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 로라애비

집사들의 영원한 숙제 : 수분 섭취
사막의 모래바람을 견디며 진화해 온 고양이의 조상, 아프리카 들고양이.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냥감의 피와 조직에서 대부분의 수분을 얻고, 체내 수분 손실을 극단적으로 억제하는 방향으로 신장 기능을 발달시켰습니다.
수천 년이 흘러 인간과 안락한 실내 생활을 하게 된 현대의 반려묘들 역시 그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습니다. 스스로 물을 잘 찾지 않는 '둔감한 갈증 센서'. 이 태생적 특성은 건사료를 주식으로 삼는 현대 반려묘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습니다.
음수량 부족으로 고양이의 소변이 극도로 농축되면, 소변 안의 미네랄 성분이 뭉쳐 방광과 요도에 결석을 만들거나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는 '하부 요로계 질환(FLUTD)'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고양이에게 물을 먹이기 위한 집사들의 고민은 예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1989년, 한 고양이 간식이 출시되며 반려묘 수분 섭취를 걱정하던 전 세계 집사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게 됩니다.

100년의 짬바가 담긴 "츄르"의 탄생
츄르를 최초로 선보인 이나바 가문의 해산물 가공 비즈니스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1800년대 초중반 이나바 요시조(Yoshizo Inaba)가 신선한 참치를 잡아 각 가정에 판매하며 쌓은 해산물 가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1958년 반려동물 사료와 간식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챠오츄르"는 1989년 프리미엄 캣푸드 브랜드 "CIAO" 출시와 함께 탄생했습니다. 이 제품은 다음 세 가지 특징으로 전 세계 집사들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했습니다.
- 경계심이 많아 아직 친해지지 않은 고양이와 교감하기란 쉽지 않지만 긴 스틱 형태의 츄르는 고양이와 나름의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도, 눈을 맞추며 맛있는 간식을 제공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사료나 간식을 그릇에 덜어주며 교감을 시도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고양이와 친해질 수 있었죠.
- 무려 90%에 달하는 수분 함량은 보호자들에게 이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고양이에게 자연스럽게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일종의 구원과도 같았습니다.
- 챠오츄르 특유의 강렬한 냄새는 고양이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기에 충분해 뛰어난 기호성의 수분 보충 간식으로 유명해 졌습니다.
하지만 수의학계에서는 츄르의 폭발적인 기호성 이면에 고양이의 신장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원인이 숨어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히 신장을 망가뜨리는 "무기인"
챠오츄르의 남다른 기호성의 비밀은 육류 및 어류 원료의 높은 인(Phosphorus) 함량이 뿜어내는 강력한 "동물성 단백질의 향"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챠오츄르가 대중화된 이후, 수의학계에서 새로운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수분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고 매일 다량의 간식을 급여하는 행위가 오히려 고양이의 신장을 서서히 파괴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간식의 질감을 유지하고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하는 인(Phosphorus)에 있었습니다.

독일 뮌헨 대학교(LMU) 연구팀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고도로 용해되는 인이 포함된 식단을 급여했을 때 아무런 질환이 없던 건강한 고양이조차 단 28일 만에 신장 세포(네프론)가 손상되고 뚜렷한 기능 저하 지표가 나타났습니다.
국제 고양이 의학 저널(JFMS) 역시 최신 논문을 통해 "생체 이용률이 높은 가공된 인의 섭취는 신장 질환 발병의 가장 강력한 방아쇠"라고 지적했습니다. 매일 무심코 건네는 15g의 간식이 누적되어 신장에 치명적인 독성 부하를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죠.
고양이 신장이 보내는 구조 신호..?
신장은 기능의 70% 이상이 파괴될 때까지 겉으로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입니다. 고양이가 식욕을 잃고 구토를 시작했을 때는 이미 만성 신장 질환(CKD)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보호자는 매일 화장실 모래 위에서 아이가 보내는 조용한 구조 신호를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위 증상들이 보인다면, 특히 볼일을 볼 때 울거나 혈뇨(붉거나 핑크빛 감자)를 본다면 즉시 반려묘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신장 수치 검사를 받아보시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건강하게 츄르를 급여하는 방법
츄르 같은 액상 간식의 장점인 수분 공급은 챙기면서 신장 손상은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다음 방법을 참고하시면 고민을 조금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야생의 본능과 실내 생활의 괴리 속에서 고양이의 신장은 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집사들의 올바른 지식과 절제된 급여 습관만이 무기인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침묵하는 장기를 지켜낼 수 있을 거예요.

영역전개를 마치며
그저 반려묘와 길냥이들이 츄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서 항상 츄르 한두 개를 챙겨 다니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게 신장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니 정말 아차 싶었습니다. 특히나 아파도 티 내지 않는 우리 냥이들을 지키려면 결국 우리 집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네요. 앞으로 더 똑똑하고 다정하게 건강을 챙겨주는 현명한 집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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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ny1440
두냥이 집사입니다~! 항상 잘 보고 있어요 :) 저희집 두 냥님들의 최애간식 이나바 츄르에 관한 이야기라 더 눈 동그랗게 뜨고 정독했습니다 ㅎㅎ 저희동네 수의사쌤이 츄르탕 만들어 주지 말라하셨어서 한동안 츄르만 줬는데..(그 이유는 따로 따로 섭취하는 게 좋다 하심)ㅠㅠ 둘째냥이는 츄르먹고 물을 챱챱 마시는데, 첫째냥이는 츄르만 먹고 끝.. 첫째냥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츄르탕 해줘야겠어요 ㅎㅎ 늘 유익하고 재밌는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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