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중여행기] 호주 편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완연한 가을 잘 보내고 계신지요? 쾌청한 하늘과 상쾌한 날씨를 즐기고 있노라면 날씨만 좋아도 삶의 질이 정말 수직 상승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런 좋은 날씨에 꼭 생각나는 여행지가 한 곳 있어요. 바로 ‘호주’입니다. 2019년에 호주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날씨만으로도 좋은 여행지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준 곳이었어요.

 그래서 오늘의 완중여행기는 ‘호주편’으로 준비해보았어요. 함께 떠나보시죠🤟

호주의 역사

 호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국가 중 하나인데요. 시드니, 멜버른 등 아주 좋은 관광지가 있기도 하고 젊은 청년들이 워킹 홀리데이로 떠나는 나라이기도 하기에 꽤나 친숙하게 느껴지는 듯 해요. 그런데 우리는 호주라는 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호주는 4만~2만년 전에 애버리진(Aborigine)이라는 원주민들이 부족별로 살아온 땅으로 그 시작을 추정하고 있어요. 그리고 17세기 네덜란드의 발견으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호주를 면밀하게 탐사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호전적인 원주민들의 공격으로 인한 사고나 또 면적의 90% 이상이 불모지인 특징으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리하여 1770년 네덜란드는 영국에게 이 지역의 지배권을 넘겼고, 영국의 식민지 시대가 시작됩니다.

 (이 시기에 유럽에서 호주는 미지의 세계를 뜻하는 Terra australis incognita라고 불렸는데, 이 말이 Australia의 어원이 됐다고 합니다.)

#Australia를 호주라고 부르는 이유 : Australia의 한자 음역인 ‘호사태랄리아’에 대륙을 뜻하는 ‘주’를 붙여 ‘호주’라고 부름.

 호주 = 죄수들의 나라?

 호주는 흔히 ’죄수들의 나라‘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바로 이 영국의 식민지 시대에 영국이 본토로부터 죄수들을 데려오는 유배지로서 역할했기 때문이에요. 빈부격차로 음식을 훔쳐나는 부랑자들이 늘어나서 교도소 시설이 부족하니 해외로 유배를 보낸 것이죠.

 그래서 호주가 죄수들로부터 시작된 나라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러나 사실 이 죄수들이 엄청난 중범죄자들이 아니라 빵을 훔친 등의 단순 경범죄자가 다수였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호주인들은 약간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물론 잘못한 일이지만요ㅠ.. 산업혁명의 뼈아픈 그림자…)

골드러시와 백호주의

 이렇게 다소 씁쓸한 계기로 호주에 정착한 많은 유럽인들은 뜻 밖에 횡재(?)를 하게 되는데요. 바로 ‘금’입니다. 땅 파니 금이 나오는거에요!

 풍화, 침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호주의 대륙 특성상 금이 지표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범죄자가 아닌 외부 이민자들이 호주에 정착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 ‘골드 러시(Gold rush)’ 영향으로 이 시기에 호주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항상 좋은 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안 좋은 일도 따라오게 마련이죠. 이 골드러시 시기에 특히 중국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넘어오게 되었는데, 이 땅에 먼저 정착한 영국계 호주인들이 텃세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백호주의’란 백인의 호주를 추구한다는 주의로 영국계 호주인들이 아시아 이민자 및 원주민인 애버리진을 배척하는 정책이에요. 예를 들면, 아시아인들이 영어를 할 수 있다고 해도 그리스어 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민을 차단했다고 해요. (정말 치사하지 않나요…?) 

 제가 호주에 여행갔을 때도 시드니 시내에 ‘차이나 타운’이 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타운‘ 이라는 것은 어쩌면, 융화와 조화가 아닌 배척의 상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모든 민족들이 어우러져 잘 살았다면 굳이 ’~~타운‘이 필요없을 테니요. 배척과 차별의 사회에서 같은 민족끼리 똘똘 뭉칠 수 밖에 없었던 상징이 바로 ’~~타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백호주의는 2차 세계대전을 이후로 철폐 분위기가 형성되었어요. 그 이유는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호주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똘똘 뭉쳐야 이 각박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리하여 1973년 공식적으로 백호주의는 폐지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면서 호주는 성공한 다민족 국가로 성장했는데요. 제가 호주 여행할 당시에 인종차별을 겪은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그런 백호주의의 잔재가 남아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한 개인이 국가 전체를 대변할 순 없지만요.

호주의 나이스 웨더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호주 여행을 다녀오신 분이라면 하나같이 ‘호주의 날씨’를 인상깊게 기억하실 거에요. 날씨만 좋아도 사람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그러나, 호주의 모든 지역이 날씨가 좋은 것은 아니에요. 호주 대륙의 90% 이상은 사람이 살기 적합한 환경이 아니에요. 특히 대부분 사막으로 이루어진 서부/중부/북부 지역은 열대성 기후로 대부분의 인구가 동부 해안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호주 인구의 80% 이상이 동부 해안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해요.

 시드니를 대표로 하는 이 동부 해안가의 도시들의 기후는 아주 좋은데요.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기에 북반구와는 계절이 반대이지만, 1년 내내 맑고 따뜻한 날씨를 자랑해요. 겨울인 6~8월이라 하더라도 평균 기온이 10도 초중반을 웃돈다고 해요. 

