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의 대명사, "몽키숄더"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의 대중화의 일등공신, 몽키숄더 이야기

2025.02.02 | 조회 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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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주 긴 설 연휴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위스키 뉴스레터를 보냈던 것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눈 깜짝할 새에 일주일이 지나고 연휴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네요. 구독자 여러분 모두 즐거운 설 연휴를 보내셨나요? 저는 연휴 동안 푹 쉬기도 하고 지방에 있는 본가에도 방문해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고 맛있는 것도 실컷 먹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번 설연휴는 유독 눈이 많이 오는 연휴 였는데요, 구독자 여러분 모두 눈과 추위에 피해 없이 건강하게 즐거운 연휴 보내셨길 바랍니다.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 주제는 바로 "몽키숄더" 위스키 입니다. 몽키숄더라..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요? "몽키숄더"라는 단어의 원래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위스키 생산을 위한 초반의 과정을 들여다 봐야합니다.

위스키에 사용되는 보리는 반드시 "몰팅"라는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즉, 보리를 발아시키는 과정을 의미하는데요, 이 몰팅 즉, 발아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보리를 물이 담가 산소를 공급하고, 이 물에 담궈진 보리는 "몰팅 플로어"라는 곳에 널어 놓고 상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섞어주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보리에서 싹이 돋아나며 보리가 부드럽고 끈적끈적해지게 되지요. 이 후, 이 몰트 보리를 건조장에서 건조시키면서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을 이어나가게 되는데요, "몰팅 플로어"에 보리를 널어두고 삽으로 이를 주기적으로 섞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몰트맨"이라고 합니다. 이 "몰트맨"은 필연적으로 오랫동안 몰트를 섞어주는 일을 하게 되면서 한쪽 어깨가 아래쪽으로 내려 앉으면서 굽어지는 직업병을 얻게 되는데요, 굽어진 어깨의 모습이 원숭이의 어깨와 닮았다고 하여 이를 "몽키숄더"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몽키숄더" 라는 단어는 조롱의 의미가 전혀 아니며, 오랜 시간 동안 몰팅 과정에 정성을 다하는 몰트맨 장인들 노고를 기리는 단어라고 합니다.

발베니의 몰트맨이 몰트를 섞어주고 있는 장면
발베니의 몰트맨이 몰트를 섞어주고 있는 장면

요즘은 대부분의 위스키 증류소에서 이 몰팅 과정을 직접 하지 않고 몰트 처리 전문회사에 맡깁니다. 이 회사에서는 큰 기계식 드럼을 통해서 천천히 보리를 섞어주며 몰팅 과정을 대행해주지요. 이런 몰트 처리 전문 회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통적인 몰팅 과정을 고집하는 위스키 증류소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플로어 몰팅 과정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증류소에는 바로 발베니, 스프링뱅크, 라프로익 등이 있습니다. 

몽키숄더 위스키는 이런 몰트맨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위스키라고 하는데요, 이 몽키숄더 위스키는 사실 만들어진 지 그리 오래된 위스키는 아닙니다. 2005년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주류 회사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William Grant&Sons)" 전략적으로 만들어낸 위스키 입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위스키들인 발베니, 글렌피딕, 그란츠 등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발베니나 글렉피딕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커버하기 힘든 가성비 시장을 타겟 위해 익숙하지 않은 개념의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를 만들어 낸 것 인데요, 기존에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하면 보리 베이스의 몰트 위스키와 보리가 아닌 밀, 호밀, 옥수수 등을 베이스로 하는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즉, "블렌디드 위스키 = 몰트 위스키 + 그레인 위스키"라는 공식이 일반적이었다는 의미지요.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여기에 살짝 변주를 주어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라는 개념을 만들어 몽키숄더 위스키에 적용해봅니다. 즉, 100% 몰트 위스키만을 블렌딩하여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든 것이지요. 그리하여 몽키숄더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소유하고 있는 위스키 증류소인 "발베니(Balvenie), 글렌피딕(Glenfiddich), 킨인비(Kininvie)" 이 세 곳의 증류소 원액을 블렌딩하여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낯선 이름인 킨인비(Kininvie)라는 증류소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 소유의 증류소인데 지금은 원액이 대부분 몽키숄더에만 활용되어 바틀을 거의 구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렇게 출시된 몽키숄더는 나름의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게 됩니다. 말하자면 "칵테일을 위한 위스키", "바텐더용 위스키"를 표방하며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했던 것이지요. 다른 싱글몰트 위스키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홍보였는데, 꽤나 잘 먹혀들었던 마케팅 전략이었고 이와 더불어 바텐더들과 협업하여 칵테일 레시피를 개발하고, 위스키 페스티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WE TAKE WHISKY SERIOUSLY SO YOU DON’T HAVE TO."라는 슬로건과 함께 보다 트렌디하고 젊은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몽키숄더 위스키에 다가갈 수 있도록 브랜드를 형성하게 됩니다. 지금도 몽키숄더 위스키의 공식 인스타그램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다른 위스키와는 다른 트렌디한 느낌의 이미지나 문구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몽키숄더를 활용한 다양한 칵테일 레시피를 볼 수 있습니다. 

