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캠벨타운 위스키의 아픈 손가락, 글렌스코시아(Glenscotia) 이야기

캠벨타운 위스키의 장점을 다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글렌스코샤(글렌스코시아) 이야기

2025.01.12 | 조회 477 |
0
|
사라의 술장 의 프로필 이미지

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한주 잘 보내셨나요? 이번 겨울은 정말 안춥다고 생각하며 지내왔었는데, 그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주는 엄청난 한파가 찾아와 꽁꽁 껴입기 바빴던 한주였던 것 같습니다. 비록 추워서 출퇴근길이 조금 고되긴 했지만, 겨울은 제대로 추워야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하는지라 괜히 안심이 되기도 하는 한주였어요.ㅎㅎ 저는 회사 업무로 마음을 졸이는 한주를 보내기도 했는데요, 이제 막 시작하는 일에 대해 결과가 성에 차지 않아 속상함을 느끼는 한주였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꾸준하게 시작부터 급하게 잘되길 바라는 것보다 차근차근 지속적으로 쌓아나가는 것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기에 회사 일도, 뉴스레터도 꾸준하게 잘 쌓아나가는 것을 목표로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답니다. 구독자 여러분의 한 주는 어떠셨나요? 여러분 모두 큰 걱정이나 고민 없이 무난하고 평화로운 한주를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어느덧 50번째 뉴스레터 입니다! 처음 이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50개, 100개 뉴스레터가 쌓이면 무언가가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시작했었는데, 50번째 뉴스레터까지 왔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합니다. 50번째 뉴스레터까지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구독자분들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또 저는 지금부터 100번째 뉴스레터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뉴스레터의 주제는 제가 좋아하는 위스키이지만 뭔가 저평가 되어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위스키이자 캠벨타운 위스키 중 가장 인기가 없는 저에게는 아픈 손가락 같은 위스키인 "글렌스코시아(Glenscotia)"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글렌스코시아, 글렌스코샤 등으로 불리는 오늘의 주인공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코틀랜드의 캠벨타운 지역 위스키입니다. 사라의 술장 10번째 뉴스레터에서 스코틀랜드 캠벨타운 지역 증류소 등을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이야기 드렸던 내용을 조금 복습하여 말씀드리자면 캠벨타운은 한 때는 세계의 위스키 수도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위스키 생산의 중심이 되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서른 개가 넘는 증류소가 있었고, 그만큼 많은 위스키들이 생산되었었지요. 그러다가 세계 대공황과 미국의 금주법 등으로 인해 캠벨타운의 증류소들이 직격탄을 맞아 대부분의 증류소들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캠벨타운에는 3개의 증류소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증류소들이 바로

- 스프링뱅크(Springbank)
- 글렌가일(Glengyle)

- 글렌스코시아(Glenscotia)

이렇게 세곳인데요, 사실상 스프링뱅크와 글렌가일은 소유주가 동일한 증류소이고, 그 외 남아있는 한 곳의 증류소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글렌스코샤입니다.

* (참고) 제가 글렌스코샤와 글렌스코시아를 혼용하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_ _)

글렌스코샤는 1832년에 세워진 역사가 아주 오랜 증류소인데요, 원래는 제임스 스튜어트와 존 갤브라이스가 세운 "Stewart & Galbraith & Co."라는 회사를 통해 만들어진 증류소 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스코샤 증류소"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하는데요, 스코샤는 게일어로 스코틀랜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호황을 타고 위스키를 생산하던 스코샤 증류소는 앞서 말한 19세기 캠벨타운 위스키의 위기로 문을 닫을뻔 하다가 결국 "던컨 맥캘럼"이라는 사람에게 인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던컨 맥캘럼이라는 사람이 불법 사기 저지르게 되면서 글렌스코샤 증류소도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되었고 던컨 맥캘럼은 이 일로 인해 캠벨타운 호수에 몸을 던지는 끔찍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글렌스코샤 증류소 어딘가에 이 던컨 맥캘럼 유령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 후에도 글렌스코샤는 여기저기에 인수되거나 합병되거나 하면서 폐쇄와 재개를 반복하며 쉽지 않은 세월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참 뒤인 1994년 로크로몬드 증류소의 자회사가 글렌스코샤 증류소를 인수하게 되고, 1999년부터 생산을 재개하게 되지요. 로크로몬드에 인수된 이후에도 생산이 원활하지 않았던 글렌스코샤는 2008년 이안 맥칼리스터라는 마스터 디스틸러가 증류소를 이끌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그 맛과 명성을 조금씩 되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글렌스코샤 마스터 디스틸러 이안 맥칼리스터
글렌스코샤 마스터 디스틸러 이안 맥칼리스터

참고로 글렌스코샤를 인수했던 로크로몬드 증류소는 사라의 술장 주제로도 다룬 적이 있는 위스키 증류소입니다. 땡땡의 모험에 나오는 하독 선장님의 최애 위스키라는 주제로 말이죠.

