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라, 지갑을 파산시킬 티니핑 왕국

💡 무슨 내용인가요?

 - 티니핑을 기반으로 티니핑 왕국을 건설 중인 SAMG의 행보를 비춰봅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왜 아이들이 티니핑을 좋아하는지 궁금하신 분들

 - 티니핑의 확장 IP 사업 종류가 궁금하신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캐릭터를 수집하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입니다.

 - 티니핑의 시즌 전략 좋습니다만, 시즌간 호환성이 다소 약하네요.

모습을 드러내는 티니핑 왕국

최근 사랑의 하츄핑이라는 티니핑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했습니다. 사랑의 하츄핑은 12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 박스 오피스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아, 그러면 1위는 누구냐고요? 1위는 마당을 나온 암탉입니다.

잎싹이는 이기기 쉽지 않죠.

나오는 즉시 품절!

어쨌든, 티니핑은 티니핑 영화처럼 캐릭터 산업에 거대한 왕국을 세우는 중입니다. 경북 구미에는 티니핑 랜드가 있고 티니핑을 잡는 AR 게임도 있습니다. 포켓몬 고처럼 말입니다.

거기에 더해 롯데온에서 진행한 ‘캐치! 티니핑’ 아동복 행사는 하루 만에 7억에 달하는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티니핑 트렌치 원피스와 같은 의류를 팔았는데 가격은 개당 3만원 정도로 7억을 달성하려면 하루에 3만 개 이상을 팔아야 가능했는데, 그걸 해냈습니다.

그 외에도 티니핑 장난감, 간식 등 각종 티니핑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족족 팔리는 모습을 저 멀리서 지켜보면 기쁨과 비극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부모님은 티니핑의 새로운 시즌을 제발 멈춰달라는 절규하는 반면 아이들은 기뻐하니깐요.

시즌 5 슈팅스타 티니핑 시작

현재 티니핑은 시즌 5를 방영 시작했습니다. 한 시즌당 일반 티니핑이 15마리 정도에 로열티니핑이 5마리 정도 등장합니다. 여기에 레전드와 빌런 티니핑까지 더한 공식 캐릭터 숫자는 137마리입니다. 시즌 5까지 감안하면 150마리는 금방 넘길 것 같네요.

결국 이 100마리가 넘는 티니핑으로 무장된 상품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겁니다. 티니핑 인형 1개 사주세요라는 말은 티니핑 종류별로 1개씩 100개 사주세요라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쯤되면 안 팔려야 정상이 아닌가 싶겠지만, 티니핑을 만든 SAMG엔터의 매출은 38억에서 760억으로 점프했습니다.

캐릭터 산업은 그 특성상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캐릭터의 인기가 식지 않는다면 말이 달라집니다. 잘만하면 포켓몬스터처럼 반영구적인 산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티니핑이 포켓몬스터처럼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철장사라고 하기에는 4년째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티니핑이 가진 매력을 한 번 알아볼까 합니다. 정확히는 왜 아이들은 티니핑과 같은 수집형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지와 티니핑 IP를 기반으로 티니핑 왕국을 건설하려는 SAMG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 전략을 한 번 조명해볼까 합니다.

캐치! 티니핑과 포켓몬스터

티니핑 도대체 뭔데..?

자세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티니핑이 어떤 내용인지 알고 가면 좋겠죠? 참고로 티니핑은 넷플릭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명할 내용이 어찌 보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티니핑은 감정이나 관념을 상징하는 요정들입니다. 메인 캐릭터인 하츄핑은 사랑을 뜻하며, 소원핑처럼 소원을 들어주는 티니핑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요정들이 모종의 이유로 지구에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로미 공주가 동료 티니핑들과 함께 티니핑을 수집하는 것이 메인 스토리입니다. 그래서 매 회차마다 새로운 티니핑과 로열티니핑의 변신 장면이 주요 흐름을 이루는데 이런 방식의 스토리 라인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구조입니다.

