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3월 1주차 #85

🙋‍♂️ 구독자 님, 왜 그런 거 있지 않나요. 자세한 사정은 잘 몰라도 자동차는 그렌져가 최고이고, 아파트는 현대나 대우에서 살고싶고, 부자 동네라면 당연스레 압구정과 청담을 떠올리게 되는. 물로 이건 제가 어릴 때, 약 20년 전 우리 집이 최고고 우리 아빠가 젤 힘 쎄'라 믿고 우기며 살던 오래오래 전 시절의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아마 그런 어떤 분야에서 최고에 대한 대명사적 존재는 계속 있어왔어요. 그래서 한참 패딩이 겨울 패션의 중심으로 등장하던 무렵엔 처음엔 캐나다구스이다가 이후엔 몽클레어, 그 밖에도...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되어있나요. 얼마 전 모 게시판을 보니 오라리나 준야 와타나베 같이 디자인이 보다 더 특화된 패딩이 인기가 있는 듯도 싶었는데요. 아무튼, 그럼에도 조금의 의심할 것도 없이 아직 고가 패딩에 대한 첫번째 단상 중 하나는 아마, '몽끌레어'일 것 같아요. 만듬새나 브랜드 철학 등도 그렇지만,  얼얼마  전 런던에서 열린  2324 가을・겨울 콜렉션 자리에선 무려 메르세덴츠 벤츠와 손을 잡고 자동차에  패딩을 입혀 보냈거든요.

'몽끌레어'는 자사의 상상과 창작력을 바탕으로 콜라보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MONCLER GENIUS' 이름으로 벤츠의 크로스컨트리 SUV G클라스와 콜라보, '프로젝트 몬도 G'를 실시, 압도적 비쥬얼의 패딩 입은 SUV를 공개했는데요. 제작 기간에만 1년이 넘게 소요됐다 하는 이번 콜라보는 타이어와 루프, 사이드와 백 할 것 없이 차체를 뒤덮은 건 광택이 나는 실버 킬팅으로 패딩. 루프엔 '몽클레르' 로고가 새겨진 거대 지퍼가 사용됐고, 총 중량 무려 2.5톤이래요. 처음 봤을 땐, 이게 뭐...지 싶었거든요. 왜...이러는 거지에 가까운 당혹스러움이었어요.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벤츠'는 종종 그런 '놀람'의 작업을 해요. 미국 발 또 하나의  스트릿 패션 브랜드 Heron Preston와 콜라보를 했을 때엔 버려진 폐 에어백을 소재로 어패럴 3개 피스를 제작했는데, 그게 벤츠가 자사 개발 에어백 기술의 특허를 받은 지 50년이 되던 해였거든요. 괜한 패딩과 자동차 회사의 패션이 아닌 거였죠? 벤츠 그룹의 브릿타 지거 대표는,

지거 씨 말대로, 나와  별 상관없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그 무언가는, 곧 나의 창조적 내일의 문을 열어줄까요. 사실 세상 웬만한 건 만나보지 않으면, 해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기도 하잖아요. 아직은 좀 겨울 같은 봄. 물러가는 2월과 시작하는 3월 그 사이. 우린 또 얼마나 색다른 창조적 내일을 살게될까요. 구독자님, 아직 춥나요? 그런데 이제, 패딩 집어 넣어야겠죠.😅

🍝 짜장면도 먹고싶고 짬뽕도 땡기고. 그럼 뭘 어쩌란 거야 싶을 때 우리에겐 '짬짜면'이 있지만, 세상 사는 게 꼭 그렇게 굴러갈까요. 대뜸 웬 짜장면 얘기인가 싶지만, 세상은 분명 '이거 아니면 저거, 모 아니면 도, 싫다의 반대는 좋다'처럼, 그렇게 단순한 '짬짜면'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닐거에요. 즉, 모든 건 '현실 아니면 픽션'은 아니라 느끼는데요. 지난 달 1월 28일, 일본에선 바로 그와 같은 세계관을 탑재한 '온라인 갤러리' ELEMENT GALLERY가 문을 열었어요. '문을 열었다'해도, 물리적 공간을 갖지 않기에 딱히 주소지를 갖고 개관을 한 얘기는 아니지만, 현실과 비현실 사이, 비공간적 현실에 관심을 함께하는 아티스트 아라마키 하루카, 아키 이노마타, 스즈키 야스히로, 이소야 히로후미 등이 매번 하나의 테마를 갖고 온/오프를 넘나들며 현실의 물리적 공간과 온라인 상 가공의 세계를 접합하는 식의 시도, 전시를 열어요. 말하자면, 웹상에 가공의 갤러리를 구축,

