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숨겨진 특별한 버번 위스키, 베리 올드 세인트 닉(Very Olde St. Nick)

라벨에서부터 포스가 남다른 숨겨진 좋은 버번, 베리 올드 세인트 닉 (Very Olde Saint Nick)

2025.01.05 | 조회 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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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사라의 술장을 구독해주시는 모든 구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느덧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저는 새해 계획도 세우고 읽고 싶었던 책들도 잔뜩 사고, 마셔보고 싶은 위스키 리스트들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모두 의미있는 새해의 시작을 맞이 하셨나요? 늘 그렇듯 올해는 작년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리라, 또 여러가지 목표를 꼭 이루리라 생각하게 되는데요, 저의 올해 목표에 큰 부분 중 하나가 위스키 뉴스레터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꾸준히 뉴스레터를 썼으니 올해는 조금 더 재미난 콘텐츠들을 만들어보고자 생각하고 있는데요, 여러 계획을 가지고 올 한 해 사라의 술장의 콘텐츠를 더 재밌고 알차게 만들어볼테니 올해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D 

지난 약 2주 동안 사라의 술장의 첫 구독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구독자 분들의 메일을 받으니, 정작 이 이벤트는 구독자 여러분들을 위한 것이 아닌 저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제 예상보다 정말 많은 분들께서 메일을 보내주셨고, 메일 하나하나에 정성과 진심을 가득 담아 보내주셔서 정말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구독자 분께서도 메일을 보내주시고, 또 어떤 콘텐츠가 좋았는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읽고 싶은지 정성껏 써주신 글에 감사함과 동시에 뉴스레터에 대한 큰 책임감을 느끼게도 되었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제가 한분한분 답장 드리고 또 사라의 술장의 감사한 마음을 가득담은 선물도 전달드리는 방법 또한 답장을 통해 안내드리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메일을 보내주신 모든 구독자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 첫 위스키 뉴스레터에 어떤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까 생각을 하다가 이번 연말 드디어 맛보게된 위스키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마셔보고 싶었는데 최근에 방문했던 위스키 바들은 위스키를 다양하게 취급하지 않아서 마셔보지 못했던 위스키였는데, 드디어 맛을 볼 수 있게 되었었거든요.

연말에 한해를 마무리할 겸 짝꿍이랑 연말 회고 디너를 가졌는데, 저녁 식사 후 오랜만에 한남동의 위스키바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약간 이른 시간에 방문해서 여유있게 위스키를 즐길 수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바에 앉아 꽤 오랫동안 저의 위스키 리스트에 있었던 위스키를 요청드렸습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제가 마셔보고 싶었던 위스키가 딱 있더라구요! 그렇게 하여 마셔보게된 위스키, 오늘의 주인공 아메리칸 버번 위스키 "베리 올드 세인트 닉(Very Olde Saint Nick)" 입니다.

베리 올드 세인트 닉 15년
베리 올드 세인트 닉 15년

라벨에서는 오는 포스가 남다른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미국 켄터키주 바즈타운(Bardstown)의 아주 작은 소규모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버번 위스키 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베리올드세인트 닉(a.k.a VOSN) 위스키의 시작은 독립병입의 형태였다는 것입니다.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1980~90년대에 미국 내에서는 그닥 인기가 없었던 고숙성 버번 위스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에 일본 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수출용 위스키였습니다. 당시는 일본이 경제적 호황을 이루던 때였어서 아예 일본 시장을 타겟하여 만든 위스키였던 것이지요. 그래서 출시 또한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먼저 1990년에 출시 되었습니다. 좋은 맛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희소성 있는 위스키로의 타겟팅을 위해 소량 생산을 고집했으며, 당시 1년 2번, 극소수의 직원, 단 3명의 직원만 가지고 위스키를 숙성과 병입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제한된 생산과 희소성은 일본 시장에 통했고,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일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 때는 앞서 말씀 드린 것 처럼 미국에서 인기가 없던 고숙성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를 했기 때문에 원액을 다른 증류소에서 구해와서 숙성 및 병입을 통해 위스키를 만들었던 것인데요, 이 때 원액을 받아온 증류소가 바로 Stitzel Weller, Heaven Hill, Willett과 같은 곳들이었습니다. 낯선 증류소 이름들이라고 생각되실 수도 있지만, Stitzel Weller 증류소는 1992년 폐쇄하긴 했으나, 지금 가장 핫하고 가장 비싼 위스키 중 하나인 "패피 반 윙클(pappy van winkle)"을 생산하던 증류소였고, Heaven Hill과 Willett은 지금도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는 증류소 이지요.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특히, Stitzel Weller 증류소와 인연이 깊은데요, 왜냐하면 이 증류소의 원액으로부터 만들어졌던 위스키이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패피 반 윙클 위스키를 만든 Julian Van Winkle이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의 최초 생산 과정에 주요하게 역할을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패피 반 윙클은 아는 분들은 알 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비싸고 희귀한 위스키로 유명한데요, 92년 Stitzel Weller 증류소가 문을 닫은 뒤 지금은 버팔로 트레이스 컴퍼니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가의 위스키와 인연이 있는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히스토리에서부터 그 기대감이 올라오는 위스키입니다. 자세히 보면 묘하게 라벨이 비슷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패피 반 윙클 바틀. 15년은 500만원, 23년은 1,000만원에 육박한다.
패피 반 윙클 바틀. 15년은 500만원, 23년은 1,000만원에 육박한다.

