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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 카드의 누적 수익률이 3,821%에 달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동일 기간 S&P 500의 성장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물론, 일부 카드에 한해서 발생한 일입니다.
- 그런 탓일지는 몰라도 포켓몬 카드가 출시되면 품절이 빠르게 이뤄집니다. 올해 포켓몬 30주년을 맞은 탓인지는 몰라도 재테크 상품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해 그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
- 포켓몬 카드를 플레이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같이 늘었다는 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매우매우 싫어하는 리셀 목적으로 말이죠.
포켓몬 카드 품절을 목격하면서
얼마 전 마트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하나 목격했습니다.
포켓몬 카드 자판기 앞에 한 남성분이 포켓몬 카드를 계속 구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매장을 크게 한 바퀴 돌고 와도 그 자리에 서서 포켓몬 카드를 구매하셔서 신기하게 바라봤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기계는 꺼졌고 자판기 화면에는 한 가지 문구 팝업이 등장했습니다.
모든 포켓몬 카드가 소진됐고 재입고 시 별도 공지하겠다는 안내문구였죠.
이 공지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켓몬을 정말 좋아하셔서 그 카드를 다 구매하셨을까?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구매하셨을까?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구매했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좀처럼 지워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평일 오전에 한 사람이 자판기 물량을 전부 비워냈기 때문에 좋은 의도로 구매한 것이 맞냐에 대한 의문만 더 커졌거든요.
그리고 이런 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포켓몬 카드 공식 사이트에도 이런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최근 발매된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 제품 중 일부 품목은 높은 수요로 인해 구매하기 어렵다고요. 해당 제품을 가능한 빨리 인쇄해서 공급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포켓몬 카드 대량구매는 비교적 흔한 일이겠죠?
상상 이상의 수익률
포켓몬 카드에 궁금증이 생겨 여러 자료를 검색하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자료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제목으로도 활용한 WSJ의 아티클이었습니다.
포켓몬 카드의 누적 수익률이 3,000%가 넘는다는 내용이었죠.
분석 회사인 카드 래더(Card Ladder)가 25년 8월까지 추적한 트레이딩 카드 가치 지수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월평균 누적 수익률이 3,821%에 달했다는 겁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의 상승률이 483%였으니 자산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켓몬 카드의 품귀 현상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26년 5월 1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포켓몬 30주년을 맞아 성수동에 포켓몬 행사가 개최됐습니다. 해당 이벤트에 참여하면 잉어킹 프로모 카드를 받을 수 있었는데요.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이벤트는 시작조차 하지 못 하고 중단됐습니다.
이후 온라인 신청으로 바뀌면서 잉어킹 프로모 카드를 지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걸 직접 수령 후 중고거래하거나 구매자 주소지로 대신 입력하는 방식으로 중고거래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잉어킹 프로모 카드만 검색해도 10만원 대에 판매하고 있는 것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요.
포켓몬 카드를 재판매하는 모습을 보니 몇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중단된 성수동 포켓몬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 중 팬이 아닌 사람들은 얼마나 됐을까?
내가 목격한 포켓몬 카드 구매자도 비슷한 목적으로 카드를 전부 구매했을까?
정답은 없겠지만 결국 순수한 참여(또는 구매)보다는 리셀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셀은 정말 불법일까? 아닐까?
포켓몬 카드는 하나의 예시일 뿐 어느 물건이더라도 리셀은 항상 뜨거운 주제일 거라 생각합니다.
누군가한테 리셀은 하나의 부업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팬층의 구매를 차단하는 적대적인 행위로 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도 있으니깐요.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리셀 시장은 쉽게 생겨나지 않습니다.
포켓몬 카드처럼 다수의 투자자가 유입되고 플랫폼 시세화가 갖춰진 경우에 한해서 생성됩니다. 포켓몬 카드가 3,000%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도 다 나름의 희소성과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거죠.
그래서 리셀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고민해봤습니다.
리셀이라는 행위가 정말 위법적인 행위가 맞냐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우선, 저는 리셀이 그리 좋은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범죄라고 치부하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정리하면서 깨닫게 됐고요.
정당하게 산 물건을 되파는 행위는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한정판 신발 1켤레를 사서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건 가능하다는 거죠. 물론 브랜드 차원에서 재판매 목적 구매 금지를 약관에 기재했을 경우 제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형사처벌보다는 주문 취소, 계정 정지, 이벤트 입장 제한 등 약관을 바탕으로 한 제재로 그치는 일이 전부입니다.
