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새로이 한국에 데뷔한 버번 위스키 추천, 엔젤스 엔비

천사의 질투를 받는 버번 위스키, 엔젤스 엔비(Angel's Envy) 이야기

2024.08.22 | 조회 1.0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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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한 주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한 주가 개인적인 업무로 상당히 바빴던지라 한 주가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루하루 해야할 일들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훅훅 지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속도라면 금방 가을겨울도 오고 연말도 올 것이라 생각하니, 괜한 조급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8월이 다 가기 전에 남은 올해를 어떻게 알차게 보내야할 지를 생각해봐야겠다는 다짐이 듭니다. 

지난달에 제가 소개드렸던 데일리샷이라는 서비스 기억하시나요? 데일리샷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앞으로 몇 개월동안은 한 달에 하나씩 위스키를 소개해드릴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그 뉴스레터가 나간 지도 어느덧 벌써 한달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빠르죠? 그리하여 오늘은 데일리샷을 통해 만난 두 번째 위스키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난 레터를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짧게 다시 한번 데일리샷 소개를 드리자면, 와인이나 위스키, 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를 App으로 구매하여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픽업지는 내 집 혹은 회사 근처 등 원하는 곳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생각보다 정말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주류 특히 위스키의 종류도 다양해서 구경하기도 구매하기도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저 또한 데일리샷에서 지난 수년간 많은 위스키를 구매했고 편리하게 이용해왔습니다. (리얼 내돈내산!!) 

이 데일리샷을 통해 소개할 두번째 위스키는 바로 "엔젤스 엔비(Angel's Envy)"라는 위스키 입니다. 

날개 모양이 그려진 독특한 모양의 바틀에 담긴 엔젤스 엔비
날개 모양이 그려진 독특한 모양의 바틀에 담긴 엔젤스 엔비

엔젤스 엔비는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버번 위스키 입니다. 이 위스키가 나온지는 시간이 좀 흘렀지만 국내에는 작년말부터 들어왔으니 국내에 소개 된 지는 1년이 채 되지 않은 셈이죠.

엔젤스 엔비는 여러가지 재밌는 특징이 있는데요, 우선 첫번째로는 버번 위스키로는 보기 드물게 "포트 캐스크 피니시"를 입힌 위스키라는 점이고, 두번째로는 Angel's Envy 즉, 천사의 질투라는 의미를 가진 재밌는 이름을 가진 위스키라는 점입니다. 위스키를 잘 아시고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버번 위스키인데, 포트 캐스크 피니시라는 첫번째 특징을 상당히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버번 위스키는 예전에 소개드렸던 바와 같이 "옥수수"를 주 원료로 하는 아메리칸 위스키 입니다. 보리를 원료로 스코틀랜드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위스키 종류 중 하나이죠.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처럼 사실 버번 위스키도 버번 위스키라고 불릴 수 있는 상당히 까다로운 요건이 있습니다. 무려 연방법으로 규정된 요건들 이지요. 대표적인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미국에서 생산
  • 곡물 원재료 중 옥수수의 비중이 51% 이상
  • 까맣게 불에 태운 새 오크통(참나무)을 사용할 것
  • 증류 할 때, 알콜 도수가 80도(160proof) 이하 일 것 
  • 병입 할 때, 도수는 40도(80proof) 이상 일 것  
  • 물 이외의 어떠한 색소, 첨가물 등을 넣지 않을 것 

위의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만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까다롭지요? 여기서 세번째 요건인 불에 태운 "새 오크통"을 사용할 것이라는 요건을 엔젤스 엔비 위스키에 대입해보면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 오크통만을 사용해야한다고 했는데, 포트 캐스크 피니시라면 포트 와인을 담았던 캐스트로 피니시를 입힌 것이니 헌 오크통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드는 것이지요. 이 포인트에서 엔젤스 엔비는 버번 위스키의 변화를 가져온 위스키라고 불립니다.

2011년 링컨 헨더슨이라는 버번 위스키계의 전설적인 디스틸러 마스터는 버번 위스키에 기존과 다른 변화를 주고자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바로 버번 위스키에 포트와인 캐스크로 피니시를 입힌 오늘의 주인공 "엔젤스 엔비"를 출시한 것 이지요. 연방법의 버번 위스키 규정에 "피니시를 입히면 안된다"라는 말은 없었으니 버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그러한 법규정은 없었기에 버번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었습니다. 엔젤스 엔비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의 포트 와인 캐스크 피니시를 통한 색다른 맛과 향의 버번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그 때부터 많은 버번 위스키 생산자들이 다양한 캐스크에 피니시를 입혀 버번 위스키를 내놓게 됩니다. 

