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목하, 봄으로 가는 길에 마주친 조각들

마음의 외투도 가벼워질 수 있을까?

2026.03.16 | 조회 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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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겨울이 완전히 물러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봄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한 것도 아닌 요즘입니다. 어제는 산책하다가 반가운 얼굴을 만났어요. 아주 옅은 분홍색의 꽃이 펴 있었거든요.

멈춰있는 듯한 꽃봉오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급해지곤 해요. 빨리 피어나라, 어서 봄이 와라, 자꾸 재촉해도 정작 봉오리는 서두르는 법이 없어요. 제 속도대로, 제 시간에 피어날 거라는 듯 그저 천천히 움직이죠. 계절의 변화에 마음이 급한 건 저뿐인지도 모르겠어요. 어차피 시간은 흐르고 봄도, 여름도 올 텐데 말이에요. 지금 이 애매한 시간을 잘 보내봐야겠습니다. 남은 겨울의 흔적들을 정리하면서요!

뉴스레터 예약 일정이 잘못 설정되어 이번 주는 월요일 정오에 찾아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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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사용해요

이번 주 낯선 단어 '목하'를 사용한 글을 소개합니다.

약속의 3월, 겨울과 봄이 팽팽하게 줄다리기하고 있다. 엎치락뒤치락하다 봄이 줄을 더 당겼을 무렵, 곧 쓰러질 것 같은 겨울을 보며 다급하게 부츠를 꺼내 발을 꾸겨 넣었다. 늦었다. 집을 나섰다. 그리고 바로 알아차렸다.

‘아, 뭔가 잘못됐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왼쪽 부츠 안의 무언가가 걸리적거렸다. 쌀인가? 쌀이라기엔 좀 크다. 돌인가? 돌멩이라기엔 폭신하다. 하필이면 평소와 달리 지하철이 바로 도착해 벤치에 앉아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음악에 귀를 바짝 열고, 책 속 글자에 빠져보려고 했지만 내 신경의 일부는 부츠 속에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숨어있을 존재에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다급하게 자리에 앉았다. 거추장스러운 왼쪽 부츠를 벗어 던지고, 어둡고 깊은 굴속을 들여다보니 작은 동그라미가 또르르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느 택배 박스에 나 있는 작고 동그란 구멍에서 떨어져 나온 종이의 일부인 것 같았다.

후련함도 잠시, 이번에는 눈이 말썽이다. 속눈썹이 박힌 건지 왼쪽 안구에서 이물감이 느껴져 눈꺼풀을 뒤집어 까 보았다. 아무 것도 없지만 분명 무언가 있다. 보이지 않는 먼지 같은 존재와 한참 씨름했다. 

그러다 마음속에 목하 똬리를 틀고 있는 거슬리는 것들을 떠올렸다. 이 조그마한 종잇조각 하나에, 작은 먼지 한 톨에 그렇게 괴로웠는데, 마음속에 살고 있는 크고 작은 걱정 조각들은 어떻게 하나. 보이지 않아서 차마 괴롭힘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공존하고 있는 이 조각들은 마음을 꺼내서 탈탈 털어볼 수도, 맘껏 헤집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냥 오늘도, 걱정 조각들을 품은 채로, 봄 쪽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수밖에 없는 걸까. 봄바람이 불어오면 외투를 벗듯, 이 마음의 조각들도 어느새 가벼워질 날이 올까. 내 마음속에 덕지덕지 붙은 걱정들도 언젠가 봄볕 아래 맥없이 풀려나길 바라본다. 그나마 마음은 무게를 못 느껴 고요히 시간을 넘길 것이다. 아마 오늘도 버티는 건, 마음이 꽤 둔감한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목하 유행의 정점에 선 신상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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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트의 채소 코너에 갔는데, 유일하게 텅 비어 있는 칸이 있더군요. 뭘까 싶어 들여다보니 '봄동'이었어요. 두쫀쿠 대란으로 너도나도 두쫀쿠를 만들던 게 엊그제 같은데, 봄동 비빔밥을 지나 목하 유행은 버터떡이라면서요? 트렌드가 뜨고 지는 속도가 참 빠릅니다. 목하 한창인 신상을 지금 먹지 않으면 기약이 없을지도 모르니, 바로 편의점으로 달려볼까요?

  • 홈런볼 피스타치오&카라멜
    • 고소한 피스타치오 크림과 달콤한 카라멜 풍미가 부드러운 슈 속에서 어우러져, 입안 가득 다채로운 달콤함을 선사합니다.
  • 설레임 저당 요거트
    • 당 함량을 낮춰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며, 상큼한 요거트와 그릭 요거트의 풍미를 시원한 쉐이크 식감으로 담아냈어요.
  • 롯샌 파스퇴르 순우유맛
    • 저온살균 파스퇴르 우유를 크림과 비스킷에 담아, 진하고 부드러운 우유 본연의 풍미를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 촉촉한 황치즈칩
    • 은은한 치즈 향이 감도는 쿠키 위에 달콤짭짤한 황치즈칩을 콕콕 박아, 중독성 있는 '단짠'의 매력을 극대화한 한정판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데, 구하기가 어렵네요ㅠㅠ
  • 오감자 버터갈릭감자튀김맛
    • 왜 이제 나왔니? 고소한 버터와 은은한 마늘 맛이 밴 스낵을 갈릭디핑소스에 찍어 먹는 구성이에요.
  • 찰떡파이 두쫀쿠 두바이ST 피스타치오맛
    • 두쫀쿠는 죽지 않는다. 쫀득한 찰떡 안에 튀르키예산 카다이프와 고소한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넣어, 꽤 '두바이 초콜릿' 스러운 간식이에요.

 

 

 

 

 


지난주 낯선 단어: 해토머리

구독자님의 글을 소개해 드려요.
[참여 방법] 하단 > '이번 주 낯선 단어로 글 쓰기'

겨울이 길었던 해에는 마당의 흙이 오래 굳어 있습니다. 삽을 꽂아도 들어가지 않고, 발로 밟아도 단단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흙의 감촉이 달라집니다. 겉으로는 그대로인데 삽 끝이 조금 더 깊이 들어갑니다. 얼어 있던 땅이 슬며시 풀리기 시작한 해토머리인 것입니다.

단단하던 땅이 서서히 숨을 돌리는 순간입니다. 봄은 꽃이 피는 장면으로만 기억되지만, 사실은 이런 작은 변화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겉모습은 거의 그대로인데 안쪽의 결이 먼저 느슨해지는 때입니다. 사람의 마음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굳어 있던 생각이 어느 날 조금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 by.꽃무늬모종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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