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건축공모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실무에서 하는 실제 설계권을 가져오는 현상설계가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건축 공모전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건축, 인테리어 공모전이 많이 있지만, 저는 학생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이 제한적입니다. 최근 몇달 동안 일반인도 참여가능한 건축공모전에 꾸준히 출품했습니다. 공모전은 학생때도 많이 참여했었는데, 졸업 후 이렇게 참여하는 건 또 신선하더라구요. 마음가짐이 좀 달랐었습니다. 학생 때의 공모전 참여는 사실 즐거운 마음이라기 보단 건축학도로서 필수의 영역이라 느꼈었고, 이력서에 한줄이라도 넣기위함이 컸어요. 지금의 공모전 참여는 순수한 재미의 영역이었습니다. 저는 생각한 것보다 더 건축을 좋아하더라구요. 회사에서 괴로운 작업만 하니까 즐거운 작업이 절실 했어요. 그래서 없는 시간 꾸역꾸역 만들어 내며 참여했습니다. 총 8개의 공모전을 참여했고 5개의 작품이 수상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잘했죠?
그래서 오늘은 저의 작업방식과 공모전에 대한 생각을 나눠볼까합니다. 뭔가 새로운 생각이 점점 멈춰가는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어서 어느 순간부터 공모전을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공모전 소개 웹사이트에서 건축, 디자인 카테고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공모전에 참여해보겠다라는 순수악을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수상의 목적보단 나의 멈춰있던 건축적 사고를 깨뜨리고 참가에 의의를 두자. 라는 생각이었어요. 직장인이고 퇴근 후엔 육아를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완성이 목표다라는 마음으로 (엄청 가벼운 마음이죠) 시작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이다보니 생각보다 건축이 진지해지지 않아서 좋더라구요. 학생때처럼 분석과 다이어그램을 많이 그려가며 내 설계를 뽐내보겠다는 그런 자세가 아니라, 주어진 사이트를 보고 느껴지는 건축적 감각,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었어요. 그래서 더 재밌었어요.
하루에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남짓입니다. 생각보다 직장인들, 육아인들..시간이 없죠. 무력하게 시간을 보낼때 보다 더 시간이 없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그래서 중요한 건 빠른 결정과,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공모전이라는 것은 심사위원을 설득하는 거잖아요. 심사위원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공모요강을 잘 보고 그것에 맞게 설계를 하겠지만, 심사위원들이 그 공모요강을 빠삭하게 이해하고 1:1로 대응하며 평가하진 않아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공모전이라는건 운이라는 영역이 크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하고싶은거 하는게 제일 좋은거 같아요. 심사위원이 좋아할까? 작년 수상작은 어떤 느낌이었지? 이런 부가적인 요소들 말고, 머리빠지는 그런 고민 말고, 그냥 이 땅에 이런게 좋겠군. 이런 가벼운 영감. 때로는 건축이 너무 진지하고 어려워서 거부감이 들때가 있어요. 너무 철학적이거나 너무 심도갚은 역사적 이야기를 담아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부담감에 건축이 멀어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인문학적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건축의 논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그럴 만한 능력이 없기도 하고, 그 수많은 논리들이 우리가 건물을 이용하는데 사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튼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건 으다다한 다이어그램 보다, 내 작품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 컷 하나. 저는 이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제가 강의를 하면 늘 하는 말이 있는데, <어쨌는 건축은 설득의 과정이고, 가장 강력한 설득의 수단은 이미지> 입니다. 제가 잘하는 이 강력한 설득의 수단을 적극 이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미지 만드는 능력도 더 좋아지고, 더 많은 테스트를 할 수 있었죠. 공모전을 하면서 이런 실력도 더 느는것 같아요. 실무에서의 작업은 그 템포가 너무 길고, 느리게 흘러가는 일들이 대부분이죠. 그 과정에서 배우고 터득할 수 있는 스킬적인 부분은 또 한계가 있잖아요. 이에 반해 공모전은 빠르게 치고나가는 방향성과 결단력. 그리고 움직이는 손의 빠르기 등을 기를 수 있습니다. 건축학도 시절 교수님은 저에게 <머리는 생각을 하고, 손은 쉼없이 움직여라>라고 하셨는데, 저는 이 말을 건축을 하면서 참 많이 느낍니다. 손을 움직여야 아웃풋이 나오고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실마리가 나오는 것 같아요. 수 없이 그리고, 스크롤을 내리고, 글을 쓰고, 모델링을 하면서 계속해서 제 머리속 이미지를 끄집어 내는 거죠. 그게 초기 건축 계획에서는 남들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린 거장이 아니기에 한번의 터치 만으로 강력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죠. 그래서 수많은 선들이 필요한거 같아요. 그 무수한 선들 중에 정리된 굵은 선을 그리고, 그것을 이미지화 하는 과정이 제가 건축을 하는 과정입니다. 끊임없이 영감을 받을 소스들을 아카이빙하고, 눈에 담아두고, 사진첩에 저장해두면서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저만의 비밀 수첩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건축업계는 언제나 불황이고, 건축일은 언제나 피곤한 작업이지만 그 안에서 어떤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한거 같아요. 저도 매일 요동치는 감정의 시간을 겪지만 그 안에서 멋진 건물을 보거나 내가 그리거나, 만들어내는 그 보람을 가지고 건축을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10년 전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고 학교에서와는 다른 실무적인 건축을 경험하면서 재미보단 바쁨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시절. 선배들에게 많이도 물어봤어요. <요즘 선배 삶의 낙은 뭐에요? > 당돌한 신입의 질문에 당황한 선배들은 그래도 성심껏 대답을 해줬었는데, 잊고있던 저의 그 순수한 질문이 문득 떠오릅니다. 저의 요즘 삶의 낙은 고통속에서 한톨의 즐거움을 찾는것? 지금은 이렇게 대답해줄거 같네요.
여러분의 요즘 삶의 낙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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