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

좌절감과 미안함을 다루기 위해 먼저 해야할 일

복직 후 처음 만나는 좌절감, 미안함에 대하여

2025.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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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로드의 613클럽

육아(6)도 일(1)도 삶(3)도 다 잘해내고 싶은 육아인의 이야기를 주1회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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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육아휴직의 컨셉은 ‘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입니다. 복직 이후에 본격적인 워킹맘, 워킹대디로서의 기나긴 삶에서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들에 대해서 물심양면으로 준비하고 대비하는 기간으로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생각이죠. 왜냐하면 육아는 정말 긴 프로젝트니까요.

복직 후를 대비한다고 말하면, 보통은 정신없는 하루 일상을 대비하기 위한 시간관리나 체력증진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복직 대비는 비단 시간관리과 체력과 같은 단편적인 것들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두가지는 정말 중요합니다. 아마도 모든 맞벌이 육아인들에게 예외없이 중요한 필수 교양과 같은 덕목일 겁니다. 하지만, 복직 후 겪게 되는 어려움들은 그보다 다양한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1차원적으로 단기간에 해소하거나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죠. 한 번 하나씩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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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하는 '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 시리즈에서는 복직 후 찾아올 여러가지 페인포인트들을 순서대로 다룰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느끼는 좌절감과 미안함'이라는 감정으로 시작해볼게요. 대략 2~3회차에 걸쳐서 다뤄보겠습니다. 오늘 레터는 아무개 워킹맘, 워킹대디의 흔한 복직 후의 일상을 그려보는 걸로 시작해보겠습니다.

 

  1.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느끼는 좌절감과 미안함.
    1. 회사에서 하향곡선을 그린다고 느낀다.
    2. 전업에 비해서 육아가 부족하다 느낀다.
    3.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못갖는다.
    4. 돌봄 공백이 생긴다.
  2. 육아,직장인 외에 나 자신은 없어져 버리는 것 같은 괴로움
  3. 몸이 너무 힘들다. 체력적인 한계.
  4. 뭘 제대로 해보려해도 시간이 부족. 시간 가난뱅이.

 

 

📍5줄 요약📍 1. 복직 후, 좌절감과 미안함이 생기는 과정 2.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3. 절대 비교를 하지 마세요. 4. 무리한 갓생은 후회할 일입니다. 5. 정신승리, 합리화가 아닌 에너지 배분입니다.

 

 

 

 

두 마리 토끼 중 아무 것도 잡지 못한다는 좌절감


복직 후 찾아오는 대표적인 상황은 그 어느 것도 100%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 전까지는 일을 하기 싫어서 안 했으면 안 했지, 내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 못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거든요. 예를 들어서 회사에서 나에게 중요한 일이 주어지면 그걸 잘 해내고 내 능력을 인정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설령 주어진 근무시간에 못해낼 경우엔 야근을 해서라도 주어진 일을 완수 하곤 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를 믿고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때문에 내 능력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죠. 또한 주어진 중요한 일을 잘 해내서 내 능력을 입증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이구요. 또 그렇게 조직 내에서 능력을 인정 받을 수록 더 윗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기도 하니 까요.

 

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게 되면 가끔씩 내 시간을 투입 해서라도 일을 해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듭니다. 매일 아이를 등,하원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내가 욕심내서 일을 더 한다는 이야기는 내 아이가 홀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남아 엄마(아빠)를 오매불망 기다리게 된다는 뜻 이니까요.

