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대한민국 위스키의 가능성을 보다, 김창수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 리뷰

대한민국 위스키의 가능성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김창수 위스키 이야기

2025.04.06 | 조회 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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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지난주에는 국내외로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이슈들이 있었는데요, 정신없이 쏟아지는 뉴스들에 정신이 없기도 하고, 또 개인적으로는 업무도 바빠져서 이번 한 주가 길고도 짧게 느껴지는 역설적인 감정들을 느끼며 꽉찬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이번주 주중에는 날씨가 꽤나 추워서 언제 봄이 오려나 싶었는데, 또 주말이 되니 다행히 날이 꽤 풀려서 봄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곳곳이 핀 꽃들이 눈에 띄기도 하는 듯합니다. 이러다가 금방 더워져서 반팔이 필수인 날씨가 되겠지요. 1년 중 아주 잠시 찾아오는 가장 청량하고 아름다운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이 시기를 구독자 여러분 모두 만끽하실 수 있는 봄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뉴스레터 주제는 아마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이름, 그리고 언젠가 뉴스레터에서 다루지 않을까 기다리셨을 법한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에서 위스키 증류소의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위스키 장인이자, 브랜드 그 자체 "김창수 위스키", 그중에서도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 입니다.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

오늘의 위스키 리뷰에 앞서서 김창수 위스키 그리고 김창수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위스키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가능성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김창수씨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드려보려 합니다.

제가 처음 위스키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김창수씨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위스키 바를 직접 운영하는 분인데 위스키를 직접 만들어보려고 하신다는 소문도 있었고, 진정한 위스키 고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지요. 개인적으로 대만 위스키나 일본 위스키가 전 세계에서 아주 큰 사랑을 받는 것을 보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카발란이나 히비키, 야마자키 같은 위스키가 나오지 못할까라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내심 김창수씨의 도전에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을 보냈었습니다.ㅎㅎ

그러던 어느날 김창수씨가 위스키 증류소를 만들고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김포에 김창수 위스키 첫 증류소를 설립한 이듬해인 21년 김창수 위스키는 첫 위스키를 출시하게 되고, 이 위스키가 완판되면서 서서히 "김창수 위스키"라는 위스키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사람들에게 인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짧게 정리하면 위스키를 정말 좋아하는 대단한 사람이네 정도로 넘어갈 수 있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김창수씨의 도전기를 알고 나선 제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놀랍고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김창수 위스키"가 첫 발매가 되었다는 것을 들었을 때만 해도 김창수씨가 나이가 상당히 지긋한 중년의 사업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증류소를 만드는 일은 너무나 어렵고 자본이 많이 드는 일이니 젊은 사람이 아닌 주류 업계에서 잔뼈가 굵거나 혹은 다른 사업으로 돈을 꽤나 번 분들이나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김창수씨가 저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86년생의 젊은 창업가라고 했을 때 느꼈던 충격은 상당히 컸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 위스키에 대한 열정과 사랑 하나만 가지고 정말 맨땅에 헤딩하면서 시작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젊은 나이셨거든요. 

김창수씨는 20대 초반부터 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술을 만들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대 중반부터 위스키에도 관심이 생겼는데, 특히 "라프로익 10 캐스크 스트렝스"를 마시고 그 맛과 향에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강렬한 약품 냄새 같은 화학적인 향에서부터 어떻게 맛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위스키에 아주 깊게 빠져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일본과 대만에는 맛있는 위스키를 생산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안될까를 생각하며, 우리나라에서 위스키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이 길로 뛰어들었는데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환경이 위스키 생산에 적합하지 않고, 무엇보다 세금 제도 등법과 제도가 위스키 생산에 유리하지 않다며 불가능하다고 김창수씨를 말렸다고 합니다. 

김창수씨는 그러거나 말거나 위스키에 인생을 바치겠다는 생각으로 위스키 증류 공부를 위해 우리나라와 환경이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일본 "치치부 증류소"에 연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스코틀랜드로 떠나 100여개가 넘는 스코틀랜드 증류소를 모두 다니며, 위스키 공부를 하게 됩니다. 물론 스코틀랜드에 가서도 일을 구하려 했지만, 마음처럼 일이 구해지진 않았고 대신 모든 증류소들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얻게 되었던 것 입니다. 그러다가 귀국을 얼마 앞두지 않고 글래스고의 한 바에서 우연히 "치치부 증류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이 우연한 인연을 계기로 치치부 증류소와 교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제가 일본 위스키를 소개한 뉴스레터(아래 링크)에서도 말씀드렸던 닛카 위스키 설립자 타케츠루를 모티브로 만들었던 "맛상"이라는 드라마가 일본에서 흥행을 하면서 한국에서도 위스키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던 NHK 덕분에 김창수씨는 치치부 증류소에서 정식으로 연수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과거 연수를 거절당한 치치부 증류소에서 이번에는 오히려 김창수씨에게 먼저 문을 열어준 셈이었지요. 이렇게 외국인으로는 두번째로 증류소 연수를 받게된 김창수씨는 이 계기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치치부 증류소 사람들은 처음부터 완벽한 증류소는 없다며, 증류소를 열고 운영하면서 또 그 증류소에 맞는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야한다는 것을 알려주며 김창수씨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김창수씨도 처음엔 투자자 없이 증류소 설립은 어렵다고 생각하며, 투자자가 있다면 투자자 마음대로 증류소를 만들어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목표는 우리나라에 증류소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뜻이 어떤 방향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를 찾는건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좋은 처우에 다니던 외국계 주류회사를 그만두고 바를 차려 정말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게 되었고 그렇게 증류소 설립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다가 투자는 일단 접어두고 혼자서 만들 수 있는 1인 증류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든 증류소가 바로 김포에 있는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이고, 21년에 첫 출시된 김창수 위스키가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게된 후 투자를 드디어 유치하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위스키 증류소는 사실 투자 받기 좋은 사업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위스키 증류소는 투자에서부터 회수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이지요. 증류소 설립은 물론 숙성기간까지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는 투자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창수 위스키는 투자 유치를 해냈으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투자를 받은 후 새로운 증류소를 "안동"에 만들고 있으며, 올해 곧 안동 증류소 또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안동 소주의 근원지인 이 안동에서 위스키와 함께 장기적으로 소주도 함께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소주의 발상지에서 우리나라 위스키의 시작을 하겠다는 의미도 있고, 안동 소주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말그대로 대한민국만의 특징을 가진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안동에 증류소 자리를 잡게 된 것이지요. 

