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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브랜드보다 특정 인물과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를 형성하기 쉽기 때문에, 그 인물이 떠나면 팬들도 함께 이동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 브랜드가 직접 만든 콘텐츠보다 개인이 만든 콘텐츠를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 중 76%가 브랜드 콘텐츠보다 일반 사람의 콘텐츠를 신뢰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 키 플레이어의 이탈로 브랜드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와 정체성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키 플레이어가 곧 브랜드인 경우도 있어서 딱 잘라 말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충주맨과 같이 떠난 사람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을 이끌던 김선태 주무관님이 26년 2월에 면직(퇴사)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이 소식과 함께 시작된 충주시 구독자 이탈은 3일간 22만 명의 구독 취소라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이 감소세는 후임이신 김지호 주무관님이 <추노> 영상을 올리면서 일부 봉합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김선태님이 새로이 오픈한 개인 채널은 구독자 130만 명을 며칠 만에 달성했고요.
그런데 이런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특정 플레이어가 브랜드를 떠났을 때 팬들이 함께 움직이는 현상은 제법 흔하거든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충주시 채널에서 벗어나 과거로 한 번 돌아가볼까요?
2017년으로 가면 적당할 것 같은데,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채널로 인기 많았던 동영상은 7,80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영상의 조회수는 어떨까요?
구독자가 200만 명임에도 불구하고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는 1만 대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과 비교하면 심각할 정도의 수치 변화겠죠.
왜 이런 상황을 맞이했냐고요?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인 캐리의 교체가 있었습니다. 1대 캐리가 계약 만료로 하차하고 2대 캐리로 교체됐는데 주요 시청자였던 아이들이 내가 알던 캐리가 아니라면서 울고 불고 난리치는 등의 거부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부모님들은 캐리와 장난감 채널을 구독 취소하고 1대 캐리였던 강혜진 씨가 새로 만든 헤이지니 채널을 구독했다고 합니다. 구독자 수만 비교해봤을 때 헤이지니가 400만 명으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보다 2배에 달하는 숫자를 가지게 됐네요.
개인에게 의존했든 의존하지 않았든 브랜드보다 개인의 힘이 강할 경우 이런 문제는 늘 발생하게 됩니다. 충주시 채널도 비슷한 문제를 맞이하게 됐고요.

브랜드보다 사람을 믿어요!
근데 이 문제는 특정 개인이 브랜드보다 더 많은 주목과 공감을 받게 되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원인을 아니깐 다른 방법을 추구하면 안 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인플루언서나 캐릭터)이 브랜드보다 더 신뢰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미디어 속 인물과 일방적인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브랜드 마케팅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61%가 개인의 추천을 신뢰하는 반면에 브랜드가 직접 만든 콘텐츠를 신뢰하는 경우는 38%라고 합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 중 76%가 브랜드 콘텐츠보다 일반 사람의 콘텐츠를 더 신뢰하고 있고요. 거기에 더해 광고보다 구전(입소문)을 선호하는 비율이 92%라고 합니다. 대다수의 지표가 브랜드보다는 개인을 활용해야 효율적이라고 가리키는데 안 할 곳이 있을까요?
키 플레이어 없이 브랜드를 홍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년이라고 하니까요. 문제는 이 10년이 최소치에 해당하고 원하는 목표만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필요할지는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일부 브랜드에서는 포맷은 그대로 둔 채 활동하는 플레이어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을 차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노력을 하든 결국 프로그램보다는 특정 플레이어가 주목 받는 현상 자체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와 다른 산업군에서도 비슷한 일이 없는지 한 번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
내적 친밀감 들어봤죠?
직접 교류한 적은 없지만 괜히 막 친구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보통 내적 친밀감이 쌓인다고 표현하죠. 이를테면 강아지 산책길에 비슷한 견종을 만나면 알 수 없는 공감대가 생긴다거나 자녀가 있는 입장에서 신생아를 만나면 괜히 반가운 것처럼 말이죠.
이렇듯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이 감정은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합니다. 팔로우나 구독하고 즐겨보는 인플루언서나 유튜버한테 묘한 친근감을 느낀다는 거죠.
나와 유사한 취미를 즐기는 영상을 보면 유독 반갑게 느껴지겠죠?
근데 이 친밀감은 일방향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현실에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친근하게 구는 것처럼 무서운 일도 없겠죠.
이런 사회현상을 정의한 단어로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가 있습니다.
일방향적으로 이루어진 이 관계는 혼자만의 공감이나 애정을 통해 정서적 위안을 얻는 것이 특징입니다. 연예인 팬클럽 활동이나 스트리머의 팬 활동 또한 준사회적 관계로 하나로 볼 수 있겠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특정 유튜버나 개인에게 공감하는 것도 이제는 흔한 일이라는 거죠.

