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상

✈위험하니깐 이주민시키죠? - 위험의 이주화 -

위험이라는 폭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2024.07.30 | 조회 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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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 화요일마다 생각해보면 좋을 트렌드와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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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내용인가요?

 - E-9 비자 확대 이후 이주노동자의 사망사고 횟수가 늘고 있습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이주노동자가 정말 국내 일자리를 뺏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

 - 이주노동자가 한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위험을 이주 &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안전이 필요합니다.

 - 이 위험은 전세계적인 글로벌 이슈로 봐야 합니다.


늘어나는 노동자 사망사고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중 18명이 이주노동자에 해당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리셀 인근 공장에서 또 다른 추가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에서도 노동자 사망사고가 늘고 있습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경남 지역에서만 벌써,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부 발표에서는 노동자의 사망사고는 줄어든 추세라고 하지만, 2010년대와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한 상황입니다.

즉, 어떤 기점을 중심으로 산재사망사고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22년도에 말이죠.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18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18

E-9 비자의 확대

22년도에 정부는 E-9 비자 규모를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비자는 자격이나 경력이 필요하지 않은 제조업, 건설업, 농업, 축산업을 비롯한 비전문 직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비자입니다. 위험한 현장에 대신해서 일할 노동자를 국가 차원에서 확대 모집한 것이죠.

그런데 이 업종 모두가 알다시피 저임금과 고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위험 현장에서 숙련 노동자들이 이탈 중입니다. 이 노동력을 상쇄하기 위한 정부의 대안은 E-9의 확대입니다. 저임금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로 노동력을 채운다는 것이죠. 이 비자는 앞서, 말한 것처럼 비전문 노동자를 위한 비자입니다. 관련 경험도 없고, 기술도 부족한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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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산재 발생 횟수

그러나 위험한 현장에는 비숙련 노동자보다는 숙련공이 필요합니다. 그곳에 사람을 밀어 넣는다고 해서 일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일을 위해 비숙련자, 비전문 이주 노동자를 밀어 넣지만, 안전은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E-9 비자 확대와 함께 늘어난 산재 발생 횟수는 비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국을 떠나 돈을 벌러 왔는데, 목숨을 위협받는 현장인 것입니다.

오늘은 이주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한 번 뜯어볼까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이 과연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일지에 대해서도 같이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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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권력 관계

이주노동자와 사업자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게 떠오르나요?

저는 수평적인 문화가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정말 수평적인 관계가 유지될까요? 스타트업에 새로 들어온 신입과 이사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신입이 이사에게 업무를 요청할 수 있을까요? 많은 예의를 갖춰야만 간신히 말이라도 걸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수평적인 문화이자 평등한 공간을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불평등한 권력이 공존합니다.

그렇다면 이주 노동자와 사업자간의 불평등은 오죽할까요.

이주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본국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넘어 온 가장들이 다수입니다. E-9 비자의 남녀비율을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이 비자의 남성 비율은 91%입니다. 또 이들은 가족을 위해 주거비용 및 생활비를 아껴 남은 돈을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습니다.

비용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비를 낮추고자 기숙사나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주거 형태도 많이 관측됩니다. 전문직 이주 노동자와는 전혀 다른 주거 형태로,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다 한파로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기사틑 숱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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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칠 수도 없어요

E-9 비자에는 2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체류기간은 3년이고, 재고용은 1회만 가능합니다. 만약, 근무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박차고 나간다면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건, 당연히 비자를 관리해야 하는 국가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가 모여 그들로 하여금 열악한 환경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외길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비닐하우스나 근로 시간이 올바르게 보장되지 않는 채로 말입니다. 일자리가 나를 망가트리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몇 년을 인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그들의 일자리는 결코 쉽지 않는 곳에 위치합니다. 이주 노동자의 약 84%가 제조업과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근무, 주거 그 모든 것이 위험으로 가득 찬 현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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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니깐 외주시키죠?

