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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지기] 이정입니다

2023.12.26 | 조회 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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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 지기 <이정>입니다. 필진들에게 각자 원하는 요일을 정하게 하고 남은 날이 화요일이었어요. 맡은 요일과 사람, 둘을 짝을 지어 살펴보니, 어딘지 모르게 다들 썩 어울려 보이더라구요. 그렇다면 저랑 짝이 된 화요일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어요. 딱히 별생각은 나질 않았습니다. 시작도 끝도 중간도 아닌, 막 시작한 날과 중간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어정쩡한 위치에서, 그저 불의 기운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는 요일. 거기에 덧붙여 얼마 전 한국 방문에서 눈이 익었던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Mardi, 불어로 화요일 수요일) 정도가 떠올랐습니다. 찾아보니 '우아하고 간결한 프렌치 무드 브랜드'라고 소개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요일의 느낌보다는 프랑스 땅과 불어 악센트에서 전해지는 미지의 감성에 방점을 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마침 제가 살고 있는 땅이 프랑스니 그것도 운명이라고 해두자 싶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이 녀석 화요일을 잘 보듬어 기왕이면 우아하고 간결하게, 저에겐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 같은 날들로 만들고 싶습니다. 화요 지기가 된 사연이 제법 길었네요.

<이상한 요일들>편집을 맡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며 일은 벌여 놓고 정작 글쓰기보다 다른 요일 지기들 마감만 종용하는 중입니다. 맘만 앞서 플랫폼도 숙지하지 않고 글만 올리면 되겠지 손놓고 있다 허덕거리고 있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해요.

<이정>은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호적엔 다른 이름이 덥석 올라 이후 집에서만 부르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져버린 이름입니다. 2019년 엄마를 좋은 곳에 보내드리고 다시 챙긴 이름이기도 하고요. 자꾸 불러줘야 좋다며 학교에선 막상 부르지 못한 그 이름을 집에서 줄곧 불러주셨던 엄마가 생각나 이번 기회에 많은 분들에게 불리다 보면 기적 같은 힘도 얻지 않을까 해서 정해봤어요. 너무 오랫동안 보이지 않게 밀려둔 탓인지 저도 아직은 익숙친 않지만, 이 역시 조금씩 천천히 스며들듯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편히, 사는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제가 사는 곳이 프랑스니 이곳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 싶네요. 아주 많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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