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스스로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고민해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과 맞지 않는 직무로 일하게 된다면, 자기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를 찾아야 하고, 이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실무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가장 명확해요.IT 플랫폼 기업 브랜드 마케터 이다영.
Q. 안녕하세요, 다영 님!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5년 차 브랜드 마케터 이다영입니다. IT 플랫폼 기업 K사의 서비스 마케팅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많은 마케터들이 콘텐츠 마케터&퍼포먼스 마케터를 직무로 선택하는데, ‘브랜드 마케터’ 로 일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광고홍보학과 출신이에요. 전공을 살려서 ‘종합광고대행사 입사’ 를 1순위 목표로 뒀는데, 막상 입사해서 인턴으로 일해 보니까 클라이언트의 일을 담당하기보다, 브랜드의 전반적인 영역을 맡아 마케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브랜드 마케터’ 의 직무적 특성도 매력적이었어요. 브랜드 마케팅은 다른 직무보다는 좀 더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변화를 주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다만 취업 준비를 시작할 때는 TO를 고려해야 해서,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콘텐츠 마케팅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브랜드 마케터로 이직하는 케이스들이 많은 것 같아요.
Q. 브랜드 마케터로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지금 소속된 팀의 이름은 ‘서비스 마케팅’ 인데, 역할 자체는 브랜드 마케팅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유/무형의 서비스를 브랜딩&네이밍하고, 마케팅 전반을 기획하며, 실행합니다.
Q. 다영님이 생각하시는 ‘브랜드 마케팅의 매력’ 을 자세하게 듣고 싶어요!
서비스, 혹은 제품이나 브랜드의 설계 단계부터 고민해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서비스 출시 전, 브랜드 마케터들은 타겟 페르소나를 어떻게 잡을지, 네이밍은 어떻게 할지, 마케팅 예산과 KPI는 어떻게 정할지 등 전체적인 영역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해야 하거든요. 💎 내 손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의 브랜드를 점점 가시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게 무척 흥미롭게 느껴져요.
Q. 일하시면서 힘드셨던 점이 있으신가요?
브랜드 마케터가 챙겨야 할 것이 많다 보니까, 전체적인 과정에서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아요. 개발팀, 기획팀, 구매팀 등 다양한 부서에서 들어오는 질문들을 답변하고, 중간에서 조율해야 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매일매일 바쁘게 움직여야 했었어요.
Q. 중간에서 모든 걸 챙겨야 하다 보니 초조하셨을 것 같아요. 😟
제가 예전에 한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 브랜딩, 네이밍, 마케팅 전략, 캠페인 실행 등을 모두 준비한 적이 있었어요.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런칭 당일에 걸린 검색 광고의 URL 기입 양식이 제가 알고 있던 것과 달랐던 거예요. 서비스는 오늘 당장 런칭했는데, 검색 후 광고를 클릭하니 에러 페이지가 뜨는 상황이 발생한 거죠. 😨 입사 후 처음 집행해보는 구좌였고, 어떤 가이드도 없는 상황이었어서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어요.
그 이후에는 내가 볼 수 없는 영역에서 또 다른 문제가 터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서비스 런칭 후 서버가 터지거나 트래픽이 몰리는 일들도 있었고요.
브랜드 마케터로서 이런 것들을 최전방에서 케어해야 한다는 게 정말 힘든 것 같아요. 내가 몰랐던 영역의 일들까지도 끝까지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Q. 다영님만의 ‘지치고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방법’ 이 있나요?
저는 기본적으로 ‘롱테일’ 을 생각해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을까?" "내 체력이 소진되지 않을까?" 를 항상 고민하거든요. 그래서 모든 계획이나 업무, 개인 활동에서도 느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칠 때는 당연히 있죠. 저는 지칠 때 무조건 쉬는 편이에요. 이 때 최대한 업무에서 멀어져서 쉬는 게 중요해요. 저도 평소 하는 일과는 완전히 다른 활동, 예를 들어 종이 접기나 수능 문제 풀기와 같이 손을 움직이거나 뇌를 비우는 활동을 많이 해요. ✍️ 팀장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한 달 정도 휴가를 내기도 했고요.
"지금 내가 나 자신이 아니라 업무가 우선순위가 되었구나" 라고 잘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지금 회사가 첫 회사이신가요?