그 안에 현실 세계에 실재 존재하는 작품들을 전시해본다는 계획이에요. 그리고 그랬을 때, 어떤 작용/반작용이 벌어지는지, 마찰에 의해 어떤 예술 혹은 현실적 순간이 태어나는지,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린 보게 될까요. 첫번째 전시의 타이틀은 'Fictional Fact.' 각각 자신이 주로 작업하는 것들을 온/오프를 횡단하며 변주해 선보이는데요, 스즈키 작가는 중력과 물이라는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 오소로부터, '무엇이 있을 수 있고 무엇은 있을 수 없는가'라는, 결코 풀리지 않을 영구성의 진실을 쫓아요. 이제 온라인을 비단 도구로만 쓴다 말할 수 없는 시대, 일상의 우주는 확장하고, 우린 현실이 아닌 그곳에서 어떤 세계와 접속하고 있을까요.

📔 '콤마' 하나에 43년의 세월이 필요했을까요.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6년 만의 장편 소식을 얼마 전 레터에서 전했는데요, 그에 대한 추가적 내용이 조금 또 공개됐어요. 당시엔 '기시단장 죽이기' 이후 6년 만의 장편, 400자 원고지 1200매에 달하는 분량이란 것 뿐이었지만, 소설을 발매하는 '신쵸사'는 무라카미 시의 신작에 대해 타이틀은 '마을과 그 불확실한 벽(街とその不確かな壁」)'이며, 오래된 꿈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라 말했어요. '그 마을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오래된 꿈>이 뿌리깊은 서고(書庫)에서 말을 하기 시작해, 깨어나는 것과 같이, 봉인되었던 '이야기'가 깊은 곳에서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영혼을 뒤흔드는 순도 100%의 무라카미 월드'라, 보도 자료에서 밝혔어요. 그저 참, 신비롭기만 하죠. 그런데 사실 무라카미는 1980년 이와 꼭 같은 제목의, 단 콤마가 하나 삽입된 '街と、その不確かな壁' 중편을 발표한 적이 있었거든요. 출판사는 그와의 관련성에 대해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콤마에 숨겨진 비밀, 이번 소설의 키포인트일까요. 그저 또 아리송하기만 한데요, 그게 하루키 아니었나요. 하루키를 기다리는 계절이 다시 또 찾아왔어요.

👬 그리고 또 한 번의 책방을 위해서는 5년의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유락쵸(有楽町)와 긴자, 도쿄의 오피스 타운에서 44년간 자리를 지켰던 '야에스 북센터 본점(八重洲ブックセンター )'이 오는 3월 31일 건물 재개발을 이유로 당분간 문을 닫아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두 9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체인 서점의 본점이 어찌됐든 폐점을 하게 됐어요. 1978년 당시로는 매우 드물게 750평에 달하는 규모에 100만 권이 넘는 서적을 취급하며 여러모로 주목받았거든요. 그래서 '맘모스 서점'이란 애칭이 붙었고, 주변에 오피스가 많은 관계로 건축이나 의학, 비즈니스 관련 서적에 특화되었어요. 직원들은 그런 전문성에 제대로 응대할 수 있도록 업무와 함께 공부에도 열심이어야만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더구나 일본 근대 건축의 1세대인 오시노미 쿠니히데의 배를 이미지화한 디자인의 건축은 야에스 지역의 랜드 마크 구실도 했거든요. 이후엔 점포 면적을 조금씩 확장해 지금은 1400평이 되었고,

