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삶

나의 작가 리스트 - 코닉스 버그_월요

2024.06.10 | 조회 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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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요일들

우리들의 이상적인 시간 기록 일지

어릴 때 벽면 한 쪽에 꽂혀 있던 어린이 문학 전집에서 코닉스버그의 첫 작품을 만났다. 내가 만난 제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인터넷이 찾아보니 계몽사 소년소녀 현대 명작 시리즈에서 ‘요술장이 아가씨’로 번역을 했다고는 하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 제목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처음 읽은 것은 아마 다른 전집이었을 것이다. 표지 그림은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요즘은 <내 친구가 마녀래요>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전학을 가서 처음 만난 친구 제니퍼는 자신을 마녀라고 한다. 엘리자베스는 마녀 견습생이 된다. 둘은 다양한 마법을 시도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터부를 정하기도 하고 마법 약을 만들 재료(수박씨나 손톱 등등)를 모으기도 한다. 마지막에 가서야 엘리자베스는 제니퍼가 실제는 마녀가 아니라는 것을, 그저 상상력이 많은 친구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도 마지막에 엘리자베스가 깨달을 때까지는 제니퍼가 정말 마녀인 줄만 알았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실망이 되던지! 제니퍼와 엘리자베스는 이제 정말 친한 친구가 된다. 코닉스버그는 마법과 신비가 가득한 어린이의 마음과 현실을 잘 조율해 내는 작가다.

코닉스버그의 다른 대표작인 <클로디아의 비밀> 역시 다른 전집에서 <집 나간 아이>라는 제목의 번역서로 읽었다. 동생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가출을 감행하는 클로디아의 이야기를 그렸다. FBI에 신고하지 말라는 편지를 부모님께 남기고 바이올린 케이스와 가방에 옷을 가득 채워 가출한 남매는 오픈 시간에는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그 곳에 전시된 우아한 침대 중 하나에서 자고, 단체관람객들과 섞여 설명을 듣고, 분수 바닥에 있는 동전을 줍기도 한다. 그곳에서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천사상이 전시되는 것을 보게 되고 그 비밀을 풀기 위해 판매자인 부인까지 찾아가 마침내 그 비밀을 풀게 된다. 정말 기발한 이야기가 아닌가. 미술관으로의 가출이라는 색다른 이야기는 과연 조각상이 미켈렌젤로의 작품인지에 대한 미스터리로 바뀐다.

두 책 모두 어린 시절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지만 그 당시에는 당연히 작가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같은 작가인지도 몰랐다. 훌륭한 작가들은 비슷비슷한 책이 아닌 이게 그 작가 책이라고? 싶은 전혀 다른 매력의 책을 쓰는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아이들은 비밀을 소유하며 특별해진다. 작가는 아이들의 삶 자체가 신비로운 비밀로 가득하다고 말해준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 도서관에서 다시 코닉스버그를 만났다. 미국 중산층의 평범한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를 이렇게 깊이있게 다룰 수 있구나 싶은 여러 작품이 있었다. <퀴즈 왕들의 비밀>은 평범한 삶이 탁월한 지식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고, <내 안의 또 다른 나, 조지>는 심리학적 통찰이 뛰어난 책이다.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제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거짓말쟁이와 모나리자> 영국 중세의 여왕 <엘레오노르>의 이야기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시대물도 썼고 영혼이 나오는 실제 판타지도 번역이 되어있다. 절판되어 읽지 못한 책 외에는 번역서들은 거의 다 읽었는데 이 글을 쓰기 위해 그동안 못 읽었던 <스카일러가 19번지>라는 책을 빌려 읽었다. 이 책은 캠프에서의 집단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개인과 공동체의 예술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말 대단한 작가다.

이번 글을 쓰면서 첫 번째로 읽은 <내 친구가 마녀래요>라는 책의 원제가 Jennifer, Hecate, Macbeth, William McKinley, and Me, Elizabeth 라는 것을 알았다. Jennifer와 Elizabeth는 소설의 두 주인공이고 세 개의 이름이 그 둘의 이름을 연결한다. Hecate는 유명한 마녀 이름이고 책 중간에 Macbeth에 나오는 세 마녀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William McKinley는 과연 누구지? 검색해 보니 미국 25대 대통령이라고 나오는데…. 왜 제목에 들어가는지 도서관에 가서 다시 한 번 훑어보았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원서를 빌렸다.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단한 작가 코닉스 버그 여사님. 나에게 원서 욕심까지 나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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