 상태라 하거든요. 일본에선 남자가 28%, 여성은 8% 벌써 수 년째 그대로에요. 그래서 THE SMOKIST COFFEE에선 흡연자에겐 흡연의 자유를, 비흡연자에겐 수동 흡연을 하지 않을 권리를 최대한 확보 쾌적하고 커피와 담배의 시간을 제공해요. 토모나리 사장은 가게를 시작하며 두 개의 사명을 정헀다 하는데요,

담배라 하면 무조건 연기나 냄새, 부정적인 것들만 떠올리지만, 애초 그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을까요. THE SMOKIST COFFEE은 '건강조치법'을 충족시키기 위해 점내 환기 시설은 물론 흡연 목적 시설에선 조리가 금지되는 탓에 '베로체'에서 기존에 제공하던 파스타나 샌드위치도 나름의 궁리를 더해야 했어요. 그리고 이런 게 어쩌면 함께하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요. 이 카페는 반대 의견도 많았지만 1년 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히가시신쥬쿠 지점 아르바이트 모집엔 20명을 뽑는데 200명이 몰렸다 해요. 금연을 권하는 도시에 담배를 피기 위해 찾는 카페, 이건 곧 틈새 시장이기도 했을까요. 무엇보다 나쁘다고 무조건 없애거나, 한 방향으로만 몰아가는 것. 별로 건강하지 않을 것 같다 느껴요.

🏨 아마도 다음 화요 레터의 예고가 될 것 같은데요, 다종다양하게 변화하는 호텔, 그건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요. 도쿄에선 처음, 일본 내에서는 두 번째로 하야트 계열의 레지던시풍 호텔 체인 '하얏트 하우스'가 오는 24년 2월 도쿄 시부야에 문을 열어요. 물론 레지던시 스타일의 호텔이 새로운 건 아니지만, 이곳이 추구하는 건 '시부야에 사는(渋谷で暮らす) 듯한 체제 경험.' 사실 시부야라 하면 크고 작은 기업들의 오피스가 가득하고 반면 엔터테인먼트와 패션, 문화의 발신지적 성격이 가장 강한데요. 그래서 이곳에 '살다', 주거의 이미지는 좀처럼 떠올리기 쉽지 않아요. 물론 도겐자카 도오리(道玄坂通)를 지나 신센(神泉)이나 하츠다이(初台) 방면으로 올라가면 고급 주택가들이 늘어서 지역이 있지만 시부야하면 센터가이, 하치코 동상, 어패럴 상점이 즐비한, 하라쥬쿠로 이어지는 코엔도오리(公園通り)잖아요. 아무튼 그런 가운데 '하야트 하우스'는 이시카와현(石川県) 카나자와(金沢)에 문을 연 것에 이번엔 시부야 현관을 두드리는데요, 마찬가지로 24년 개관을 앞두고 있는 사쿠라가오카(桜が丘) 재개발의 완성형,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의 '사쿠라타워' 내 1층부터 3층,

그리고 3층부터 16층까지 객실을 마련하고, 각 객실엔 모두 크기 상관없이 키친과 세탁건조기, 오븐 렌지 등의 시설이 갖춰져요. 이 호텔의 콘셉트, '시부야 거리에서 자택에 살듯이 머물다.'거든요. 그 외에도 관내 수영장과 피트니스룸이 있고, 로비는 고층 빌딩의 높이를 활용해 옥상 정원과 맞붙어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그럼 조금 더 우리집 마당에 들어서는 기분이 날까요. '하야트 하우스'는 근래 럭셔리 호텔들이 전개하는 조금 저렴한 캐쥬얼 라인의 호텔이긴 하지만, 그곳엔 왜 우리집이 인사를 할까요. 다음 화요 레터의 주제는, '일상과 여행 사이, 호텔에 살고 집에 머물다'에요.

 🗽 일단 우리 '2·3층만 보고 살아요' 