 

비용을 감수하면서 등,하원 도우미를 고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된 하루 중 아이 얼굴을 보고 부모 자식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야근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 또한 쉽게 결정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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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의 경우 콧물은 일상이고, 고열을 동반한 감기도 빈번하게 걸립니다. 애가 아픈데 대신해서 봐줄 사람도 없고, 배우자도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갑작스럽게 휴가를 쓰는 게 어렵다면? 어쩔 수 없이 회사에 통사정을 하고 휴가를 올릴 수 밖에 없겠지요. 아무리 너그러운 관리자라도 당일 아침에 갑자기 휴가를 쓴다고 하면 당혹스러워 하기 마련입니다. 애가 아프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아 이 직원은 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00% 직무에 전념하기 어렵구나’라고 인식이 점점 굳어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직장에선 전력 외 인원과 같은 취급에 따른 박탈감


만약 직장에 탄력근무, 육아기 단축근무 등의 가족친화제도가 잘 마련돼있다면 그나마 낫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이런 제도 조차 없는 직장이 훨씬 많거든요. 제도가 있다면 일단 사용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단 이야기니까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를 사용한다면 남들이 한창 일하고 있는 시간에 일을 시작하거나, 일찍 끝마쳐야만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육아시간 특별휴가를 사용하여 매일 2시간 일찍 퇴근합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는 것이죠. 이런 제도가 마련돼있어서 다행히 시터 고용 없이 아내와 제가 직접 등하원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다들 한창 일하고 있을 오후 3시에 책상을 정리하고 퇴근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실 눈치 많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각종 일정을 잡을 때 지장이 많습니다. 타 부서와의 약속, 외부 기관과의 미팅 시간을 잡을 때 오전 내지는 늦어도 오후 2시에 하는 것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죠. 어쩔 수 없이 그 이후의 일정이 불가피한 업무의 경우에는 업무 대행자에게 맡기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한겨례 신문
출처 : 한겨례 신문

이런 경우가 반복된다면 관리자 입장에서도 그 업무를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그 업무에서 배제되기 시작하며, 결국 다른 업무가 주어지게 됩니다. 보통은 중요도가 높은 업무에서 비교적 손이 덜가고 주목도 덜 받게 되는 업무 쪽으로 말이죠. 업무 부담은 좀 줄어들지 몰라도 일 욕심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일 겁니다.

 

결국, 어린 영유아를 키우며 맞벌이로 일을 해야하는 워킹맘, 워킹대디는 아이를 낳기 전과 같이 직장 생활에서 성실과 열정으로 인정받으며 헌신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100%전력을 발휘 할 수 없는 직원이라는 인식이 내 평판에 영향을 주고 그게 오랜기간 누적되면 당연히 평가나 승진 등의 결과로 드러나게 되겠지요. 그 동안 쌓아왔던 커리어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육아에서도 늘 함량미달 부모가 된 것 같은 미안함


한편, 육아 에서는 어떨 까요? 직장에서 여러가지로 손해를 보고 데미지를 입었으니, 육아 만큼은 제대로 해낼 수 있어야 밸런스가 맞는 것 이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시간을 지켜야하는 엄마,아빠의 조급한 마음은 아이의 아침의 여유로움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잘 자는 아이를 깨워야 할 때도 있고, 아침을 빨리 먹으라 닦달하게 되기도 합니다. 행동이 조금이라도 느릿느릿해지면 짜증이 치밀죠. 빨리 등원시키고 회사에 가야 늦지 않을 수 있는데 그저 굼뜬 아이의 행동이 못 마땅해집니다. 결국 화를 내게 됩니다.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부모는 같이 울고 싶어집니다. 등원 전쟁으로 개판이된 집안을 뒤로하고 애를 들쳐안고 집을 나서려 하는데 아이는 갑자기 응가가 마렵다고 합니다. 똥 마렵다는 애를 앞에두고 또 밀려오는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릅니다. 신발을 벗기고 다시 화장실에 앉혀 놓습니다. 그래놓고 응가를 하면 다행이죠! 그러다가 또 안 마렵다고 하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전쟁같은 아침을 보내고 간신히 어린이집에 등원 시키는데 울면서 가기 싫다고 하면 참…

출처 : 공감웹툰
출처 : 공감웹툰

그렇게 생이별을 뒤로 하고 출근하는 길에는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이가 기관에 등원하는 걸 좋아한다고 해도 마음이 편치 않은데 오죽할까요. 먹고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만 이럴 때는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시간에서 자유로운 일을 하거나, 전업으로 키우는 집이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아침부터 들들 볶지 않아도 되고 가끔 열나고 아플 때 당황하지 않고 얼마든지 기관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돌볼 수 있으니까요. 9 to 6에 메여서 융통성 없이 등원을 시켜야만 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만 듭니다.