반대로 공급을 장악하기 위해 대량으로 사재기하거나 매크로로 구매 기회를 빼앗는 행위는 명백히 범죄로 취급받습니다. 공연법으로 인해 입장권을 판매자 동의 없이 상습 또는 영업으로 구입가보다 비싸게 파는 행위를 부정판매로 간주되거든요.
이 말은 반대로 제한 없는 가게에서 다수의 물건을 정당하게 구매한 다음 판매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거죠. 제가 며칠 전 마주했던 포켓몬 카드 구매처럼 말입니다.
해답 없는 이 리셀을 바라보며 떠오른 궁금증을 해소할 겸 오늘은 이 리셀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리셀러를 막기 위한 몸부림
플레이 시간으로 막은 닌텐도
리셀은 최근에 등장한 개념일까요?
잘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리셀은 있었습니다. 지금은 티켓, 신발, 의류 등이 리셀의 주요 품목으로 활용되지만 먼 과거에 벌어진 매점매석 행위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리셀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곡물과 같은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들인 다음 가격만 올려 다시 파는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리셀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깐요.
매점매석이 아니더라도 19세기에도 지금과 같은 티켓 리셀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인기 공연이나 철도 교통에는 제한이 있어 티켓 리셀이 횡행했는데요. 19세기 말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 주변에서는 표를 사서 비싸게 되파는 “sidewalk men” 또는 “Theater speculators”이라 불리는 길거리 티켓 투기상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뭔가 지금의 암표상과도 제법 비슷하죠?
그렇다고 해서 브랜드가 손 놓고 있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왕 포켓몬 이야기를 했으니 닌텐도에서 진행한 스위치2 리셀 방지책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닌텐도는 25년에 스위치2 초기 추첨 판매를 진행하면서 기존 스위치 유저가 맞는지 확인하는 조건을 몇 개 걸었습니다.
- 닌텐도 스위치 소프트웨어 플레이 시간 50시간 이상
-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누적 가입 기간 1년 이상
- 응모 시점에도 스위치 온라인 가입 유지
- 무료 소프트웨어나 체험판 플레이는 플레이 시간에서 제외
딱 봐도 닌텐도 스위치를 좋아하는 사람만 참여하라는 굳은 의지가 돋보이지 않나요? 물론, 돈만 있으면 리셀러가 구할 수도 있겠지만 대량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리셀러가 수익을 내려면 1대만 사서 되파는 것이 아니라 10, 100대씩 확보해야 하니깐요.
닌텐도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메르카리, LINE야후, 라쿠텐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닌텐도 관련 상품의 중고거래 부정 판매를 줄이겠다고도 발표했다고 합니다.

게임 이력을 체크하는 게임 회사
리셀러를 막기 위한 브랜드들의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방어 체계가 제법 흥미로웠던 분야는 게임 산업이었는데요.
로스트아크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는 카카오톡 ID당 1회만 예약 가능하고 예약자 본인만 입증 가능하다고 안내됐습니다. 실제 현장 기사에서도 입장 전 신분증 검사와 카카오톡 예약내역 확인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구매 수량 제한을 걸어둔 경우가 있는데 던전앤파이터 SNOWMAGE in 강남이 그에 해당하는 행사일 것 같네요.
한 사람이 다수의 물건을 구매할 수 없게 방지해둔 것이죠.
하지만 리셀러가 마음만 먹으면 여럿이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게임을 하는 유저인지 판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25년 블루아카이브 X 바이시클 플레잉카드 오프라인 전시존/팝업에서 현장 구매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8만원 이상 구매 후 블루 아카이브 내 [계정 정보] 화면의 *UID를 인증하면 래플 이벤트 자동 응모 및 10% 현장 할인이 적용된다고 안내됐습니다.
할인과 래플 헤택을 실제 게임 유저에게 주는 방식이죠.
붕괴 스타레일 PS5 출시 현장 이벤트도 비슷했는데요. 현장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한 뒤 UID 또는 모바일/PC 버전 플레이 화면을 인증하면 하루 100명 한정으로 굿즈나 영화 관람권을 뽑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보도됐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UID 인증과 더불어 계정 레벨 조건까지 걸어서 허들을 더 넣어둔 사례도 더럿 있었고요.
