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 그런데 위험에 빠진 LOL?

💡 무슨 내용인가요?

 - 24년 월드 챔피언십이 끝났습니다. 미래의 LOL 리그는 어떻게 될까요?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를 사랑하시는 분들

 - 최근 프로 리그의 불안함을 감지하시는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T1과 페이커 그리고 더샤이와 같은 특정 인원에 대한 의존도가 강합니다.

 - 결국, 다음을 책임지는 새로운 아이콘이 필요합니다.

 - 근데 어쩌겠나요. 결국, 페이커를 넘어야 하는 것을요.

5번의 승리를 쟁취한 T1

2년 연속 T1이 월드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상대팀이었던 BLG가 구마유시 선수를 초반에 제압하면서 세트를 2대1까지 밀고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4,5세트에서 페이커 선수가 분위기를 반전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고, 결승전 MVP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런 기쁜 소식과 함께 새로운 시즌이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망겜아닌가? 그거 누가 함? 이런 말처럼 리그오브레전드 정말 위험할까요?

아직도 1위 중인 LOL

게임에 관심없더라도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불사대마왕, 대상혁 등 참 많은 별명을 가진 선수이자 전설적인 존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페이커 선수가 속한 T1은 프로게이머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명문 구단이기도 합니다. 페이커 선수가 활동하는 리그오브레전드는 벌써 15살을 맞이했습니다.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라진 게임들도 많지만, 롤은 아직도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피시방에서 41%의 점유율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매 월 1억 3천 만명의 유저가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3년 대비 24년의 활성 사용자가 줄어들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영원한 성장은 없지만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롤 이스포츠 리그 뷰어십은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하나씩 살펴보면 내실이 불안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북미 지역의 LCS리그의 뷰어십과 선수들이 계속 이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베트남 리그보다 낮은 뷰어십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회 패턴이 똑같은데?

이 문제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당장, 이번 24년 월드 챔피언십 4강을 보더라도 중국과 한국 팀만 남았습니다. 4강 경기도 돌고돌아 티젠이라는 별명을 가진 티원과 젠지와의 경기였습니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만 남는 경우는 자주 등장합니다.

작년 월즈 챔피언십 4강에도 중국(JDG, BLG, WBG)과 한국(T1)만 남았으니깐요. 제 입장에서는 재미있었지만, 특정 국가의 팀만 즐기는 세계 대회가 모든 사람에게 재미있을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북미 리그의 월드 챔피언십 최고 성적은 4강이 끝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국 팀이 월즈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줘야 더 많은 관심과 스폰서가 붙게 됩니다.

그래서 라이엇은 뷰어십이 감소하는 북미 리그와 브라질 리그를 묶어 아메리카 리그를 만들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확히는 브라질 리그의 뷰어십이 강해져서 북미 리그를 잡아먹는 모양새입니다.

LCK와 LPL의 점령

하지만 국제 경기만 갔다 하면 중국과 한국만의 축제가 됩니다. LCK(한국 프랜차이즈)가 월즈에서 우승한 기록만 8회에 달합니다. 13번의 월즈 경기에서 한국만 재미있었다는 겁니다. 그 과정 속에서 페이커라는 선수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다른 국가 입장에서 재미있냐고 물어보면 답변하기 어렵죠.

만약 한국야구에서 한 팀만 압도적으로 강하면 어떨까요? 재미없지 않을까요?

24년 한국시리즈 1위를 달성한 기아 타이거즈도 작년에는 6위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좀 다르게 다가오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24년 월드 챔피언십이라는 축제를 마무리하면서 위기라고 언급되는 롤 이스포츠 리그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스포츠는 보약이다

게임의 수명을 늘려라!

게임은 콘텐츠 특성 상 수명이 한정적입니다. 온라인 게임의 평균 수명은 약 4년이며, 모바일 게임은 6개월로 굉장히 짧습니다. 심한 경우 런칭 후 바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비 4억 달러를 투입하고 2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콩코드처럼 말입니다.

