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의 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자주 지겨워졌다. 그래서 아무리 해도 이길 수 없는, 내 수명보다 훨씬 커다랗고 거대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끝을 생각하면 금세 아득해져서 뭘 하고 있었지, 하고 까먹게 만드는 그런 취미.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좀 웃기기도 하다. 왜 꼭 그래야만 했을까.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두 배는 더 살아버렸다. 시간이 늘 부족한데 읽고 싶은 책들은 줄지 않아서 애가 탄다. 아무리 하루종일 책을 읽을 수 있대도 인간의 생 앞에 도서관은 여전히 광활할 것이다. 이 순간에도 커지고 있는 우주 앞에서 우리의 시간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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