그렇게 정신 없이 시작한 하루를 보내다 뒤늦게 확인한 키즈노트 속 아이 사진을 봅니다. 집에서 챙겨줘야 하는 준비물이 있었는데 내 아이만 못챙겨줘서 빈손으로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합니다. 순간 심장이 철렁하고 짜증이 밀려오다 눈물까지 납니다. 내가 일하느라 놓아버린 정신만 똑바로 챙겼어도 그 준비물 하나 못챙겨줬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까지 일을 해야하는 현실이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집에서는 쳐내기 급급한 육아와 집안일


그렇게, 퇴근 하고 집에 가면 모든 걸 잊고 아이와의 알차고 밀도있는 시간을 보내겠다 다짐하며 업무에 집중하고 하루를 보냅니다. 어느 덧 하원을 위해 퇴근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할 일들과 한창 열일하고 있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따가운 시선이 뒷통수에 꽂힙니다. 이렇게 용기내서 일어날 수 있다면 차라리 다행이죠. 중요한 미팅이나 일정이 갑자기 잡혀버리면 회의 중간에 일어나는 미친 용기를 발휘하지 않고서는 결국 퇴근 시간은 하염없이 뒤로 밀려납니다.

그렇게, 전쟁과도 같은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아이를 만나러 갑니다. 터치다운 하듯 도착한 어린이집에서 쓸쓸히 엄마 아빠를 기다리던 아이를 만납니다. 비록 좀 늦었지만 반기며 달려오는 그 작은 몸을 행여 부서질까 조심스럽게 꼭 안아줍니다. 오늘 저녁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반가움은 잠시 뿐 아이의 투정과 생떼가 시작됩니다. 시간을 보면 지금 바로 가서 씻고 먹고 재우기도 빠듯한 시간인데 전혀 개의치 않고 놀이터 가자, 밥 안먹는다, 안 씻는다… 빈둥거리는 모습에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참아보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에는 그럴 여유가 없고, 결국 아이에게 버력 화를 내버리고 말죠. 갑작스런 큰 소리에 아이는 겁에 질려 울어버리고 세상 따뜻하고 자상한 부모로서 행복하게 보내려고 했었던 저녁은 엉망진창이 돼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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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먹이고 씻기고 치우다보면 어느 새 재울 시간입니다. 아직 주방도 집안도 전쟁터가 따로 없는데 말이죠. 그렇게 아이를 재울 시간이 되었으니 일단 방으로 들어갑니다. 재우고 나와서 빨리 끝낼 생각으로요. 책을 한 두권 읽어주고 불을 끕니다. 아까 화를 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려 아이에게 사과합니다. 이렇게 화내놓고 사과함의 연속입니다.

애를 재우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밤 11시입니다. 이미 잠이 들어 천근만근인 몸을 일으켜 못다한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어질러진 거실을 수습하고 나니 거의 자정이 다 되어갑니다. 이미 잠이 홀딱 깨버렸습니다.

소파에 드러누워 핸드폰을 꺼냅니다. 쿠팡으로 주문해야 할 것들을 이것 저것 뒤적거립니다. 그러다 잠깐 인스타그램 확인을 위해 어플을 켭니다. 그렇게 옆으로 새버린 나머지 릴스를 정주행하며 한 시간을 허비합니다. 잘 쉬었다 하면 될 걸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짜증이 납니다. 지금 자면 아침까지 몇 시간 잘 수 있을까.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침대로 일단 향합니다. 잠자리에 누워 눈을 억지로 감습니다. 오늘 못지 않게 치열한 내일도 잘 해내야 하니까요. 나지막히 깊은 한숨과 함께 나온 한 마디.

