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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시선] 건축 컨셉? 그게 뭔데요

건축 컨셉 도대체 그거 중요한건가요

2023.10.06 | 조회 10.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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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마이서티즈

멈춰버린 우리 30대의 삶에 우리만의 향기가 한방울. 개인의 취향 가득한 30대인 저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어요. 당신의 삶은 어떤가요?

# 안녕하세요. [건축가시선]에서는 건축을 업으로 하면서, 건축을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내용들, 고찰들, 이야기들, 현상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건축물들. 그런 건축물을 만드는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건축컨셉

건축 컨셉이란 무엇일까
건축 컨셉이란 무엇일까

건축설계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막막한 것이 있다. 컨셉을 잡는 것. 도대체 컨셉은 무엇일까? 사실 학교 다닐 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컨셉.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아닌가. 건축 컨셉이라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의미. 어떤 의미로서 컨셉을 만들어야 하는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진짜 앞으로 건축 설계를 이끌어나갈 흔들리지 않는 그 무엇. 설계의 근간이 되는 초기 단계. 이 정도 수준으로 알고 있는 건축적 컨셉 잡기. 어떤 느낌으로 해결해야 할까.

회사에서는 오랫동안 현상설계팀에 있어왔다. 현상설계란 일종의 공모전과 같은 것이다. 공모를 통해 좋은 건축설계를 제안하는 회사 혹은 팀이 설계권을 가져간다. 생각보다 많은 현상설계 공모가 있다. 민간현상도 있고, 공공현상도 있다. 다양한 현상을 경험하면서 겪어온 건축 컨셉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첫 사이트 답사 후 어느 정도의 분석을 끝내고, 대략적 규모검토를 진행한 후 본격적으로 디자인과 방향을 결정한다. 이때 등장하는게 바로 컨셉.
"어떤 컨셉으로 할지 각자 생각해서 발표하도록 하자" 
사람마다 컨셉을 잡아가는 방향이 다르고 논리 전개 방식이 다르다. 옳고 그른 컨셉이란 없고, 그저 더 괜찮아 보이는 방향이 있을 뿐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컨셉은 어려워

컨셉이 어려운 이유는 아주 초기의 추상적인 것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상하직급을 떠나 처음 마주하는 컨셉의 자리에서 우린 선배와 후배를 설득시켜야한다. 나의 논리와 방향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래서 어렵다. 가장 어려운 것은 결정권을 가진 자들의 사고의 틀은 어느정도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해온 방식이 있고, 겪어온 건축 있으며 무엇보다 그들은 내가 너희들 보다 더 많이 알고 잘한다 라는 생각을 가진 자들이다. 이런 상사를 설득한다는건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후배들이 해온 것들을 보면 하나 같이 멋진 생각들이 많다. 표현이나 방식이 노련하진 못하더라도 그 본질이 번뜩이는 것들이 많다. 그것을 잘 끄집어 내주고 더 나은 방향으로 디벨롭하는 것이 선배들의 몫이 아닐까. 단순한 크리틱이 아니라, 그냥 잘못 했다고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민해주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려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다. 나 또한 마찬가지.

건축이라는 분야는 경험치가 쌓여 실력이 된다는 것. 늘 인정하고 고민하는 문제이지만 정말 초기의 아이디어, 대상지를 바라보는 관점, 이런 것들은 상사니까 더 잘하고 상사니까 이게 더 맞는 방향이고 하는 건 없는 것 같다. 시작을 무엇으로 보느냐. 어떤 관점에서 시작했느냐. 단순히 이것을 바라봐 주면 좋을 것 같다. 사실 건축주를 설득할 때도 전반적인 역사적 흐름이나 사실, 특성보다는, 정말 단 한가지 사실, 꽂힌 그 무엇, 내가 대상지에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무엇. 그것이 설득의 메인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컨셉 프로세스

늘 고민해오면서 컨셉을 잡는 약간의 프로세스를 만들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논리를 이끌어갈 지역적 현상(인문학적,역사적 배경)을 파악하고

2. 이런 현상 속에서 내가 대상지를 바라보는 문제점 혹은 가능성을 찾는다.

3. 문제점이라면 해결방안, 가능성이라면 개발방향.

4. 이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Key Word. (컨셉등장)

5.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례.

가장 중요한 1번. 나의 논리를 이끌어갈 지역적인 현상. 지역적인 현상이 없다면 그저 논리없이 늘어 놓는 생각에 불과해진다. 내가 이 지역에서 이런 것을 보았고, 그것을 이런식으로 해석해서 이런 생각으로 이번 건축을 하고 싶다. 라는 본질적인 생각이 중요하다.여기서 본인이 그저 중요시하는 한가지 단어, 생각 만으로 건축 전반을 아우르는 컨셉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인문학적인 모든 생각을 아우르는 생각이 아니라, 그저 내가 꽂힌 그 하나의 생각 만으로 건축 컨셉을 만든다.

컨셉 : 바다와 시각적으로 연결된 수영장, 파도와 어울리는 건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 호텔 초안
컨셉 : 바다와 시각적으로 연결된 수영장, 파도와 어울리는 건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 호텔 초안

결국 건축을 잘하는 것은, 남을 잘 설득하는 것과 같다.사실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의 문제.최소한 회사생활을 통해 하는 건축일은 설득에서 설득으로 끝난다.나를 설득하고, 옆 상사를 설득하고, 후배들을 설득하고. 많은 설득의 과정을 거쳐 진화한다.

컨셉 : 사거리 코너면을 강조하게 싶다는 생각에, 매스의 코너부를 깎아 디자인한 오피스 초안
컨셉 : 사거리 코너면을 강조하게 싶다는 생각에, 매스의 코너부를 깎아 디자인한 오피스 초안

단순히 외관의 디자인 컨셉이 아니라, 그저 이 건축을 설계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기준을 잡아줄 그 근간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그것이 바로 컨셉이 된다. 

컨셉은 하나의 단어가 될 수도 있고, 하나의 문장이 될 수도 있다. 건축을 이끌어갈 강력한 그 무엇이면 그만이다.

건축가가 본인의 건축을 설명할때 이런 말을 한다. 대상지를 보고, ”이러이러한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나는 이것이 컨셉이라 생각한다. 건축가의 초기생각. 이 전체 건축설계 과정을 만들어가는 강력한 건축가의 생각. 이것이 컨셉이 아닐까. 
건물들을 보면서 건축가의 컨셉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다. 건물을 면밀히 관찰하게 되고, 이 건물만이 가진 특징을 살펴보는 재미가 건물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 된다. 건축가는 분명 건물을 그냥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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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우우우의 프로필 이미지

    우우우우

    0
    over 1 year 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혹시 출처 밝히고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해서 올려도 될까요?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 같아서 공감하고 갑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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