사실 모든 아동 만화에서 비슷하게 채택하고 있죠. 이 내용을 조사하면서 티니핑을 본 제 소감으로는 포켓몬스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수집은 자연스러운 것

매 회차마다 특수한 포켓몬이 나오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정적으로 출현하는 동료 포켓몬이 등장하는 점에서 말입니다. 포켓몬스터와 티니핑을 동일 선상에 올려 놓고 비교하자면 수집과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포인트가 겹칩니다. 학생을 수집하는 블루아카이브와 니케를 모으는 승리의 여신:니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본디 하나를 모으기 시작하면 그것과 연관된 모든 것을 채우고 싶어하는 수집 욕구가 있습니다. 최근에도 한 번 유행했던 포켓몬 띠부띠부씰로 포켓몬 도감을 완성하려는 것처럼 말이죠. 포켓몬이 아니더라도 이런 수집과 관련된 유행은 종종 확인할 수 있죠.

이런 행위는 아이들에게서 유독 강하게 나타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브랜드의 캐릭터를 수집하고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티니핑으로 예시를 들어보자면 내 기분이 좋으면 조아핑을 들고 다닐 수 있고, 기분이 별로면 앙대핑을 들고 다닐 수도 있겠죠. 그리고 아이들은 이렇게 수집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또래와의 관계를 형성해 나갑니다.

노출될수록 늘어나는 욕구

물론, 욕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집욕은 캐릭터나 브랜드에 노출되는 횟수에 비례해서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테면, 캐릭터가 많거나, 또래 친구들이 많이 소유한 캐릭터일수록 그 감정이 증폭됩니다. 한때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했던 노스페이스 패딩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죠.

결국 뽀로로처럼 제한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보다 티니핑이나 포켓몬처럼 캐릭터 수가 많은 세계관일수록 상호작용이 많아진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너무 많은 캐릭터를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티니핑처럼 시즌을 나눠 소수의 캐릭터만 오픈하고 반응이 좋으면 점차 늘리는 게 리소스나 마케팅적으로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호환이 잘 되는 티니핑, 근데 반쪽짜리

게임 회사를 인수해..?

SAMG엔터테이먼트는 22년에 PC, 모바일, 아케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 개발사 엔터리얼을 인수했습니다. 그 영향일까요?

티니핑을 소재로 한 게임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포켓몬 고처럼 핸드폰으로 티니핑을 잡는 티니핑 AR게임이 있고 티니핑 매직 매치라 부르는 아케이드 게임도 서비스 중에 있습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매직 매치 스타터 팩도 판매하고 있네요.

이런 아케이드 게임은 아마 포켓몬스터에 영감을 받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포켓몬스터의 아케이드 게임인 포켓몬 가오레라는 기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포켓몬 가오레와 티니핑 매직 매치가 같이 나란히 놓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이 게임으로 진화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또한 티니핑 회사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중에는 게임이 내장된 제품이 많습니다. 그런데 얄밉게도 여기에 수집형 캐릭터 비지니스 모델을 적용했다는 겁니다. 장난감을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시즌별 티니핑을 수집할 수 밖에 없습니다.

QR코드 기반의 콘텐츠 해금

티니핑 피규어를 구매하게 되면 QR코드가 담긴 메달을 제공합니다. 이 QR코드를 쥬얼하트윙폰이나 슈가베리팩트에 인식하면 전용 애니메이션 영상과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한 시즌의 티니핑 QR코드를 모두 인식시키면 스폐셜 영상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장난감인 매직쉐이커로 베리팩트를 터치하면 전용 마법효과도 재생된다고 합니다.

결국, 부모님들이 티니핑 신규 시즌이 나올 때마다 울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주인공 로미는 시즌마다 새로운 무기를 들고 등장합니다. 그리고 티니핑도 전부 물갈이돼서 새로이 등장합니다. 그 세계관이 장난감에도 반영되어 새로운 무기와 그에 맞는 새로운 티니핑을 구매해야만 추가 콘텐츠를 해금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QR코드 기반이라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지만, 이후 티니핑 피규어에 RFID나 블루투스 기능 등을 내장해서 송신 구조로 만들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어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수집형 모바일게임..?

이건 모바일게임 BM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수집형 모바일 게임에서는 새로운 캐릭터가 기존 캐릭터보다 월등히 강한 스펙으로 출시됩니다. 성능 때문에 이전 캐릭터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게임을 계속 즐기기 위해서는 신규 캐릭터를 구매할 수 밖에 없고 이게 싫으면 방법은 딱 한 개밖에 없습니다.

