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싫지만 콘텐츠는 궁금하다?

💡 무슨 내용인가요?

 - 전 세계적으로 뉴스를 피하는 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부정적인 콘텐츠가 자주 노출되는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

 - 은연 중에 뉴스를 안 보고 계셨던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부정적인 콘텐츠는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 모든 플랫폼이 부정적인 콘텐츠를 핵심 콘텐츠로 활용 중입니다.

사람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사랑합니다

‘악플읽기 챌린지’라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유튜버나 유명인이 자신에게 남겨진 악플을 읽고 그에 대한 반응을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얼토당토않은 악플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것과 동시에 당사자는 어떤 마음일지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그 상황을 해학적으로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트레스를 주는 댓글이지만 당사자는 애써 웃거나 담담하게 넘기는 느낌이 듭니다.

이게 포인트일까요?

이런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높은 조회수와 많은 댓글 참여가 확인됩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에 남겨진 댓글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악플에 강하게 반응하면 비난하는 사람들과 악플을 읽는 당사자를 응원하는 팬으로 나눌 수 있죠. 부정적인 콘텐츠에서 대부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되는데 이 현상은 부정성 편향과 연관 있습니다.

부정에 보다 격하게 반응한다

사람은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강한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프로젝트 진짜 잘했어.” 라는 칭찬보다 “너 분발 좀 해라, 사원보다 실력이 별로야.” 라는 말에 더 큰 반발심을 느끼게 됩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반응은 생존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발달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사건은 생명의 위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다는 거죠.

하지만 현대의 언론사들은 이 기질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포털 뉴스의 대부분은 부정적인 뉴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원고를 작성하던 중 네이버 뉴스 랭킹을 확인해보니 15개의 뉴스 모두가 부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범죄, 사고, 사생활 침해와 같은 뉴스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로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들어 뉴스를 접하는 매체로 SNS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디지털 뉴스 트래픽의 대부분이 포털을 통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사들은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SNS도 비슷한 편집 스타일을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보게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로 바꿀 수밖에 없는 것이죠.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이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해서 노출된다면 어떨까요? 저 같은 사람들은 관심 없음 버튼을 누를 겁니다. 아니면 아예 보지 않겠죠. 이처럼 부정적인 뉴스로 인한 피로감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트렌드가 생겨났습니다.

바로 ‘뉴스 회피’입니다.

‘뉴스 회피’는 부정적인 콘텐츠가 정신건강과 삶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판단이 들어 뉴스를 더 이상 소비하지 않으려는 행동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를 즐겨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도파민 중독이라고도 하는데, 누군가의 사과문이나 해명글이 올라오면 사건의 진위보다는 부정적인 상황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말하는 단어입니다. 이 쾌감은 자신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고통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합니다.

결국, 부정적인 콘텐츠는 우리의 감정을 더욱 민감하게 자극하며, 어떤 측면에서는 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제로 인해 혐오와 부정의 콘텐츠는 빠르게 확산되며,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게 됩니다.

오늘은 이러한 콘텐츠들이 왜 우리 주변에 많이 등장하는지 또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 지 보다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먼저 노출합니다

알고리즘이 그렇게 작동해요

Youtube의 콘텐츠는 알고리즘에 의해 동작합니다. 콘텐츠가 대박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해야 합니다.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다는 표현도 종종 확인할 수 있죠. Youtube의 알고리즘은 업데이트에 따라 변경되지만, 기본 개념은 항상 비슷합니다.

바로, 사람들의 참여가 많을수록 콘텐츠의 확산이 빨라진다는 점입니다.

참여의 예시로는 댓글, 좋아요, 공유, 썸네일 클릭, 시청 지속 시간 등이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많을수록 콘텐츠 도달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가 사람들의 참여를 많이 끌어낼까요?

당연히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끌겠죠. 하지만 부정적인 콘텐츠의 확산 속도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혐오나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콘텐츠에 쉽게 반응합니다. 여러분도 아마 이런 콘텐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이처럼 부정적인 콘텐츠를 보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네, 그 콘텐츠는 우리에게 노출되기 시작합니다. 내가 보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었던 사람의 부정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는 것이죠. 이는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노출되는 것입니다.

