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비로드입니다.
'복직을 대비하는 육아휴직' 시리즈를 '열매' 파트로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토양을 다지고,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우고, 가지를 뻗는 과정에서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열매들, 즉 어떤 목표를 잡으면 좋을 지 매주 하나씩 다뤄보고 있어요.
지난 주 '전자책 집필'에 이어 이번 주는 '가계 재무관리 시스템 재정비'라는 테마를 가져왔습니다. 맞벌이 부모로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한 감정을 파고 파고 들어가면 대부분의 것들이 '돈'과 결부된 것이라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불안한 것과 돈 때문에 막연히 불안한 것은 엄밀히 말해서 같은 것은 아닙니다. 돈이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적어도 막연함 때문에 불안함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휴직 기간을 온전히 음미 하지 못한다면 아쉬운 일이겠지요.
오늘은 돈과 관련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휴직 기간에 의미있게 해볼만 한 '가계 재무관리 시스템 재정비'라는 테마로 글을 전해드려볼까 합니다.

마치 BGM과 같은 불안함
아이가 겨우 잠든 늦은 밤.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져 거실 소파에 털썩 앉았는데, 문득 통장 잔고가 머릿속을 스칩니다. 딱히 무슨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괜시리 불안합니다. 휴직 급여가 줄어드는 시점이 언제였더라. 대출 이자 자동이체가 맞게 걸려 있나. 아이 어린이집 특별활동비도 나가야 했지. 이렇게 쓰다가 복직하면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 왠지 모르게 그냥 이대로는 괜찮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감정,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해요. 당장 해결해야 할 재정 이슈가 있다면 사실 문제와 해결책이 명확합니다. 하지만, 그 외 돈과 관련된 막연히 불안한 마음은 그냥 늘 거기 있어왔던 배경음악처럼 마음 속에 깔려 있습니다. 휴직 기간에 마음을 다잡고 마인드셋을 다지려 해도, 내 정체성을 탐구해보려해도, 체력을 키우려 해도 이 음침한 BGM이 깔린 상태에서는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죠.

이전 시리즈에서 이런 말을 드린 적 있어요. 체력은 정신력, 마음 상태, 시간과 사실상 같은 의미 라고요.
똑같은 맥락으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가계 재무관리 체계 확립의 다른 이름은 마음의 여유입니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면 루틴도 마인드셋도 뒤따라 흔들립니다. 나무를 열심히 키우는 것과 나무가 뿌리내린 땅을 단단하게 하는 것, 둘 다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토양과 뿌리를 갖췄다 해도 그 나무가 서 있는 땅이 흔들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거죠.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복직 전에 갖추기 딱 좋은, 가정 경제 기초를 하나씩 다져가는 로드맵을 그려보려 합니다. 순서대로 하나씩 읽어보세요. 우리 집 사정에 맞게 보완이 필요한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가져가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 숫자를 마주하기.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기 (D+7)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단 하나, 숫자를 마주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불안의 이유는 대부분 구체적으로 모른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정확히 알면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걱정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막연한 두려움이 구체적인 과제로 바뀝니다. 구체적인 과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막연한 두려움은 그냥 쌓여만 가는 법이니까요.
체크해야 할 항목은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최근 3개월 실제 지출을 꺼내보세요.
가계부가 없어도 됩니다. 카드 명세서 하나, 은행 앱 하나면 됩니다. 고정비(매달 동일하게 나가는 것)와 변동비(들쑥날쑥한 것)를 구분하는 것만으로 시작입니다. 이 구분만 해도 내 돈이 어디로 가는지 70%는 보입니다.
둘째, 통장을 3개로 정리하세요.
일단 통장은 3종으로 명확하게 정리하세요. 메인 통장, 생활비 통장, 비상금 통장입니다. 그리고 생활비 통장에 연결된 카드를 발급받으세요. (비상금통장과 연결된 카드도 필요하면 받거나 사실 이체 해서 쓰면 되니까 없어도 무방해요.)
기존에는 아마도 급여가 들어오는 통장에서 바로 생활비를 지출하고 비상금을 쓰는 등 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분들도 많이 계실거에요. 우리 집에 한 달에 들어오는 돈이 얼마인지 확인했다면, 그걸 사용처 별로 정확히 칼질해서 각 통장에 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생활비는 생활비 카드로만 지출하고 딱 정해진 생활비 안에서만 한 달을 살도록 완급조절 하는거에요. 월말쯤에 돈이 부족해지면 외식을 하지 않는 등 지출을 줄이고 냉장고 파먹기로 버틴다든지 하는 노력들 말이지요.
이렇게 돈이 나가는 구멍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게 통장을 3개로 구분하고 사용처별로 정해진 금액 안에서 지출을 통제하는 시스템입니다.
셋째, 비상금(비정기지출)을 확인하세요.
복직 후에 예상 밖 지출이 생각보다 자주 생깁니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입원, 여행비, 각종 수리비(집,차 등), 명절 및 기념일 등.. 즉, 연간 단위로 발생하는 것들 혹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발생하는 비용들이죠. 이럴 때 비상금이 없으면 급하게 카드를 돌리거나 대출을 새로 알아봐야 합니다. 그 상황에서 받는 심리적 압박이 만만치 않습니다. 작은 버퍼 하나가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줍니다.
넷째, 복직 후 맞벌이 예산을 배우자와 미리 협의하세요.
복직하면 수입이 두 배로 늘어나는데 지출도 그만큼 늘어나게 됩니다. 보육비, 외식비, 가사도움 비용 등 맞벌이 육아의 비용 구조는 외벌이와 다릅니다. 휴직이 끝나고 복직했을 때의 저축 비율, 생활비 배분, 돈 관리 주체 등을 미리 협의해두면 복직 초기 돈 때문에 벌어지는 혼란과 갈등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다섯째, 유사시 현금 확보 방안을 파악해두세요.
지금 추가 대출을 받는다면 한도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조건인지 알고 계신가요? 실제로 제 경우에도 휴직 중반에 현금이 쪼들리면서 대출을 알아봤을 때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로워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급할 때 알아봤더니 이미 늦어버린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리 파악해두는 것과 몰라서 못 쓰는 것은 다릅니다.
만약, 급전이 필요할 때 내가 얼마까지 가용할 수 있는지?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얼마까지 땡길 수 있는지? 를 파악하고 있으면 괜시리 불안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담보로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청약통장계좌 혹은 보험금 계좌에서 예금담보대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지? 만약에 정말 상황이 안좋아지면 하다 못해 집에 있는 각종 금붙이들의 시세가 얼마나 되는지 까지도 파악해 볼 수 있겠지요.
지금 당장 급전이 필요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게 가장 좋겠지만, 이렇게 유사시에 동원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가 어디까지 일지 숫자로 파악해 보고 나면, 정확하게 현실 인식이 가능해지죠.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면 안심을, 그 반대라면 이성적인 대응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겁니다.

