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에는 'Touch Grass'라는 관용 표현이 있습니다.
단순히 '풀 만져라'라는 의미가 아니라, 대부분 앞마당이 있는 영어권 문화 특성상 '집 앞 마당이라도 나가서 풀 만져라', 즉 인터넷 좀 그만하라는 뜻이죠.
한국에서 비슷한 의미를 찾는다면, '현생 좀 살아' 등이 있을 수 있겠죠.
어쨌든, 그런 개념을 아예 앱으로써 가져온 앱이 있어 오늘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왓더앱, Touch Grass입니다.
Touch Grass, reduce screentime
Touch Grass를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스크린 타임'입니다.
설정하는 조금의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면, 특정 시간 이후에는 보시는 것과 같이 앱 사용이 중간에 중지되고, 왼쪽의 화면처럼 알림을 누르라는 화면과 함께 알림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알림을 누르면, 왼쪽의 사진처럼 카메라가 나타며, 말 그대로 '풀을 만져야'합니다.
네. 앱 이름과 같이 'Touch Grass'를 해야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사진이 촬영됨과 동시에, 앱은 바로 진짜로 풀을 만졌는지 확인합니다.
저는 주변에 풀이 없어 모니터에 띄우고 했는데, 어지간한 고화질 사진이 아니라면 '풀은 픽셀로 되어있지 않다'면서 화면 잠금을 풀어주지 않는 철저함은 덤입니다.
기믹 뿐만 아니라 기본에도 충실하게
저런 '풀 만지기' 기능 뿐만 아니라, 스크린 타임과 관련된 작업 또한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iOS의 기능인 스크린 타임이 활성화 되어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앱인 만큼, 어떤 시간동안 제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였는지를 화면과 같이 조회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얼마나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였는지도 한눈에 볼 수 있어 과장을 보태면 어떻게 제가 하루를 보냈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앱에 대해서 제한 시간을 설정하고, 'Touch Grass'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작업 없이, 그냥 앱을 추가하고 제한시간을 선택하면 끝입니다.
자세한 기능들도 확인해보면 섬세하게 구성되어있으니, 한번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에디터의 주저리
혹자는 현 시대를 '숏폼', 그리고 '도파민'의 시대라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그런 숏폼들을 즐기고, 도파민에 중독되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죠.
그 것들이 나쁘기만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건강이나 일상 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 그 때에는 그것들을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요즈음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스스로 '절제'하는 능력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절제라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왓더앱인 Touch Grass는 그 절제를 강제하는 방식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 합니다.
매 순간 절제를 하는 의지가 엄청난 사람들도 많지만, 저와 같은 일반적인 수준의 의지를 가진 사람은 어떨 때에는 강제가 필요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Touch Grass는 자칫하면 강제적이고 불쾌함을 줄 수 있는 경험을, 밈이라는 재미있는 윤활제를 더해 우리가 더 부드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좋은 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앱이든 재미가 있어야 쓸 수 있고, 의지를 가지고 결심하며 앱을 설치하는 사람과 앱을 삭제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같은 사람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집 앞에 잔디가 있는 영미권 사람들은 빌딩 숲에 살고 있는 한국인보다 더 쉽게 풀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건 손해일지 이득일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Touch Grass: reduce screentime - iOS Only |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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