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지금 천변은 어떤 빛깔인가요

여름의 한복판에서 능소화를 외치다

2026.07.06 | 조회 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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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달력을 보니 벌써 하지가 지났더라고요. 2026년의 절반을 넘겼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 중 잘되고 있는 것도 있고, 잊고 있던 것도 있어요. 바쁘게 살다 보면 계절도, 다짐도 쉽게 잊혀지지요.

1월의 저는 꽤 야무졌는데, 6개월이 지나고 나서 계획을 꺼내 보니 많이 흐지부지됐더라고요. 그렇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진 않아요. 그만큼 열심히 현생을 살았구나 싶었죠. 지난주에는 제철 감자와 옥수수를 찌며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오늘 소개할 단어는 제가 저장해둔 단어 목록의 가장 첫 단어입니다. 우연히 책에서 본 낯선 단어에 매료되어 낯선 단어를 모으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렇게 뉴스레터를 꾸준히 쓰고 있네요. 적어도 뉴스레터를 써보자는 목표는 잘 지켜내고 있답니다.

구독자님은 올해 목표들 기억하고 계신가요? 하반기가 시작됐으니 한 번쯤 꺼내 보기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새삼 다시 마음이 생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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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사용해요

이번 주 낯선 단어 '천변'을 사용한 글을 소개합니다.

형형색색의 봄꽃이 와르르 피었다 지고, 녹음이 짙어질 무렵이면 능소화가 찾아온다. 짙은 초록 나뭇잎 사이로 툭툭 터진 형광 주황빛 탐스러운 꽃송이들. 차를 타고 달리다가도, 무심히 길을 걷다가도 눈길을 잡아채는 여름의 선명한 빛깔.

마침내 여유가 생겨 능소화를 마음껏 보리라 길을 나섰다. 그 마음도 모른 채 능소화는 절정을 지나 이미 겉잎을 쭈글쭈글 말아 올리며 작별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어느덧 7월, 하지도 지났다. 눈앞의 일들에 치이다 여름의 한복판에 덜컥 서버렸다.

지난 1월, 식지 않은 설렘을 안고 적어어던 다짐을 꺼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 세 가지 중 두 번째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며 살기.'

그저 봄에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찰나의 색들에 아낌없이 감탄하고, 여름에는 깊은 수조에 잠긴 듯 녹진한 천변을 걸으며 시원한 맥주를 떠올리고, 가을에는 도톰한 후드 집업을 꺼내 입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역시 이거지" 하고 설레다가, 겨울이 오면 시린 풍경을 창밖에 두고 트리 옆에서 겨울 간식을 베어 무는 일. 그리고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맺힌 겨울눈을 보며 계절의 순환을 가만히 기다리는 일. 단지 그뿐인 단순함이 왜 이토록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천변을 따라 흐르는 여름,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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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름 영화를 유독 좋아해요. 습한 열기 속에서도 싱그러운 풍경과 정겨운 소리가 고스란히 밀려오잖아요. <리틀 포레스트>는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되어 더 많이 알려진 작품이지요.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작은 고향 마을로 돌아온 주인공 이치코. 이곳에서 이치코가 살아가는 방식은 지극히 소박합니다. 매일 변하는 날씨를 살피고, 풀을 매고, 제철에 돋아난 수확물로 정성껏 투박한 식탁을 차려 내요. 물에 담가두어 차가워진 토마토를 크게 베어 물며, 위대한 계절의 흐름을 온몸으로 감각합니다. 

거창한 성취나 대단한 사건은 없지만, 영화 내내 여름의 공기가 진하게 묻어납니다. 초록이 가득한 들판, 흐르는 물소리, 무성한 풀과 나무가 우거진 천변 풍경. 계절을 살아내는 이치코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해방감이 느껴져요.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며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느끼게 되는 영화랍니다.

 

 

 

 

 

✏️ 글이 있는 곳 Beta

[행사] 7.7 모여라 시금치당(@노무현시민센터)

[행사] 7.7 임진아 작가 <아직, 도쿄> 비대면 사적인 사인회 신청(온라인)

[행사] 7.17 전주책쾌(@전주 문화공판장 작당, 로컬공판장 모이장)

[행사] 7.26 책 읽는 ACC 북마켓 참가사 모집(@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

[모임] 7.9 고전 북클럽 "면도날"(@골목책방 서성이다)

[모임] 7.17 잠들지 않는 경기도서관 참여자 모집(@경기도서관)

[북토크] 7.8 아무튼, 전화영어(@테일탱고)

[북토크] 7.9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최인아책방)

[북토크] 7.10 그러고 보니 아름다웠지(@마포 출판문화진흥센터)

[북토크] 7.19 나를 살리는 음식들(@서울 마포중앙도서관)

[투고/공모] 7.14 군산북페어 텍스트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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