44년만의 이별을 기념해 현재는 고객과 직원, 혹은 옛 직원 모두 서점에 추억을 갖는 이들이 그를 함께 공유하는 '앞으로도 이어진다-야에스 북센터-의이야기(これからも続くー 八重洲ブックセンター ものがたり)'가 진행중이에요. 에스컬레이터 양옆으로 무수의 '서점인'들의 메모가 적혀있는, 그게 곧 이곳의 역사 아닐까요. 서점의 매니저 우치다 토시아키 씨는 '서점이 없어진다 해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늘 있어요'라 말하며, 그곳에 얽힌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해주었는데요. 책방이란, 곧 사람을 품는 곳이었을까요. '야에스 북센터'는 2028년 그곳에 완공될 초고층 대형 복합 빌딩 내에, 다시 돌아와요.

🥛 환경을 위한 배려, 카페가 앞장서나요. 이제는 치킨집보다 카페가 더 많다는 얘기도 들려오는 시절, 스타벅스 재팬은 지난 2월 20일 그간 일부 점포에 한해 시행했던 매장 내 아이스 음료 글래스 컵 사용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어요. 우리 사정을 돌아보면 플라스틱 절감 노력은 매장 내 일회용장 사용 금지,  플라스틱 빨대와 커트러리 류 사용 제한, 나아가 종이 빨대나 매장 이용 시 뚜껑 없이 음료 제공 등이 진행되었잖아요. 다만, 이런 친환경적 실천들은 그로 인해 음료의 시각적 즐거움이 사라지는 부작용도 갖고 있어요. 실제로 찬 음료를 머그에 받으면 전 기분이 좀처럼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절감을 실천함과 동시에 고객의 음료를 마시는 즐거움이 최대한 저해되지 않도록, 2종류의 수지(樹脂)제 글라스를 준비, 프라푸치노나 캬라멜 마키아토가 '보다 맛있게 보이도록', '그라데이션이 예쁘게 비치는' 컵을 완성했다 하는데요, 이는 2020년 처음으로 글라스 컵 제공을 시작한 뒤 고객과 종업원(즉 파트너)들의 의견을 청취해 이뤄진 일이에요. 환경 지킴이도 좋지만, 카페는 곧 기분 무드 장사 아닌가요.

아무튼, 그래서 스타벅스 재팬은 이로 인해 2030년까지 폐기물 50% 삭감을 약속했고, 이와 같은 작은 실천들의 결과로 이미 재활용 비율이 이전에 비해 9배나 늘어난 점포가 있는가 하면, 또 어느 매장에선 쓰레기 배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해요. 오는 3월 말일까지 전국 1500개 실시를 목표로 '리소스 포지티브 컴퍼니'를 실현해 갈 예정이에요.

☕️ 아마 이런 건, 직접 체험하지 않는 한 느껴지지 않겠죠. 책방이 마을에서 사라진다'는 흉악한 이야기가 들려오는 가운데, 거리엔 책방의 냄새가 나요. 1945년 진보쵸(神保町)에 창업해 SF와 미스테리, 해외 번역 서적 발행으로 반 세기 넘는 역사를 살아온 '하야카와 서방(早川書房)'이 자사 사무실 빌딩 1층의 '킷사실(喫茶室)'을 마을에 열린, 시민에게 오픈된 장소, 살롱으로 다시 태어나요. 이 역시 건축 노후화로 빌딩 개수에 들어가며 결정된 사안인데요, '하야카와 서방'은 기존 1층의 접무실처럼 쓰였던 공간을 지역과 출판 문화의 미래에 공헌할 수 있도록,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지원하는 목적의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말했어요. 그러니까 출판사 회의 응접실이 동네 카페 겸 휴게실이 된 셈이에요.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킷사실'의 이름은 '살롱 크리스티.' 요일과 시간대별 운영 방식이 달라지는, 보다 유연하고 다양성의 공간을 목포료, 독자와 저자, 번역자와 출판업계 관계자 등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고', '읽고', '만드는' 장으로 꾸려져요.