이렇게 되자 2019년, 결국 법이 개정되게 됩니다. 말하자면 피니싱을 입힌 버번도 버번이라고 불릴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새로운 규정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재사용 오크통을 이용한 추가 숙성(피니싱)은 합법 
  • 추가 숙성 연수는 제품 표기 금지. (새 오크통 숙성 연수만 표기 가능) 
  • 피니싱을 한 버번은 반드시 추가 숙성한 버번임을 표기해야하며, 어떤 캐스크에서 숙성했는지 명확하게 기입해야함 

이렇게 추가 숙성에 대한 법이 규정되자 오히려 버번 위스키 생산자들은 이 새로운 규정을 대부분은 환영하며 다양한 피니싱 기법을 도입한 위스키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즉, 엔젤스 엔비의 반란으로 시작된 변화가 버번 위스키의 새로운 장을 열게된 것 입니다. 

엔젤스 엔비가 탄생하게된 배경을 써둔 바틀에 걸려있는 쪽지
엔젤스 엔비가 탄생하게된 배경을 써둔 바틀에 걸려있는 쪽지

엔젤스 엔비라는 독특한 이름은 천사들이 맛보지 못해 질투를 하는 위스키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Angel's share라는 개념에 대해서 설명해드린 적이 있을텐데요, Angel's share은 위스키를 숙성하면서 자연적으로 증발해 사라지게 되는 부분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숙성 연한이 길면 길수록 이 Angel's share의 부분이 커지겠지요. 그런데 엔젤스 엔비의 경우에는 추가 숙성 즉, 포트와인 캐스트에서 피니시를 입히는 기간이 불과 6개월 밖에 되지 않아서 Angel's share가 거의 없습니다. Angel's share가 거의 없다는 것은 결국 천사들이 맛볼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의미가 되고 그래서 이 위스키의 이름이 Angel's Envy가 된 것입니다. 약간 말장난 같지만 그래도 아이디어가 괜찮지요?ㅎㅎ

Finished in Port wine barrels이 명확하게 표기 되어 있는 엔젤스 엔비
Finished in Port wine barrels이 명확하게 표기 되어 있는 엔젤스 엔비

엔젤스 엔비는 바틀 모양부터가 남다릅니다. 다른 원통형의 위스키 병과는 달리 날개가 그려져 있는 역삼각형 모양의 병이 나름 강한 인상을 줍니다. 엔젤스 엔비의 도수는 86.6 proof 즉, 약 43.3도 정도로 보통의 버번 위스키에 비해 상당히 낮은 도수입니다. 낮은 도수에 포트 와인 캐스크 피니시라니, 이 두 가지 요소만으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위스키로 손꼽기에 충분해보입니다. 

엔젤스 엔비의 맛은 아주 부드럽고 깔끔하고 달고 화사합니다. 우선 버번 위스키 특유의 톡쏘는 향이나 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처음 향부터 마시는 순간까지 목넘김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버번 특유의 강한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선호하지 않으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뭔가 더 보편적으로 사랑 받을 만한 위스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맛과 향입니다. 

부드러움으로 시작한 느낌은 아주 달달한 맛으로 이어집니다. 버번 특유의 바닐라 향을 기반으로 한 달달한 맛이 꽤나 강하게 느껴지면서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싱글 몰트같은 화사한 향이 함께 올라옵니다. 한모금을 살짝 머금고 코로 숨을 쉬어보면 화사한 향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실 이 것이 와인향인지 꽃향인지 잘 모르겠지만 화사한 맛과 향에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좋습니다. 뭔가 버번 위스키인데 이렇게나 부드럽다니!하는 느낌이랄까요.

피니시는 길지 않고 오히려 간결하게 마무리 되는 느낌입니다. 누군가는 엔젤스 엔비가 오묘하고 복잡한 맛을 지녔다고 평하기도 하던데 저에게는 달고 화사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아주 깔끔하게 느껴졌습니다.  

버번 캐스크로 피니시한 싱글몰트가 생각나기도 하고 부드러운 버번 위스키로 제가 무척 좋아하는 베이즐 헤이든이 생각나기도 하는 맛입니다. 버번 위스키는 특유의 톡쏘는 알콜향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높은 도수로 버번 위스키를 도전하기 어려웠던 분들 특히 부드러운 위스키를 선호하는 여성 분들께 데일리 위스키로 추천합니다. 

데일리샷을 통해 구매해서 처음 마셔본 엔젤스 엔비 위스키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위스키였습니다. 저는 사실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호하는 편인데, 엔젤스 엔비는 스카치 위스키스러운 버번이라 제 취향에 꽤 잘맞았던 것 같아요. 지금 이 뉴스레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엔젤스 엔비 한잔을 두고 한모금씩 마시며 쓰고 있으니, 제 개인적인 만족도를 느끼실 수 있으시겠지요!ㅎㅎ 

이번 뉴스레터는 저도 처음 접한 위스키에 대한 소개였는데요, 맛있는 위스키를 소개드릴 수 있어 괜히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 모두 너무 덥고 무척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시겠지만 그 속에서도 틈틈히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맛있는 위스키와 함께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있으시기를, 그 시간을 통해서 또 소소한 행복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다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구독자 여러분 모두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저는 또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해당 리뷰는 주류 스마트 오더 앱 데일리샷으로부터 제품 구입 비용의 일부를 지원 받아 상품을 구입하고 직접 체험한 후 작성했습니다. 

*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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