쉽게 만들고, 쉽게 끊고
특히 SNS 플랫폼의 발달로 인해 준사회적 관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지금의 SNS 플랫폼은 좋아요, 구독, 댓글, 후원 등을 통해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스타나 틱톡 라이브 등에서는 이 행위를 통한 소통도 자주 이루어지니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약해질 것 같진 않네요.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을 겁니다. 대충 예상되시겠지만 이 준사회적 관계는 쉽게 비틀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Parasocial Breakup이라고 합니다.
특정 개인을 따라 이동할 수도 있지만 그 개인의 행동 때문에 이탈 또한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는 앞서 말한 것처럼 양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향 소통입니다. 그래서 맹목적으로 바라보고 선망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모습을 보면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심한 사람은 심리적 이별까지 느낀다고 하네요.
이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심한 경우 자해나 자살 등의 결과로도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약한 정도로는 구독(팔로우) 취소나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겠죠. 이 관계 정리는 일반적인 사회적 관계보다 훨씬 더 빠르고 단호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누군가가 논란에 휩싸였을 때 빠른 정리를 추구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겠죠.

뛰어난 개인에게 공감하는
기업에서도 흔하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충주맨 사례를 보자면, 구독자 25만 명 증발 사태는 그만큼 충주시보다 충주맨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반증이겠죠. 만약 충주시를 좋아했다면 충주맨이 떠나든 말든 구독자는 그대로 유지됐어야 했으니깐요.
그런데 구독자 증발의 주된 문제를 따지자면 충주맨과 그에게 공감한 팬들보다는 충주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주시는 충주맨에게 브랜드 홍보 권한을 위임했지만 그와 동시에 언젠가는 반드시 생길 이 문제에 대해서는 딱히 대응하지 않았으니까요.
공무원 집단이라 그런 게 아닐까?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꼭 충주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수많은 기업이 핵심 플레이어에게 의존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브랜드가 각인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노력보다는 개인이 해결할 때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엄청 뛰어난 개인이 자신의 기업을 차리는 경우가 많고요.
대표적으로 테슬라,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있겠네요. 아니면 치폴레 CEO에서 스타벅스 CEO로 취임한 브라이언 니콜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고요. IT 업계로 더 확장하자면 아직도 회고되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도 있겠네요.
아니면 개인 사업자를 차린 수많은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겠죠?
브랜드 스스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지만 그에 비례하듯 키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게 좋냐고 따지기에는 여러 요인을 검증해야 하지만 보다 치명적인 것은 개인에 집중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그 책임이 쉽게 분산될 수 있는 반면 개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개인에 대한 공격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아무래도 백종원 프랜차이즈가 있겠네요.
예산시장과 식품표기법 등을 둘러싼 백종원 이슈는 눈 떠보니 더본 브랜드의 모든 프랜차이즈로 불길이 번졌고 점주들까지 같이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그만큼 브랜드에 충성하게 만든다는 말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브랜드에 대한 사랑이 정말 브랜드 자체가 잘 수행해서 만들어진 결과인지, 아니면 특정 플레이어가 만든 결과인지는 절대로 알 수 없고요. 그걸 알고 싶다면 그 플레이어가 자의적으로 나가든 쫓기든 사라져야 그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요.