이렇게 숫자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파악하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2. 고정지출 다이어트 (D+14)
고정비 목록이 나왔다면, 이제 새는 곳을 막을 차례입니다.
고정지출은 무서운 구석이 있습니다. 한 번 설정해두면 자동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쓰지도 않는 구독 서비스, 이미 혜택이 필요 없어진 멤버십, 처음 가입할 때는 합리적이었지만 상황이 바뀐 보험. 이런 것들이 매달 조용히 새고 있습니다.
한 번, 지난 한 달 동안 자동 인출로 결제된 구독 서비스를 보세요. 자주 보지도 않는 OTT 두 개, 거의 접속하지 않는 앱 구독료가 그냥 나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통신비 안에 나도 모르게 나가고 있던 불필요한 서비스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다 합치면 한 달에 아마 5만 원도 더 될 거에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년이면 60만 원이 넘는 되는 셈이죠.

그 외에도 앞서 3개월치의 수입/지출 목록을 들여다보면서 포착하게 된 많은 것들이 있을 겁니다. 모든 지출들에 메스를 들이대보고 원점에서 따져보아야 합니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던 보험료, 통신비, 용돈, 유류비, 미용/의류비 전부 말이죠.
그래서 목표는 이겁니다.
'우리 가족이 최대한 아끼고 아끼고 허리띠 졸라맸을 때 한 달 생활비의 하한선이 어디인지?'를 파악해보고 경험해보는 것.
이 답을 도출해보는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집이 이정도 수입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고, 아 우리 집이 한 달 동안 이정도는 필요하니까 00만원만 더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발전적인 생각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막막하다면, 재무상담사에게 유료 진단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계 진단, 보험 리모델링, 자산 배분 방향까지 한 번에 정리해주는 서비스가 많습니다. 상담 비용이 아깝게 느껴질 수 있는데, 새고 있는 보험료 하나만 제대로 잡아도 수년 치 비용을 아끼게 됩니다. 내가 혼자 공부해서 헤매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낀다는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값어치가 있습니다.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새는 것을 막는 게 훨씬 즉각적인 효과를 냅니다. 무심결에 지출되고 있는 것들을 한 번만 제대로 들여다보세요.
3. 가계부 루틴 만들기 (D+60)
이 시기를 그냥 넘기면 정말 아깝습니다.
가계부 습관을 들이기에 지금이 최고의 타이밍인 이유는 단순합니다. 휴직 때는 수입이 단순해져 있습니다. 휴직 급여 고정으로 들어오고, 지출을 의식적으로 줄여보게 되는 이 시기는 가계의 돈의 흐름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한 조건이 갖춰진 상태입니다. 복직하면 성과급이 붙기도 하고, 특별수당이 들어오기도 하고, 씀씀이도 커지면서 흐름이 다시 복잡해집니다.
가계부의 목적을 기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내가 돈의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갖는 것입니다.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가 나가는지를 내가 알고 있는 상태와 모르는 상태는, 같은 잔고를 보고 있어도 심리적으로 전혀 다릅니다.

