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자연의 풍경은 나날이 생기를 더해가는데, 정작 마음의 기온은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어떤 날은 착착 진행되는 일들에 안도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스스로가 볼품없이 느껴져 마음이 툭 가라앉기도 하더라고요.
누구나 가슴 속에 자신만의 전장을 하나씩 품고 살아간다고 하죠. 저도 지난 한 주 동안 꽤 치열하게 자신과 씨름하며 보냈습니다. 아마 구독자님도 자신을 옥죄는 마음이나, 타인의 생각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날아와 꽂히는 순간들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구독자님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운 편인가요, 엄격한 편인가요? 이번 한 주도 자신만의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길 바라요!

✏️ 이렇게 사용해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캐릭터들을 동경할 때가 있다. 잘하는 걸 숨기지 않고, 못해도 당당하고, 무대 위에 서면 빛이 나는 사람들. 그 특유의 쇼맨십과 근거 있는(혹은 없는) 자신감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나는 스스로에게 지독히도 단호하다. 어지간해서는 '잘했다'는 말을 못 한다. 조금만 삐끗해도 왜 그랬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라며 몰아치기 바쁘다. 높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나를 끊임없이 다그치다 보면 마음은 어느새 한없이 작아져 있다.
내가 미워지는 날엔 유체 이탈을 한다. 나를 타인처럼, 특히 아주 친한 친구를 보듯 바라본다. 내가 나의 친구가 되는 순간, 나는 나에게 끝도 없이 곰살맞아진다.
남들 다 하는 일을 안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을 때, ‘그냥 할 걸 그랬나? 왜 나만 유난스럽지?’ 자책하던 목소리가 “네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데.”로 바뀐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일 때도, '재능이 없네'라는 비수 대신 “도전 자체가 근사했어. 당장의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고 어깨를 토닥여준다.
나를 내 편의 눈으로 바라보고 건네는 위로는 다시 일어설 작은 틈을 만들어준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게 나를 안아주기 위한 다정한 이는 가장 가까이에 있다.
[모자무싸] 곰살맞은 질문 하나가 구원이 되는 순간

아래는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1화의 내용을 일부 포함합니다.
JTBC의 새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첫 화가 지난 토요일에 방송되었어요. 저의 인생 드라마 중 하나인 <나의 해방일지>의 극본을 쓰신 박해영 작가님이 쓰신 데다가, 좋아하는 구교환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라 앞으로의 전개가 아주 기대됩니다.
주인공 황동만의 일상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처절합니다. 20년째 감독 데뷔를 꿈꾸지만, 현실은 사채 독촉에 시달리는 40대 무직 남이죠. 그의 손목에 채워진 ‘감정 워치’는 그가 숨기려 애쓰는 수치심과 열등감을 적나라하게 폭로합니다. 그는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존재로 규정하며 깊은 늪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자존심을 지켜보겠다고 타인의 성취를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 큰 마음의 허기만 돌아올 뿐이에요.
그런 동만의 감정 워치에 초록불이 켜진 순간은, 의외로 거창한 성취가 아니었습니다. “시나리오 궁금해요”라는 은아의 한마디였죠. 은아의 관심은 온통 빨간불뿐이던 동만의 세계에 곰살맞은 온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무가치함과 싸워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에게 기꺼이 초록불을 켜주는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세상의 냉혹한 충고나 내 안의 날 선 검열 대신, 나를 향해 조금 더 곰살맞게 웃어주는 마음이요.
내 인생이 왜 네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요?
황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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