게임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전략은 다양합니다. 새로운 콘텐츠 추가, 콜라보 이벤트, 스트리머 프로모션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데 그 케이스 중 하나로 리니지가 있습니다. 리니지의 인방 프로모션과 관련해 트럭 시위가 벌어진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스포츠입니다. 이스포츠는 게임 수명에 큰 영향을 주는데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다수의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하고 선수와 구단이 생기면서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 스타리그를 방송하던 케이블 채널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기념하여 블리자드가 직접 KSL을 출시했으나 1년 반만에 폐지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시작했던 오버워치 리그는 23년에 리그를 폐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1500억에 달하는 폐지 수수료도 발생했으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쉽지 않은 이스포츠

그렇다면 리그가 유지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요? 바로, 뷰어십입니다. 영화에는 관객수가 있고, TV 프로그램에는 시청률이 있듯이, 이스포츠 리그는 뷰어십이 중요한 지표입니다. 많은 팬들이 경기를 즐겨야만 리그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24년 LCK 서머 평균 뷰어십을 살펴보면 32만이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뷰어십에 문제가 있다면 편향적이라는 겁니다.

LCK의 뷰어십이 높은 것은 맞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좋은 분위기는 아닙니다. 24년 1월 기사만 보더라도 LCK 10개 구단이 라이엇을 대상으로 이익금을 분배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누적 적자만 1,000억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T1에 의존하는 리그

모두가 즐기는 이스포츠, 세계 대회에서의 높은 성적, T1과 페이커를 보유한 리그

이 3가지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이스포츠는 게임도 중요하지만, 결국 리그 자체의 생존력도 중요합니다. 정확히는 구단 매출이라고 보는 것이 좋겠죠. 그래서 각 구단에서 굿즈와 여러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면서 수익 창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사이 T1이 버블을 통해 유료 멤버십을 시도했다가 팬들과의 갈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T1마저, 여러 수익 모델을 고민하는데 다른 구단 상황은 오죽할까요?

24년 서머 뷰어십만 보더라도 그 위험에 대해 느껴집니다. 24년 서머 기준 T1은 약 70만에 달하는 뷰어십을 보여주지만 그 2위에 해당하는 젠지는 45만 그리고 꼴찌인 DRX는 27만에 그쳤습니다. 특히 이들의 뷰어십 상승은 대부분 T1과의 경기 덕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스포츠가 게임을 살리는 좋은 보약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약도 너무 과하면 몸을 망치게 됩니다. 월드 챔피언십이 특정 국가나 리그에 지나치게 편중되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까요? 롤 프로 리그에 대한 우려도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LCK가 너무 잘하니깐요.

11년이라는 리그 역사

치열했던 22년과 23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 대사는 22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등장했습니다. 당시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DRX의 Deft 선수가 당시 그룹 스테이지에서 패배 후 남긴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기사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리고 DRX가 이 말을 실현하려는 것처럼 우승을 차지하면서 증명을 이뤄냈습니다. 당시 압도적인 강자였던 T1을 꺾고 소년만화와 같은 전개를 보여줬었죠.

아쉽게 우승을 놓친 T1은 23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때 기준으로 꺾어야 할 팀 모두가 중국팀이었습니다. 그리고 4강에서 만난 징동은 그해 자국 리그의 모든 우승을 차지하고 골든 로드에 도전하는 팀이었습니다. 이런 강팀마저 격파한 T1은 기어코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페이커 입장에서는 7년 만에 다시 들어올린 우승컵이자 제오페구케(제우스, 오너, 페이커, 구마유시, 케리아)라는 조합으로 거머쥔 성과라 남다른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FLY(플라잉퀘스트) VS GEN(젠지)

지금 진행 중인 24년 월즈 챔피언십에서도 할 이야기는 정말 많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북미의 FLY가 글로벌 파워 랭킹 1위인 젠지를 2:1 스코어로 몰아붙였습니다. 결국 젠지가 이기긴 했지만, 이 FLY의 미드라이너인 쿼드 선수와 젠지의 미드라이너 쵸비 선수는 한때 같은 팀에 소속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말했던 DRX라는 팀입니다.