매일 혹은 매주 하려고 하면 지쳐요. 한 달에 한 번만 하세요.
매일 기록하려고 하면 며칠 못 가서 포기합니다. 주 단위로 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습니다. 휴직 기간엔 그나마 해볼 수 있겠습니다만 복직 후엔 쉽지 않지요.
방향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리를 위한 관리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최적 빈도는 한 달입니다. 한 달에 한 번 결산하는 걸 루틴으로 삼으세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습관 하나가 가계 관리 시스템을 통제하는 뼈대가 됩니다. 매 달 돈의 흐름을 장악하고 있어야 얼마를 연금에 넣을 수 있을지, 어느 정도를 별도 투자로 돌릴 수 있는지 판단하고 편한 마음으로 실행할 수 있거든요. 기초 없이 재테크 부터 배우는 것은 독에 밑이 빠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그저 물을 많이 받는 일에만 혈안이 돼있는 것과 같아요.

복직하면 다시 바빠지잖아요. 지금 만들어둔 루틴 하나가 복직 후에도 돈 때문에 막연하게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열쇠가 됩니다.
4. 연금 세팅 (D+75)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미루기도 쉬운 항목입니다.
연금을 '나중에 여유 생기면 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나중은 잘 오지 않습니다. 복직하면 급여가 다시 들어오는데, 그 급여가 들어오기도 전에 쓸 곳이 먼저 생기잖아요. 자연스럽게 연금은 늘 그 다음으로 밀립니다.
복리의 마법. 그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빠른 시작입니다. 10년 먼저 시작한 사람과 10년 늦게 시작한 사람은 같은 금액을 넣더라도 최종 결과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안넣던 연금을 넣으려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많이 넣지 않아도 됩니다. 여건에 맞게 먼저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가지를 점검해봅시다.

먼저, 현재 퇴직연금 현황을 파악하세요.
DB형인지 DC형인지, 지금 어디에 운용되고 있는지를 아는 분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회사 인사팀에 물어보시면 됩니다. DB형이라면 그걸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DC형으로 전환하여 능동적으로 관리할 것인지 결정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장을 아주 오래 다니면서 지속적인 연봉상승이 확실시 되는 것이 아니라면, DC형으로 전환하여 주체적으로 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두 번째로, 내 은퇴시점 및 필요자금, 매달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계산하기
연금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노후의 현실적인 내 생활비를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재무관리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계산해보셔도 좋고, 아래 링크와 같은 무료 계산기를 활용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내 정보를 자동으로 긁어와 내 연금 관리 현황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나중에 내가 00세 이후에 은퇴해서 일하지 않고 000만원을 연금으로 받아서 생활하기 위해 매달 연금에 불입해야하는 금액이 얼마야?
그래서 결과적으로 000만원을 매달 연금에 투자하게되면, 막연한 불안감에 허리띠를 졸라메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투자금액을 제외한 자금에 대해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출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만약 000만원에 대한 투자 여력이 없다면? 괜찮습니다. 내가 안락한 노후를 위해 다달이 얼마를 더 벌어서 투자하면 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지요. 막연한 불안감이 아니라, 해결해야할 구체적인 수치만 남는 것입니다. 불안감이란 감정을 한결 덜어낼 수 있지요.
세 번째로, 일단 연금 계좌 개설 부터 하세요.
연금저축이나 IRP에 납입하면 상당히 큰 금액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 납입 한도와 세액공제 한도 기준이 있는데, 이 한도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면 그만큼 세금 환급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복잡하게 느껴지시나요? 만약 계좌가 없다면 일단 계좌 개설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일단 만들고 시작해야 하나씩 알아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복직 후 자동이체로 먼저 나가게 설계하세요.
들어오는 대로 쓰다가 남으면 넣겠다는 계획은 대부분 작동하지 않습니다. 급여 들어오는 날 연금 계좌로 자동이체가 나가도록 세팅해두어야 살아남습니다. 앞선 단계에서 설정한 투자 금액을 연금계좌에 이체 되도록 자동이체 등록을 해놓으세요.
적은 금액이라도 일단 먼저 자동화 해 놓으세요. 한 달에 단돈 몇만원이라도 설정해 놓아야 그 이후에 뭐라도 하나씩 투자해보면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복직하고 나서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복직 후 어영부영 n년이 다시 그냥 지나갈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어디에 투자 해야할 지에 대한 공부는 별도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단 자동적으로 일정 금액을 이체해놓는 환경만 세팅해 놓으면 투자 포트폴리오는 책과 유튜브를 통해 천천히 공부하시면서 조정해나가시면 됩니다. 우리가 지금 필요한 건 우리 가계 재무 현황 파악과 연금으로 돈이 투자되는 기본 플로우입니다.
재테크 본진 한 곳을 집중 공부 (D+100+ a)
이 내용은 휴직을 보내시는 분들 중에서 혼자서 신생아를 돌보는 분들이 아닌,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이에요. 아이가 좀 커서 기관에 가거나 조부모님이나 배우자 등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확실하게 고정적인 시간적 여유가 조금이라도 확보된 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메세지입니다.
재테크 본진의 기초 세팅
주식, 부동산, 코인, ETF, 채권... 막막합니다. 다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변의 자산을 단단하게 쌓아온 분들을 봐오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투자에 대해 두루두루 아는 사람들도 결국 각자가 주력으로 삼는 한 개의 분야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만 10년 넘게 해온 사람, 한때 부동산만 깊게 파고들었던 사람. 이분들은 그 분야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 판단 기준이 있습니다. 시장이 요동칠 때 패닉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그 기준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주무기는 거창하게 투자의 대가가 되자는 뜻이 아닙니다. 훨씬 현실적인 목표를 가져봅시다. 우리 집이 핵심적으로 투자할 한 분야의 기초 언어와 구조를 내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전문가 수준이 아니라, '이 분야가 어떤 논리로 돌아가는지'를 큰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주무기로 삼는다면, 기본적으로 입지를 보는 기준이 무엇인지, 레버리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세가율이 왜 중요한지 정도를 파악하면 됩니다. 지금 가진 집을 어느 시점까지 보유하고, 언제 갈아탈지에 대해 나름의 계획과 근거를 말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모든 분야의 빠끔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 분야의 고수가 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앞으로 어떤 투자 루틴을 반복해 나갈지, 자기만의 나름의 규칙을 세우면 됩니다. 조금 어설퍼도 내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된 것입니다.