추가로 조금 더 말씀드리면 2014년 즈음에 한 사모펀드가 글렌스코샤 증류소와 로크로몬드 증류소 등을 포함한 로크로몬드 그룹을 인수 한 후, 2019년 중국 투자 회사에 매각을 했습니다. 고로 지금의 글렌스코시사 증류소는 중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글렌스코샤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작은 증류소 중 하나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에 오기까지 고된 세월을 보냈지만, 길고 복잡한 히스토리 만큼 깊은 매력을 지닌 위스키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스키에 입문하던 해에 자주 마시고 또 바틀까지 구매했었던 위스키인데요,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특징은 다양한 맛들이 아주 조화롭게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엄청나게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거나 이 위스키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 그렇지만 짠맛, 스모키향, 피트향, 견과류의 고소함 그리고 시트러스 느낌의 과일 느낌까지, 정말 다양한 맛과 향을 조금씩 느껴볼 수 있는 그런 매력이 있어 이 위스키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글렌스코샤 위스키 중 두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번째로는 "글렌스코샤 15년" 입니다. 

글렌스코샤 15년과 위스키 전용 온더락 잔
글렌스코샤 15년과 위스키 전용 온더락 잔

글렌스코샤 15년은 짠 바다향을 시작으로 반전으로 다가오는 고소한 맛과 살짝 조화되는 달큰한 맛이 일품입니다. 이 위스키에서 느껴지는 스파이시함은 생강을 떠올리게 해주기도 하고요, 이 달큰한 맛이 캐러멜인지 꿀사과맛인지 구분하긴 어렵지만 기분좋은 맛으로 다가옵니다. 어떤 분들은 아주 드라이하다고 평을 하시기도 하던데 저에게는 드라이함보다는 복합적인 향이 골고루 느껴지는 특징이 더 컸습니다. 

두번째로 소개해드릴 글렌스코샤 위스키는 "글렌스코샤 캠벨타운 하버" 인데요, 제가 가장 자주 마시고 구입하는 글렌스코샤 위스키 라인 입니다.

글렌스코샤 캠벨타운 하버
글렌스코샤 캠벨타운 하버

글렌스코샤 캠벨타운 하버는 캠벨타운의 피트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위스키입니다. 저의 감상으로는 스프링뱅크만큼이나 캠벨타운 위스키의 특징을 진하게 다담고 있는 위스키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 퀄리티에 비해 구하기도 어렵지 않고 가격도 8만원선으로 그리 비싸지 않아 집에 꼭 사두는 위스키 중 하나 입니다. 

저에게 글렌스코샤 캠벨타운 하버는 위스키는 마시고는 싶은데 뭘 마실지 딱 떠오르는게 없을 때 가장 쉽게 선택하는 위스키 입니다. 피트향와 짭짤한 맛 그리고 스파이시한 맛과 스모키함이 우선 과하지 않게 조화가 되어 있고 이에 덧붙여서 가벼운 과일향도 함께 어우러져서 깔끔하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부담없이 아무거나 한잔 마시고 싶을 때 선택하는 위스키이기도 하지요. 에어링이 되서 살짝 부드러워진 느낌으로 마셔도 아주 좋습니다. 뉴스레터를 쓰면서 저도 사진 속 글렌스코샤를 오랜만에 살짝 맛보았는데, 입안에 남는 복합적인 맛과 향이 다음 한 모금을 더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언제 마셔도 만족도가 상당한 위스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ㅎㅎ

글렌스코샤는 개인적으로는 바에서 마시기보다는 바틀을 한병 정도 집에 사두고 홀짝홀짝 마시는 용으로 추천드리는데요, 그 이유는 바에서 각을 잡을 마실만큼 강렬한 감상이 있는 위스키는 아니지만 오히려 강렬하지 않아서 부담없는 위스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위스키를 들일까 고민이셨던 구독자 분이 계시다면, 글렌스코샤는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 

오늘의 위스키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제가 캠벨타운 위스키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캠벨타운 위스키를 자주 다루게 되는데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캠벨타운 위스키에 대해서 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한주보다는 덜 추울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날이 많이 차갑습니다. 구독자 여러분 모두 꽁꽁 잘 껴입으시고, 어느 해보다 감기와 독감이 독하다고 하니 마스크 꼭 쓰시면서 건강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사라의 술장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5 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뉴스레터 문의saraloveswhisky@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뉴스레터 광고 문의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