테마는 '책을 축으로 사람이 연결되어 교류와 발견이 자라나는-새로운 읽는 이와 번역자를 응원하는 장이 되는-책을 전하는 사원이 보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참 길죠. 그만큼 새로 시작하는 포부, 하고 싶은 말이 많게 느껴지는데요. 그를 공간으로 표현해낸 건, 근래 서점 겸 킷사텡, 그리고 코워킹 스페이스 '진보쵸 북센터'랄지 저희 레터에서 자주 이야기했던 '시모키타 선로 마치'등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적 공간을 실험하는 UDS에요, 현관을 5.5m로 보다 크게 설계 마을과의 연결을 의식했고, 목재를 듬뿍 사용해서는 따뜻한 인상을, 그리고 책과 어울릴 수 있는 구조로 나가야(長屋) 방식의 설계를 응용했어요. '사고 사색이 집중할 수 있는 서재와 같은 반-개인공간.' 마치 진보쵸 그곳에도, 내 방이 생긴 것 같은 감각일까요. 전 서방이란 말이 그냥 참 편하게 느껴져요.🍃

💎 지난 코로나 3년, 우리 주변엔 세상을 떠난 이들이 많았는데요,  '이세이 미야케'의 창립자이자 일본 패션의 실험적 디자인을 쉬지 않았던 이름 그대로 미야케 잇세이 디자이너도 그 즈음 우리 곁을 떠났어요. 1980년대 일찌감치 파리 콜렉션에 진출하는 등 늘 시대를 앞서갔던 그인지라,  패션계에선 큰 상실이었는데요. 그런 시간을 지나 지난 2월 3일 긴자 4쵸메, 얼마 전 리뉴얼 오픈을 했던 기존 긴자 지점에서 가까운 거리에 이름하여 'ISSEY MIYAKE GINZA / 442'이 문을 열었어요. 눈과 코 앞에 '잇세이 미야케'가 모두 두 개나 되어버린 셈인데요. 다만, 이번 442 매장은 기존 매장의 주소지 '도쿄 긴자 4쵸메 4-2'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처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철학, 나아가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성격을 가져요. 그리고 매장 디자인을 바로 유리의 건축가, 요시오카 도쿠진 씨가 맡았는데요. 그는 오래 전 잇세이 씨 아래서 배움을 가졌던 이력도 있고, 잇세이 미야케가 추구하는 투명하고 혁신적인 미래를 표현하기에 꽤 적합해 보여요.

그렇게 꾸며진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모두 4개의 플로어 공간은 전체적으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졌고, 그건 모두 요시오카 씨가 자체 기술로 재활용한 재료에요. 더불어 요시오카 씨는 '금속성 재료는 미래에의 상징성을 가져다준다'라 했는데요, 그런데 바로 그 방식은 2017년 밀라노에서 공개됐던 ISSEY MIYAKE MILAN 보였던 것이기도 하고, 나아가 2020년 올림픽 성화 릴레이의 성화대에도 적용됐어요. 즉, 디자인도 재활용이에요. 그리고 그 때는 동일본 대지진 지역의 건축 폐재료를 수집해 응용하기도 했거든요. 그러니까 아픔이 모여 내일을 기도해요. 요시오카 씨는 '당시(올림픽 성화대 제작 시) '분출 성형(extrusion) 기술'이 이번 매장에서 곳곳에 활용됐다' 했어요. 사실 미래는 우리 주변 거리 어딘가에 흩어져 있나요. 점포 내에는 전시 공간으로서 'CUBE'가 마련되어 있고, 무한의 리사이클이 가능하다는 알루미늄을 통해 '이세이 미야케'의 내일을 걸어가요.

