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집에 놀러온 친구가 말했다.
“너 한국에 있는 줄 몰랐어.”
친구는 내가 알고 보면 맨날 해외에 있다고 했다.
"왜 그렇게 많이 나가는 거야?"
친구의 눈에 비친 나는 늘 국경 밖을 떠도는 부랑자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아시아 땅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부러웠다. 과시는 결핍이라는 말을 누가 처음 했는지 몰라도, 그 결핍감은 어린 내 안에도 있었다. 대학생만 되면 꼭 알바비 열심히 모아서 세계를 누벼야지! 스무 살의 나는 그 다짐 하나로 대부분의 시간을 알바생의 신분으로 채웠다. 하루에 알바를 세 개씩 뛰었다. 지금은 누군가가 ‘알바 뭐 해봤어?’라고 물으면 나조차도 가물가물한 기억에 ‘편의점 빼고 거의 다 해봤어.’라고 답한다. PC방,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카페와 스터디카페, 이자카야, 고깃집, 노래방 카운터를 지켰고, 수능 국어와 영어, 유치원생 영어 회화 과외를 뛰었으며, 수학학원 질문 조교와 영어 강사 일까지 했다. 하루에 여러 군데를 가야 하는 날이면 자전거 페달을 맹렬하게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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