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겨울 좋아하세요? 저는 사계절 중 겨울을 가장 싫어해요. 추위도 싫지만, 색색깔의 옷이 어두운 패딩에 가려지고, 세상을 채우던 나뭇잎도 떨어져 무채색이 되니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1년에 절반은 패딩만 입고 다니는 것처럼 겨울이 길게 느껴져요.
올해부터는 겨울을 좋아해 보려고요. 겨울 풍경에 깊게 들어가 보고, 겨울에 관한 책을 읽으며 겨울이라는 녀석을 알아봐야겠어요. 구독자님도 날카로운 추위에 숨은 재미를 발견하기를 바랄께요!

✏️ 이렇게 사용해요
계절에 따라 생각나는 술이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케를 떠올린다. 이제는 소식이 궁금하지 않은 친구와 소고기 다타키를 앞에 두고 나눴던 따듯한 사케.
술자리의 불콰했던 얼굴들이 연달아 스친다. 대학 시절 성장통을 나눈 친구(네가 좋아하던 모히토), 어떻게 놀자고 할까 궁리하게 만든 오빠(대학가 지하 술집의 테킬라), 학과 이벤트를 강조하던 선배들(기분 나쁜 소주 향),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던 전 상사(찐득한 레드와인)... 한 잔만 더 마시면, 10분만 술자리에 더 머무르면 평생 갈 것 같았던 관계는 뜨거운 햇빛에 수증기가 되어 파사삭 어두운 곳으로 숨어 버렸다.
숙취에 고생하며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허무한 관계가 다 부질없다고 생각하면서 여전히 나는 술 한잔하자는 약속을 건넨다. 몽롱한 분위기에서 터질 마법을 기대하며. 술이 뭐길래, 사람이 뭐길래.
불콰하지 않은 알콜프리 연말, 꽤 괜찮을지도?

술기운에 기대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죠. 그 사람 앞에서는 한껏 불콰해져서 실수인 척 무너지고 싶기도 해요. 반면, 대화가 재미있어서 또렷한 정신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어요. 한마디라도 더 하고 더 듣고 싶은 사람이요.
저는 사람과 친해지려면 술을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술자리에서는 솔직한 속마음이 튀어 나오기도 하고, 망가지기도 하잖아요. 그런 모습을 공유하면 빨리 친해지는 줄 알았죠. 술자리에 못 가면 혼자 소외될까봐 불안하기도 했고요. 물론 술을 마시다 친해져서 아직까지 유지되는 관계도 있지만, 기약 없는 공수표일 때도 많더라고요. 술을 마시든, 차를 마시든 친해질 사람과는 친해지고, 멀어질 사람과는 멀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이상 술자리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어요.
연말의 만남이 꼭 술자리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구독자님은 연말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세요? 어디서 만나세요? 그 사람과는 어떤 만남이 어울릴까요?
🪅 홈파티에 초대해 200%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 연남동 논알콜 드링크 편집숍 <아티스트보틀클럽>
추운 날씨에도 활기차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 <페인트래빗 성수>에서 액션 페인팅으로 만드는 로티프렌즈
🎼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 논알콜 칵테일이 있는 문래 LP바 <해방음>
📚 말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이라면 ➡ 어른들을 위한 만화서점 이태원 <그래픽>
🍵 만남보다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 <맥파이앤타이거 신사티룸>의 사색하는 차의 시간
지난주 낯선 단어: 여반장
살다 보면, 어떤 일은 여반장이다. 일도, 인간관계도, 막힘 없이 풀리는 순간이 가끔 있다. 그런데 묘한 건, 그런 날들이 오히려 더 낯설다는 거다. 늘 버티고 밀고 싸우는 데 익숙해져서, 쉽게 되는 일 앞에서는 괜히 의심부터 든다.
“이게 왜 이렇게 잘 되지?”
스스로를 믿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요즘에서야 알아간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복잡한 건 보통 나다. 어쩌면 여반장인 일들을 더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내 삶도 조금은 덜 버거워질지 모른다. — 박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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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지
술을 마시든, 차를 마시든 친해질 사람과는 친해지고, 멀어질 사람과는 멀어진다는 문장이 너무 공감됩니다.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 계속해서 대화하고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술기운에 얼굴이 불콰해져서 보내는 시간과 맨정신으로 보내는 시간 모두 좋을 것 같아요 :) 낯선 단어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낯선 어휘집
응원 감사합니다 뚜지님! 🫶🏽 뭘 해도 좋은 사람들과 훈훈한 연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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