🗂 필요한 것만 사다, 그 전에 팔릴 만큼만 만들다. 일본의 전통적 셀렉숍 'United Arrows'가 2021년 가을부터 시자하고 있는 자체 EC 브랜드 CITEN의 실제 점포를 3월 이후 확장할 거라 발표했어요. 먼저 도쿄 외곽의 타치카와(立川), 그리고 쇼난(湘南) 지역의 두 곳이 예고되어 있는데요. CITEN은 코로나 3년을 지나며 매출 상 타격을 면치 못했던 '유나이티드 애로우즈'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일을 위한 전략으로 선보인 첫 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해요. FUTURE ESSENTIALS. 미래에도 필요한, 가장 필수적인 것들을 콘셉트로, 21년 가을 런칭 이후엔 줄곧 온라인 쇼핑으로만 대응해 왔어요. 그리고 몇 번의 성공적 팝업, 그리고 지속적 브랜드의 가치를 위해 앞으로는 Well-Made 점포 운영을 병행할 계획이에요. '기분이 좋아지는 일상복, 그 시작과 같은 상징적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CITEN의 옷이나 가방이나 잡화 등을 보면 기본적 디자인에 약간의 포인트가 될 만한 색상이나, 구조, 남녀 공용으로 생겨나는 젠더적 새로움을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데요. 가격도 '유나이티드 애로즈' 자체 상품보다 절반 쯤 저렴하게 느껴져요.

특히 2022년 8월 발매한 퍼티드 토트백은 누계 1만 5천 개 이상 팔리며, 벌써 CITEN의 대표 상품이에요. 셀렉숍이란 장르/브랜드 망라하며 온갖 옷들을 섭렵, 취급하는 곳인데, 그 안에서 생겨난 단 하나의 브랜드, 최소한의 어패럴이란 그만큼 '덜어냄의 결실'일까요. United Arrows 마츠자키 요시노리 대표는 '가볍고 편하게 부담갖지 않고 멋있는 패션을 즐길 수 있는 곳, 그런 라이프 스타일을 다시 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라 밝혔어요. 코로나 3년, 그리고 1일. 우리 어떤 옷 입고 또 하루를 살까요.

 🦘 20년 에코백 외길, '단 하나의 삶'  

필요한 것만 만들고, 쓸 것만 사고, 팔릴 만큼만 판매하는...이런 생활의 시작은 궁극적 단 하나의 에코백을 남길까요. 오늘의 마지막 뉴스는, 네덜랜드発 에코백 브랜드 '스잔 벨(SUZAN BIJL)'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해요. 이 브랜드는 2000년 창업자이자 당시 주부였던 스잔 벨 씨가 주방에 쌓여가기만 하는 종이백을 어떻게 좀 줄여볼까 싶은 마음에 제작한 단 하나의 '에코스러운 비닐 백'이 시작이었어요. 쓰고 버리는 비닐 봉지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되, 양쪽 사이드의 접힌 면을 깊게 조절해 볼륨을 내고, 다만 과감한 색을 활용해 비닐 봉지 태생임을 몰라볼 정도록 화사함을 갖췄는데요. 스잔 씨는 디자인에 대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실용적이며 기능성을 가질 것.' 그리고 다음으로 '서스태너빌리티를 생각해요.'라 말해요. 그렇게 상품의 베리에이션, 종류를 나눌 정도의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일상적인, 지속해 사용하는 단 하나의 가방이란 포지션을 확보한달까요. 2014년 스잔 씨의 고향이기도 한 로테르담에 1호점을 오픈했고, 이후 각국의 유명 브랜드, 편집숍 바이어들의 눈에 들면서 전세계로 판매를 확대하는데요. 위의 'United Arrows'와 폴 스미스와도 협업을 했어요.

