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할리우드 파업은 결과가 정해져 있는 분쟁

역사는 반복된다

2023.07.31 | 조회 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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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의 테크인사이트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처 펀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저는 지난주에 도쿄, 나고야, 서울을 거의 하루 씩 다녀오는 짧은 출장이 있었습니다. 일 년 내내 가을 날씨가 계속되는 샌프란시스코에 살다 보니 일본과 한국의 한여름 더위를 잊기 쉽지만, 이번에도 엄청난 더위를 경험해 보니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더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집에서 에어컨을 매일같이 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매일 틀어놓지 않으면 힘들 정도이니, 확실히 지구 온난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역시 클린테크 (CleanTech)의 혁신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겠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일본의 미에현
하늘에서 바라본 일본의 미에현

작가들의 노동조합인 WGA와 배우들의 노동조합인 SAG-AFTRA를 중심으로 한 할리우드의 대규모 파업에 대한 뉴스를 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들은 영화나 TV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AMPTP를 상대로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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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단체의 요구사항에는 몇 거지가 있는데요, 그중에는 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대본의 아이디어를 내는 용도 등으로 제한하고 자신들을 대체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항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생성 AI 툴을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그들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왜냐면 이 툴들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툴이 자신들을 대체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제가 90년대 초중반 초등학생 때 도쿄를 처음 방문했을 때, 역에서 일일이 손으로 표를 확인하던 역무원이 있었던 것을 기억이 납니다. 티켓에 구멍을 뚫어 이미 티켓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 공항의 출입국 심사대에는 여권을 검사하는 사람이 기계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전철표에 구멍을 뚫어주던 사람, 여권을 검사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걸까 궁금합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기술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왔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습니다). 그 대가로 우리의 삶은 조금씩 향상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조금 더 편하고 빨리 전철을 탈 수 있으며 입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결코 가볍게 이야기해서는 안될 사항이지만, 표에 구멍을 내주던 역무원처럼 어느 정도의 작가와 배우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발전은 그 대가로 다른 무언가를 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수의 작가가 더 많은 방송을 커버할 수 있게 되거나, 같은 수의 배우가 더 많은 방송에 동시다발적으로 출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개별 맞춤형 콘텐츠 제작이 현실화될 수 있게 해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넷플릭스 Black Mirror의 새로운 시즌의 Joan is Awful에피소드에서는 배우의 AI가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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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것은 이미 유튜브, 릴, 틱톡 등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에 의해 그들의 일자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위협받아 왔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모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어텐션 이코노미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조:  #13 '귀'는 글로벌 테크 회사의 새로운 전쟁터),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이러한 플랫폼에서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의 콘텐츠에는 이미 배우와 작가가 없습니다. 

WGA와 SAG가 그들의 싸움을 포기해야 한 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한 임금 인상이나 AMPTP에 대한 기술 사용 금지를 위해 싸워서는 안 됩니다. 그 대신 ChatGPT의 Microsoft & OpenAI나 YouTube의 Google과 같은 기술 기업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첫째, 이들 기업은 AMPTP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더 매력적인 임금 인상을 실현시킬지도 모르며, 둘째, 기술을 피할 것이 아니라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세계에 살고 있는 한 이윤을 최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언제나 생산성 향상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도태되어 왔으니깐요. 그리고 이번에도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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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 2023 Writers Guild of America strike - https://en.wikipedia.org/wiki/2023_Writers_Guild_of_America_strike

- Hollywood’s writers are on strike. Here’s why that matters - https://www.vox.com/culture/23696617/writers-strike-wga-2023-explained-residuals-streaming-ai

- Prof G Markets podcast by Scott Gall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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