술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환경, 기후이기도 하지만 또 중요한 것이 바로 규제와 법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세는 출고가나 수입원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원가가 저렴할 수록 세금도 저렴해지고 따라서 술을 싸게 만드는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좋은 술이 만들어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제도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김창수씨도 이러한 제도적인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척박한 환경적, 제도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위스키라는 목표를 가지고 꾸준하게 오랜시간 노력하는 김창수씨를 보면 존경심과 함께 진심을 다해 응원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스토리와 김창수씨의 집념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꼭 한번 김창수 위스키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바로 어제 따끈하게 김창수 위스키를 맛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꽤나 감각적인 라벨 디자인 그리고 김창수 위스키 김포 에디션 한 잔
꽤나 감각적인 라벨 디자인 그리고 김창수 위스키 김포 에디션 한 잔

바로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인데요, 도수 50.1도의 깔끔한 디자인의 바틀입니다. 가격은 시중에서는 바틀로는 20만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저는 바에서 3만원 정도의 가격에 마셨습니다.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은 올로로쉐 셰리 캐스크, 보르도 와인 캐스크 등 무려 9개의 프리미엄 캐스크를 블렌딩한 위스키입니다. 도수가 50도가 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물을 섞지 않은 원액, 즉 캐스크 스트렝스 위스키 이고요.

기대를 가지고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을 마셔본 첫 모금의 시작은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였습니다. 입에 넣자마자 느껴지는 달달함에, 여타 싱글몰트 위스키 못지 않은데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첫 맛을 느끼자마자 느껴지는 쌉쌀한 탄닌감과 묘하게 느껴지는 짠맛이 느껴지면서 끝 맛에 텁텁함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마무리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뭔가 커피 또는 초콜렛의 향을 의도한 것 같긴한데 지나치게 텁텁해진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모금 더 마셨을 때도 처음 입에 들어갔을 때의 향은 꽤나 훌륭한데 입안에 머무는 동안의 맛이 조화롭지 못하게 짭짤하고 점점 텁텁해지면서 떫은 맛과 함께 피트인지 아닌지 애매한 향의 조합으로 피니시만큼은 또 한모금 마시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물을 한모금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위스키 맛을 정말 미묘하게 잘 느끼는 위스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위스키를 사랑하는 애호가의 입장에서 느낀 김창수 위스키 김포 2024 에디션의 느낌은 너무 다양한 맛과 향을 한번에 다 내려고 애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쉐리의 느낌과 피트의 향, 훈연의 느낌, 스파이시함 이 모든 맛들을 다 어우러지게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첫 맛에서 느끼는 좋은 느낌이 끝으로 갈 수록 약간 정체성 없이 흩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오히려 첫 맛과 향을 쭉 끌고 가는 피니시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개인적인 감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도가 넘는 도수에도 알콜 부즈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움은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아쉬움은 3년 남짓의 짧은 숙성기간에서 오는 것일수도 있고, 9개의 캐스크를 블렌딩하면서 오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피니시는 아쉬움인 있긴 했지만, 위스키를 처음 입에 딱 머금었을 때 느끼는 첫 맛과 향은 다른 위스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정말 위스키다운 위스키가 생산되는 것 자체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창수 위스키를 마셔보면서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앞으로 이 위스키를 기점으로 더 훌륭하고 맛있는 위스키들이 생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고 이러한 성장과 개선을 반복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카발란이나 야마자키 같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위스키가 만들어지리라는 기대감과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말그대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위스키의 가능성을 한땀한땀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김창수 위스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라의 술장 뉴스레터에서 대만, 일본, 이스라엘 처럼 소위 위스키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과 기후를 가진 나라들에서 나오는 훌륭한 위스키들에 대해서 많이 소개해드렸는데요, 그 때마다 저는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증류소가 나오지 못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갈증을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김창수 위스키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김창수 위스키가 더 맛있고 훌륭한 위스키를 만들어낼 것을 확신합니다. 이렇게 집요하게 더 맛있는 대한민국 위스키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더 진심을 다해 응원합니다. 올해 새롭게 여는 안동 증류소에서 나오는 김창수 위스키는 한병 꼭 구매를 해서 리뷰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의 김창수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저는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이 전에 없던 길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예측 불가하며, 정말 강한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쉽게 해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김창수 위스키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대한민국 위스키를 만들고자 하는 도전을 응원합니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처럼 여러 위스키 증류소에서 다양한 위스키 종류를 생산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사라의 술장 뉴스레터도 그날까지 구독자 여러분께 보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꾸준하게 위스키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번 주말에 보니 여기저기 봄꽃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비록 내일부터 또 바쁜 월요일이 시작되겠지만 틈틈히 창밖의 청량한 하늘과 거리의 꽃들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한주가 되시길 바라며 저는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음주에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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