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킹스맨에서 본 바로 그 위스키

킹스맨하면 떠오르는 위스키, 달모어에 대하여

2024.07.11 | 조회 7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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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무려 2주간의 무단 휴재를 끝내고 오랜만에 돌아오게 되었네요. 우선 2주간 소식도 없이 뉴스레터를 보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개인적인 일이 생겨 뉴스레터를 미처 쓰지 못했었고,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기에 미리 휴재 공지도 드리지 못했었습니다.

개인적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자면, 지난주 저와 7년을 함께한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저의 고양이 "해니"가 고양이별로 떠났습니다. 정확히는 지지난주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입원을 했었고 지난주에 결국 고양이별로 떠나게 되었어요.

해니는 저의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함께 했고, 첫 이직 후 가장 우울하고 힘들었던 시기를 위로 해준 친구였고, 어디 나갈 수도 없고 누군가를 만날 수도 없던 코로나 시기에는 늘 항상 저의 곁에서 외로움을 달래주고 힘이 되어주었던 동거묘였습니다. 또 혼자 집에서 위스키로 혼술을 할 때면 제가 외로울까 걱정되었는지 늘 항상 제 앞에 앉아 술친구가 되어주기도 했던 제 가족이었지요. 

그런 해니가 예상하지도 못했던 시기에 갑자기 아프게 되어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별을 하게 되어, 저로서는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슬프다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 먹먹함과 죄책감, 슬픔이 복합적으로 밀려오는 시간이었어요. 언젠가는 헤어짐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슬펐고,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존재감이 컸었던지라 허전함이 커서 밀려오는 슬픔과 상실감의 감정을 추스리느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쪼꼬미였는데, 그 쪼꼬미 하나가 집에 없는 것이 사람 한명 없는 듯한 허전함을 주더라구요. 

누군가는 그래봐야 반려동물인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단순하게 반려동물이 아닌 그 이상의 존재였기에 슬픔이 컸고 여전히 내 고양이가 없는 허전함과 더 잘해주지 못한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미안함에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리기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해니가 고양이별에서 지구별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많은 고양이 친구들을 만나고 지구별에서는 겁이 나서 나가지 못했던 바깥 세상 구경도 맘껏하고 즐겁게 뛰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위로가 되기도 하고 또 그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해니는 고양이별로 떠났지만, 고양이별에서 저를 응원해주고 지켜봐줄 것이라 믿기에 다시 일상을 잘 살아내기로 했습니다! 해니는 누구보다 제가 위스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테니 이 뉴스레터도 성실하게 잘쓰는 집사를 응원하리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지만, 여하튼 2주간의 추스림 기간을 잘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또 다시 열심히 한주 한주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를 써내려가려고 하니 많이 읽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응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복귀에서 어떤 위스키 이야기를 담을까 하다가 고양이 해니에 대한 추억을 담은 위스키를 소개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창한 추억거리는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위스키와 해니의 투샷이 담긴 사진이 있는 위스키인데요, 그 위스키는 바로 "달모어(Dalmore)" 입니다. 

해니가 사랑한 위스키 달모어 12년
해니가 사랑한 위스키 달모어 12년

몽실몽실한 해니가 위스키에 입을 맞추고 있는 이 사진을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 속 위스키인 달모어도 종종 일부러 찾아마시는 위스키이기도 합니다.

달모어는 여러가지로 꽤나 유명한 위스키인데요, 우선 사슴뿔 모양의 앰블럼으로 유명합니다. 12개의 뿔을 가진 사슴 앰블럼은 달모어의 바틀을 괜히 사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한데요, 달모어가 이 사슴 앰블럼을 쓰게 된데에는 나름의 역사적인(?) 사건이 있습니다. 1800년대 초반 하이랜드에 설립된 달모어 증류소는 첫 설립자 이후, 맥킨지라는 가문에 의해서 인수되어 운영이 되어왔다고 합니다. 하루는 왕이 이곳을 방문하여, 왕과 함께 사냥을 나가게 되었는데, 사냥을 하는 당시 왕에게 큰 뿔을 가진 사슴이 달려들어 왕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 맥킨지 가문의 사람이 이 사슴을 잡아 왕을 구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왕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 달모어를 소유한 가문에게 직접 사슴문양의 앰블럼을 하사하게 되었고 이 것이 지금까지 달모어를 상징하는 앰블럼인 사슴문양 앰블럼이 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달모어가 한번 더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바로 영화 "킹스맨" 입니다. 무려 3편의 시리즈가 나온 영화이고 첫 시리즈인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편은 한국에서 상당히 흥행을 했던 영화였지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의 초반부에 "랜슬롯"이라는 요원이 나옵니다. 스포를 하자면 이 요원은 엄청나게 뛰어난 요원이지만 초반부에 빌런의 비서 "가젤"에게 죽임을 당하는데요, 빌런이 등장하기 전 상황을 정리하고난 장면에서 이 랜슬롯 요원은 위스키를 한잔 마십니다.

