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센터, 지역주민에게 민폐…?

💡 무슨 내용인가요?

 - 데이터 센터를 둘러싼 지자체와 지역 주민간의 갈등은 보다 심각해질 것입니다.

❓ 누가 보면 좋은가요?

 - 데이터 센터가 왜 지방에 필요한 지 궁금하신 분들

 - 데이터 센터가 왜 혐오시설이 됐는지 궁금하신 분들

🔑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뭔가요?

 - 데이터 센터는 필요한 시설이나, 거주 구역에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과대 포장을 늘, 주의하세요

새로운 혐오시설? 데이터 센터?

2022년에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카카오톡을 베이스로 한 계열사 134개 서비스가 일제히 블랙아웃에 빠졌습니다. 5일 만에 서비스를 복구했지만, 그마저도 불안정했습니다.

데이터 이중화가 되었다고 했지만, 그걸 같은 건물 내에 있는 서버에 이중화한 탓에 복구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중화된 데이터까지 같이 타버렸으니깐요. 카카오의 대규모 데이터 센터 준공을 1년 앞두고 발생한 사건이라 안타까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데이터 센터

우리는 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AI와 IT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로 데이터 센터는 필수불가결한 시설입니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보관은 꼭 필요하니깐요. 그래서 건설 시장에서도 이 데이터 센터를 다음 먹거리로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상업용 데이터 센터는 2010년 기준 21개에서 2023년에는 40개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2027년까지 74개까지 늘어날 것 같다는 예측 결과도 있었습니다. 그에 따른 시장 규모 당연히 늘어나고 있고요.

국내 데이터 센터의 대표 주자인 네이버의 각 춘천은 데이터 센터의 기준을 보여줬습니다. 지진이나 태풍같은 천재지변에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고,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자가 발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한 두 번째 데이터 센터인 각 세종은 이름 그대로 세종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세종의 최초 검토 위치는 용인이었습니다. 각 용인이 될 수도 있었던 거죠. 용인시 공세동이 최초 검토된 부지였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각 세종 유치전에 총 96곳의 지자체가 달려들었습니다.

지자체가 목숨걸고 유치하고 싶은 데이터 센터가 지역주민에게 그리 탐탁치 않은 시설이었나 봅니다. 반대한 이유를 살펴보니 전자파와 비상발전시설, 냉각탑 등 전기 시설에서 나올 오염물질로 주민 건강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주민과 지자체의 갈등

그런데 이런 반대 사례는 숱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양시에만 5~6곳 정도 데이터 센터 건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김포시 구래동에서도 이런 문제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주 이유는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할 전자파가 언급됩니다. 그런데 데이터 센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평균치는 0.16mG입니다. 전자레인지가 19.79mG 정도인데 전자레인지와 비교하면 1%밖에 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전자파 문제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데이터센터라는 시설 자체가 문제입니다.

데이터센터는 필연적으로 보안을 중요시하고 건물과 근처 일대가 보안 구역으로 설정됩니다. 그래서 사람이 쉽사리 접근하기도 어렵고 생활 반경 근처에 있으면 교통 및 일상생활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설이 내 거주 구역 근처로 들어온다고 하면 누가 기뻐할까요? 좋으시겠어요?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데이터 센터 시장이 확대되는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겁니다. 지자체와 지역 주민 그리고 데이터 센터를 짓고 싶은 기업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보다 심화될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데이터 센터를 한 번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정확히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에서의 시각으로 바라볼까 합니다.

남는 자원은 팔아야 합니다

강원도의 남는 자원?

집에 필요 없는 물건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나요? 아마도 당근하겠죠? 굳이 남는 물건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남는 자원이 있다면 어떻게든 팔아야 이득입니다. 그런데 데이터 센터 이야기를 하면서 왜 갑자기 중고거래 이야기를 하냐고요?

네이버의 첫 번째 데이터 센터 각 춘천은 이름 그대로 강원도 춘천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강원도에 남는 자원은 뭘까요? 혹시 감자를 떠올리셨다면 반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로, 전기입니다.

강원도의 연간 전기 생산량은 3,642만Mwh로 일반 가정 1억 세대가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막대한 양입니다. 가정과 기업에서 쓴 전력량과 비교한 에너지수급율을 확인해보면 무려 172%나 됩니다. 서울의 에너지 수급율이 11% 밖에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그래서 전기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하는 지역에 대해 전기요금 차등을 두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관한 법률이 논의 중이기도 합니다. 이 법안과는 별개로 지금 당장 남는 전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말해 뭐 합니까. 당연히 팔아야죠.

전기가 필요한 데이터 센터

근데 이걸 누가 사줄 수 있을까요? 압도적으로 많은 전력 사용과 넓은 부지가 필요한 친구가 한 명 있었던 겁니다. 네, 데이터 센터입니다. 데이터 센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전력을 먹길래 가능할까요? 전력 사용량 평균치를 한 번 살펴볼까요?

대형 데이터 센터와 중소 도시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데이터 센터 1개가 도시 전력의 30%를 소비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도권에 데이터 센터가 몰려 있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기가 남아 도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환영할 겁니다.

네이버 각 춘천

네이버 각 춘천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공개된 적은 없으나, 추정치로 약 40만 Mwh 정도 된다고 합니다. 강원도의 전기 생산량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춘천에는 네이버 외에도 다른 데이터 센터들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연간 100억에 가까운 세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전력 다음으로 중요한 건 부지인데, 수도권이 아닌 이상 부지 확보에 대한 걱정은 없어 보입니다. 지방에 남는 자원을 소비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지불하는 시설을 지자체 입장에서 거절할 수 있을까요? 쌍수들고 환영할 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네이버 2번째 데이터 센터인 각 세종에 96곳의 지자체가 승부를 던졌는지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지자체 입장입니다.

