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마녀체력>과 함께 시작할 계기_김수진

2024.11.16 | 조회 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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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의Clem Onojegh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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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극이 계기가 될 때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 구절은 책 <마녀체력>의 소제목이다. 책 표지에는 튼튼한 다리로 꼿꼿하게 서 있는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한 손에는 책, 다른 한 손에는 자전거를 들고 있다. 그 여자의 정체는 바로 <마녀체력>을 쓴 이영미 작가이다. 이영미 작가는 출판사에서 수십 년간 여러 베스트셀러를 만든 편집장이며, 취미로 철인 3종을 하고 있는 생활체육인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이영미 작가의 이야기에 괜스레 공감했다. 나도 이영미 작가처럼 책과 글을 좋아하고, 2022년에는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을 정도로 달리기와 대회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래부터 운동을 좋아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이영미 작가와 나의 공통분모였다. 그녀의 운동 시작 계기는 지리산이었다. 어느 날 부부 동반으로 지리산을 갔는데 그녀는 체력이 안 돼서 지리산을 오르지 못한 것이었다. 이 경험은 그녀에게 비참함을 안겨줬다. 함께 온 사람들과 달리 그녀가 지리산을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은 큰 자극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그녀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운동 시작 계기도 사소한 감정에서 비롯되었다. 그 계기는 2018년 11월에 연세대학교 코스로 소방관과 함께 달리는 ‘119RUN’ 마라톤 서포터즈였다. 대학교 재학 중에 나는 대외 활동 경험을 쌓고자 ‘119RUN’ 마라톤 행사에 서포터즈로 참여했었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 참여자에게 코스 안내를 하고, 급수대에서 물을 나눠줬다. 서포터즈 활동이 끝나갈 무렵 행사장 정리를 돕던 도중에, 어떤 참여자가 마라톤을 완주해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봤었다.

“저 참여자는 왜 저렇게 신날까?” 궁금했었다. 그 당시 나는 운동을 다이어트 목적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운동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마라톤에서 본 그들은 운동하며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만의 편견으로 운동을 좋아하지 않던 것이 창피했다. 서포터즈를 한 날을 제외하고 평소에 일요일 아침 시간을 잠자는 시간으로만 보냈던 것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영미 작가가 지리산을 오르지 못해서 느낀 비참함을 계기로 운동을 시작한 것처럼, 나도 ‘119RUN’서포터즈를 하며 일요일 아침 시간을 활기차게 보내는 사람을 보고 느낀 질투를 계기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 자극을 계기로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119RUN’에서 마라토너를 보기 전만 해도 안양천에서 걷기만 하던 나였지만, 조금씩 달려보며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아봤다. 마라톤의 즐거움도 느끼고 싶어서 마라톤을 덜컥 신청하기도 했다. 3km, 5km 마라톤부터 시작해서 2019년에는 JTBC 마라톤 10km도 완주했다. 다 함께 공기를 쐬고 경치를 보며 달리는 경험은 자유로운 해방감을 줬다. 마라톤에서 완주만 하면 간식과 메달을 받게 되어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다. 나에게 좋은 기분만 안겨준 마라톤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 이후에도 마라톤을 자주 신청했다. 마라톤을 위해 평소에 혼자 달리고, 클래스를 신청하여 달리기를 배우기도 했다. 퇴근 후, 피곤하고 정신없어도 집에만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가서 달렸다. 마라톤은 나의 일상 속 태도를 변화시켰다. 이런 일상을 살아가며 내가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삶의 차이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일어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자신에게 있습니다” 이 구절은 <마녀체력>에서 나오는 구절이다. 30대 후반만 해도 운동을 하지 않았던 이영미 작가는, 40대에 운동을 시작해서 체력을 관리하고 있으며 50대인 지금도 생활체육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실 그녀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누구나 겪었을 법한 순간이다. 그러나 그 순간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내가 달리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준 ‘119RUN’처럼 나에게 자극으로 다가온 것은 또 어떤 게 있었을까? 혹여나 그 자극을 잊어버려서 다양한 경험을 할 계기를 놓친 것은 아닐까?” 궁금하다. 그러니 <마녀체력>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며 이 책이 나의 어떤 감정을 자극했는지 떠올려보고 또다시 시작할 계기를 만들어야겠다.

 

* 글쓴이 - 김수진

괜찮은 오늘을 생각하며 오늘도 달리고 싶은 사람입니다. 

인스타그램: @s_oojine_diary, @s_ooj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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