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내용인가요?
- 최근 CGV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영화관의 최근 사업 트렌드가 궁금하신 분들
- 볼 영화가 없는데 영화관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의문스러우신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영화관은 최근 특별관 투자 및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이제 영화관은 오프라인 & 미디어 공간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 같습니다.
얼어붙는 영화 산업
요즘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줄고 있습니다. 2022년 대비 2023년의 관객 수는 8% 정도 증가했다고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저도 올해 들어 영화를 보러 간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하더라도 1, 2개월 정도 기다리면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으니 굳이 영화관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영업손실 3800억
영화 관객이 줄어드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볼 만한 영화가 없다는 의견도 있고, 최근 올라간 티켓값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시청 환경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히 자막이나 사운드 문제로 그런 불만이 제기됩니다.
이 모든 불만은 일리가 있습니다. 그 결과일까요?
흥행에 성공한 영화보다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 한 영화가 더 많은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영화 관객이 많이 몰렸거나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의 소식이 자주 들렸는데, 이제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영화를 상영하는 CGV는 어떨까요?
CGV는 코로나 시기에 영업손실 2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영화도 잘 안 보고, 흥행 영화도 적어졌으니 CGV의 영업손실이 더 심해졌을까요? 혹시 망하기 직전일까요?
하지만, 흑자 전환 성공
아뇨, 최근 CGV는 영업이익 45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한때 무리한 터키 진출로 여러 뉴스 기사에서 CGV를 질타했습니다. 해당 진출을 담보로 한 파생상품거래에서 손실이 발생했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그런데 현재 CGV는 실적 정상화와 함께 CJ 올리브네트웍스를 자회사로 두게 되었습니다.
참 신기하지 않나요?
영화 산업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침체기였습니다. 사람들은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소비합니다. 미디어를 시청하는 소비 패턴이 달라졌습니다. CGV에게는 이 모든 일이 불편했을 겁니다. 그 무엇 하나 CGV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까요?
CGV한테는 2가지 무기가 있었습니다. 특별 상영관과 라이브 뷰잉 콘텐츠였습니다. 네, 그래서 오늘은 CGV가 이 2가지 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위기를 타파했는지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늘어나는 특별 상영관
특별관 매출 비중의 변화
영화관 좌석이 리클라이너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새로 오픈하는 영화관 홍보자료를 보면 ‘전관 리클라이너석’이라는 포인트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영화관 좌석에 달린 팔걸이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 적이 많았습니다.
메가박스에서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오른쪽 팔걸이가 자신의 팔걸이라 말하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쟁은 이제 점점 줄고 있습니다.
두 다리 쭉 뻗고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좌석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영화관은 공간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130석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40석만 배치해서 판매하는 샤롯데 영화관도 있고 침대에 누워 시청할 수 있는 템퍼시네마도 등장하는 등 다양한 프리미엄 관이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관이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 하나로는 오프라인 공간의 차별화입니다.
이 방법이 정말 도움이 될까요?
흥미롭게도 CGV에서 이 특별관에 대한 지표를 공개했습니다. 특별관 매출 비중의 변화입니다. 19년에는 16%에 불과했는데 23년에는 30%까지 올라갔다는 내용입니다.
비싸도 갑니다
CGV에는 여러 특별관이 있습니다. 4DX랑 IMAX 한 번쯤 들어보신 적 있지 않나요?
“영화는 역시 용산 IMAX관에서 봐야 한다”는 커뮤니티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좋은 영화를 넓은 스크린으로 본다는 건 좋은 시청 경험이잖아요. IMAX는 일반적인 시네마 스크린으로 담을 수 없는 영역까지 보여줍니다.
‘듄’과 같이 장엄한 서사시가 그려지는 영화는 꼭 IMAX로 보는 것이 보다 좋은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영화보다 비싼 티켓값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꺼이 구매해서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물건이든 가격이 오르게 되면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하는 사람들.
그리고 다른 대체품을 찾는 사람들.
오히려 좋아
사실 영화의 대체재는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영화 티켓 한 장을 구매할 돈이면 넷플릭스 한 달 구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특별관 매출 비중이 늘었다는 사실은 이제 사람들의 영화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일반 영화관에 갈 바에는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좋은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영화관을 기꺼이 찾아간다는 뜻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영화 산업 침체기에 따른 전체 관객수는 줄어들었어도 객단가는 높아진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CGV도 이를 발견하자마자 4DX, SCREENX 상영관을 글로벌 확장하기로 마음먹고 움직이는 중에 있습니다. 과거에 질타 받았던 글로벌 진출이 뜻밖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영화만 상영한다고 했나요?
그런 적 없는데요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관 체인은 ‘AMC Theatres(시어터스)’입니다. 이곳에서는 BTS의 콘서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가 상영된 적 있습니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콘서트를 미국 영화관에서 시청한 것이죠. 콘서트 외에도 Super Bowl 챔피언스 경기를 상영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가 아닌 경기나 무대를 실시간 송출해 시청하는 방식을 라이브 뷰잉이라 합니다.
영화관이라고 해서 영화만 상영해야 할까요? 스크린으로 송출 가능한 미디어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가능하지 않을까요? 영화관의 구조를 바꿀 필요 없이 상영할 수 있는 신규 상품군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CGV로 돌아와볼까요?
