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어둠이 서서히 짙어지는 날이면 학교에서는 형광 안전조끼의 날을 정해 그날 이후로는 반드시 안전조끼를 입고 등교하는 것을 의무처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주 월요일에는 형광 안전복의 날로 왜 이 옷을 입어야 하며 왜 중요한지를 이야기하고 토론했다고 한다. 가정통신문에서도 반드시 입혀 보내라는 선생님의 협박성?? 코멘트와 함께 이번 주 무사히 잘 보내게 해달라는 기도로 한 주를 시작한다.
저녁노을이 이리 아름답다. 저녁 먹다 노을을 멍하니 쳐다본 날. 이 집 처음 이사온 날, 저 동그란 창문을 보고서 레온이 잠수함 안에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가끔 그렇게 밥 먹다 말고 우린 잠수함 속 바깥세상을 바라보곤 한다. 이날은 가지각색 색깔의 물감이 물속으로 은은히 퍼지는 모습이 참 경이로웠던 날.
테오가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쿨을 시작하였다. 지난주는 시범 삼아 했었고 이번 주는 정식으로 가입신청을 했다.. 스키스쿨 첫 날, 테오는 즐겁고 재미있어 했으며 또 가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 특별한 방과 후 활동이 없었던 테오에게 드디어 좋아하는 방과 후 활동이 생겨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는 널 늘 응원해, 테오!
아침마다 듣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즐겁게 듣고 있으면 나를 위해 피아노를 쳐주겠다며 엄청나게 두드려대는 너 때문에 고맙지만 귀가 너무 아팠더랬어. 앞집에 사는 Tine 더블베이스를 멋지게 연주하는 이웃분이 레온의 피아노 레슨을 맡아주겠다고 해서 얼른얼른 보낸 날.
일요일. 레온 반 그룹 1과 그룹 2 가족들이 모여 야외활동한날.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엄청 인기가 좋았던 날. 엄마들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한국 드라마를 1도 모르는 한국인 엄마인 나. 분발해야겠다.
노르웨이인은 태어날 때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고 할만큼 스키가 국민 스포츠임을 정말 알 것같다. 겨울 시즌이 오기 전 겨울 용품만 파는 마켓이 열린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키 장비들을 팔 수도 있고 중고를 살 수도 있고 이날은 누구보다도 제일 신난 건 남편 아틀레. 하지만 이곳에서 선그라스만 관심있을 뿐 다른 것엔 관심 1도 없는 엄마와 아이들.
아빠는 저녁 모임 때문에 늦게 온다고 해서 우리끼리 저녁. 2주 전에 산 장미가 아직도 싱싱해 신기해하며 레온과 테오에게 테이블 세팅을 해달라고 하니 저렇게 냅킨까지 접어 두었다. 고마워 얘들아.
하루에 30분 산책은 꼭 하고 싶었는데 이번 주는 하루밖에 하지를 못했다 ㅜㅜ
축구를 사랑하는 레온. 축구복을 입으면 쌩쌩 달리고 싶다는 레온은 마당 사과나무와 함께 축구 훈련?을 한다. 사과나무에 패스하고 슛하고 뭐 그런. 새로 산 머리띠를 하고선 축구하는모습이 귀여워 사진 한 장 찍자고 하니 저렇게 포즈를 취한다. 사랑스럽다.
새로 이사 온 오슬로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잊지 않고 남기고픈 맘에 부족하나마 이렇게 시작해 봅니다. 자주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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