킹스맨의 랜슬롯이 마시는 위스키, 달모어
킹스맨의 랜슬롯이 마시는 위스키, 달모어

이 장면에서 "1962년산 달모어.. 이 걸 조금이라도 흘리는건 죄악이야"라는 말을 하며, 이 위스키를 음미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1962년산 달모어는 사실 가상의 위스키 입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위스키인 것이지요. 위스키는 와인과 달리 몇년산인지가 중요한 술은 아니기에 1962년산이라는 말이 큰 의미가 있진 않지요. 다만, 숙성연한이 62년인 달모어 위스키는 아주 소량 생산되어 경매로 매우 높은 금액에 낙찰된 바가 있습니다. 12병 정도가 생산되어 한병에 2억이 넘는 금액에 팔렸다고 하니 그 가치가 어마어마합니다.

달모어는 접근성이 꽤나 좋은 위스키에 속합니다. 위스키 바를 방문하시면 아마 달모어 시리즈가 한 개정도는 꼭 있을 것이라 달모어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어디든 위스키 바를 찾아가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달모어 위스키 중 제가 가장 추천드리는 라인은 달모어 12년과 15년입니다. 

달모어 12년은 제가 직접 바틀로 여러번 사서 마셨던 위스키로 집에 두고 마시기에 아주 적절한 위스키로 추천하는 위스키 입니다. 달모어 12년은 초반에는 버번캐스크에서 숙성을 하다가 피니시를 셰리캐스크에서 숙성하여, 맛과 향이 더 좋은 위스키인데요, 해니와 함께 찍힌 사진으로 볼 수 있듯이 색 또한 진하고 아름답습니다. 달모어 12년의 맛의 특징은 "달콤함" 입니다. 달콤함이라는 표현 하나에 굉장히 다양한 맛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초콜렛이나 바닐라 같은 달달함이 느껴지는 위스키 입니다. 저는 달모어 12년을 좋아하는 이유가 부담이 없기 때문인데요, 한모금 딱 마셨을 때 올라오는 달짝지근함에 입안에 기분좋은 느낌이 맴돌다가 셰리 향이 살짝 느껴지는 듯한 피니시를 느끼면 위스키를 마시는 전형적인 행복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달모어 15년은 상당히 고급 위스키로 가격 또한 20만원을 넘는 위스키입니다. 달모어 15년은 버번 캐스크 숙성 후, 3가지 다른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을 하여 만들어지는 위스키 입니다. 달모어 15년 또한 가장 큰 특징은 달달한 맛에 있는데요, 12년보다 확실히 좀 더 묵직한 느낌이 있고 셰리와 바닐라, 꿀인지 설탕인지 모를 달짝지근함이 복합적으로 우러나오는 맛이 있습니다. 3가지 셰리 캐스크에 숙성하는 것에 대비해서 셰리의 느낌이 아주 강하지는 않기에 셰리 매니아들은 달모어 15년보다 다른 셰리 위스키를 먹겠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에게 달모어 위스키를 딱 하나만 추천하라면 저는 달모어 12년을 추천하겠습니다. 코로나 시절에 집에 앉아 달모어 한잔과 함께 해니를 쓰다듬으며 영화를 보곤했던 추억이 있어서일까요, 그 때의 그 맛과 향이 더 달고 맛있게 기억됩니다. 달달한 향과 살짝 스치는 셰리, 오히려 피니시가 길지 않아서 깔끔했던 맛. 그 맛의 기억과 저의 사랑하는 고양이와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오랜만에 달모어를 한잔 마시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위스키 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2주만에 위스키 레터를 쓰는 것이라 또 새로운 마음과 다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번 레터는 지난 2주의 부재를 해명하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느라 꽤나 긴 글이 되었네요. 앞으로는 또 성실하게 매주 재밌고 흥미로운 위스키 이야기를 전달해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레터에 대한 감상이나 알고 싶은 위스키 이야기,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번 주는 비가 많이 오는 한주였는데 이번 주말은 오랜만에 비소식이 없다고 합니다. 구독자 여러분 모두 여름의 청량한 에너지를 느끼는 주말 되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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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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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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