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The Dev?

앱으로 '몰입'을 디자인한다면: 1인 개발자 임성균 인터뷰

2025년 9월 10일, 1번째 후더데브.

2025.09.10 | 조회 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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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 금요일 6시, 새로운 한 개의 앱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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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메일에 놀라셨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번 뉴스레터는, 이전의 What The App?과는 다른 컨텐츠입니다.

앱 ‘리뷰’ 대신, 앱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Who The Dev?’이죠.

첫 번째 ‘후 더 데브’의 주인공은 1인 개발자 ‘임성균’님입니다.


이전에 왓더앱을 통해서 소개했었던 ‘코어태스크’의 개발자이시면서 집중력 관리 앱 ‘락체스트’를 운영 중이신 1인 개발자이시죠.

더운 여름 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개발자 ‘임성균’님의 이야기. 함께 확인하시죠.


Q. 안녕하세요 성균님. 우선 왓더앱 구독자분들을 위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우선순위 투두 리스트 앱 코어태스크와, 디지털 디톡스 락체스트 개발을 하고 있는 임성균이라고 합니다.

요새 성균님이 주로 작업하는 카페랍니다.
요새 성균님이 주로 작업하는 카페랍니다.

 

Q. 첫 번째로, 앱 개발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었을까요?

대학원 연구실에서 파이썬을 처음 접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연구용 계산 툴로만 썼는데, 하다 보니까 '아, 이거 취미가 아니라 진짜 이걸로 먹고살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게 개발자 꿈을 키운 시작점이었죠.

그러다가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됐어요. 그 전까지는 파이썬으로 외주 작업 같은 걸 좀 해봤었는데, 아카데미에서는 iOS 개발을 본격적으로 배우니까 완전 새로운 세계였죠.

수료하고 나니까 제일 자신 있는 게 iOS 개발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iOS 앱 개발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됐어요.

 

Q. 현재 운영 중인 앱을 소개해주세요.

지금 코어태스크와 락체스트 두 개 앱을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락체스트는 제가 집중할 때 SNS나 OTT 같은 것들이 너무 방해가 되어서 만들게 됐어요.

아이폰 기본 스크린타임도 써봤는데 솔직히 별로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15분 뒤에 다시 알리기", "오늘은 그만 알리기" 이런 버튼들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었거든요. 기존 디지털 디톡스 앱들도 마찬가지로 미루기 기능이 있어서 큰 도움을 못 받았고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진짜 소수의 사용자가 좋아할 엄격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락체스트는 세 가지 잠금 방식이 있어요. 타이머 모드는 "한 시간 동안 절대 안 쓰겠다" 하고 앱이랑 웹사이트를 잠그는 거고, 예약 모드는 "9시부터 5시까지만 사용하겠다" 이런 식으로 시간대를 정하는 거죠. 한도 모드는 "하루에 30분만 쓰겠다" 하고 제한하는 방식이에요.

방식은 유연하지만, 처음 설정하면 웬만하면 풀 수 없게 설계했습니다. 진짜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앱이죠.

 

Q. 오 재미있네요. 저도 맨날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거든요. 혹시 락체스트를 만들게 된 이유가 있으실까요?

저는 예약 모드 때문에 락체스트를 시작했어요. 지금도 가장 많이 쓰는 모드이기도 하고요.

제가 일하는 시간이 규칙적이다 보니까, 그 시간에는 아예 SNS를 안 보고 싶은데 계속 옆에 있으니까 자꾸 보게 되더라고요. 집중도 안 되고 방해가 돼서 '이 시간 동안만이라도 누가 좀 잠가줬으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그렇다고 아예 앱을 지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친구들과 소통도 해야 하고, 1인 개발자라서 마케팅도 SNS로 해야 하는데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몇 시간 동안만 잠가주는' 기능이 필요했죠.

예약 모드는 제가 진짜 필요해서 만든 기능이고, 타이머나 한도 모드 같은 경우는 만들고 나서 사용자분들이 "이것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서 뒤늦게 추가한 거예요. 역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기능이 가장 탄탄하더라고요.

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앱이라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도 있을까요?

아, 진짜 재밌는 댓글이 하나 있었어요. '솜씻너'라는 표현을 쓰더라고요. 저도 처음 들어서 뭔가 싶어서 찾아봤는데, 솜사탕을 씻는 너구리 짤이에요.

너구리가 솜사탕을 받고 물에 씻어서 먹으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물에 닿으면 솜사탕이 사라지니까 허탈해하는 표정의 짤이거든요.

