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문 커뮤니티] 2회 모임 리뷰 공유

2023.04.03 | 조회 8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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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문화

총 20여명의 작가들이 세상의 모든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은 '세모문 커뮤니티'(문화와 글쓰기) 2회차 모임의 리뷰를 전달드리고자 추가 메일을 보냅니다. 

1회에 이어 2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즐겁고 귀한 시간 만들 수 있었습니다.

2회에는 최근 아주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아래 리뷰들을 보시면서 함께 '커뮤니티와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한 주를 보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1. 케이트님의 리뷰

방금 ‘세상의 모든 문화’ 두 번째 줌 모임을 마쳤다. 주제는 ‘커뮤니티와 글쓰기’였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바램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나는 평생 글을 쓰지 않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정지우 작가님이 주도하는 글쓰기 모임을 알게 됐고 여러 번 고민한 끝에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때가 2016년 가을이었다. 결론적으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 일은 내가 2016년에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 됐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이렇게 정성껏 읽어준 일이 처음이었다. 정지우 작가님은 물론 모임원들도 내 글을 열심히 읽어줬다. 독자가 있었기에 나는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밤을 새우며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때만큼은 새벽까지 글을 썼다.

커뮤니티의 힘이다. 내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고 나는 글을 내놓았다. 책읽기와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과 함께하며 편안함을 느꼈다.

짧은 인생. 나이를 먹을수록 이제 더이상 피상적이고 의미없는 만남과 대화는 지양하고 싶다. 읽고 쓰는 삶을 더 단단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두 달에 한 번씩 책을 읽고 만나거나 서로의 글을 읽어주거나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느슨한 연대의 커뮤니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케이트님은,

‘세상의 모든 문화’에 ‘케이트의 영화 이야기’를 연재했습니다. 

https://brunch.co.kr/@kateinthecafe

 

2. 황진영님의 리뷰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많음을 한탄하는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 읽히는 이야기가 왜 사적기록에 불과한, 공감을 유도하는 에세이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꽤나 크다.

‘그런 글’을 부러 찾아 읽고, ‘그런 글’을 더 잘 써보고 싶은 사람중 하나이기에 사변적 에세이 열풍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에 작은 항변의 목소리를 보태고 싶을 때가 꽤나 많다.

‘포도알이나 받아야 할’ 일기를 왜 그렇게 공개된 자리에 쓰고,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타인의 삶의 기록에서 ‘나의 조각’을 발견하는 기쁨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며칠 전 <세상의 모든 문화>의 커뮤니티 2회차 ’커뮤니티와 글쓰기‘ 줌 모임이 있었다. 1000명이 넘는 구독자 중 극히 일부인 약 서른 명이 함께하는 자리였는데, 독일 생활을 글로 담아내는 메이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배우자의 일로 인해, 일명 ‘딸려온 사람’으로 시작한 이국생활에서 느끼는 공연한 좌절감, 자존감 하락, 막막함, 약 10분간의 발제를 듣는동안 무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기와 국가는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러 명의 ‘또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쓸 얘기가 많은 것 같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꼴랑 1년 산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나’고민을 하다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는 메이 님의 말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다.

얼마나 살아야, 얼마나 읽어야, 얼마나 써봐야 누구도 뭐라할 수 없는 ‘쓴 글을 나눌 권리’가 생기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의 내가 경험한 일을 글로 남기는 것의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고 말하고 싶다. 

’커뮤니티‘라는 단어의 어원은 ’함께 함‘이라는 뜻과 ‘서로 주고 받는다’는 뜻이 포함되어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줌 공간에 함께 모여 서로의 삶의 기록을, 꿈을, 고민을 주고 받은 이날의 시간은, 커뮤니티의 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기억이 휘발되기 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 오늘도 ‘그런 글’을 쓴다.

* 황진영님은,

‘세상의 모든 문화’에 ‘사이에 서서’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3. 김근영님의 리뷰

세모문 커뮤니티 모임이 있었다. 매달 하나의 주제를 글쓰기와 연결해서 필진들이 발제를 하고 구독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3월 주제는 '커뮤니티'와 글쓰기였다.

메이님이 발제해주신 내용을 들으며 내 마음의 경직된 부분이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여기의 나에 대해 쓰는 것에 대해 한번 더 용기를 내어볼까 싶어졌다. 이어서 정연님이 말씀하신 점심모임 사례에서 모임원들이 하나의 책이나 영화 등에 대해 밀도있는 대화를 나누는 일에 대해 듣다 보니, 과거의 좋았던 경험이 떠올랐다. 마음 마사지를 받고 있는 건가 싶었다. 이렇게 느슨한 커뮤니티가 매번 참여자들에게 진한 밤의 시간을 선물해준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이 모임을 만든 정지우 작가님이 어제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이 그래서 끄덕거려졌다. 

함께 쓴다는 것, 내 글을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내가 마음을 최대한 열고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는 것, 분명 그 일은 꽤 큰 가치가 있는 일이다. 요즘 다소간 소심해져 있었는데, 어제의 모임은 잠시 길을 잃고 아연해 있는 내게 멀리 있는 작은 빛이 하나 보인 그런 시간이었다. 길 하나를 포기하고 돌아서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혼자 고민하다 보면 길을 잃고 헤매기 쉽다. 그럴 때 모두 제자리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방법을 찾아가고 있던 이들을 만나는 일이 있기에 다시 길을 발견하고 걸어 나갈 수 있는 건가 싶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구나, 새삼 과거의 그들에게도 고마워진다. 이렇게 또 떠나보지 뭐. 가다가 막히면 또 그들을 만나겠지 뭐. 고민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진다. 커뮤니티의 힘. 

* 김근영님은,

‘세상의 모든 문화’에 ‘공간인문학’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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