어떻게든 리셀러, 대리구매자를 줄이고 실제 브랜드 이용자에게 혜택을 배분하기 위한 장치인거죠.
* UID(user identifier) : 특정 유저의 계정을 가리키는 고유한 번호
모두에게 공정하지 않은 구매기회
현장 퀴즈쇼, 못 맞히면 나가세요
리셀을 중심으로 사례를 찾던 도중 퀴즈쇼 방식으로 리셀러를 차단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꿈빛 파티시엘 팝업스토어가 진행된 적 있었는데요. 입장 전 현장 퀴즈를 통과하지 못한 대기자의 입장을 제한했다는 겁니다.
질문 수준이 높았냐고 보기에는 애매한 것이 주인공 캐릭터를 맞히는 수준으로 꿈빛 파티시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맞힐 수 있었다고 합니다.
꼭 캐릭터를 맞히지 않더라도 무슨 역할을 하는지 대충이라도 설명할 수 있다면 통과해줬다는 후기도 있었고요.
일본에서도 이런 류의 현장 대응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태프가 와서 지금 구매하려는 건담 상품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에 곧장 대답하지 못 하면 줄에서 나가달라는 안내를 받게 됩니다.
이 질문 또한 구매하려는 물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쉽게 맞힐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고요. 여러 행사에서 이와 같이 브랜드와 관심없는 사람을 걸러내는 방식으로 이런 질문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브랜드에 관심없어도 구매할 수 있지 않냐? 라고 주장하기도 하며 다른 한쪽에서는 브랜드에 관심있으니깐 굿즈까지 구매하는 거 아니냐고 답하기도 합니다.
브랜드나 팬 모두 원하는 건 같습니다.
리셀러보다는 그 브랜드 제품을 원하는 팬에게 구매 기회를 제공해주고(제공받고) 싶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면 브랜드도 정말 똑같이 생각하냐는 거죠.
왜냐하면 리셀러를 막을 수 있는 굉장히 쉬운 방법이 하나 있거든요. 공급을 늘려 리셀러가 이득을 보지 못 하게 만들면서 누구나 구매할 수 있게 만들면 가볍게 해결됩니다.
최근에 슈퍼 마리오2 영화 개봉을 기념하면서 요시 팝콘통 판매가 이뤄졌는데요. 리셀을 노리고 구매한 사람들 때문에 갑작스러운 품절대란까지 벌어졌습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나 싶더만 CGV에서 4차에 이르는 요시 팝콘통 추가 판매를 진행하자 가격은 신기하게 조정됐다고 합니다.
접근권에 관하여
리셀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기에 성립되는 시장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구매자가 물건을 구매하지 못 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왜 구매자는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지 못 할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접근권이라는 개념과 밀착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드는 일정 기간마다 프로모션을 위한 한정판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이걸 모두에게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한정 수량을 건다거나, 특정 행사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게 유도하죠.
단적으로 말하자면 돈(자본)이 있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이 물건에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접근권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간 접근권, 공간 접근권, 정보 접근권, 인증 접근권.
그 외에도 필요한 접근권은 많겠지만 이 접근권을 전부 만족한 사람만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전부 충족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예약에 실패해서 접근조차 못 할 수 있고, 누구는 거리가 멀어 시도조차 못 할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구는 온라인에서 구경만 하는 신세를 면치 못 할 겁니다.
이런 물리적인 조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의 수요와 리셀러의 공급이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리셀 시장이 형성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걸 방지하기 위한 가장 쉬운 해결책이 위에서 말씀드린 지속 판매입니다.
물건을 계속 공급함으로써 기존 물건의 가치를 낮추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 방법을 선택하는 곳도 있지만 꼭 만능 해결책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리셀의 대표 분야 중 하나인 티켓 산업이 바로 그 통하지 않는 사각지대입니다.
티켓은 특정 좌석, 시간, 경험을 판매합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공급한다고 해도 그 공급 재화는 정해져 있을 뿐더러, 자신이 원하는 배우의 공연을 예매할 수 있는 확률은 턱없이 낮아지겠죠.
모든 이에게 접근 가능한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한 리셀 문제는 결코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어떤 상품이든 자산화가 된 세상
리셀러 막다가 고객도 막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 따르면 올해 1~4월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카테고리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배(5,625%) 급증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신규 포켓몬 카드팩이 나오자 그걸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하는 사람들도 600명이 된다는 기사도 있었고요.