몽키숄더 바틀 원숭이 세마리 문양이 눈에 띈다
몽키숄더 바틀 원숭이 세마리 문양이 눈에 띈다

몽키숄더 바틀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원숭이 세마리가 앉아있는 로고 인데요, 이 원숭이 세마리는 오른쪽 위에도 얌전히 앉아있습니다. 이 세마리 원숭이의 의미는 몽키숄더가 세 곳의 증류소 원액(발베니, 글렌피딕, 킨인비)을 블렌딩하여 만들어진 위스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바틀 왼쪽에 보면 "Batch 27"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것은 정말 배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몽키숄더 바틀에는 위와 같이 "Batch 27" 라고 씌여있습니다. 이 배치 27에 대한 썰은 다양하게 있는데, 

  • 27번째 시도에서 최상의 맛과 향이 나왔다고 하여, 27번째 조합(배치)을 기준으로 위스키를 제조한다는 썰 
  • 블렌딩한 캐스크가 27개 즉, 27개 캐스트를 섞어 만들었다는 썰 
  • 몽키숄더 위스키를 만드는 공정번호가 27이라는 썰 

등이 있지만 첫번째 썰이 정설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몽키숄더의 맛은 무엇보다 다양한 단맛의 조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바닐라, 카라멜 향과 꿀 맛 그리고 과일향까지 달달한 맛과 향이 다양하게 조화되어서 깔끔하고 산뜻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니트로 마셔도 아주 훌륭한 위스키입니다. 몽키숄더에 들어가는 위스키 원액들이 워낙에 훌륭하기 때문에 사실 맛없없 조합일 수 밖에 없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몽키숄더는 처음 땄을 때 보다 좀 더 에어링이 되고 익었을 때, 다양한 단맛의 풍미가 극대화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바틀을 사두고 뚜껑을 따고서 하이볼이나 칵테일로 한잔 마신 후, 조금 시간을 두고 나서 에어링 후 니트로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몽키숄더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칵테일(이라기엔 너무 쉬운) 레시피를 하나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얼음잔과 진저에일과 오렌지, 몽키숄더 칵테일이 준비물 인데요, 

  • 잔을 얼음으로 채우고 
  • 몽키숄더 위스키(1~1.5온즈)와 달지 않은 진저에일을 컵에 넣고
  • 몇번 휘적휘적 해준 후, 오렌지 한조각를 퐁당 넣으면 

너무나 간단한 "GINGER MONKEY" 칵테일이 완성됩니다. 참 쉽죠잉?ㅎㅎ 이 외에도 몽키숄더 인스타그램과 공식 홈페이지에 다양한 위스키 레시피가 있으니 참고해보시면 보다 재미있게 몽키숄더를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를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 정말 연휴 끝, 일상 복귀의 시간인데요, 구독자 여러분 모두 일상 복귀 잘 하시고 덜 피곤하게 모든 일들이 술술 잘 풀리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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