그 사용자분이 락체스트로 앱을 잠그고 나서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집었는데, 할 게 없어서 그냥 허탈한 표정으로 있는 자신을 발견했대요. 마치 솜씻너처럼요. 그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도움이 됐다는 피드백은 많이 받지만, 그 댓글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너무 재밌어서(웃음). 앱의 효과를 이렇게 표현할 줄이야.

 

Q. 사실, 1인 개발자로써는 앱들의 설치 수와 피드백 수가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그렇게 된 비결이 있으실까요?

1인 개발자라서 마케팅도 혼자 해야 하다 보니까, SNS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어요. 개발하기 전부터 조금씩 개발 과정을 올리고, 출시하면 또 올리고 그랬거든요.

락체스트 출시할 때도 스토리를 담아서 트위터(X)에 올렸는데, 그게 정말 많이 바이럴됐어요. 며칠 동안 거의 만 명 가까이 다운로드받으셨어요. 그때는 별거 없었거든요. 예약 기능 하나만 있었는데도요.

만 명 정도가 사용하시니까 피드백도 리뷰로 100개 정도 받았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죠. 어느 부분을 고쳐야 할지도 보이고, 사용자들이 뭘 원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되고요.

지금은 글로벌 기준으로 리뷰나 평가가 300~400개 정도 달렸는데, 그 뒤로도 업데이트 있으면 트위터나 스레드에 올리고, 아까 말한 '솜씻너' 같은 재밌는 리뷰가 있으면 그것도 공유해요. 그러면 한 번씩 터질 때가 있거든요. 몇백 명, 몇천 명씩 다운받기도 하고.

1년 반 정도 개발하면서 그런 순간들을 종종 봤어요. 꾸준히 올리다 보면 가끔 터지는 거죠.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온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성균님의 시간표도 전달받을 수 있었어요.
성균님의 시간표도 전달받을 수 있었어요.

Q. 이제 좀 대화 주제를 바꿔볼게요. 이전에 ‘몰입’이 편안함의 조건이라고 작성하신 것을 보았는데, 나만의 몰입을 만드는 루틴 같은 것이 있으실까요?

우선 락체스트도 제가 몰입과 집중을 위해서 만든 거고요. 저는 예약 모드로 일하는 시간을 딱딱 정해놔서 그 시간에는 방해되는 앱들이 켜지지 않게 해뒀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목표라고 생각해요. 방법이야 목표가 있으면 어떻게든 찾거든요. 근데 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으면, 왜 해야 하는지 모르면 집중이 안 돼요. 사실 집중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집중할 이유가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기획 단계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앱만 기획하는 게 아니라 제가 어떻게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까지 다 포함해서 기획해요.

거의 시놉시스 짜듯이 해요. 지금은 어떤 상태고, 중간에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디까지 가겠다는 줄거리를 미리 짜놔요. 그게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정말 달라요.

이거는 제가 한참 '왜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만든 방법인데요. 이야기가 있어야 본인이 동기부여도 되고 의미가 나와요. 의미가 이야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저는 항상 이야기를 미리 작성해 놓으려고 해요.

 

Q. 마지막으로, 이렇게 1인 개발, 1인 앱 운영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제가 1인 개발자뿐만 아니라 창업하려는 분들한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건강할 때 시작하라는 거예요.

저도 정말 건강이 최고조일 때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창업을 하면서 이게 조금씩 깎여나가요. 제품이 뜨기 전까지는 제 체력이 버텨야 하잖아요. 창업자의 체력이 곧 회사의 수명이거든요.

1인 개발을 하려면 HP가 꽉 차 있을 때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그거 말고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별로 없어요. 다 하는 방법도 다르고, 제가 직접 알려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방법은 당연히 각자 다를 수밖에 없어서요. 그래서 정신과 신체가 건강할 때 시작하시라는 것만큼은... 진짜 확실해요.

 


에디터의 주저리

물리학도에서 1인 개발자로, 그리고 ‘진짜 도움 되는 앱’을 만드는 사람으로.

앱을 좋아하고, 또 그들의 브랜딩을 좋아하는 저로써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많은 사용자보다 소수가 진짜 좋아할 서비스’라는 철학이었습니다.

왓더앱에서 소개하려고 노력하는 앱들도, 흔히 이야기하는 ‘뾰족한’ 기능의 유무가 꽤나 중요한 선택 요소로써 고려되거든요.

또, 성균님과의 이야기에서 가장 와닿는 것은 ‘진정성’이었습니다. 본인이 경험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래서 사용자들도 고마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HP가 풀로 차있을 때 시작하는 것 잊지마세요. 정말로요.

 

 

코어태스크: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 iOS

락체스트: 엄격한 앱/웹사이트 차단기 - iOS

임성균: Linke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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