CGV에서 <임영웅 콘서트 -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을 라이브 뷰잉으로 상영한 적 있습니다. 최근 기준에는 이세계아이돌의 릴파님의 콘서트인 릴파콘을 CGV 극장에서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콘서트만 했을까요? 2023 LOL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생중계를 판매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영상 기반의 모든 콘텐츠가 영화관에서 상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미디어와 전혀 상관없는 저자와의 북토크도 영화관에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그대로 둔 채로 다른 콘텐츠를 상영하거나, 공간을 대관하는 등으로 활로를 개척한 것입니다.
라이브 뷰잉
CGV에서는 영화 외 상영하는 콘텐츠를 얼터너티브 콘텐츠라 부릅니다. CGV의 분석에 따르면 이 콘텐츠를 시청하는 관람객 수가 과거에 비해 100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콘텐츠들은 침체된 영화 산업과는 별개로 영화관의 새로운 성장동력 중 하나로 봐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변화할 수 있는 흐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이 흐름의 주역에는 공연과 콘서트가 있습니다.
콘서트를 보기 위해 공연장에 가는 것이 좋지만, 여러 상황에 따라 티켓팅이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뷰잉은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외국에서 진행하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그때마다 외국에 갈 수는 없잖아요?
또, 서울에서 진행하는 콘서트를 지방에서 보러 오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이 라이브 뷰잉이 좋은 대안책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로모션이 용이한 구성
영화 한 편이 보통 상영되는 기간은 1개월 정도 됩니다. 인기가 없으면 조기 종영되거나, 인기가 있으면 기간을 늘립니다.
예를 들어, 어벤져스 인피니티워는 2018년 4월 27일 개봉하여 약 2개월 정도 상영되었습니다. 반면 인기가 없는 영화는 1주만에 종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라이브 뷰잉 콘텐츠는 1,2일 정도 단기 이벤트에 가깝습니다. 또, 영화처럼 모든 상영관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요.
영화관 측에서도 유동적으로 대응하기도 용이하고, 프로모션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해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마치, 팝업스토어처럼 반짝하고 사라지는 느낌이 있네요.
영화에 집중 안 하나요?
오프라인 공간 집중하기
영화관의 새로운 무기 2가지를 보여드렸습니다. 특별관 증축과 라이브 뷰잉 콘텐츠 확장인데, 많은 영화관들이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얘네 영화관 아닌가?
영화에 집중해야 하는 거 아냐?
네, 맞습니다. 영화관의 기본은 영화에 있습니다. 그런데 OTT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영화 배급 구조는 변경되었고 소비자의 영화 소비 형태는 달라졌습니다. 이 변화는 영화관이 원해서 바뀐 미래일까요?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환경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적응하거나, 전통을 고수하거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보유한 사람들한테는 전통을 고수하는 것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 입장에서는 적응하는 것이 더 생존 가능성이 높았을 겁니다. 손익분기점을 넘는 영화는 적어지고 좋은 영화는 OTT에서 상영하기 바쁩니다.
그렇다면 좋은 영화를 놓고 OTT와 경쟁해야 할까요? 얻을 수 있는 가치에 비해 치를 대가가 너무 큽니다. 상대방의 기운이 강할 때 굳이 맞받아칠 필요는 없습니다. 손자병법에서도 상대의 강점을 피하고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가지지 못 한 무기를 갈고닦아 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법입니다. 영화관에게는 OTT한테 없는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오프라인 공간입니다.
히크의 법칙(UX 심리학)
영화관은 거대한 스크린과 생생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이 시스템은 외부 요소를 차단한 채 관람객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합니다. 오로지, 그 공간과 콘텐츠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콘텐츠는 찾는 것부터가 일입니다.
히크의 법칙이라는 UX 심리학이 있습니다. 선택의 수가 많을수록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론인데, 넷플릭스에 접속하면 항상 비슷한 기분을 느낍니다. 콘텐츠는 진짜 많은데 도대체 뭘 보면 좋을지 몰라서 의미없이 스크롤을 내리거든요. 저만 그런가요?
또, 막상 콘텐츠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주변 방해로 인해 시청을 도중에 중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즐기는 콘텐츠는 정말 내가 그만 보고 싶을 각오가 되었을 때만 중단할 수 있습니다. 많은 콘텐츠가 진열된 서비스도 좋지만, 가끔은 누가 딱 정해준 콘텐츠가 좋을 때도 많습니다. 이런 점들이 모여 영화관의 매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망했다고 말하지 말기
코로나의 등장과 OTT의 강세는 분명 영화 산업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사람들의 미디어 소비 방식마저 180도 바꿔놨죠. 그러나 이 역경을 딛고 새로운 무기를 준비해 실적 문제를 해결한 CGV의 움직임은 놀랍습니다.
당시, 터키 투자 실패와 주식 시장 폭락으로 모두가 CGV를 질타했습니다. 곧 망할 회사라고 이제 영화관은 영영 보기 어려울 거라고 했죠.
낙관적으로 살아봐요
비평과 비난.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입니다. 부정적으로 시니컬하게 사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대부분 낙관주의자였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넘어서 상황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의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잘 될 거라는 말보다는 그만하면 됐어라는 말이 더 편합니다.
안 될 겁니다.
이대로는 방법이 없어요.
이런 부정은 내가 아닌 타인으로부터 비롯된 말입니다. 만약 CGV가 이 말을 믿었다면 실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요? 누가 영화관에서 콘서트를 틀면 잘 될거라고 말했을까요? 재무 상황이 안 좋은데 특별관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때때로 모든 일이 의심스럽습니다. 절망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믿고 나아가야만 합니다. 이 방법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영화관의 실적 회복을 거울삼아 남들한테 없는 나만의 무기를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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