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중여행기] 일본 도쿄 편

※ 완중여행기는 완중일기가 다녀온 해외 여행지를 시리즈로 발행합니다. (월 1회)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연휴가 많은 5월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연차를 조금만 얹어도 해외여행 가기에 넉넉한 5월이었기에 저는 지난 주 도쿄를 다녀왔는데요!!

 도쿄를 예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뭐랄까,, 가까우니깐 언제든 갈 수 있겠지? 라는 마음으로 미루다가 이제서야 다녀왔어요😁

 1,400만 명이 살고 있는 메가시티 도쿄. 제가 도쿄에 가보고 궁금했던 것들을 구독자님과 나누려고 해요.

1. 일본인은 왜 영어를 못할까?

 일본 여행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 첫 번째였던 15년 전 오사카를 처음으로 가봤을 때도 일본인이 영어를 못한다는 사실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었다. 

 이번 도쿄 여행에서도 유명한 관광지 및 가게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조금 있었지만, 로컬 식당이나 일반 시민들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마 일본 여행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교육 수준도 높고, 경제 수준도 높은 일본인데, 일본인은 왜 영어를 못할까?

 우린 영어 필요 없는데?

 첫 번째로, 일본인은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우리끼리 먹고 사니깐!! 이게 1억 2천만 인구 보유국의 힙합이다. 

 아래는 2019년 기준의 국가별 내수 규모 그래프다. 

 일본은 무려 3위에 기록되어 있다.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흘러가다 보니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굳이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영어를 배우는 것이 필수이기에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영어를 굳이 안 배워도 먹고 살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면 일본이 조금 이해되지 않을까?

 실제로도 일본의 고용을 살펴보면 토익 600점만 넘어도 웬만한 대기업에 지원이 가능하다고 한다. 600점이 낮은 점수는 아니지만, 취업을 준비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높은 점수도 아닌 것을.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초등학교 영어 필수 교육 시간이 한국이 연간 130시간이나 더 많다고 한다. 

 수출 중심의 경제인 우리 나라에게 영어는 매우 중요하지만, 내수 중심의 경제인 일본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영어 발음 자체가 힘들다.

 일본어 표기로 발음할 수 없는 영어가 많다. 일본어의 발음은 99.9%가 모음으로 끝나다 보니 영어의 자음을 인식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어 회화의 발음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모음으로 끝난다.(신기...)

 그러다 보니 영어 발음을 할 때도 자음 발음이 어색한 것이다. 맥도날드를 ‘매끄도나르도’라고 말하는 이유다! 

 또한,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던 메이지 유신 때에 영어를 표기하는 '가타카나'가 영어의 발음을 정확히 담아내지 못했고, 그것이 아직까지 전해져 잘못된 발음을 말하는 일본인이 많다고 한다. 

2. 아이들이 없다.

 도쿄를 여행하며 또 한 가지 생각이 든 것은 '왜 이렇게 아이들이 안 보이지?'였다. 동아시아 나라에 저출산이 공통된 문제임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아이들이 안 보일 줄은 몰랐다.

 내가 관광 명소만 다녀 그런걸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지하철 등 생활 전반에서도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본의 출산율을 찾아보았는데... 웬걸? 1.27명? (생각보다 높자나?)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65명....이었다...

 저 출산율 지표를 보고 나니, 우리나라의 출산율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새삼 알게 되었다. (서울에선 관찰해보려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의 1.27명이라는 수치 역시 심각한 문제다. (인구가 유지되려면 출산율이 2는 되어야 한다.) 우에노의 한 위스키 바에서 사장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사장님도 저출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30대 중반인데 결혼 생각과 아이를 가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역시나 경제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이야길 했다.

 우리나라처럼 일본도 불안정한 경제가 저출산 문제의 가장 큰 요인이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문제다.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40%대에 육박하는데, 정부에서 추진하는 출산 장려 정책 등이 대기업과 같은 정규직에만 한정적으로 적용이 되니 비정규직의 결혼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줄지 않는 것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요

결국엔 쉽게 말해 '먹고 살기 힘든데, 언제 결혼하고 애는 어떻게 키우냐'라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한탄이 일본의 출산율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인들의 업무강도는 매우 높은데, 구체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문제다. 노동생산성은 쉽게 말해 일한 시간 대비 얻는 생산량을 의미하는데, 일본은 많이 일하는 것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잔업수당 중심의 임금체계가 있다. 임금을 크게 기본급과 잔업수당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본급의 비중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잔업을 통해 일해야 만족할 만한 임금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엉덩이 붙이고 근무시간을 오래 가져가다 보니 노동생산성이 낮다.

 일요일에 갔던 위스키 바에서도 일요일에 출근해 야근하고 온 직장인을 만날 수 있었다. 일요일인데 왜 정장을 입고 있냐 물으니 한숨부터 내쉬더라. 말 없이 잔을 부딪혔다. 

일본인이 예의 바른 이유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또 있을텐데, 바로 일본인들은 예의가 바르고 친절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시민의식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데, 우리 회사 부장님이 일본에서 주재원 생활을 할 때 일본인의 시민의식에 대해 감탄한 일이 있다.

 한 고등학생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담배를 피길래 '역시 일본도 어쩔 수 없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학생이 담배꽁초를 주머니에 넣고 돌아갔다고 한다. 엄청난 나라다.

예의 바르다 = 상명하복?

 한국에 돌아와 일본인이 예의 바른 이유를 찾아보니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일본인은 처음 보는 사람이나 윗 사람에게는 친절하지만, 자신의 부하나 아랫사람에게는 무례하다는 것이었다. 

 결국엔 일본인들의 예의는 그들이 가진 천성이 아니라 문화/관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그럼 왜 그럴까?

 많은 사회학자/역사학자들은 과거 700년이나 지속됐던 군사정권 시대(사무라이 시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군사정권 시대에서 사무라이들의 권력은 엄청났고, 그들은 기분에 따라 사람을 베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수백 년에 걸친 사무라이들의 포악한 지배는 조금만 실수해도 죽을 수 있다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지금의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투명 우산과 마스크

 도쿄 여행을 하면서도 일본인들의 이런 문화를 쉽게 느낄 수 있었는데, 비가 오는 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명 비닐 우산을 쓰고 있었다. 이 역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일본인의 특징으로 나타난 것인데, 투명 우산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보다 나은 가시성을 제공하고, 안전을 도모할 수 있기에 투명 우산을 선호한다고 한다. 

 마스크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코로나 종식에 따른 '노마스크'를 선언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타인을 배려하는 에티켓 차원에서 마스크를 지속 착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를 통해서 일본을 대표로 한 동아시아 사회의 이타심/배려심은 화제가 되었는데, 여러 지표들을 통해 드러난 코로나의 종식에도 불구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주관적 사고보다는 단체 행동에 편승하는 주체성이 없는 모습으로 비치는 씁쓸함도 있었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장점도 있지만, 맹목적인 공동체 중시는 개인으로서의 주체적 사고에 대한 자유를 잃어버리는 단점도 있다.

 지금까지 일본 도쿄 여행을 하며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여행이 끝난 후 이렇게 정보를 찾아보며 정리를 해보니 색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참 다른 구석이 많은 매력적인 나라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셨을 거라 생각이 되고, 제 호기심과 궁금한 점들이 구독자님에게도 재밌게 느껴졌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혼또니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다음 주는 마지막 주로 쉬어갑니다 5월 마무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