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기

길을 잃은 박사, 길을 찾은 소년 - 아이슬란드 오두막

무엇이 진짜 중요한 것일까?

2026.02.07 | 조회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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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조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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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크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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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 살의 세상에 갓 나온 박사였다.

소위 가방끈은 길었지만, 정작 내 인생의 길은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제 뭐 하고살지?"라는 풀리지 않는 고민을 안고 도망치듯 온 곳이 이 곳,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였다.

2주간 함께한 워크캠프 친구들
2주간 함께한 워크캠프 친구들

그 워크캠프에 참가한 네덜란드 소년이 있었다.

열여덟 살. 한국으로 치면 수능 문제집을 풀고 있어야 할 나이에, 그는 이미 세계를 돌며 인생의 문제를 받아든 상태였다.

 

"너는 꿈이 뭐야?"

내가 물었을 때, 소년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나는 해수면이 상승해도 살 수 있는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될 거야.
네덜란드는 건축으로 유명하기도하지만, 온난화에 진심이거든."

 

나는 서른이 넘도록 내 이름 하나 알리고, 내 밥그릇 하나 챙기는 법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 아이는 듬성듬성 아직 다자라지도 않은 수염을 만지며 인류의 생존을 고민하고 있었다.

 

진짜 어른은 누구인가.

그 사람이 품고 있는 질문의 크기가 결정하는 것이리라.

 

 

치열한 토론 문화

각자 자기 나라 요리를 만들고, 서로에게 맛을 보여주었다.

눈싸움을 하다가 눈 속에 파묻혀 낄낄거렸다.

할 일이 없어 지루할 때면, 소파에 앉은 친구와 농담을 하거나, 냉장고를 뒤적거렸다.

그러다 담뱃종이에 침을 묻히고는 각자의 요령대로 담뱃잎을 올려놓았다.

혀를 입술 끝에 삐죽 내밀고는 담뱃잎이 하나라도 떨어질까 집중해서 종이를 말아 붙였다.

내 방식이 맞다 이만큼 넣어야 더 좋다 옥신각신 실랑이를 하는 것을 보면 천진난만한 20대 그 자체였다.

첨부 이미지

 

하지만 밤이 되고 토론 시간이 되면, 그들의 눈빛은 완전히 달라졌다.

좀전까지 눈싸움을 하던 손으로, 기후 위기 통계 자료를 넘기며 격렬하게 논쟁했다.

 

"탄소세 도입은 차별이야. 다 성장한 나라들의 배부른 소리라구"

"아니, 그건 안일한 소리야. 지금 안 하면 네덜란드는 10년 뒤에 없어."

"우리(독일)는 이미 탄소발자국을 알 수 있는 제도가 전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그들은 진지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위 진지함을 쿨하다고 생각했다.

놀 때는 아이처럼, 토론할 때는 전사마냥 다툴줄 아는 이들.

첨부 이미지

 

 

녹아 없어진 코리안 툰베리

눈보라가 몰아치던 밤, 우리는 베이스캠프 오두막에 모여 앉았다.

밖은 영하 20도의 혹한이었지만, 안은 나무 난로 덕분에 훈훈했다.

하지만 지금 내 머릿속은 오두막 바깥, 어스름 속에서 내리치는 눈보라 속이나 다름없다.

 

'사실 나도 어릴 땐 '원조 어린이 환경운동가'였는데...

지금 태어났다면 K-툰베리라고 불렸을지도 모를정도로.'

 

수질 오염, 오존층, 온난화... 지구가 아프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며 환경 보호를 외치던 꼬맹이.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진지한 것은 멋지지 않다는 시선에,

이런 모습은 여기 - 아이슬란드의 빙하처럼 녹아 사라져갔다.

 

내가 자란 곳에선 진지하면 '힙하지 않다'고 배웠으니까.

때론 그런 친구들을 비하하며 낄낄대기도 했었으니까.

 

과학을 배우면서, 나는 더 나아가 냉소적인 허무주의자로 변모했다.

어쩌면 눈 감아버린 나를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이었을지도 모르지.

"이미 임계점은 넘었어. 나 한 사람 뭐 한다고 달라지겠어?"

 

그리곤 내 앞가림은 싹싹하게 잘해내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합리화하며 도망친지 십수년 후,

지금 이곳 아이슬란드에서 나는 잃어버린 나의 과거를 조우하고 있다.

나노까와 히나타
나노까와 히나타

 

 

고민의 크기가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

어젯밤엔 눈보라가 내리치더니, 오늘은 거짓말처럼 해가 떴다.

소복이 쌓인 눈 위로 쏟아지는 햇살이 통창을 통과해 우리를 비췄다.

 

따뜻한 우유에 코코아가루를 풀었다.

코코아를 티스푼으로 젓다 멍하니 창밖을 본다.

'그래. 이곳에 오기 전 나는 내가 꽤 멋진 어른이 된줄로 생각했지.'

오두막에 살던 고양이
오두막에 살던 고양이

 

맞다.

많이 배웠다 생각했고, 많이 안다고 생각했다.

갈수록 사람들은 내 말을 귀담아 들었고,

나는 우쭐거리는 마음을 숨긴채, 뭐라도 된 것 마냥 멋진 말들을 늘어놓곤 했다.

 

세상의 끝이라는 아이슬란드.

햇빛이 쏟아지는 포근한 소파에 앉아, 나는 생각한다.

겨우 눈 앞의 작은 안위나 걱정하고 있었던 내 자신이 하찮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고.

 

내 손에 들린 코코아는 여전히 빙글빙글 돌고 있다.

'내가 답이 없다 속단해왔던 인류의 내일을,

어쩌면 무서워서 외면해왔던 현실을,

이 어린 친구들은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구나.'

 

첨부 이미지

 

"퍽-"

둔탁한 소리 하나가 생각에 잠긴 나를 꺼냈다.

나에게 날아온 눈덩이가 유리창을 맞고 부스러진다.

유리창 너머로 친구 몇이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다.

잘 들리진 않지만 뿌듯한 얼굴로 한 곳을 가리킨다.

 

'눈사람을 만들었구나!'

허벅지까지 쌓여있던 눈이 몇 시간이고 굴려져

큼지막한 눈사람 하나로 변해있었다.

 

그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며, 나도 따라 웃어보인다.

눈보라 치던 밤을 잊게 할 만큼 따스한 햇살 아래, 눈사람이 환하게 웃고 있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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