 

‘….이거 정말 맞아?’

 

 

 

 

 

 

 

1. 일단 받아들여야 합니다.


맞벌이 육아인의 일상입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크게 다르지 않으실 겁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을까요? 사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일반적인 근무형태의 맞벌이 가정의 경우,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상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해결책이란 없습니다.

몸은 하나이고 당장 일을 그만 둘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마 일을 그만 둔다면 많은 부분에서 해결 할 순 있을거에요. 하지만, 가계 수입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날거에요.

 

그리고 이러한 정신없고 바쁜 삶은 언제 끝난다 하는 골인 지점이 없습니다. 그게 있다면 아마도 마음이 조금 나아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경험 상 조금씩 천천히 부담이 내려간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군대 전역 하듯 어느 날 갑자기 편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이렇게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하는 삶은 한 동안 꽤 길게 우리 삶에서 이어질 예정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육아라는 것이 시작된 이상, 아이들을 키우고 일하며 내 삶까지 저글링하듯이 챙겨야 하는 삶을 일시적인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내 삶 자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에요.

 

뾰족한 방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 왠 김빠지는 소리 냐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이기에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습니다.

 

 

 

2. 괴로운 마음은 비교에서 시작됩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할 때의 괴로운 마음을 천천히 뜯어보겠습니다. 왜 괴롭나요? 사실 그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비교’의 감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엇 과의 비교일까요?

육아를 시작하기 전, 다시 말해, 전생에 혈혈단신 싱글로 살던 자유로운 시절이나 결혼 후 배우자와 꽁냥거리며 늦잠 자던 신혼시절의 여유로운 일상을 넘치게 누리던 우리입니다. 육아가 시작된 삶이 힘든 이유는 과거 속에서 자유와 여유를 누리던 내 모습, 다른 싱글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변에서 아이를 낳지 않고 딩크로 살아가는 다른 부부들의 모습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렇게 자유롭게 지내고 있을 텐데, 나도 저들 처럼 하루 6시간씩 공부하고 주말마다 임장다니면서 재테크도 더 잘해낼 수 있을 텐데 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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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이 세상 모두가 평생 육아를 해야한다거나, 일정 나이가 됐을 때 의무적으로 아이를 낳아야 한다면? 모든 30대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일 텐데, 그렇다면 아마도 지금의 현실이 마냥 괴롭다고 느끼진 않을 겁니다. 말도 안되는 상상이지만 만약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지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괴로운 일상을 더 편안하게 수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 글 다음으로도 맞벌이 육아인의 다양한 고충과 그 해결방법들을 제시하겠지만 그에 앞서 가장 먼저 ‘수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토양’에 해당하는 부분이기에 그렇습니다.

맞벌이 육아인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도 내 삶을 건강하게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재의 삶을 수용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나의 과거, 싱글과 딩크들의 삶의 조건과 괜한 비교를 하면서 박탈감을 느끼지 말아야 합니다. 좋든 싫든 이미 시작된 육아 인생입니다. 무를 수 있나요? 무를 수 있다고 해도 무를 사람 있나요? 애 키우면서 일하는 현재의 일상을 일단 내 삶의 디폴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그 바탕 위에서 좀 더 생산적인 생각과 건설적인 행동들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3. 복직 후 무리한 갓생을 후회합니다.


복직 이후의 제 삶을 되돌아 봅니다. 심지어 휴직 기간에도 하루 5시간만 자며 새벽기상을 이어오던 저였습니다. 휴직 때 온갖 갓생러들과 재테크 블로거들과 교류하며 눈이 높아졌었고, 파이프라인 만들기 등 각종 도전을 성공함에 따른 도파민과 도취되어 휴직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에 집중하지 못했고, 육아는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끝내야만 하는 과업이 되어버렸으며, 잠을 더 줄여서 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스스로를 갈아넣는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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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을 후회합니다. 결국 정신을 다시 차리고 지금의 건강한 마음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자산과 현금흐름은 좀 더 풍요로워졌을 지언정, 집을 어지럽히고 잠을 자지 않는 아이들을 들볶으며 고함치고 있었을 것이고, 몸은 어딘가 축나고 얼굴은 더 주름지고 퀭해있을 것입니다.

