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니콜라스 파티는 얼마에요?

구독자, 늦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가을이 오는 9월 초가 되면 아트피플을 설레게 하는 행사가 찾아오죠. 이제는 추석처럼 명절처럼 느껴지는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에요. 합쳐서 부르는 ‘키아프리즈’가 익숙하게 다가오는데요. 어느덧 프리즈 서울이 열린지도 3년, 이제는 9월초의 서울 아트 위크가 익숙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때가 되면 국내 컬렉터부터 해외 컬렉터들까지 서울을 방문하는데요. 아트페어에 오면 항상 궁금한 게 있죠. 그래서 이 작가 작품은 얼마죠? 그리고 그게 적정 가격인가요? 프리즈 서울을 앞두고 지금 세계적으로 뜨거운 작가 중 한 명인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해요.

ARTIST: 니콜라스 파티

니콜라스 파티(1980 - )는 스위스 태생의 작가입니다. 상업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첫번째 전시는 글래스고의 모던 인스티튜트에서 열린 <코끼리 24마리를 위한 저녁 식사>였죠. 2011년에 24명의 손님을 초청하면서 열린 퍼포먼스였습니다. 특히 그는 2013년부터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죠. “바이엘러 미술관에 전시된 피카소의 여인 초상화를 보고”난 뒤에 시작했다고 하죠. (보그Vogue)8월 31일부터는 니콜라스 파티의 국내 첫 개인전이 호암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기묘한 파스텔화

제가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실물로 처음 본 것은 2022년 6월이었어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167회 미술품 경매 프리뷰 전시에서였죠. 2015년에 그린 <정물화(Still Life)>였어요. 그때 니콜라스 파티의 파스텔화가 가지고 있는 기이한 느낌에 이끌렸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직접 그림을 감상하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게 되는데요.

4K, 8K 화질을 구현하고 있는 데다가 3D 스캐닝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욱 생생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죠. 오히려 유물의 경우에는 스캔한 데이터를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작품을 보러 뭐하러 해외에 직접 가느냐?”같은 의견도 나와요. 그렇지만 직접 몸을 움직여 볼 때에만 느낄 수 있는 물리적 경험이 있습니다. 니콜라스 파티의 파스텔화는 직접 봤을 때에 느껴지는 초현실적 감각이 있어요. 단순히 그의 작품을 도상학적으로 초현실주의라고 부르는 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죠.

특히 그가 파스텔로 작업한 정물화 시리즈는 멀리서 보면 매끈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투박한 파스텔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리된 라인이 멀리서 보면 디지털로 픽셀 단위로 작업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사람이 직접 그렸다는게 느껴져요. 작품을 감상하는 거리가 멀면 기게적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인간적입니다. 이 차이가 기묘한 감각을 만들어내죠.

가격을 추적해보자

큰 아트페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작품 가격을 추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죠. 낙찰가를 통해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2차 시장(경먜)을 통해서 그의 작품 가격 추이를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 가격의 결정적 해는 2019년이었어요. 2019년 이전까지 그의 작품 가격대는 추정가를 통해 예상하건대 약 2~4억 원 정도에 거래되는 수준이었습니다. 2019년 크리스티 런던에서 열린 경매에서 2016년도 작품인 <정물화(Still Life)>는 현재 환율로 약 2억 6천만 원(150,000 파운드)에 낙찰되었어요. 분홍색 과일을 연상시키는 모습에 작은 막대들이 서있어서 초현실적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죠. 40x50cm의 작은 크기였어요. 그리고 낙찰가는 낮은 추정가였던 200,000파운드 보다 적은 금액이었습니다.

2019년에 그의 작품은 뉴욕과 홍콩에서도 경매에 부쳐집니다. 2019년 11월 14일 뉴욕에서 열린 경매(Post-War and Contemporary Art Afternoon Session)에서 <무제(Untitled)>(2016)는 4억 3천만 원(325,000 달러)에 낙찰됩니다. 높은 추정가가 200,000달러였으니 점차 시장에서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죠. 

불과 며칠 뒤, 11월 23일 크리스티의 홍콩 경매(HI-LITE EVENING SALE)에 출품된 <바위들(Rocks)>(2016)이 약 14억 9천만 원(8,765,000 홍콩달러)에 낙찰되죠. 높은 추정가 였던 5,000,000 홍콩달러를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그 이후, 2020년 홍콩에서 열린 경매(ONE: A GLOBAL SALE OF THE 20TH CENTURY)에서 여러 사물들이 놓인 <정물화(Still LIfe)>(2015)는 약 13억 4천만 원(7,925,000 홍콩달러)에 낙찰됩니다. 높은 추정가의 2배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이었죠. 2019년 <바위들(Rocks)>의 낙찰가를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추정가 역시 기존의 가격을 고려했지만 컬렉터들은 강력하게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원했습니다. 

2023년 한국에도 전시가 되어서 보러 갔었던 <올리브가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an Olive)>는 필립스 홍콩 경매에서 약 44억 원(25,860,000 홍콩달러)에 낙찰됩니다. 

10년간 작품 가격 추이

직접 보러 가자

프리즈 서울에 니콜라스 파티 작품이 없더라도, 국내에서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대형 개인전과 그룹전이 열립니다. 호암미술관에서는 니콜라스 파티의 첫 국내 개인전이 열리고, 삼청동 송원아트센터에서는 필립스 특별전에 한 점을 선보입니다.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장소: 호암미술관

전시 기간: 2024년 8월 31일 ~ 2025년 1월 19일

이번 전시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니콜라스 파티의 개인전이에요. 그의 대표작과 함께 그가 그린 파스텔 벽화가 전시될 예정이죠. LA 해머 미술관에서 그의 초기 벽화 작업을 큐레이팅을 한 알리 수보트닉(Ali Subotnick)은 니콜라스 파티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니콜라스는 현재와 미래로 과거를 붕괴시켰습니다. 그의 손가락은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같으면서 아이폰을 만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절대로 정형화된 패턴에 멈춰 서는 일이 없지요.”(vogue)

필립스 특별전 Azure Horizons: 푸른 세계로의 여정

장소: 송원아트센터

전시 기간: 2024년 8월 30일 ~ 2024년 9월 8일

필립스 옥션의 전시 플랫폼 ‘필립스X’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11월에 열리는 홍콩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들과 함께 니콜라스 파티의 <눈 쌓인 나무(Tree with snow)>를 볼 수 있어요. 특히, 니콜라스 파티는 어린 시절 주말이면 “산속에 있는 가족 별장에서 스키를 타”고 놀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한겨울의 나무는 그의 유년 시절과 엮어서 바라볼 수 있는 목가적 풍경이기도 합니다. 

참고 기사

스위스 아티스트 니콜라스 파티(2018년 VOGUE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