그리고 4강에서 젠지와 T1은 라이벌 매치를 시작했습니다. 그간 젠지와 T1의 전적은 10 대 0으로 데이터를 놓고 따지자면 젠지가 훨씬 우세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승자는 T1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벌어진 전투가 저는 굉장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싸움이 시작되기 전 페이커가 먼저 전사하면서 4대5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인원이 빠지면 그만큼 불리해지는 게임이 바로, 리그오브레전드인데 페이커가 없는 4 대 5 매치를 기어코 승리로 이끌어냈습니다. 작년 징동과의 대결에서 페이커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올해는 페이커의 등을 팀원들이 완벽히 보조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리그의 수명은 괜찮을까?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많지만, 다음에 기회를 잡고 따로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이처럼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역사와 서사를 튼튼하게 쌓아가는 중입니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서사를 읽어보면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계속해서 회자되는 스타리그처럼 말입니다. 스타리그는 부산 광안리에서 마지막을 장식했으며, 당시 스타리그의 나이는 14살이었습니다. 롤 프로 리그의 나이가 11살이니 곧 임계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닐까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영원한 것은 당연히 없겠죠. 그래도 이 리그가 남긴 역사와 이야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Heavy is the crown

뷰어십 -40%

24년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은 Heavy is the crown입니다. 작년에 우승한 T1의 서사를 그렸으면 좋겠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뮤비가 나와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뮤비는 아쉽지만, 이 왕관이라는 키워드를 같이 주목해볼까 합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페이커 선수가 왕관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무게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롤 프로 리그 뷰어십 대부분은 T1과 페이커 그리고 중국에서 생깁니다.

그런데 올해 LPL(중국리그) 뷰어십이 작년 대비 -40%나 빠졌습니다.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몇몇 팀이 철수할 것 같다는 이야기와 전체적인 경기가 재미없다 그리고 선수 세대교체가 필요한다는 의견을 자주 꺼냅니다.

웨이보 커뮤니티에서 밝힌 LPL 지표를 보면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곳은 작년 대비 뷰어십이 -60%나 빠진 WBG(웨이보 게이밍)입니다.

한국에 페이커가 있다면 중국에는 더샤이가 있다는 말처럼 더샤이의 선수는 작년까지 WBG에서 활동한 선수입니다. 그런데 올해 휴식기를 가졌는데 그 탓에 WBG의 뷰어십이 폭락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더샤이 선수 다음으로 인기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걸 의식했을까요?

25년 월드 챔피언십은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라이엇이 발표했습니다.

왕관의 주인을 찾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과장되게 말하면 리그 전체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페이커와 더샤이같은 선수가 있다고 하지만 그 다음 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시대는 저물고 새로운 아이콘이 왕관을 이어받아야 하는데 왕관만 남겨져 있습니다.

리그의 뷰어십을 책임져야 하는 무게가 담긴 왕관 말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끝은 있을 겁니다. 만약 인기 많은 선수가 은퇴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라이엇은 리그 통폐합이나 피어리스 룰과 같은 시스템 도입을 통해 변화를 꾀하지만 사람들은 리그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따라 움직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대교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리그만 보더라도 임요환, 홍진호 선수들 다음으로 택뱅리쌍의 4 선수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이 선수들을 기반으로 스타리그는 제 2의 전성기를 보냈다고 봐도 무방하죠.

페이커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페이커는 게임만 잘하면 안 돼요. 게임도 잘해야 돼요. 이 중압감을 버틸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가 나올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런 플레이어가 혹시 떠오르시나요?

24년 T1 승리를 축하합니다

24년 월드 챔피언십은 많은 서사를 남겼고 25년 스토브리그가 시작했습니다. 그사이 KT에서는 비디디 선수와의 장기계약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LCK 서머에서 처음 우승한 한화를 비롯하여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한층 더 뜨거운 스토브리그가 될 것 같습니다.

이스포츠를 처음부터 준비하기

이제 이스포츠는 엄연한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이스포츠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는 중이고 대형 게임사들도 게임 개발 초기부터 이스포츠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라이엇이 새롭게 내놓은 게임인 발로란트는 20년에 게임을 출시했는데 그 다음해인 21년에 바로 리그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오픈 베타 시기에도 발로란트의 게임 시스템을 보고 대회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리그오브레전드라는 축제가 끝나더라도 새로운 게임과 새로운 리그는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그래서 프로 선수의 게임 이적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특정 게임의 프로게이머를 뛰어 넘어 게임 산업을 무대로 하는 프로게이머가 생기지 않을까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는 페이커 다음으로 왕관을 짊어질 선수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어려울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그들이 만든 역사와 노력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이스포츠라는 텃밭을 만들어주신 임요환 선수의 행보처럼 말입니다.

이스포츠 리그를 응원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서 이 리그가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이야기도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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