왜 한 분야를 깊게 파보는 걸 휴직 기간에 추천 드리는 걸까요? 복직하면 주무기를 깊게 팔 시간적, 심적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계속 움직입니다.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리기도 하고, 부동산 정책이 바뀌기도 하고, 가상자산이 갑자기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뼈대가 잡혀 있는 사람은 이런 변화 앞에서도 기본 흐름만 파악하여 어느 정도 최소한의 맥을 짚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언어로 구축한 논리 체계가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이 생기고 정보가 들어와도 어디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감이 잡힙니다.
반대로 뼈대가 없는 상태라면 지인 추천을 무작정 따라가거나, SNS에서 본 정보에 쉽게 휩쓸리기 쉽습니다. 판단 기준이 없을 때 가장 위험한 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레터에서 주무기의 기본을 어떻게 쌓을지 까지 자세히 다루지는 않습니다. 허나,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고,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강조드리고 싶은 건 휴직 기간 동안 재테크 본진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적어도 왕초보 딱지를 떼고, 기본적인 안목을 갖춰보자는 점입니다.
가계 재무 관리 체계 재정비 후 달라지는 것
솔직히 말씀드리면, 위와 같이 체계를 정비했다고 해도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돈 때문에 생기는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집 돈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되죠. 불필요하게 새는 곳도 막았습니다. 비상금이 있으니 작은 충격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허리띠를 졸라메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연금 투자는 부족하더라도 일단 자동 세팅되어 돌아가고 있고 재테크 한 분야에서 어렴풋하게 나마 내 판단 기준이 생겼습니다. 이 상태로 복직하는 것과, 막연한 채로 복직하는 것은 마음 가짐 부터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막연한 불안감이 그냥 '불안감'으로 경감되면, 비로소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일 것입니다.
모든 단계를 다 끝내지 못해도 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단계 중에 하나만 하더라도 느끼실 겁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과는 다릅니다.
만약 오늘 딱 하나만 하시겠다면, 은행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최근 3개월 지출 내역 부터 다운로드 받아서 하나하나 체크해 보면서 항목별로 나눈 뒤, 뭐 줄일 건 없나 고민해보세요. 그게 시작입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 유익하셨나요? 다음 주에도 휴직기간에 도전해볼 만한 좋은 테마가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를 이어가보도록 할게요.
오늘 내용이 유익하셨거나 다음 주 내용도 궁금하시다면 10초만 시간을 내어 구독하기를 클릭해주세요. 양질의 뉴스레터를 매주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