왜곡되는 노동 환경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모든 문명의 기록은 야만의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효율을 위한 E-9 비자 확대 선택은 위험이 가득한 환경에 그들을 초대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노동을 시키는 자와 노동하는 자의 구분은 보다 명확합니다.

불평등한 권력관계는 노동 환경을 왜곡시킵니다.

물론, 올바른 노동법을 준수해야죠.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왜곡된 권력 관계를 인지했을 때 사람은 무섭도록 잔인해집니다. 이 사실은 유명한 스탠퍼드 감옥 실험(간수와 죄수)에서 충분히 입증되었습니다. 이토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피해는 늘지만, 피해를 준 사업자에 대한 처벌은 뜨뜻미지근합니다.

이주노동자 의무보험 미가입 사업자의 처벌받는 비율이 1%도 되지 않는다는 뉴스 기사와 임금 체불액이 1223억원 달했다는 내용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 고용주들에게 13만 9천 달러 벌금 (약 2억)을 부과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것에 비하면, 굉장히 씁쓸한 처벌결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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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는 당연한 시스템

우리는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것을 눈 감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원청에서 수행하기 어렵거나 빠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하청업체를 고용하는 형태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구조 속 외주 시스템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외주를 쓴다는 것은 곧, 전문가에 전문적인 일을 맡겨 속도를 낸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를 쓰는 이유는 숙련공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가 빠진 까닭에 그 인원수를 채우기 위함에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숙련공이 빠진 자리를 의사소통도 어려운 비숙련공 이주 노동자로 메꿨습니다.

댐에 구멍이 생겼을 때, 임시방편으로 메꿨다고 해서 해결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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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위험들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하청노동자가 원천노동자에 비해 다치거나 사망할 위험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산업재해와 노동자 숙련도의 연관성은 공통적으로 관찰됩니다.

결국 이주 노동자를 쓰더라도,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는 숙련공의 현장 이탈입니다. 그리고 이주나 하청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의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건, 이주 노동자를 위해서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위험한 현장을 없애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주 노동자가 와서 다쳤다는 내용보다는 이 근본적인 문제를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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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는 글로벌 이슈

외국도 위험합니다

위험의 외주화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 맡긴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그 하청업체는 이주노동자에게 위험을 넘기고 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서 위험의 이주화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건,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친절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킹홀리데이로 많이 떠나는 호주를 한 번 볼까요?

호주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 6명 중 1명은 최저임금도 받기 어렵다는 뉴스가 있습니다. 호주가 아닌 미국은 어떨까요? 미국에서 발생했던 메릴랜드 볼티모어 대형 교량 붕괴 사고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들 모두가 중남미 지역 출신 이주 노동자였습니다.

미국인들이 일하기 꺼리는 심야 시간에 보수 공사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이주민이 위험한 일을 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부정하고 싶지만,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도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포용하라.

말은 쉽지만, 현실은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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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위험한 일에 내몰립니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약 30%가 넘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30인 미만의 제조업에 근무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정도에 해당하는 수당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를 보더라도 그들 다수가 서비스직 아니면 제조업에 근무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 겁니다.

결국, 자국민이 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외주줬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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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죠? 저도 그렇습니다.

이건 불편한 이야기가 맞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노동을 시키는 구조는 용병 시스템이 있었던 중세부터 있었던 문제입니다. 정확히는 위험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인류와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발생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집중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는 말이 아닙니다.

외국인을 바라 보는 그 시각은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 대신해서 위험을 짊어지기로 각오했다면, 다른 위험 요소가 그들의 생존을 방해하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상황과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을 이야기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이들의 생존을 도와주는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의 24년 예산은 전액 삭감이었습니다.

그런 공간마저, 문을 닫는 지금 한 번쯤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결코, 단편적이지 않다는 것을요. 그 모든 원인이 어떠한 맥락에서 발생했는지 또 그게 끊기지 않고 계속 이야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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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이주노동자 이슈는 전세계적인 이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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