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무엇과 드잡이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낯선 채집가입니다.

뻔한 인사를 해보자면 이제 2025년이 한 달 남았어요. 구독자님의 2025년은 어땠나요? 채집가의 한 해는 쉽지 않았지만, 변화를 꾀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첫 화로 만나게 되었네요!

앞으로 ‘낯선 어휘집’은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단어를 매주 하나씩 소개해드릴께요. 낯선 단어를 활용한 글과 필사 노트도 함께 보내드리니 구독자님의 방식대로 낯선 단어를 일상에 녹여내시길 바라요!

✏️ 이렇게 사용해요

회사 생활에 사형을 선고했다. 부족한 보상, 벽 같은 사람들, 혹은 뱀 같은 사람들, 순풍을 유유히 타는 배를 시기하는 파도와 드잡이를 하는 매일. 인생에 몇 없는 주말만 갈망하며 사는 무수한 평일.

출근을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에 두 마리 작은 새가 짹짹거리며 허공을 갈라 나무에 앉았다. 노란색과 빨간색 털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벤치에 앉아 가을 공기를 휘감고 마냥 새들을 바라보고 싶다는 충동이 솟구쳤지만, 1분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기로 했다. 번거롭게 정신 차릴 필요도 없었다. 내 몸은 출근하도록 길들여졌으니까.

나는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을 놓치고 있을까?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단순함이 과욕인 걸까?

회사 생활, 너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어떤 면에서 사형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감옥에 갇힌 나 자신에게 석방을 선고한다고 부를 수 있을 거다.

삐죽삐죽 튀어나온 잔털과 잔털을 일렁이게 했던 정전기가 잦아들었다.

[위키드: 포 굿] 드잡이 하는 베프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출처: Universal Studios

11월 19일, 기다리던 <위키드: 포 굿>이 개봉해서 극장으로 달려갔어요. 파트1의 감동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어느덧 입을 틀어막고 오열하고 있는 나 자신...

파트 1에서 엘파바와 글린다가 룸메이트가 된 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면, 이번 파트 2에서는 격렬하게 드잡이하게 됩니다. 두 주인공의 드잡이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선(善)을 추구하며 거대한 시스템과 드잡이하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선과 악, 진실과 거짓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동안 제가 진실 또는 거짓이라 믿고 싶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따져봤죠. 저는 특히 사람에 대해 그렇더라고요. 'OO는 이런 사람이야.', 'XX는 저런 사람이야.' 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선으로 바라봤죠. 판단했던 모습이 나오면 '거봐, 내 말이 맞지!'라며 당당해하고, 판단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면 의도를 의심하거나 무시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아마 인간관계의 피로를 줄이고 싶은 못난 방어 기제가 아닐까 싶어요.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으로 변화하면 좋겠어요. 영화 속 인물들처럼요!

p.s. <위키드: 포 굿>은 <위키드>, <오즈의 마법사>와 절묘하게 연결돼요. <위키드> 필수 관람하시고, <오즈의 마법사> 내용을 대충이라도 파악하고 보시기를 추천해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