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한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정말 너무 덥지요? 낮이고 밤이고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어제가 무려 말복이었는데도 시원해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보통 말복 즈음해서는 날이 꽤나 선선해졌던 것 같은데 이번 여름은 처서와 말복을 지나서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너무 더운 것 같습니다. 이런 더위에 코로나까지 기승이라고 하니 구독자 여러분 모두 더위와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는 파리 올림픽이 폐막을 했는데요, 저는 올림픽 경기를 전혀 보지 못하다가 마지막에 있었던 역도 경기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무척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요즘 저의 일상의 큰 부분이 웨이트 트레이닝인데요 한창 웨이트에 빠져있는 와중에 역도 경기를 보니까 더 디테일한 부분들을 보게 되기도 하고 선수들의 기록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대단한 기록인지를 더 잘알게 되어서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말그대로 아는 만큼 보인다의 재미를 느낀 셈이죠.
저는 위스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위스키도 모르고 마시면 감흥 없는 그저 그런 술일 수도 있지만 알고 마시면 더 디테일하게 맛도 느낄 수 있고 위스키와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알 수 있어서 아는 만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역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부분에서 여러분께서 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서른번째 뉴스레터까지 이어온 위스키 이야기를 50편, 100편까지 이어나가면서 여러분들께서 알수록 더 재밌는 위스키를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서른번째 뉴스레터를 이어오는 동안 구독해주신 구독자 여러분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서른번째 뉴스레터를 맞이하여 서론이 조금 길었는데요, 본격적으로 오늘의 위스키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제가 언젠가 꼭 다뤄야지하고 생각하고 아껴두던 주제인데요, 그 주제는 바로 "독립병입 위스키" 입니다.
독립병입 위스키는 다른 증류소에서 원액을 담고 있는 오크통을 구입해서 새롭게 다른 방식으로 숙성시키고 병입해서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어 출시하는 위스키를 말합니다. 말하자면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는 증류소들인 글렌드로낙, 발베니 등과 같은 일반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원액 오크통을 구입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숙성해서 전혀 다른 새로운 맛과 향의 위스키를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독립병입 위스키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2020년 이후니 불과 3-4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독립병입 위스키의 개념은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이어온 것 입니다. 증류소 입장에서는 의도한 것과 다르게 원액이 숙성되어서 쓰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공급 대비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에 이미 생산된 위스키를 처리하기 위해서 독립병입 업자와의 공생은 필수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에게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로 유명한 발렌타인, 조니워커 같은 곳들도 아주 오래 전에는 다른 증류소에서 위스키 원액을 구매해서 숙성시켜 판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발렌타인, 조니워커의 시작도 또한 독립병입 위스키였다고 할 수 있지요.
독립병입 위스키는 일반 증류소에서 출시되는 위스키보다 생산 수량이 매우 적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증류소에서 일부를 위스키 원액으로 구입하는 지라 필연적으로 생산 수량이 많을 수가 없지요. 독립병입 위스키는 대부분 "싱글 캐스크"가 많은데요, 싱글캐스크란 한 오크통에서 숙성된 위스키만을 병입한 위스키를 말합니다. 그래서 증류소 별로 다른 특징을 가지는 일반 위스키와는 달리 오크통 즉, 배치별로 확연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캐스크(오크통)별로 보통의 위스키에서 느낄 수 없는 맛과 향들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독립병입 위스키의 매력이지요. 그렇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위스키를 숙성시키고 만들기 때문에 맛의 복불복이 있을 수 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독립병입 위스키의 포지션을 와인에서의 "내추럴 와인" 포지션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와인에서도 컨벤셔널 와인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내추럴 와인에서 느낄 수 있고, 내추럴 와인 또한 잘고르면 무척 맛있지만 잘못 고르면 애매한 맛을 내는 경우도 많은 복불복이 많은 와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예상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라는 점에서 독립병입 위스키와 내추럴 와인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위스키 매니아 분들이 위스키를 많이 마시면서 독립병입 위스키를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위스키를 많이 마시다보면 뭔가 더 재밌고 새로운 위스키를 찾게 되곤 하는데요, 그러면 보통 화려한 고도수 위스키를 찾게 되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이런 독립병입 위스키를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립병입 위스키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들은 "고든 앤 맥페일(GORDON&MACPHAIL)", "블랙에더(Blackadder)", "더글라스랭(Douglas Laing)" 등이 있습니다. 독립병입 위스키도 워낙 다양해서 취향에 맞는 위스키를 찾으러 다니는 재미가 있고, 각 브랜드별로 특징도 조금씩 달라서 더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가령 블랙에더의 경우에는 대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Raw cask" 즉, 어떠한 침전물도 거르거나 하지않고 캐스트에 있는 위스키를 그대로 병입하는 위스키가 있습니다.
이 Raw cask 위스키는 바틀 안을 보면 침전물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데요, 뭔가 오잉 스럽다가도 이게 진짜 말그대로 날 것 그대로의 위스키구나라고 생각하면 또 재미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날 것 그대로 병입하였기 때문에 물을 섞지 않은 원액 그대로(Cask strength) 인지라 도수도 상당해서 그 맛의 화려함이 상당합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독립병입 위스키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레거시스피리츠"는 더부즈 오너 바텐더이신 유명한 바텐더 분께서 창업하신 회사인데, 이 곳에서 캐스크를 구매하여 독립병입 위스키를 만들기도 하고, "달달위스키"는 독립병입 위스키 수입자이면서 또 자체적인 독립병입 위스키를 만드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아직 한국에서 만들어진 독립병입 위스키를 마셔보진 않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가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이러한 독립병입 위스키의 형태라면 충분히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있는 위스키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독립병입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날이라 개별 독립병입 위스키에 대한 후기나 감상보다는 독립병입 위스키 자체에 대한 개념을 설명드리고 일반 위스키와 어떤 점이 다른지를 주로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는 개별 독립병입 위스키에 대해서도 소개드리고 각각의 맛과 향의 특징과 어떤 분들께서 좋아하실지에 대한 것들도 함께 나누는 레터를 다양하게 구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막바지 휴가철이라 여기저기 피서를 가시는 구독자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모두 안전하게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시기 바라며 무더운 날씨에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보내는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음주에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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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피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다음 레터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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