그렇다면 반대 사례는 없냐?
산업군을 바꿔도 비슷하네요
너무 유튜브 채널만 이야기했으니 산업군을 한 번 바꿔볼까요?
패션에서도 비슷한 일은 많습니다.
메인 디렉터 교체로 인한 브랜드 이탈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구찌로 예시를 들자면 2004년 톰 포드가 구찌를 떠났고, 이후 스트리트 중심의 패션 트렌드가 부상하며 구찌는 매출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2015년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발탁되면서 패션 시장에서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는데요.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동물, 곤충, 꽃과 같은 오브제가 등장하는 제품을 선보였고 호랑이 머리 모양의 금속 장식을 사용한 ‘디오니소스 백’도 취임 첫 콜렉션에서 선보였습니다.
이후 다시 시작된 구찌의 황금기는 미켈레가 22년 11월에 구찌를 떠나면서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미켈레 퇴임 이후 케어링(구찌의 모기업) 주가는 다시 부진에 빠졌으니까요.
팀에 정착하기 보다는 잦은 이적이 발생하는 이스포츠쪽도 비슷합니다.
당장 LOL 이스포츠쪽만 보더라도 팀보다는 개인팬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 선수가 팀을 옮기게 되면 팬 또한 팀에 잔류하기 보다는 그 선수를 따라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을 응원할 수도 있지만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죠.

목표와 가치관이 뚜렷하다면..?
그렇다면 궁금한 것이 키 플레이어의 이탈이 항상 부정적인 결과를 만드냐?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브랜드의 공통점으로는 주고자 하는 바가 명확할 때 플레이어가 바뀌더라도 큰 지장이 없다는 겁니다.
워크맨(돌)처럼 특정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하면서 나오는 상황을 연출하고 거기서 재미를 뽑는 구조라면 뛰어난 개인이 교체되더라도 어느 정도 수습될 거라 생각합니다. 주된 목표는 뛰어난 개인의 연출보다는 그 상황 자체를 보여주는 데 있기 때문이죠.
충주시 사례로 넘어가자면 충주시의 공익 사업 홍보를 주된 목적으로 띄었다기보다는 최신 유행하는 밈과 연출을 바탕으로 유저 후킹을 우선으로 삼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김선태 주무관님이 발행한 책에서도 나온 맥락인데요.
조회수를 먼저 생각했다는 거죠.
그리고 그 영향은 이후 채널 운영에도 이어졌다고 봅니다.
충주맨 이탈 이후 업로드된 영상들도 후킹과 재미를 먼저 살렸으니깐요.
키플레이어의 이탈 또는 브랜드의 방향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공하려고 했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큰 변함이 없어야겠죠.
그리고 그 가치가 정말 무엇이었냐고 따져봤을 때 키 플레이어에게 의존하는 브랜드는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브랜드의 목적을 제시하기 보다는 뛰어난 개인 기교로부터 발생하는 결과에 매달리게 된다는 거죠.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만 이탈 이후 뒷수습 또한 원활하지 않을까요?

손가락만큼 가벼운 관계일까?
관계는 상황, 장소 등 여러 요소를 통해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결과물입니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만들 수 없는 것이며 상대방이 강요한다고 해서 성립되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꼭 쌍방의 관계를 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 원하는 회사만 골라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아요나 구독 버튼 하나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니깐요. 이 뉴스레터 또한 비슷할 것 같긴 합니다. 쉽게 맺은 관계는 쉽게 끊어질 수도 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인가에 대해서는 늘 의문이 있긴 합니다.
구독 취소 버튼 하나로 끊을 수 있지만 잔류한 충주시 구독자 75만 명 정도는 떠나는 선택을 하지 않았으니깐요. 일방향적 관계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나 보고서는 많습니다.
구독하셨거나 팔로우하신 채널들과의 관계를 한 번 고민해보면서 찾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오늘의 이야기도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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