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늘 같은 길을 걸어 일터로 향합니다. 노동의 가치가 ‘근면함’에 있다면, 저는 싫다는 불평이 무색할 만큼 그 가치를 성실하게 실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주에는 이 ‘근면’과 ‘통제’에 대해 질문을 던질 연극 《크립스》를 보러 갑니다.
1970년대 캐나다의 한 장애인 보호작업시설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은, 뇌병변장애인 네 사람이 지긋지긋한 작업 시간을 피해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벌이는 작은 '파업'을 다룹니다. 자선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장애인의 노동을 통제하는 시스템에 맞서, 진짜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연극 속 인물들을 가두는 건 눈에 보이는 벽과 감독관이라는 ‘물리적 속박’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화장실 문을 걸어 잠금으로써 시스템과 분리될 수 있었을 겁니다.

반면 우리가 마주한 현대의 속박은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AI가 일을 대신해 여유를 선사할 거라 믿었지만, 실상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더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 때문에 ‘지금 쉬면 뒤처진다’는 불안은 오히려 커졌고, 노동의 속도도 함께 빨라졌습니다. 최근 한 동료가 새로운 챗GPT 버전을 확인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말처럼, 겨우 하나의 도구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또 새로운 도구가 등장합니다. 일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한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우리는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노동을 시작합니다.
무언가를 더 빨리 해내야 한다는 압박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익혀야 한다는 부담. 어쩌면 지금의 노동은 일을 하는 시간뿐 아니라,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계속 준비하는 시간까지 노동으로 만들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크립스》의 화장실 파업이 더 궁금해집니다. 장애·비장애의 장벽을 허문 '모두예술극장'에서 만날 네 인물의 작은 파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의 장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해 봅니다.

🎙️부기장의 한마디
지금은 부기장으로서 글 속에서 비행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본래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자면 마흔이 넘도록 회사 안에 변변한 직책 하나 잡지 못하고 스스로 변두리가 되어버린 노동자고요. 때문에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회사 자체의 의미나 결정되는 방향마다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못된 노동자입니다. 또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겨우 세워놓은 삶의 루틴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에 빨리 출근하고, 노닥노닥 유튜브를 보다가도 누가 보는 것처럼 느껴지면 얼른 엑셀로 화면을 바꾸는 근면한 척 연기를 잘하는 노동자구요.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숭고하다고 믿어온 이 노동에 나는 어울리는 사람인가요?
아니 노동이란 이런 하찮은 사람들에게나 부여되는 겨우 그럴만한 것인가요?
그냥 물어보는 겁니다.
🔭 보란더의 시선
최근 공개된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는 당첨금을 품에 쥔 채 부동산을 찾은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부동산 업자는 연봉 7천만 원인 주인공에게 30억 짜리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이 연 7천만 원 정도라는 설명을 하자, 주인공은 말합니다.
“그러네요, 제가 30억 짜리네요? 당첨금 13억보다 제가 더 비싸네요.”
그리고 그는 다시 회사로 출근합니다.
이 장면이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운 것은 로또에 당첨되고도 출근한다는 사실보다, 한 사람의 존재 가치마저 연봉과 자산이라는 숫자로만 환산되는 세계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부기장의 말처럼 현대의 노동에서 더 이상 숭고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생계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며, 내가 가진 능력과 시간을 자본으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들이 아침마다 일터로 향하고, 엑셀 창을 띄워놓으며 근면한 연기를 지속합니다.
그렇다면 ‘노동이 여전히 숭고한가’를 묻기보다, 우리가 이 성실한 연기를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 어쩌면 지금 필요한 질문은 그쪽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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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B
드디어 9주간의 긴 편집 작업이 마무리 되었고 브랜드 대표님에게서 최종 컨펌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음주 부터는 sns에 게시글이 올라갈 예정이구요 오늘 9주 전의 저의 일상을 돌아보았습니다, 기장님의 글을 읽고 저의 63일동안의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프리랜서 영상감독으로서 꽤나 철저하게 시간을 지키며 같은 루틴으로 시간을 보내었더군요, 아침 8시에 일어나 계란 3개를 먹고 스튜디오를 나와 일정 정리를 하고 영상강의 준비와 브랜드 필름 미팅 자료 준비를 하고 점심을 먹고 강의와 미팅 추가적인 영상 작업 기획을 하고나면 어느새 저녁이고 밤 9시가 되면 헬스장에 가서 pt를 받거나 개인 운동을 합니다, 돌아와서 못다한 글을 쓰거나 편집 작업을 마무리 하고나면 1시가 됩니다 스트레칭 20분을 하고 불을 끄고 누우면 1시 30분 정도에 정확하게 잠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63일을 그렇게 지냈네요, 그리고 하루도 못쉬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아침에 또 스튜디오를 나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설레입니다' 신기합니다. 아마도 누가 떠밀어서 하고 있는 일이 아니고 제가 오롯이 책임져야 할 일들을 하고 있어서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일도 또 출근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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