다른 말로 하자면 포켓몬 카드를 구매하고 싶은 아이들은 사실상 못 산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부모님들도 직장을 다닐 경우 대신해서 구매해주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이런 상품 구매에 앞서 제한을 두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제법 많았습니다.
구매자 입장에서 제한을 두는 건 나름 타당한 주장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투자한 팬이면 투자한 만큼 돌아왔으면 하는 보상심리가 있을테니깐요.
하지만 제한이 마냥 좋게 돌아가지는 않을 겁니다.
브랜드 입장을 좀 더 변호해보자면 리셀 방지를 위해 인증 체계를 위한 비용을 많이 지불해야 합니다. 암표상을 차단하기 위해 봇 탐지, 본인 인증, 결제 검증 등 여러 보안 체계를 도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걸 위한 기술과 운영 비용은 추가적으로 들고요.
하지만 아무리 잘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우회 루트가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최근 있었던 부산 BTS 공연에서도 현장에서 암표 거래를 진행한 내외국인 11명을 검거했다고 합니다.
정가 22만 원짜리 입장권을 68만 원에 되팔다 단속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셀러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악성 소비자를 막기 위해 준비해둔 장치는 기존(또는 신규) 소비자에게도 장애물로 작동할 것이고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인증 체계의 강화는 리셀러를 막는 효과도 있겠지만 신규 고객의 유입 또한 차단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브랜드에 접근하기 위해 비가격 비용을 많이 치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사용하지 않아야 비싸지는
더 본질적인 문제는 취미 산업이 금융상품처럼 바뀐 것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포켓몬 카드는 원래 게임이고 장난감이자 수집품입니다. 그런데 미개봉 박스 시세, 희귀 카드 고가 거래 등이 확대되면서 카드의 정의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이 카드로 게임하면 좋은 성능을 내는가에서 미개봉으로 묵혀 두면 분명히 이득일 거야라는 확신처럼 말이죠.
처음부터 소비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수익을 생각하고 구매한다는 겁니다.
포켓몬 카드 수익률로 어그로를 끌긴 했지만 실제 포켓몬 카드는 일부 카드, 일부 사람에 한정해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미국 유명 유튜버이자 프로레슬러인 로건 폴이 소유했던 전설적인 포켓몬 카드가 트레이딩 카드 경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매각됐는데요. 약 238억 원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21년에 약 77억 원에 매입한 카드였는데 무려, 3배나 뛰었다고 봐도 좋겠네요.
놀이와 수집 대상이었던 카드가 수익률로 평가되는 자산처럼 다뤄지게 된거죠. 이건 다른 카드 산업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더 웃긴 건 포켓몬 카드가 미개봉 상태일수록 더 비싸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상품은 원래 쓰라고 만들어졌는데, 시장가가 붙고 희귀성, 위조품 방지 등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거죠.
마찬가지로 신발도 신지 않을수록, 굿즈는 쓰지 않을수록, 포장이 벗겨지지 않을수록 비싸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더더욱 소비하는 형태보다는 보존하는 행위로 변질되게 됩니다.
시장에 물건을 풀었는데 사용되지 않는다면 추가로 공급할 필요가 없잖아요?

누구에게 기회를 줘야 할까?
진짜 팬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리셀을 따지기 전에 앞서 모든 의문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 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 같았습니다.
가입만 하고 활동을 안 한 사람도 팬일까요?
꼭 돈 주고 물건을 구매해야만 팬일까요?
아니면 그 브랜드의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만 팬일까요?
저도 이 글을 적어가면서 정의한 이 질문들에 대해 쉽게 답변하지 못 하겠더라고요. 왜냐하면 누군가에게는 없는 시간 쪼개서 조금이라도 투자했을 그 감정이 너무나도 소중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브랜드에 투자한 열정만큼 돌려받기를 원할 수도 있을테니깐요.
그리고 정말 갖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리셀가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리셀 시장을 탐색해봤을 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확인하지 못 한 회색지대도 분명히 있을테니깐요.
포켓몬 카드 자판기 앞에서 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 같습니다. 카드를 구매하신 분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 남은 건 그 누구도 구매할 수 없다는 품절 안내문이 전부였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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