특히나 2015년 이후라면 친환경 운동이 태동해 확대되던 시절이라, 15년 이후부터 매년 36% 넘는 성장을 기록해요. 그에 더해 규모가 커진 탓에 스잔 씨는 2019년 온라인에 투자,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거든요. 그리고 뭐가 있었죠. 2020년부터 22년까지 코로나가 전세계를 잠식했던 가운데, 스잔 씨의 에코백은 아무런 탈이 없었다 해요. 딱히 준비를 한 게 아닌데...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저희는 소재로 립스트 나일론 만을 사용하고 제품군도 단일화된 편이라 상황에 대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작게 살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인데요. 특히나 브랜드의 시그니처와 같은 'The New Shopping Bag'은 개발 이후 20년 동안 디자인에 변화가 조금도 없었어요.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만한 지속 가능성이 또 있을까요. 근래 에코백은 에코백 쓰레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실질적 에코하지 않음을 반증하는 말이 되어버렸는데,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에코백, 진짜 에코백은 그곳에 있었나요. '스잔 벨'은 생산의 다양화를 하지 않는 대신 몇 개의 철칙을 지키고 있다 말해요.

가장 먼저 '시즌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지만, 시즌이 끝나기 전에 모두 판매한다', 동시에 '재고는 최소한으로 콘트롤하고, 세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거래처에 유일하게 요청하는 건 세일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고, 기지는 시즌을 넘기고도 사용하지만, 그건 파우치나 지퍼 등 작은 부품의 수리를 위해서. 즉 고쳐 쓰기 위해 재단 후 남은 옷감 등은 스톡 후, 사용해요. 20년 넘는 역사의 가방 브랜드치고는 참 간촐하고 심플하죠, 하지만 그 간단한 것들. 잘 지켜지고 있나요. 작기 때문에, 단 하나라서 어울릴 수 있는 응(적)용의 가능성은 넓고, 그건 아마 우리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에코백은 캐쥬얼한 차림이든, 수트 일색이든 참 신기하게 어울려 주잖아요. 코로나가 시작하고 바로, 후지와라 히로시 씨는 패션은 패션, 옷은 옷. 이제는 실용적 디자인이 떠오른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어쩌면 그거 벌써 20년 전 시작되고 있었는지 몰라요. 

  🚜 시럽 말고 오일, '내일의 커피가 도착했어요' 

🍸 지난 2월 2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선 스타벅스의 신 메뉴, 무려 올리브 오일을 첨가한 커피가 발매됐어요. 이름하여 이태리어로 올리브를 뜻하는 '오리아-토(オリアート™)'인데요, 스타벅스 아라비카 커피에 시칠리아 섬의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파르타나(Partanna)'사의 고품질 올리브  품종 노첼레라 델 베리체(Nocellara delBelice)에서 추출한 콜드프레스 엑스트라 버진 오일을, 각각 음료에 약 한 스푼(15ml)를 넣어 완성한다 해요. 그냥 커피에 오일 첨가할 뿐인데, 이름들이 참 힘들죠. 그런데 이 역시 아주 단순한 이야기에요. 이탈리아엔 건강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 올리브 오일 한 스푼을 먹는 습관이 있고, 밀라노 식탕엔 올리브 오일 한 병쯤 놓여있다 하거든요. 그리고 밀라노라 하면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CEO가 1983년 첫 방문했을 때 이탈리아 인들의 생활 속 뿌리깊은 커피 문화에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요. 그리고 그게 곧 스타벅스의 브랜드 비전으로 인용되었는데요. 

그러니까, 생전 처음 듣는 '올리브 오일 커피', 스타벅스에겐 어제가 가르쳐준 오늘인 셈이이에요. 그렇게 음료는 브렌딩 방법에 따라 모두 4종으로 발매돼고, 22일 이탈리아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에도 상륙할 예정이라 해요. 전 예전 일드를 보고 종종 핸드드립에 꿀을 타보기는 하는데, 저희 엄마는 계피 가루를 뿌리시기도 하는데, 오늘과 조금 다른 그 커피 한 잔은, 커피향 설레는 내일을 만들어 줄까요. 떄로는 좀 특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그런 주말, 어떤가요. 그럼 우리 또 보아요.☕️

📫 오는 목요일, 3월 9일에 '야마테센의 '이야기' 배달부' 2번째, #105호가 발행됩니다.

📬 아래는 현재 '모두 오픈'중인 레터들이에요._앞의 두 개 레터는 첫 '모두-공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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