 저도 이런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시드니의 근교인 울릉공(Wollongong)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해봤는데요. 맑은 하늘에서 푸른 바다를 눈에 가득 담은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남반구 국가의 특징 중 하나로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12월 25일인 크리스마스는 호주 계절상으로는 뜨거운 여름이에요. 비록 따뜻한 스웨터에 커피를 마시며 아늑한 분위기를 맞기엔 어려운 계절이지만, 트리를 장식하기도 하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낸다고 해요. 특히나 시드니의 가장 유명한 해변인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서는 빨간 모자를 쓰고, 수영을 하거나 서퍼를 하며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호주와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호주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워킹홀리데이(젊은이들이 방문국에 한시적으로 거주하며 취업, 공부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젊은 분들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굉장히 많이 떠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호주의 워킹홀리데이 인구 비중의 약 10%가 우리 한국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호주가 워킹홀리데이 국가로 인기가 많은 이유에는 관광지로서의 매력, 또 영어권 국가로서 영어 실력 향상이 가능하다는 점이 있는데요. 이보다 큰 매력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높은 임금’이에요.

 흔히 누가 호주로 워홀 다녀와서 몇천/몇억을 벌어왔다더라.. 하는 소리가 들리는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호주의 최저시급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2만원이 넘는다고 해요.

 이렇게 높은 임금을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그것도 외국인에게)

 호주의 면적은 미국과 비슷한데, 인구는 약 1/1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또 나라는 잘 살아요. 풍부한 광물자원을 기반으로 전 세계 제조업 기반 국가에 중요 교역국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나라는 크고, 돈은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으니 높은 임금을 기반으로 외국에서 많은 워홀러들을 데려오는 것이죠.

 그런데 제 주변에서 실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많은 않은 것 같아요.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이상기후로 인한 식재료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기록적인 고물가 시대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써야한다는 것이죠.

 또한, 높은 질의 일자리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호주 현지인이 고용하는 ‘오지 잡(Aussie job)’을 구하면 법정 시급이 보장될 확률이 높지만, 한국인이나 아시아인들의 일을 하게 된다면 법정시급보다 낮게 임금을 받는 단순 노동만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그리고, 이 오지 잡을 얻기 위해서는 높은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하니, 마치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누가 뽑나?’의 상황이 되는거죠.  

 여하튼 호주로 워홀을 떠나는 사람들은 영어 실력 향상 / 목돈 마련 / 외국에서의 경험의 목적을 가지고 떠나겠지만, 이 모든 걸 충족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호주의 커피

 호주하면 앞서 말씀드린 너무 맑고 좋은 날씨와 그 날씨 속에서 빛을 발하는 멋진 자연 경관이 가장 먼저 떠오르긴 하지만, ‘맛있는 커피’가 제게는 매우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호주가 커피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이탈리아인, 그리스인의 이민을 꼽을 수 있어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이민 정책이 보다 개방되면서 이탈리아인들과 그리스인의 유입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아시다시피 커피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인들의 영향으로 호주인의 커피 사랑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죠.

 또한 커피에 대한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점이 커피 강국을 만들어낸 이유로 꼽히는데요. 자신만의 커피 스타일에 대한 취향이 확고하다는 거죠. 호주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요. (개인마다 주문하는 스타일이 너무 다양하고, 구체적이어서 워홀 하시는 분들이 많이 애먹는다고도 하네요.)

 저도 멜버른에 여행을 갔을 때, 굉장히 다양하고 개성 있는 많은 개인 카페들을 즐길 수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 와서 커피와 함께 식사를 하며 사람들과 교제하고 있는 점이었어요.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카페의 감도(?), 감성들도 개성 있어서 재밌었어요. 멜버른도 우유박스로 의자를 대신하더라고요…(감성 모르면 나가라)

 여튼, 호주에 가신다면 꼭 커피를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장 대표적인 메뉴인 플랫화이트(에스프레소에 우유가 얇고 평평하게 flat하게 올라가는 음료), 롱블랙(아메리카노와는 달리 물을 먼저 넣고, 에스프레소를 넣은 음료로 크레마가 남고, 양이적음)을 추천드립니다.

호주로 떠난다면(완중일기의 추천)

마지막으로, 구독자님께서 언젠가 호주에 가신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몇 가지를 적어봤어요.

1. 계획 없이 시내를 거닐어 보세요. 하이드 파크에서 걷기만 해도 충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 수 있어요.

2. 취사 가능한 숙소를 잡아보세요. 맛있는 호주산 소고기를 값싸게 즐길 수 있습니다.

3. 하루 두 잔 커피를 즐겨 보세요. 개성 있는 카페들이 분명 새로운 맛을 선물해줄 거에요. 

4.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해보세요. 맑은 날씨를 눈이 아닌 온 몸에 담아보세요.

5. 오페라 하우스 공연을 예약해보세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꽤나 근사한 경험이 될 거에요. (페리를 타고 가는 길의 풍경은 덤)

6. 저렴한 와인과 수제맥주를 즐겨보세요. 호주는 커피만큼이나 와인과 수제맥주가 유명한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