접으면 됩니다.

티니핑의 캐릭터 호환성을 살펴보면 포켓몬스터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어떤 측면에서는 전형적인 수집형 BM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저는 조금 아쉽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티니핑의 계승입니다. 포켓몬스터도 매번 새로운 세대가 나오지만 이전 세대의 포켓몬을 후속 세대로 옮겨주고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해줍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전 캐릭터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던져봅니다. 그게 너무 심해지면 부모님들의 지갑이 더는 안 열리는 시점이 있지 않을까요?

유통 구조 변화 및 내재화

공간사업에 투자한 SAMG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매출을 키우거나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겁니다.

IP를 보유한 캐릭터 회사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외주를 줄이고 프로젝트를 내재화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 겁니다. 그리고 IP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SAMG엔터테이먼트는 그런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이모션 캐슬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23년 8월에는 이모션 캐슬 티니핑랜드 구미점을 열었고, 24년 1월에는 경기도 판교에 티니핑 월드를 오픈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 확장에 투자한 건데 이건 좀 특이하긴 합니다. 최근 캐릭터 산업 트렌드는 오프라인 공간보다는 팝업 스토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고를 마무리한 뒤 2주 뒤에 보니깐 부산에서 팝업을 열었더라고요;;)

공간 사업은 수익성이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슈가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매출을 살펴보면 매출 규모는 커졌으나 적자 폭도 그에 따라 증가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탁에서 직접 유통

하지만 단순히 공간 사업 때문에 저런 결과를 보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 SAMG는 이모션캐슬 플랫폼이라는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습니다. 여기서 자사 완구를 직접 판매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처럼 구독을 통해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 중에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게임과 여러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매출 성장과 적자 확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SAMG는 이익 개선을 위해 유통구조의 변화도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트 유통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제조사 - 영업소 - 대형마트 - 소비자로 이어지는 4단계 구조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SAMG는 최근 이 구조에서 영업소를 제외하고 직접 유통하는 체계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유통대행사를 통해 납품하게 되면 15%의 이익을 건질 수 있는 반면 직접 유통하게 되면 30%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상반된 업계 평가

남에게 의존하거나, 외부 솔루션을 사용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 속도를 맞추기 위해 외부업체를 쓸 수 있지만, 수익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그 수수료를 줄이고 내재화해야 하는 시기는 반드시 옵니다. SAMG는 24년을 그 시점으로 본 게 아닐까 싶습니다.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현상을 두고 서로 상반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질개선이 될 거니깐 장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의견과 적자 폭이 너무 커서 심각한 상황이다는 의견으로 갈립니다. 이 의견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살펴보면 서로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근데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이 적자를 넘고 플랫폼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그 누구도 건들지 못 하는 티니핑 왕국이 생길 겁니다.

티니핑 왕국의 교훈

언제나 귀엽고 멋진 상품과 캐릭터는 새롭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출시와 동시에 유사한 카피 제품도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그리고 한때 주목받았던 IP가 금세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캐릭터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 외부 공격으로부터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들은 시작이 반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시작은 그냥 시작입니다.

시작보다 중요한 건 그 시작과 같은 마음으로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했으니깐 다했어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하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티니핑 왕국이 하나씩 탑을 쌓아 올라가는 과정을 보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백합니다.

궤도에 오른 뒤 내재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타겟에 맞는 상품을 시즌에 나눠 시도해야 한다는 점

브루미즈, 들어 보셨어요?

그러나 이 전략이 모든 상황에 딱 맞는 해결책은 아닙니다. 가끔 우리는 큰 성공 뒤에 그것을 해결해준 마스터 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SAMG 엔터는 2000년도에 설립되었습니다. 과거 그들의 애니메이션을 말씀드리면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피쉬와 칩스, 브루미즈가 있었는데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고백하자면 저도 처음 봤습니다.

티니핑이 시작된 20년에 기폭제를 맞이했을 뿐, 그간 쌓아왔던 레거시가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각자 쌓아 가야 할 나만의 유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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