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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오로라의 마음

마지막 커튼콜

2026.02.10 | 조회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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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조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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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크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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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캠프의 공식적인 목적은 두 가지 - 환경 토론과 오로라 "헌팅"

매일 밤마다 환경으로 토론은 실컷 했으니, 이제 프로젝트의 본질인 오로라 관측을 완수해야 할 차례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하늘은 야속하게만 굴었다.

오로라는 커녕 검붉은 하늘에 구름들만 나를 비웃듯 유유히 지나갔다.

아이슬란드의 검붉은 하늘
아이슬란드의 검붉은 하늘

 

 

완벽한 조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실질적인 마지막 날.

밤 10시. 오로라 관측 앱을 켰다.

KP 지수(오로라 지수)는 5(높음).

하늘을 올려다봤다.


며칠전과 달리 그믐에 가까워진 탓에 하늘도 마치 우주와 연결된듯 시커멓다.

앱도 내 눈도 구름은 확실히 없다고 말한다.

(*저자주: 이때 처음 알았다. 구름 예보에도 낮은 구름예보와 높은 구름예보가 따로 있다는 걸.)

 

모든 데이터가 지금 하늘을 봐봐 오로라가 있을거야!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만, 그자리엔 주인공만 없을뿐.

달이 너무 밝으면 볼 수가 없다.
달이 너무 밝으면 볼 수가 없다.

 

'왜 안 보이지? 데이터는 완벽한데...'

 

사실, 여기 오기 전까지 오로라가 이렇게 보기 힘든 현상인 줄도 몰랐다.

이렇게 귀한 몸일 줄이야... '난 그냥 아이슬란드에 내리면 하늘에 항상 떠있는게 오로라인줄로만 알았지.'

 

내일부턴 날씨가 흐리다. 오늘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빈 손으로 돌아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니 속상함이 밀려온다.

'이 추위에 이 고생하면서 이거 하나 보러 왔는데... 나한테 이러기야?'

나는 죄 없는 밤하늘을 향해 입을 삐죽거리며 뾰로통함만 가득하다.

 

양치기 소년

"어? 저기 뭐 있다!"

 

사실, 지난 일주일간 나는 매일 밤 소리쳤다.

"저거 오로라 아니야?! 오로라다!"

그렇게 희끄무레한 오로라 비슷한 것이 보일 때마다 호들갑을 떨었다.

잘보면 초록색 무언가가 있다
잘보면 초록색 무언가가 있다

"에이 뭐야, 아니잖아." 

굳이 내 호들갑이 아니더라도 친구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그럴 때마다,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처음엔 같이 뛰어나오던 친구들도 이제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어느새 캠프의 공식 양치기 소년이 되어 있었다.

카메라에선 초록색 무언가가 있었으니 사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눈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
카메라에선 초록색 무언가가 있었으니 사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눈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

 

 

마지막 승부수

그렇게 활동 기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새 프로그램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내일부터는 일주일간 짙은 구름 예보가 있어 아무리 오로라 세기가 강해도 볼 수 없단다.

만약 오늘 밤 실패한다면, 우리는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정작 이 프로그램의 이름인 오로라는 구경도 못한 채.

 

한 시간 반을 발을 부산하게 움직이며 몸을 녹였지만, 오로라는 나타나지 않았고,

너무 추워 더 이상 밖에 있을 수 없었다.

 

"들어가서 몸 좀 녹이자. 오늘도 꽝인가봐. 에효..."

 

결국 오두막 안으로 도망쳐 다들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으로 보드게임을 폈다.

다들 티내지 않으려 게임에 더 집중하는 척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은 숨길 수가 없나보다.

지난화 18살 네덜란드 친구가 빵을 구웠다. 처음이라더니 제법 그럴싸했다.
지난화 18살 네덜란드 친구가 빵을 구웠다. 처음이라더니 제법 그럴싸했다.

 

 

간절한 마음

따뜻한 방, 시끌벅적한 게임. 하지만 내 신경은 온통 문밖을 향해 있었다.

 

'오늘이 진짜 마지막인데...'

 

게임이 무르익을 때쯤,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사실 답답함은 핑계였다.

미련 그리고 맏형으로서의 묘한 책임감 같은 것이 나를 문밖으로 몰아냈다.

생각에 잠겨, 친구 둘이 뒤따라 오는줄도 모르고 신을 신었다.

'얘네들, 보고 가야 하는데...'


 

만난 지 겨우 일주일 된 친구들. 어느새 정이 들었나보다.

내가 제일 먼저 발견해서, 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매일 나가본다고 내 뜻대로 오로라가 짠하고 나타나 주는 것도 아니건만,

간절함이라도 하늘에 닿아, 이들에게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

설령 양치기 소년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함께 보고 싶다는 마음.

 

성장에 목말라 어느새 나밖에 모르게된 내가,

그런 순수한 것들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었을까.

 

 

마지막 커튼콜

문을 열고 나간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카메라로 장노출을 해야 겨우 보일까 말까하는 초록 얼룩도 아니었다.

(*저자주: 실제로 대부분의 날 오로라가 이렇게 보인다)

머리 위로 거대한 커튼이 홀로그램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첨부 이미지

 

나는 오두막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얘들아! 나와! 빨리 나와! 대박이야!"

 

방 안에 있던 친구들이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오... Yung, 또 초록 얼룩이지? 안 속아."

"아냐! 이번엔 진짜라고! 맨눈으로 보여! 빨리!"

 

다행히 나와 함께 나갔던 친구 하나가 방방 뛰며 난리를 치자,

그제야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친구들이 하나둘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귀찮은 듯 신발을 신었다.

그리고 밤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모두의 입에서 동시에 탄성이 터졌다.

첨부 이미지

 

 

함께 본다는 것

우리는 허허벌판 오두막 앞에 서서, 혹시라도 이 빛이 사라질까 봐 서로 어깨를 맞대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찰칵-"

셔터가 감기는 순간, 나는 깨닫는다.

 

'함께 보고 갈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아, 행복하다.'

'자칫하면 오늘 밤 이 광경을 보지 못했겠지.'

 

그제서야 약 올리듯 숨어있던 오로라에 대한 원망도, 혹시 못 보고 갈까 봐 전전긍긍했던 불안도, 억울한 양치키 소년이라는 타이틀도, 그 찬란한 커튼콜 한 번에 씻은 듯이 사라졌다.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사람들을 돕겠다'던 동심을 잃어버린 후, 성공의 연속에도 끝없이 목이 말랐는데.

오늘 밤은 자유롭다.  마치 오래 앓았던 향수병이 가신 것 처럼.

 

첨부 이미지

(마침.)

 


Micro-Mission: 문을 여는 사람 🚪

우리는 늘 계산합니다.

"굳이 내가 먼저해야 하나?"

오늘 하루, 그 계산기를 꺼두세요.

오두막의 문을 먼저 열고 나가는 마음으로, 먼저 해보는 겁니다.

 

  • 먼저 연락하기 (소원해진 친구에게)
  • 먼저 칭찬하기 (무뚝뚝한 동료에게)
  • 먼저 줍기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를)
  • 먼저 사과하기 (자존심 때문에 미뤘던)

 

당신이 연 그 문으로, 누군가에게 오로라 같은 기쁨이 흘러들어갈지 모릅니다.

⬇️ 오늘 당신이 먼저 연 문은 무엇인가요?

[🚪 문 열고 인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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