저는 회사로서는 처음인데, 이전에 디지털 광고 대행사, 종합 광고 대행사와 공공 미술관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해 본 적이 많아요. 브랜딩 에이전시와 IT 스타트업에서도 일을 해봤는데, 한 달짜리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쌓아보겠다’ 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Q. 다영님이 취업 준비를 위해 하셨던 노력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실무 경험이에요. 인턴이든, 아르바이트든 여러 조직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는 게 브랜드 마케터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 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업무를 다각도로 바라보는 눈을 기를 수 있거든요. 이런 경험이 나중에 기획력과 통찰력으로 발전해서 취업할 때 큰 자산이 됐어요.
그래서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께 조언을 드리자면, 저학년이라면 대외 활동, 공모전, 개인 SNS 운영 같은 활동을 추천드리고, 고학년이라면 실무 경험을 최우선으로 해보시길 추천드려요.
Q. 어학 성적이 마케터 취업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나요?
저는 어학 성적이 전혀 없었고, 어학에 시간을 투자하지도 않았어요.
전통적인 대기업이나 종합 광고 대행사를 목표로 하신다면 서류 통과를 위해 어학 성적이 필수예요. 하지만 IT 기업이나 스타트업처럼 민첩한 조직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면, 저는 어학보다 실무 경험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해요. 저도 단순히 영어 점수나 스펙을 쌓는 대신, 실무 경험을 다양히 쌓으면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았어요. 🏆 이 과정이 취업에 더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지금 회사는 입사를 준비할 당시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을 실시했어요. 실무 경험과 과제, 포트폴리오 위주로 지원자를 평가했기 때문에, 시기도 잘 맞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일단 프로젝트 기획 단계와 실행 단계의 하루가 좀 다른 것 같아요. 기획 단계에서는 출근한 다음 리서치를 한 후 기획서를 작성하고, KPI나 예산 같은 것을 검토해요. 유관 부서들, 혹은 대행사와 공유할 일정을 스케줄링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이미 오픈하거나 런칭해서 실행하는 단계라면, 전날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그 데이터 안에서 우리가 가진 문제점이나 괜찮았던 전략을 살펴보며 방향성을 수정해요. 그리고 당일 라이브된 배너들을 확인하고 PV, UV 같은 지표를 챙기면서 앞으로 KPI 달성에 어떤 추가적인 것들이 필요할지 고민하는 편이에요. 📊
Q. 입사 전후로 이제 직무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점이 있나요?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자유롭고 수평적이에요. 회사가 굉장히 수평적이고 개개인의 업무 역량에 집중하는 환경이어서, 더 열심히 업무에 임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희 팀은 매우 수용적인 스타일이고, 모두가 일을 잘해서 보고 배우는 점도 많아요. 그래서 저는 업무 만족도도 높고, 조직 만족도도 매우 높아요.
그래서 입사 전 후로 인식이 바뀐 점을 꼽자면, 생각했던 것보다 동료들과 환경이 더 좋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Q. 다양한 부서와 동료들간의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일이 많았을 것 같은데, 다영님만의 ‘소통 스킬’ 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해요.
저는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로스를 줄이려고 노력해요.
“기획에서 업무 일정이 딜레이 되어서 죄송하지만, 개발 사항에서 후순위는 일단 논이슈 처리하고 UX상 급한 투두부터 정리해서 드릴게요!" 라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요.
큰 회사나 작은 회사 모두 팀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모르는 그 조직만의 어려움도 있을 거고, 그들이 모르는 나만의 어려움도 있을 거예요. 저는 그런 걸 사람 대 사람으로 부딪혀서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에요.
"A팀이 요즘 이렇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그리고 "저도 요즘 이런 고민이 있는데, 이렇게 해주실 수 있나요?" 라고 쉽게 커뮤니케이션하려고 노력해요. 😊
Q. 가장 즐겁거나 편했던 동료 유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저는 일할 때 만났던 사람들이 모두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아까 말했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연결돼 있는데, 저는 커뮤니케이션할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대상이나 니즈를 들어줘야 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함께 잘 만들어 나가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상대방이 어떤 것이든 "안 돼요"라고 하면 보통은 화가 날 만하잖아요. 하지만 신뢰관계가 쌓인 상태에서는 오히려 “개발자가 어렵다고 말하네. 그럼 이 사람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를 고민하는 게 즐거워져요.
또 따지자면 제가 없는 능력을 갖고 있는 동료들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기획력이나 판단력, 전략을 잘 짜는 능력이 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데이터 분석 능력이나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주는 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팀 리더에게도 "제가 A가 부족하니까, A를 잘 하는 동료와 함께 일하게 해 주세요"라는 요구를 하는 편이에요.