이제는 동네 하나마다 한 둘은 보게되는 고층빌딩, 구독자님 우리 삶에 비유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고층 상업 빌딩이란 (간판을 달기도 하지만) 워낙에 다종다양한 점포들이 수두룩인지라,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고 살 때가 더 많아요. 필요가 생겨 가보고서야 '아 이렇구나' 고개를 끄덕일 뿐인데요. 이번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역시 겉에서만 보면 또 하나의 삐까뻔적 고층 빌딩이 생겼을 뿐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고층빌딩은 알아가는, 살면서 알게되는 어떤 일상을 은유하는 건 아닐까 생각도해봐요. 물론 모든 층을 다 아는, 클리어하겠다는 마음은 별로 아니고요, 그저 모르는 것과 함께 살아가는 날들이 마치 우리의 오늘같진 않을까요. 아무튼, 그래서 전 일단 '미드타운 야에스'의 지하, 그리고 상업 시설, 그 안에서도 2층에 눈이 가는데요. 여긴 속칭 '푸드코트'라 불리는 식당가, 약 820평이 되는 넓은 구역이 '야에스 퍼블릭'이란 이름으로 꾸며졌어요. 저층부의 식당가'임에도 전망 좋은 테라스 창이 붙어있고, 컨셉트가 '사람과 장소, 문화가 교류하는, 새로운 야에스의 공공 스페이스.' 밥 한 끼 먹는데 참 거창하죠.

하지만 여기에 들어선 점포라면 컨테이너 구조의 점포가 딱 11곳 있고, 이는 모두 랜덤하게 마치 동네 상점가를 연상케하듯 캐쥬얼한 느낌으로 설계가 됐어요. 타치노미·구이(立ち飲み·食い)가 가능한 'ALLSTANDS', 버스 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 틈새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휴식 에리어 '이치지테이시(イチジテイシ, 일시정지란 뜻)', 그리고 뒷골목을 연상케하는 언더그라운드 에리어 '야에스의 로지우라(八重洲のロジウラ,야에스의 골목 뒷편).' 이렇게 3개의 ZONE으로 나누어 놓았는데요, 그에 더해 음식을 구입한 뒤에는 '야에스 퍼블릭' 내 아무데나 원하는 곳에서 취식을 할 수 있는 구조에요. 테이블이 놓인 공간 또한 하나의 콘셉트가 아닌 위치에 따라 다른 표정의 분위기를 내거든요. 그리고 이 11개의 점포는 비정기적으로 교체가 되는데요, 짧게는 한 달, 혹은 1년이나 3년 주기로 담당 스태프가 실제 인기 레스토랑이나 대기가 많아 예약이 힘든 '예약 곤란점(予約困難店)' 등을 실제 체험한 뒤, '퍼블릭' 내 참여를 유도해요. 말하자면 45층 건물 안, IN에 있지만, 늘 밖을 염두하고 이어져있는 '열린 공간', OUT을 의식해요.

그렇게 그곳에 가면 늘, 단 하나의 오늘'을 만날 수 있달까요. 얼마 전 신쥬쿠 '이세탄 본점'에선 인기가 너무 많아 줄 서 먹기 힘든 디저트만을 모아 페어를 열기도 했는데요, 복합 상업 시설 초고층 빌딩엔, 이런 기능도 있었나요. 🙋‍♂️오늘은 이렇게, 먹는 거 이야기하다 인사할께요. 현재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ta.bacco'와 저온숙성 고기 요리와 위스키의 페어링을 체험할 수 있는 'SPEAKEASY TOKYO', 그게 싫다면 라멘집 'POPUP 라멘'과 아직 좀 이르지만 빙수 가게 '빙수 콜렉션 바통'이 있다고 하는데요, 집밥도 아닌데 뭐가 나올지 모를 설렘, 무엇을 먹게될지 모른다는 기대는 집밖에서 먹는 밥의 묘미 아닐까요. 구독자님, 저녁 잘 먹었나요. 내일은 우리 또 내일의 아침-점심-저녁을 먹어요. 🙆🙆‍♂️

📫 오는 금요일 3월 24일에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88호가 발행됩니다._새로 개정된 발행 스케쥴에 따라, 오는 주에는 화요 레터가 발행되지 않습니다.

🫡지난 3월 14일부터 여행 키워드의 인사이트集 '시티호퍼스'에 일부 레터가 회원 한정 공개되고 있어요. '퇴사자의 도쿄'를 만들었던 분이 운영하는 곳이고, 제가 조금 늦게 '팔리는 기획'을 만들었는데 이것도 인연일까요.🥲 레터 구독자 님들께 감사 드려요.

📬 아래는 현재 '모두 오픈'중인 레터들입니다_가장 위 '연극이 끝난 뒤'는 첫 공개에요.

山手線’s 뉴스 배달부

SNS's and more

에세이란 건 참 범위가 넓지요?! 

가장 개인적인 글의 아카이빙, 혹은 brunch 

퍼블리에서의 작업들 

'폴인'에 기록한 '도쿄를 바꾸는 공간들, 2021' 

22년의 07월, 책을 만들었어요 두 번째 자기출판, 13월의 아침

📧 monoresqu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