피할 수 없는 혐오의 홍수

Pew Research center의 연구에 따르면 논란이 되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는 높은 참여율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알고리즘이 사용자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정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 사용자 경험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사용자의 71%가 자신을 화나게 하는 콘텐츠를 접했다고 보고했습니다. Youtube의 알고리즘을 예시로 들었지만, 사실상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혐오와 부정으로 가득 찬 콘텐츠의 홍수를 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2002년,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지원으로 캘리포니아 해안 기록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해안선의 사진이 촬영되어 웹사이트(pictopic.com)에 업로드 됐는데, 이 사진들 중 일부에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집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다수의 1위를 기록한 유명한 가수이자 배우입니다. 그녀는 이 사진들이 자신의 집을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웹사이트를 상대로 사진 삭제와 함께 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소송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당 사진은 오히려 대중의 큰 관심을 끌면서 42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사진의 조회수는 고작 6건이었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사생활 노출을 막기 위해 소송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집이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심지어, 소송마저 기각되면서 거액의 소송 비용만 떠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원래는 정보에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그 정보를 접하게 만들어 오히려 더 큰 이슈가 되는 현상을 ‘스트라이샌드 효과’라 칭하게 됐습니다.

부정을 퍼나르는 사람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로 초기에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뉴스 등에서 디지털 교도소의 존재를 보도하면서 점차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뜻하지 않게 정보를 더 널리 퍼뜨리는 결과를 만든 것입니다.

‘악플읽기 챌린지’도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 챌린지는 단순히 악플에 대한 반응을 넘어서, 혐오적인 댓글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큰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콘텐츠를 제작한 사람의 영향력입니다.

구독자가 많거나, 공인이거나, 공공기관이 제작한 콘텐츠라면 더 큰 확산력을 가집니다.

밀그램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권위 있는 인물의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에 내가 신뢰하던 사람이나, 공식 인증을 받은 기관이라면 그 정보가 거짓이더라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가짜 뉴스를 단톡방으로 옮기시는 분들이 있지 않나요? 이런 활동 하나하나가 더 많은 사람에게 잘못된 정보를 검증없이 전파되는 매개체가 됩니다. 이러한 정보의 확산은 마치 감기가 전파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뉴스 회피는 하나의 트렌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로이터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17년에서 24년 사이 뉴스 회피율이 29%에서 39%로 늘었다고 합니다. 주된 원인으로는 부정적인 뉴스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무력감이 꼽힙니다.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뉴스에 노출되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스트레스는 불안감, 우울감 그리고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부정적인 뉴스를 접했을 때 그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없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도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마주하면 답답함이 먼저 느껴지지 않나요?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뉴스를 피하려 해도, 100% 피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사가 SNS 플랫폼에 뉴스를 업로드하고 있어, 혐오와 부정으로 얼룩진 콘텐츠를 피하려 해도 결국 내 눈앞에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이런 뉴스를 안 보면 되는 것 아닐까요?

이런 질문이 제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이는 오히려 자극적인 콘텐츠의 수위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많은 조회수를 얻기 위해 더욱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운 뉴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은 지독한 악순환입니다.

나름의 노력들

그래서 플랫폼과 언론사들은 이 뉴스 회피 현상을 줄이기 위해 여러 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에는 관심 없음 설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언론사들은 기획 및 특집 보도를 통해 부정적인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루거나 숏폼 콘텐츠로 전달 시간 자체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이터 뉴스의 리포트를 읽어보면 이런 노력들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뉴스 회피는 더 효과적인 새로운 방안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스스로 피하세요

혐오는 아무리 막으려 해도 뉴스가 됩니다.

특히 파편화된 정보를 보게 되면 이런 뉴스를 많이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포털 뉴스를 보더라도 헤드라인만 읽는 것보다는 전체 신문이나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매체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그 뉴스가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찾아보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 때도 있습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초기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청기록을 삭제하거나 비활성화하면, 내 피드에 원하지 않는 정보가 덜 노출됩니다. 이렇게 하면, 구글 검색창처럼 내가 필요한 정보만 찾아서 볼 수 있게 됩니다.

뉴스 회피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 현상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뉴스 신뢰도 퍼센티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뉴스가 싫을 뿐, 뉴스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부정적인 뉴스에 끌려가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주제나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만 선택해 피드를 꾸미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정신 건강을 위해 한 번 시도해보면 어떨까요?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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