Q.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2024년도에 번아웃이 왔었어요. 그때 저희 팀원 중에서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분들이 모여서 제 상황에 대해 화내주고, 극복 방법을 찾아주려고 했어요. 어떤 동료분은 본인이 힘들었을 때 도움이 됐던 책을 선물해주기도 했어요. 그 때 동료들이 저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케어해주고 있다는 걸 느꼈고,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Q. 호퍼네 레퍼창고를 포함해 다양한 계정을 운영하고 계신데,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호퍼네 레퍼창고 계정은 실무에서 필요한 레퍼런스들을 캡쳐해 놓다가, 앨범에 너무 많이 쌓일 것 같아 인스타에 저장용으로 올리면서 시작됐어요. 그러다 보니 주니어 마케터나 마케팅 지망생분들이 팔로우하게 되었고, 조금씩 규모가 커져서 표지도 만들게 되었어요.
호퍼네 책방은 아직 작은 계정인데, 이 계정도 제가 읽던 내용을 캡처해서 올리기 위해 시작한 거예요. 아무 전략 없이 개인적으로 만들어서, ‘요즘에는 호퍼가 이런 책들을 읽는구나’ 정도를 아실 수 있는 계정이에요.
브런치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작했어요. 저연차 때는 아무래도 실수할 일이 많은데, 저는 코로나 시즌에 입사해서 옆에서 챙겨줄 만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부끄럽지만 실수를 적어놓아야 다음에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브런치를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팔로워가 생기기도 하고, 포털 메인에 소개되기도 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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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각각의 계정을 기획하고, 운영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사항이 있나요?
무엇이든 롱텀(Long-term)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작자가 있어야 구독자가 있다고 믿거든요. 요즘 여러 명이 함께 운영하는 계정이나. 퀄리티가 높고 자주 업로드되는 매거진 같은 계정들이 많잖아요. 그런 형태를 따라가 볼까 생각해본 적도 있지만, 제가 오래 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닌 것 같아요. 하나의 콘텐츠에 너무 많은 품을 들이면 저라는 사람이 빨리 지치게 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시작할 때 가장 오래 할 수 있는 형태로 시작하고, 느리더라도 그걸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료나 주변 분들이 가끔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올리세요?"라고 물어보면, 제가 진짜 아무런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려요.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시작한 계정이었다면 이렇게 오래 운영할 수는 없었을 것 같아요. 😊
Q. 기획력을 키우고 싶은 마케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좋은 결과물을 보면, 항상 "어떤 상황에서 어떤 KPI를 가지고 어떤 전략을 세웠길래 이 결과물이 나왔을까?"를 추적해서 생각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에서 재미있는 FC가 나왔다면, 그걸 보면서 "어떤 조직 문화길래 이런 걸 컨펌했을까?"를 상상해보는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기획을 할 때 "이런 상황에선, 그 때 저장해놨던 레퍼런스를 활용해볼까?"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아요.
두 번째로, 자신 없는 영역이 있다면, 그 방면에서 잘할 수 있는 동료를 완전히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료의 판단을 신뢰하고, 제가 볼 수 없는 측면을 동료가 봐줬을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200% 하되, 제가 모르거나 부족한 것은 인정하고 다른 전문가에게 완전히 위임하자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Q. 계정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호퍼네 레퍼창고 계정과 관련된 에피소드인데요!
올해 에세이 클럽 일원으로 책을 낸 적이 있는데, 오프라인 행사인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나갔거든요. 그때 어떤 분이 지나가다가 책을 보며 "호퍼, 저 이분 알아요!" 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네, 저예요." 라고 말씀드리니까 서로가 놀랐어요. 알고 보니 팔로워시더라구요.
레퍼런스 창고 운영을 하면서 "호퍼라는 이름 들어봤어?" 또는 "호퍼라는 사람 알아?"라는 얘기가 가끔 들리는데, 그 순간마다 무척 기뻐요 😊
Q. 계정 운영이 커리어에 도움이 된 점이 있나요?
‘호퍼네 레퍼창고’ 계정은 팔로워 분들 대부분이 주니어 마케터거나, 마케터 지망생이세요. 가끔 "호퍼라는 이름 들어봤다." 또는 "주변인이 호퍼라는 사람과 같이 일한다." 는 말을 들었을 때, 당장 가시화된 건 없지만 "내가 마케터라는 걸 누군가가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단편적으로는, 저도 제 계정에 올라온 레퍼런스를 업무에 많이 참고해요. 팀원들도 그렇고, 회의에 들어갈 때 저도 제 계정을 많이 보거든요.