더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그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를 살펴봐야겠죠?

처참한 고용효과

소박한 근무 인원

어떤 시설이든 유지를 위한 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인력은 곧, 일자리 창출로 정의됩니다. 그런데 이 고용효과가 예상과 다른 경우는 일상다반사입니다.

22년에 개장된 레고랜드는 8천여 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했으나, 현재 레고랜드의 고용인원은 650명이고 그 중 70%는 비정규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경제 부흥을 위해서는 일자리와 지역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네, 데이터 센터 이야기입니다.

데이터 센터는 앞서 말한 것처럼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지만, 넓은 부지 대비 고용 효과는 처참하기 그지 없습니다. 네이버 춘천 데이터 센터에는 160명 정도 되는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시설 관리는 로봇의 보조를 통한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고요.

그래서 네이버는 춘천 내 지역 인재 고용을 위해 자회사 중 하나인 인컴즈를 예시로 들며 고용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인컴즈의 직원 수는 600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와 합쳐봤자 760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네이버 본사에서 근무하는 인원과의 임금 격차는 말할 필요도 없죠. 고용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저 시설에 최적화된 인원만 채용할 뿐입니다.

160평에 단, 1명

면적으로 한 번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네이버 춘천 데이터 센터의 규모는 약 1만 6천평 정도 됩니다. 해당 공간에 근무하는 인원으로만 비율을 나눠보면 160평당 단, 1명의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물론, 서버랙과 같은 물리적 장치를 보관하기 위한 공간이 더 할애되긴 하겠죠. 공간으로 사람을 나누는 건 비약적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데이터센터 유지를 위해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Microsoft에서도 데이터 센터를 만들 때 초기에 투입하는 인력은 50명 정도라고 공식 블로그에서 밝혔습니다. 네이버라고 해서 인원이 적은 것이 아니라 데이터 센터가 그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거죠.

데이터 센터로 고용 효과를 늘리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지차체로 들어간 세금으로 다른 산업에 투자하거나, 또 다른 데이터 센터를 짓는 것말고는 없을 겁니다. 아니면 다른 IT 인프라와 기업을 묶어 실리콘 벨리처럼 만드는 방법이 있겠지만, 기업들이 올 이유가 있을까요?

결국, 데이터 센터는 우리 삶에 필요한 시설이지만, 그 지역에서 고용 창출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는 시설입니다.

지자체, 주민, 기업의 대립

아파트 옆에 지어도 될까?

데이터 센터에는 분명한 장, 단점이 있습니다. 인프라 건설로 투입되는 비용으로 인해 일시적인 경기 부양 및 지역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또, 넓은 부지를 놀리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가능한 시설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지역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복지 증대와 유입 인구 증가 등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좋은 이야기만 나열해본 겁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규모 보안 지역 활성화 및 전력 사용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물리적 보안 체계가 생활 불편감을 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 보안을 위한 간단한 도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부 보안은 당연히 중요하니 넘어가고 문제가 되는 건 1차 보안섹터입니다. 외곽감시, 차량감시 등이 있을텐데 보기만 해도 이거 거주 구역 근처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지 않나요?

지자체와 주민의 갈등이 폭발하기 직전인 고양시의 문제는 여기에도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를 아파트 바로 옆에 이걸 짓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내 말이 옳아!

데이터 센터는 지자체 입장에서 좋은 시설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내 집 옆에 생기는데 불편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세우는 조건 중에서도 대체 부지 이전에 대한 검토도 있었습니다.

데이터 센터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시설이 맞습니다.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흐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이 데이터 센터를 들여다보면 각자의 주장만 내세우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엄청난 세수효과! 고용의 만능키! 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건 내 눈앞에서 아예 사라져야 할 혐오시설이야! 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다는 겁니다.

발암 요인, 전자파?

그런데 이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의견에서도 일부 오류가 있습니다. 바로, 전자파에 대한 내용입니다. 데이터 센터를 위한 고압 케이블과 전자 장비로부터 오는 전자파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요인’ 중 하나로 발암추정물질이기에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네, 전자파는 발암추정물질 2B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그런데 이 2B그룹에는 커피, 김치, 자기장 등 굉장히 일상적인 것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로는 모든 전자제품은 전자파를 내뿜는다는 사실입니다. 스마트폰에서도 전자파가 나오죠. 바로 옆에서 오는 전자파는 괜찮고 데이터 센터로 오는 전자파는 안 괜찮을까요?

그냥 둘 다 안 괜찮은 겁니다.

새로운 혐오시설? 데이터 센터?

그래서 정리하자면 데이터 센터는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은 맞습니다. 다만, 넓은 부지와 많은 전력 그리고 보안을 고려하면 주민 거주지역에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시설입니다. 그리고 이 시설을 짓기 위해 많은 이해관계를 거쳐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이걸 알아보면서 여러 뉴스기사와 기업의 홍보자료, 도시계획 회의록, 주민들의 인터뷰를 종합해서 보면 모두가 각자의 시선에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메시지 너머를 찾아봅시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에 힘을 부여하고자 정보의 일부를 감추거나, 과하게 말하는 것은 지자체, 주민, 기업을 가리지 않고 똑같아 보였습니다. 어느 시설이든 당연히 장,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각자만의 답을 미리 정해놓고 그 답을 보조할 수 있는 자료만 첨부하는 건 올바른 대화 태도가 될 수 있을까요?

앞으로 데이터 센터가 만들어낼 갈등은 더 첨예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 갈등 속에서 각자의 주장에 매몰되기 보다는 데이터센터가 가진 효과와 만들어낼 결과 그리고 영향을 받을 지역사회에 대해서 한 번씩 고민하시기를 바라며, 내용 마무리합니다.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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