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서혜정 [주간 묘사 제 23호]

2023.10.04 | 조회 423 |
0
|
주간 묘사의 프로필 이미지

주간 묘사

매주 수요일 짧은 소설을 받아보세요.

첨부 이미지

1. 지금까지 쓰신 소설을 보면 '근육이 커지는 맥락을 구축해야 한다.' (<동면>), '정돈된 방법으로 과제를 끝내십시오. 끝낼 줄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 (<오늘의 기분>)과 같은 흥미로운 문장들이 보이는데, 이러한 문구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혹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여러 가지로다가, 목적은 없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잡다한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 메모장에 이것저것 기록해 두었던 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생각나서 적은 것들인데, 시간이 좀 지나고서 보면 왜 이 문장이 여기에 있는지 아리송하면서도 동시에 재미있게 느껴지는 문장들이 간혹 있는 것 같아요. '근육이 커지는 맥락을 구축해야 한다.' 문장이 그러했고요. '정돈된 방법으로 과제를 끝내십시오. 끝낼 줄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 이 문장은 제가 앱으로 무슨 심리/성향 테스트(?) 같은 걸 했다가 나온 결과 내용 중에 있었던 건데요. 당시 뼈 맞는 느낌에다가 저한테 너무나 결정적인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록해 두었는데, 막상 쓰고자 하는 소설 분위기와도 맞닿아있는 듯해서 소설 속 메모장에도 기입했어요. 결국... 메모와 기록이 재산인 것 같습니다!

2. 일상적인 상황이나 주변의 사물들이 소설이 다루는 소재 내지나 배경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글쓰기가 어느정도 연동되어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앞으로 쓰고 싶은 소재나 도전해보고 싶은 소설의 느낌, 내지는 장르가 있으신가요?

삶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글에 부러 투영하려고 하지는 않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제 기록에 의존하기에 저의 일상적인 상황/사건/배경, 삶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투영되기야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나온 글을 읽다 보면 글쎄요. 제 삶과 연동이 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글이 참 낯서네, 라고 느끼는 편이에요. 연동의 정도를 따지자면 기껏해야 10~20% 정도! 근데 또 제 지인들은 다른 의견이더라구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알고 있는 지인들에게는 매우 사적인 기억을 솔직하게 써서 놀랐다는 감상을 받기는 했어요. 새삼 이 간극이 재미있는 것 같네요.

제가 쓰는 글들은 일상이라는 틀 안에 고여 있기는 한 것 같아요. 언젠가는 그 선을 넘어보고 싶어요.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 겪어볼 수 없는 것들을 진득하게 상상하며 써내려가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판타지 장르를 언젠가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3. 최근에 본 책이나 다른 매체(시/영화/공연 등)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조금 다른 얘기일 수 있지만, 요즘 제 삶의 활력소는 스우파2인데요. 그곳에 나오는 여성들의 모든 무브가 너무 좋고, 또 멋집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이 만드는 에너지가 대단한 것 같아요!

4. 소설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으신가요?

단어와 단어 혹은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잇는 연결감이요.

그 연결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는지 작가마다 조금씩은 다른 것 같아요. 작가의 관점, 아이덴티티가 제일 드러나는 지점 같달까요. 제가 지향하는 관점이 무엇인지 아직 저는 찾고 있는 단계이지만, 여튼 쓰는 과정에서나 쓰고나서 다시 퇴고할 때나 연결감을 많이 들여다보는 것 같아요. 연결감이 자연스러운가, 일부러 자연스럽지 않게 만드는 것이 좋을까, 일부러 확 엎어버릴까... 처럼요. 이걸 고민할 때가 글 쓰는 동안에 제일 재밌는 부분이에요. 저한테는요!

5. 글을 쓰는 행위를 지속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작가 님으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심심함... 인 것 같아요. 재미있는 다른 흥미거리가 있을 때는 글쓰기와 아주 멀어졌다가도 주기적으로 되게 쎄게 '심심하다', '무료하다'에 가까운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뭔가, 시간이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지나가버리고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라고 해야할지. 그럴 때 메모장에 이것저것 쓰다보면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차곡차곡, 내가 나를 좀더 정립하고 정돈하는 느낌, 아주 의미 없이 지나가지는 않는다는 안도감. 이때 남긴 메모 내용들이 글쓰기의 아주 큰 자산이 되고요, 또 심심함과 무료함을 채우더라구요. 근데 또 어느 정도 채워지면 다른 흥미거리가 생겨서 글쓰기와 다시 또 훌쩍 멀어지게 되기는 하지만.. 간헐적으로나마 지속하고는 있으니, 앞으로도 이런 방식이지 않을까 싶어요. 적어놓고 보니 '글을 써야겠다고 작정하는 마음'은... 이제 저에게는 조금 멀리 있는 이야기 같네요. 언젠가는 생기겠죠...?!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주간 묘사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5 주간 묘사

매주 수요일 짧은 소설을 받아보세요.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