이렇게 다른 증류소의 원액들을 가져와서 숙성시키고 병입하여 팔았던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그 이후 이리저리 소속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다가 2018년 프리저베이션 증류소(preservation distillery)라는 곳에 정착하여 직접 원액까지 생산하며, 증류소 기반의 위스키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베리 올드 세인트 닉에서 "Saint Nick"은 사람이름 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에 금주령이 내려졌던 시기에 켄터키 어드메 시골에 살던 "Nick" 이라는 나이 많은 아저씨가 매년 연말에 몰래 숙성 버번 위스키를 조금씩 병입해서 팔았다고 합니다. 이를 위스키를 맛본 사람은 이 위스키 맛이 너무너무 좋아서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 궁극의 위스키를 맛본 사람들이 이 분을 Saint Nick라고 칭송하게 되었는데요, 이 설화 같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위스키 브랜드 이름을 Very Olde Saint Nick이라고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토록 맛보고 싶었던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을 맛보게 되었는데요, 제가 맛본 버전은 Very Olde Saint Nick 15년(구형 보틀)입니다. 

베리올드세인트닉 15년을 드디어 마셔보다
베리올드세인트닉 15년을 드디어 마셔보다

색상도 영롱하지요?ㅎㅎ 제가 마신 버전은 구형 보틀인지라 이제 더욱 보기가 힘들어진 버전입니다. 바에는 12년과 15년이 있었는데, 피니쉬가 15년이 더 좋다고 하여 저는 15년을 맛보았습니다. 

베리 올드 세인트 닉 15년을 처음 딱 마셨을 때의 느낌은 버번 같지 않고 블렌디드 위스키를 먹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버번 특유의 쏘는 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카라멜과 시나몬이 함께 느껴지는 묘한 달콤한 향이 느껴졌습니다. 살짝 베리류의 향도 함께 느껴졌는데 저는 그 향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달달한 향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피니시는 오크향과 약간의 스모키한 스파이시향이 살짝 올라왔습니다. 피니시가 아주 길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운이 남는 피니시였어서 또 마시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바텐더님은 12년산과 15년산의 가장 큰 차이가 피니시에 있다고 하셨었는데 마셔보니 왜 15년을 마셔보라고 권하셨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53.5도의 베리 올드 세인트 닉 15년
53.5도의 베리 올드 세인트 닉 15년

베리 올드 세인트 닉 15년 산은 53.5도의 도수로 낮지 않아 부담스러울 수 있는 도수인데도, 상당히 깔끔해서 도수가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 정도 였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는 마셔보고 싶었던 위스키를 드디어 마셔봤다는 행복감에 그 맛이 더 좋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고요.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은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일본 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위스키다보니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바에서 좀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혹시 일본에 방문하셔서 바에 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특별한 버번 위스키 베리 올드 세인트 닉을 꼭 마셔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25년의 첫 뉴스레터를 제가 마셔보고 싶던 위시 리스트 위스키로 시작하게 되어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25년에는 보다 다양한 위스키 뿐만 아니라 구독자님들께서 요청해주신 여러 위스키 관련 주제들을 가지고 더 알찬 뉴스레터를 만들어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 동안 서울에는 새해를 반기는 눈이 펑펑 왔는데요, 눈이 온 지역에 거주하시는 구독자님들 내일 출퇴근길 조심하시고 새해의 첫 온전한 한 주를 즐겁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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