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정말 오묘한 취미다. 이상한 구석이 많은 취미이기도 하다. 그 어떤 취미보다 색깔이 많고 화려한데, 관객들은 완벽하게 고요하다. 소심한 나도 순간을 과감하게 누릴 수 있다. 허락된 움직임이라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부지런히 눈알을 굴리는 것뿐, 모든 소통은 극장 문턱을 넘기 전에 끝내야 한다. 오직 시각과 청각만 열어둔 채 다른 신체를 억압하며 해방감을 느낀다니. 아무래도 난 변태인 걸까.
하루는 맨 앞좌석에서 친구와 나란히 앉아 극을 봤다. 친구는 극중 흥분한 나머지 다리를 몇 번 흔든 모양이다. 1막이 끝나자마자 관계자가 다가와 조용히 경고를 주었다. 친구는 시무룩해졌다. 나는 움직인 줄도 몰랐는데..! 이렇게 관극의 세계에서 눈과 귀를 제외한 남은 몸뚱이는 그저 쓸모없는 짐이 된다. 특히 무대와 가까워질수록, 관객들이 무서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그렇다. 나머지 부위로 가는 신경이 없을 때 더 완벽한 관극이 가능해진다. 눈알 두 개와 귓구멍 두 개만 덩그러니 놓인 붉은 벨벳 좌석들을 상상해 본다. 그러게, 차라리 그 편이 낫겠다. 그러면 시야를 방해하는 관객도, 몰입을 깨는 소리를 내는 관객도 없을 텐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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