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매주 주말 다양한 콘텐츠들을 대신 읽고 전달해드리는 당신의 인사이트 코너입니다.
이 뉴스레터는 과학동아 8월호 [화면 너머의 무감각한 살상 드론전쟁] 기사를 재가공한 콘텐츠입니다. 원소스: 과학동아 박동현 기자
드론은 어쩌다 현대전의 총알이 되었나?우크라
2025년 6월 1일, 러시아 서부 이바노보 세베르니 공군기지에 벼락같은 괴음이 울렸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1,000km나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폭발에 러시아 방공망은 속수무책이었죠. 이 공격으로 러시아는 41대의 전투기를 잃었고, 그 중심에는 평균 무게 5kg의 자폭 드론 ‘오사’가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작전을 위해 117기의 드론을 러시아로 향하는 화물트럭에 싣고, 해당 공군기지 근처를 지날 때 작전을 개시했다고 합니다. 이 작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는 120대의 드론 손실이었습니다. 러시아보다 많은 드론을 잃었지만, 마치 총알을 소모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드론이라는 값싼 무기로 전투기 같은 값비싼 무기를 무력화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론이 전쟁에 사용된 것은 생각보다 역사가 깊습니다.
정찰용에서 전투용으로의 진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드론은 냉전 시대에 주로 정찰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최첨단 장비가 탑재되었죠. 그러다 드론의 용도가 극적으로 변한 것은 2001년 미국의 9.11 테러 이후입니다. 처음에는 테러범을 발견해도 제거할 방법이 없었지만, 드론에 미사일을 장착해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지상군 대신 폭발하는 무기를 싣고 적을 살상하는 전투 드론이 등장했습니다.
그 이후 2022년 알카에다 지도자 제거 등 분쟁 지역에서 활약하던 드론은 21세기 유럽 최대의 전면전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드론은 대규모 폭격 무기가 되어 압도적인 효율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전투기나 전차에 비해 제작 비용이 훨씬 저렴하면서 원거리에서 조종할 수 있어 군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는 '드론'이 되었습니다.
게임처럼 변하는 전쟁
2024년 11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우크라이나군의 한 '전쟁 영웅'을 공개했습니다. 1년 반 동안 300명이 넘는 러시아군을 사살한 군인은 29세의 드론 조종사 올렉산드로 다크노였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비디오 게임에 푹 빠져 살았던 소년이었지만, 전쟁 발발 이후 이라크전 당시 미군 최고의 저격수였던 크리스 카일의 사살 기록(160명)보다 더 많은 적을 사살했다고 합니다.
이제 군대의 풍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건강하고 우람한 신체가 아닌, 거북목과 가느다란 팔다리를 지닌 병사들의 모습이 바뀐 현대전 핵심 병사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또한, 더 이상 젊은 병사만이 아닌 인지 능력만 건강하다면 누구나 병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는 50대 여성이 드론 조종사로 복무하기도 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드론이 나타나면서 마치 게임하듯 전투를 치르고 있고, 이 때문에 모순적이게도 군인에게 체력보다는 **‘게임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합니다. 우리 국군도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를 설치하고 군대 내 드론 전술 과정을 늘리면서 드론 운용 군인 육성에 적극적입니다.
화면 속의 사냥감, 그리고 윤리적 문제
2010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고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들은 조이스틱으로 드론을 움직이며 적들을 살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주시한 대상에는 종종 어린이와 민간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탈레반에 탄압받던 소수 민족들은 생필품을 사거나 학교에 가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론을 조종하는 군인에게 그들은 그저 화면 속의 사냥감에 불과했습니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필립 알스턴 미국 뉴욕대 법학과 교수는 이런 사고 방식을 **'플레이스테이션 사고방식'**이라고 칭했습니다. 마치 비디오 게임을 조종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화면 속 게임이 된 전쟁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국제인도법 등 드론을 활용한 전투에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드론이 바꾼 전쟁에 대한 인식
가장 큰 문제는 화면 속에서만 일어나는 전투와 전쟁이 사람들의 전쟁에 대한 생각과 태도까지 바꾼다는 점입니다.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은 이란에게 전쟁을 시도했습니다. 이란이 하마스 등 무장단체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양국은 12일간 드론 1,000여 대를 동원했고,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24명이, 이란에서는 22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많은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란을 또 공격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전문가들은 이 지점에서 드론의 전쟁 투입을 주목합니다. 과거에는 병력을 직접 파견해야 했지만, 이제는 병력을 안전한 지역에 두고 드론만 보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2015년 3,000명을 대상으로 '드론 공격의 윤리'라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드론을 사용한 무인 전투와 유인 전투를 비교했을 때, 드론 공격에서 무력 사용을 더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무인 전투는 군인 외에도 군인 가족들의 태도까지 변화시킵니다. 자신의 가족이 전쟁에서 덜 희생될 것이라는 인식은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게 만듭니다.
드론의 종착점은 어디일까요? 4족 로봇과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로봇이 무인 전쟁의 중심에 설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22세기에는 **'킬러 로봇'**이 전쟁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2024년 1월 openAI가 사용정책을 업데이트하면서 “군사 및 전쟁 목적으로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고, 카이스트는 한화시스템과 ‘국방 ai 융합연구센터’를 개소하면서 연구자들이 카이스트와 협업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카이스트의 경우에는 ‘킬러로봇’ 개발 의사가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늦기 전에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ai를 탑재한 드론 혹은 '킬러로봇'은 핵무기처럼 다뤄져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사이트
한국은 특히 방위산업 선도국가이면서 동시에 북한과 휴전 중인 국가입니다. 그렇기에 드론 문제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보았듯이, 만약 북한과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 해도 압도적인 군사력만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북한이 드론을 활용한 전술을 펼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것처럼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드론으로 인한 아군의 인명 피해 감소는 국민들이 북한과의 무력 충돌에 대해 갖는 거부감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드론이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함께 보기 좋은 콘텐츠들
1."드론이 전장을 지배한다" 한국은 어떻게 대비할까? - EBS 다큐
2. AI가 전쟁도 하는 시대, 쉴드AI가 말하는 미래 전쟁의 모습 f. 쉴드AI 브랜든쳉 CEO [Global Money Talk] - 삼프로tv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