또 가끔 팀원들이 장난으로 "이거 요즘 SNS에서 핫한 거예요. 호퍼네 레퍼 창고에 올라왔어요?" 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그런 걸 들을 때 "그래도 내가 이렇게 조금씩 올리는 콘텐츠들이 내 업에 도움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
Q. 마케터뿐만 아니라 작가로도 활동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저서인 <따지자면 맥거핀> 과,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외 3권> 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따지자면 맥거핀> 제가 7년 전에 쓴 독립 출판 에세이고, 지인들에게만 판매했던 소소한 책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외 3권은 '스터디 에이 클럽'이라는 글쓰기 모임에서 같이 쓴 책이에요. 주제가 '버닝', '러빙', '디깅' 으로 한 권에 8개의 글이 들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제 글이에요. '버닝'에는 화재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썼고, '러빙'에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썼고, '디깅'에는 간판 수집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썼어요.
사실 마케터로 살면서 작가로도 활동하는 이유는, 글 쓰는 근육을 키우고 싶어서예요. 회사에서 글을 쓰다 보면 ‘광고성’ 글을 위주로 쓰게 되거든요. 일과 별개로 글을 쓰며 소장할 수 있는 단어들이 많아지는 걸 느낄 때마다 기쁩니다.
Q. 꾸준히 마케터로 일하며 커리어를 쌓아오셨는데, 다영 님께서 지치지 않게 도와주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해요.
저는 직업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세상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을 좋아하고, 왜 그런지 생각하는 것을 즐깁니다.
여행을 갈 때 여러 나라를 가고 싶어지는 것처럼, 마케터로서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도 좋아해요. 마케터는 개발, 디자인, 정치, 영화, 음악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조금씩이라도 알 수 밖에 없게 되는데, 그런 것들이 제 능력을 확장하는 것 같아요.
마케터가 아닌 ‘이다영’ 으로서는, 제가 모르는 세계가 많은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저에게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마케터의 일의 연장’이기도 하고요.
Q. 다영님께서는 어떤 마케터가 좋은 마케터라고 생각하시나요?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마케터는 너무 인문학적이고 사회적인 직업이다 보니, 수학처럼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만약 마케터에게 100명한테 이 질문을 한다고 하면, 100명 다 다른 얘기를 할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데이터를 잘 보는 게 좋은 마케터라고 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기획을 잘하는 마케터, 어떤 사람은 커뮤니케이션, 또 어떤 사람은 모객을 잘하는 마케터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
저는 그게 전부 다 정답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좋은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좋은 마케터인지에 대해서는 사실 그 누구보다 자기가 제일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Q.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마케터라는 직업을 선택하실 건가요?
계속 마케터를 할 것 같아요. 종종 ‘마케터보다 OO을 할 걸’ 이라는 이야기도 듣는데, 저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형태나 결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계속 기획을 담당하거나 전략을 짜는 일을 했을 것 같아요.
사실은 마케터를 못 할까 봐 더 겁이 나요. 지금 너무 잘 맞고, 이 일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인 걸 아는데, 돌아가서 무언가 꼬이는 바람에 이 일을 하지 못할까 더 걱정이 돼요. 😟
Q. 미래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교 때 이런 질문을 한 번씩 받아보잖아요. "나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저는 항상 없었어요.
최근에 이 질문을 다시 받았는데, 제 롤 모델은 타인이 아니라 미래의 나 자신이구나, 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미래의 저에게 "내 롤 모델은 너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Q. 마케터 취준생을 위한 조언도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일단, 본인 스스로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고민해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과 맞지 않는 직무로 일하게 된다면, 자기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를 찾아야 하고, 이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실무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가장 명확해요.
여러 가지 형태의 조직에서 다양한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어떤 일을 싫어하고 또 좋아하는지를 포함해, [내가 어떤 일을 잘 하는지] 알게 돼요.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잘할 수 있는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그 이유를 녹여낸 매력적인 서류를 만들 수도 있고요.
또한, 지원 시에는 어떤 기업을 준비할지, 노선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게 중요해요. 만약 여러분이 전통적인 대기업이나 서류가 중요한 기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어학, 자격증, 학점 등이 중요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실무 경험’ 같이 다른 영역을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Q. 다영님의 5년 후 목표가 궁금해요.
사실 저는 1년 이후의 목표를 잘 세우지 않아요. 거기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늘 그런 걸 세웠을 때, 그 안에 갇혀서 만족하게 되는 것이 조금 위험하다고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어떤 형태일지는 몰라도, 3년에서 5년 안에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뭔가를 탄생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업무에서의 PM 역할이 될 수도 있고, 프리랜서로 자립할 수도 있으며, 아니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겠죠.
5년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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