주말이나 이따금씩 주어지는 휴일에도 아마 혼자서 블로그 포스팅을 하러 스터디카페에 간다고 하거나 부동산 임장을 하러 하루를 통째로 할애 했을 겁니다. 그런 일상을 지속 했다면, 아마도 그 기간에 걸쳐 넓게 흩 뿌려져 있던 일상의 보석같은 행복 들을 모르는 새 모두 지나쳐버린 후 겠지요.

 

 

 

4. 현실 안주, 합리화가 아닙니다.


결코 모든 도전의식을 져버리고 포기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내 그릇에 담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번민때문에 정작 더 소중한 것들에 몰두할 에너지와 시간, 사소하지만 행복한 순간들을 놓치는 과오를 범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느 날 문득 보면 몰라보게 부쩍 자라있곤 합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금쪽같은 아이들과의 시간과 헌신을 커리어에 대한 과도한 욕심 때문에 포기하거나 일종의 과업처럼 여긴다면 시간이 지나 필시 후회하게 됩니다.

 

만약, 육아를 하면서 다니고 있는 직장을 당장 다음 달 부터 다닐 수 없게 됐다고 생각해보세요. 몸은 편하겠지만 엄마가 아닌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내 모습을 상실한 것만 같고, 가계 상황도 악화되어 당장 돈을 벌어와야 할 것 같은 부담에 휩싸이게 될 겁니다. 100%만족할 순 없겠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 나갈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감사하고 수용 하자는 뜻도 아닙니다. 뒤에 자세히 이야기할 예정이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에너지 조절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결국 시간과 에너지라는 자원 배분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나 자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전까지 직장에서 입신양명을 위해 스스로를 갈아넣던 과거를 보냈다면 지금부터는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렇게 일하던 열정을 똑같이 육아에도 일에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육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남아있을 수 있도록 직장에서는 어느 정도 힘을 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자신을 소진시킬 만큼의 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을 통제해야 합니다. 비록 커리어의 속도와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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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마음 정리 입니다. 그 정리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일상을 내 삶으로 수용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건강하게 다음 단계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도모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고 과정의 행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마인드셋을 출발점으로 해서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의 노력과 효율화를 통해 좀 더 나와 내 가족에게 더 이상적인 삶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처지를 탓하며 남들과 비교하는 병든 마음으로는 어떻게든 쥐어짜서 해본다 한 들 오래 가지 못합니다. 설령 오래 지속하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시야가 좁아져 소중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바득바득 이를 갈며 해나가다 문득 돌아보면 어딘가 심하게 축나고 늙어버린 몸과 마음만이 남아있게 될 겁니다.

 

 

자, 이제 이런 마음을 장착하고 우리의 휴직 일상 속으로 가보겠습니다. 육아휴직 때는 이런 마인드를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까요? 다음 번 '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 시리즈에서 이어집니다!

 

 

📍5줄 요약📍 1. 복직 후, 좌절감과 미안함이 생기는 과정 2.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3. 절대 비교를 하지 마세요. 4. 무리한 갓생은 후회할 일입니다. 5. 정신승리, 합리화가 아닌 에너지 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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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다섯 명의 평균이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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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빈

    0
    about 2 months 전

    육아휴직 초보인 저에게 육휴가 끝난 이후 제 삶을 그려볼 수 있게 하는 좋은 글이였어요. 아이에게 집중하고, 제 마음 속 체력과 몸의 체력을 기르는 행복한 육휴기간을 보내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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